따뜻한 봄바람이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환절기만 되면 이유 없이 재채기가 나오고 코가 간질거리고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흘러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공기 질이 나빠진 상황에서 면역력 저하로 갑작스러운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알레르기(Allergy)는 ‘과민반응’이라는 뜻으로, 몸에 해롭지 않은 외부 물질에 대해 비정상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등에 반응해 재채기나 콧물 등이 발작처럼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유제품이나 밀가루처럼 특정 음식에 이상 반응을 나타내는 식품 알레르기 등 그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의 종류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부모 알레르기

있으면 75퍼센트

확률로 유전


알레르기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부모 중 한쪽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절반 정도이며, 만약 양쪽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확률이 75%로 올라간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을 알레르겐(Allergen)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알레르겐으로는 꽃가루와 식물성 섬유, 음식물, 약물, 세균, 화학물질 등이 있다.


알레르기는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에 따라 연중 짧은 기간에만 발생하는 간헐적 알레르기와 한 달 이상 계속되는 지속성 알레르기로 구분한다. 또한, 특정 계절에만 증상을 보이는 계절성 알레르기와 연중 내내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처음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때는 감기와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관련 증상이 2주일 이상 지속하거나 매년 같은 시기에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부터

식품 알레르기까지


봄철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알레르기성 비염(Allergic rhinitis)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속적인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비염의 가장 흔한 형태로,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경험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 같은 곤충의 부스러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Allergic conjunctivitis)은 알레르기 유발 항원(알레르겐)이 눈의 결막에 접촉해 염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이다.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과 결막의 충혈, 화끈거림을 동반한 눈의 통증과 눈물 흘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증상이 가벼운 계절성 알레르기가 주를 이룬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Allergic contact dermatitis)은 알레르겐이 피부에 반복적으로 접촉되면서 나타난다. 새로운 화장품이나 향수, 샴푸, 염색약, 니켈이 함유된 장신구 등을 사용한 뒤 하루 이틀 정도 지나 피부가 붉게 변한다거나 작은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가렵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Food allergy)는 알레르겐이 포함된 식품을 섭취한 후 호흡기, 소화기, 피부, 또는 전신에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정 식품을 먹은 후 입술이 부어오른다거나 혀가 따끔거리고, 두드러기나 가려움, 습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재채기와 콧물,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은 우유나 달걀, 밀가루, 땅콩, 견과류, 생선, 조개류 등이 절대다수를 이룬다.


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로

알레르기 진단


알레르기 질환은 몇 가지 검사 방법을 이용해 진단할 수 있다. 알레르기 검사는 크게 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 알레르기 유발검사 등이 있다.


먼저 피부반응검사는 알레르기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물질을 피부에 접촉시킨 후 그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피부 아래에 알레르기 항원에서 추출한 원액을 희석해 주입하거나, 바늘이나 플라스틱 기구를 이용해 출혈이 나지 않을 정도로 피부를 긁은 후 알레르기 시약을 떨어뜨려 반응을 확인한다.



만약 습진이나 약물 복용 등의 이유로 피부반응검사가 어려울 때는 혈액검사를 하게 된다.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특정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 수치를 측정한다. 하지만 혈액검사는 피부반응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지고, 검사 비용이 비싸며, 검사 결과를 얻기까지 수주일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알레르기 유발검사는 의심되는 알레르기 원인을 코나 눈, 기관지 안에 직접 접촉하거나, 의심되는 음식을 먹어서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알레르기가 있으면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지만, 환자에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알레르기 증상을

감소시키는

치료법 세 가지


안타깝게도 알레르기 질환은 완치가 어렵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에 가까운 상태로 호전될 수 있다. 알레르기 치료는 크게 회피요법과 약물치료, 면역치료 등 3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이불과 커튼 등 천 류를 60도 이상 고온으로 세탁하고, 진공청소기를 사용한 뒤에는 물걸레를 이용해 먼지를 제거한다.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면 해당 식품의 섭취를 금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알레르기 증상을 중단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 히스타민(Histamine)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알레르기로 인한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역치료는 의학적으로 공인된 알레르기 치료 방법으로, 면역주사와 설하면역치료가 있다. 면역주사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찾아내 정기적으로 체내에 주입함으로써 알레르기 체질을 바꾸는 방법이다.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설하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유발 항원을 매일 혀 밑에 넣고 삼키는 것으로, 면역주사보다 치료 기간이 짧고 부작용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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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함께 불청객이 찾아왔다. 바다를 타고 바람을 타고 돌아온 반갑지 않은 객이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위협적인 불청객, 바로 세균과 바이러스다.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를 평소 숙지하고 있으면 된다.




보건당국이 이달 7일 전남 영광군 법성포구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비브리오패혈균이 나왔다. 올해 첫 검출이다.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다음 갑자기 열이 나거나 혈압이 떨어지고, 배가 아픈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토하고 설사하는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생긴 뒤 하루 정도 지나면 피부에 발진이나 부종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다리 쪽에서 보이기 시작하다가 점점 퍼지면서 수포로도 진행된다. 제3군 법정 감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이다. 항생제로 치료되면 다행이지만, 심하면 피부 병변을 아예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비브리오패혈증 환자는 대개 8, 9월에 집중적으로 나오지만, 바닷물 온도가 크게 상승하는 봄이나 초여름에 첫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비브리오패혈균이 바닷물이나 갯벌, 어패류에 주로 존재하기 때문에 환자의 대다수가 어패류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어 감염된다. 또 비브리오패혈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상처 난 피부를 접촉했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간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 알코올 중독자는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에 속한다. 비브리오패혈균에 감염될 경우 이들 고위험군의 치사율은 50% 내외로 보고돼 있다.





올해에도 일단 비브리오패혈균이 국내에서 검출된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있으면 바닷물에 접촉하지 말고, 어패류는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85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해 충분히 익혀 먹는 게 중요하다. 익히는 동안 껍질이 열렸다고 해서 바로 먹지 말고, 5분 가량 더 끓이는 게 좋다. 증기만으로 익히는 경우에는 9분 이상 더 익혀야 한다. 어패류를 다루는 동안에는 꼭 장갑을 끼고, 조리할 때 쓴 도마와 칼은 반드시 소독한다. 어패류를 바로 조리하지 않고 보관할 때는 영하 5도 이하의 저온에 둬야 한다.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인플루엔자(독감)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이달 들어 소폭 증가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7~18세에선 지난달 중순 인플루엔자 증상과 유사한 환자가 외래 환자 1,000명당 5.8명이었는데, 이달 들어 11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0~6세의 영ㆍ유아에선 지난달 중순 9.4명이었던 환자가 9.5명으로 늘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주로 봄철에 유행하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분리되고 있다. 당분간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학교와 가정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효율적이면서 중요한 예방법은 올바른 손 씻기다.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되,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손톱 밑 등을 골고루 꼼꼼하게 씻어내야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감염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는 되도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방문하지 않는 게 좋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으로 입을 가리고, 열이 나거나 콧물이 나거나 목이 아프거나 기침을 하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쓴다. 병원에서 인플루엔자로 진단을 받으면 의사의 처방에 따르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해열제를 먹지 않고도 24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을 때까지는 유치원이나 학교에 나가지 않는 게 좋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으로 눈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늘어나는 황사와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이런 이물질들이 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결막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눈이 간지럽거나 눈 속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쉽게 눈에 충혈되고 눈곱이 유독 많이 생기는 증상도 나타난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먼지 입자가 결막에 닿아 상처를 일으키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해마다 3월부터 5월까지 환자가 늘었다가 여름이 되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과거에 비해 4월에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발병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10세 미만의 소아 환자가 전체 환자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어린이들이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취약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일단 먼지나 꽃가루가 많은 환경을 피하는 게 우선이다.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부 활동을 줄이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안경을 쓰거나 인공눈물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눈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손으로 자꾸 비비지 말고 빨리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글 /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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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7.03.28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조개는 잘 안 먹으니 걱정 덜었네요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알레르기 질환이다. 대기가 건조해지고 기온의 일교차가 심해지며 감기에 잘 걸리는 것이 가을에 알레르기 질환이 잦은 주원인이다. 알레르기라고 하면 흔히 봄을 떠올리지만, 가을에 방심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알레르기란 집먼지 진드기ㆍ곰팡이ㆍ꽃가루 등 특정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해 일반인보다 민감하고 심각한 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국내에서 성인의 10%, 어린이의 20% 가까이가 각종 알레르기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으론 기관지 천식ㆍ알레르기성 비염ㆍ아토피성 피부염이 꼽힌다. 흔히 이 세 질환을 ‘알레르기 3형제’라고 한다. 어린이의 경우 이 셋이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하나씩 나타나기도 한다. 군대에서 대열을 지어 차례로 행진하는 광경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를 ‘알레르기 마치(march, 행진)’이라고 부른다. 알레르기성 결막염도 가을철에 잦은 질환이다.


한마디로 말해 알레르기 증상은 항원에 대한 항체의 반응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항원)을 파악한 뒤 이를 회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항원ㆍ항체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피하는 것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은 수없이 많고, 개인마다 다르다. 집먼지 진드기ㆍ애완동물의 털ㆍ색소 등 식품첨가물ㆍ곰팡이ㆍ정신적인 스트레스ㆍ특정 식품ㆍ과도한 땀 등이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꼽힌다.





알레르기의 원인을 확인하려면 피부 유발검사나 식품 유발검사(검사기간 2∼6개월) 등을 받아야 한다. 검사를 통해 집먼지 진드기(천식 원인의 70∼80%)가 원인으로 진단되면 카펫ㆍ털 제품은 아예 사용하지 말고, 침구류를 철저히 청소한다. 실내 먼지는 진공청소기로 제거한다. 애완동물의 털이라면 집안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금물이다. 식품첨가물이 문제라면 가능한 한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자연식품을 택한다. 특정 곰팡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면 화장실 청소를 철저히 하고 실내가 너무 습하지 않도록 해서 곰팡이를 없앤다.


특정 식품이 원인이라면 해당 식품을 절대 섭취해선 안 된다. 이와 무관한 식품 위주로 해 식단을 짜야 한다. 특히 아기의 알레르기가 식품에서 비롯됐다면 우유ㆍ콩ㆍ밀ㆍ옥수수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기 쉬운 식품은 첫 돌이 지난 뒤, 계란은 2세 이후, 땅콩ㆍ생선은 3세 이후부터 먹이는 것이 안전하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란 말은 알레르기 질환에도 해당된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적게 받아야 알레르기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면 자녀를 너무 다그치지 않는다. 회피요법이 별 소용이 없는 알레르기성 질환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비방(秘方)이나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항히스타민제 등 약을 적절히 사용해 피부염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매주 한두번씩 따뜻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고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가렵다고 해서 심하게 긁는 것은 금물이다.


집안에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를 퇴치하는데는 청소와 소독이 가장 효과적이다. 방ㆍ거실바닥ㆍ소파ㆍ침대ㆍ커튼과 같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진드기와 곰팡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의 주요 유발물질이다. 잘못된 청소방법은 개선해야 한다. 화장실 변기나 싱크대보다 집안 바닥에 세균수가 2∼5배 많다는 보고도 있다. 삶지 않은 걸레로 바닥을 청소할 경우 세균을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해 세균 증식이 더 활발하다. 걸레를 삶거나 소독하고, 스팀 청소기 같은 살균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침구류는 자주 삶아(주 1회) 햇빛에 말려 사용하고, 아이가 사용하는 장난감도 자주 소독한다.


알레르기를 비롯한 크고 작은 피부질환은 온ㆍ습도에 민감하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50~60%)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습기를 적절히 사용하고 관엽식물을 실내에 두는 것이 유익하다. 잦은 비누 목욕은 득보다 실이 많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된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의 경우 하루에 1회 가량 목욕을 시키되 비누 사용은 주 1~2회로 줄이는 것이 좋다. 이때 물 온도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38도가 적당하다. 목욕물에 타서 쓰는 천연 입욕제나 목욕 후 사용하는 수용성 기름(베이비오일)을 사용하면 피부 건조를 예방할 수 있다.





계란ㆍ콩ㆍ땅콩ㆍ견과류ㆍ밀ㆍ생선ㆍ갑각류(새우ㆍ게 등)가 한국인에게 알레르기를 자주 일으키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메밀을 먹은 뒤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돼지고기ㆍ닭고기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례는 생각보다 드물다. 식품 알레르기의 최선의 예방ㆍ치료법은 해당 식품을 피하는 것이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으면 우유는 물론 치즈ㆍ요구르트ㆍ버터 등 유제품과 우유가 든 빵ㆍ과자도 먹어선 안 된다. 콩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된장ㆍ고추장ㆍ청국장 등 콩 발효식품까지 기피할 필요는 없다. 발효과정에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으면 자녀에게 대물림할 확률이 50∼70%에 달한다. 부모ㆍ형제ㆍ자매가 알레르기 질환을 하나라도 갖고 있다면 아기에게 ‘알레르기 예방약’인 모유를 6개월 이상 먹여야 한다. 신생아가 생후 3개월부터 우유를 먹기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아기의 장(腸)은 아직 성숙이 덜된 상태여서 우유의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그냥 흡수해 버린다. 이는 아토피 발생 위험을 높인다.





모유를 먹는 아이 중에도 아토피 환자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경우 엄마의 식단에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음식(계란ㆍ땅콩 등)이 들어 있나를 먼저 점검한다. 엄마가 먹은 음식에 든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모유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임산부는 임신 말기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에 습도가 낮아지면 눈의 피부 역할을 담당하는 각막도 마른다. 건조해진 각막은 상처 나고 염증으로 번지기 쉬운 취약한 상태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안구 건조증 증세와 혼동하기 쉽다.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뻑뻑하고 따가운 증상, 초점이 흐려져 쉽게 눈의 피로를 느끼면 알레르기 결막염이기 쉽다. 심하면 결막이 부풀어 오르고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 혼탁ㆍ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치료도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외출 후엔 깨끗한 물로 눈을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좋다. 눈을 절대 비비지 말고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무분별한 안약 사용이나 소금물 세척은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는 개봉한 안약을 1∼2달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 감염 위험이 있어서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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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 봄나들이 등 연중 야외활동이 특히 활발했던 시기가 바로 5월이다. 집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접촉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증가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진료를 받는 인원은 5월 급증하기 시작한다. 지난 2014년엔 3, 4월 50만~60만명에 머물던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환자 수가 5월 72만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8월까지 69만~78만명을 유지하던 환자 수는 9월 들어서야 66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번 발생하면 발진이나 가려움증 때문에 한동안 불편을 겪어야 한다. 초기에 잘 해결하지 않으면 수년간 치료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방이 어렵지 않은 만큼 접촉피부염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야외활동 전 원인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두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접촉피부염은 동물성이나 식물성 물질, 화학성분 등의 특정 물질에 피부가 닿았을 때 과민반응이 나타나 생기는 병이다. 사람에 따라 피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매우 다양하다. 원인에 따라 접촉피부염은 크게 알레르기성과 자극성으로 나뉜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특정 물질(항원)에 피부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에게만 발생한다. 같은 물질이라 해도 어떤 사람은 피부에 닿았을 때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그 물질에 대해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가렵거나 붉게 변하거나 물집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대부분 항원에 접촉한지 1, 2일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물질 때문인지를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환자에 따라 항원으로 작용하는 물질도 다양하다. 야외에서는 담쟁이덩굴이나 옻나무 같은 식물과 꽃가루, 금속 중에선 니켈이나 코발트, 수은, 크롬 등이 흔한 항원이다. 또 화장품이나 방부제, 고무, 합성수지, 의약품 등에 들어 있는 성분에 피부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봄철에 특히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환자가 많아지는 건 야외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꽃가루와 자외선 등을 접촉하는 시간이 많은 데다 땀과 피지 분비도 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땀 등에 녹으면서 피부와의 접촉면이 넓어지거나, 옷이 짧고 얇아 항원이 피부에 더 잘 닿을 수 있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대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겪는다. 화장품이나 장신구 등을 자주 쓰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접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진료 받은 환자의 59.1%가 여성이었다.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 반응에 따른 증상은 아니다. 일정한 자극을 계속해서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신체 부위 어디에나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자극 물질이 닿은 부위에 한두 시간 안에 발진이나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 이틀 정도 지속되다 대개 사흘 정도 지나면 점점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자극이 강하면 화상이나 급성 염증으로 나타나고, 자극이 오래 이어지면 만성 습진이 되기도 한다.





극으로 작용하는 물질은 역시 다양하다. 예를 들어 비누나 세제 같은 생활용 화학물질, 의약품 등이 흔히 자극성 접촉피부염의 원인이 된다. 영유아들에게서 나타나는 기저귀 발진도 자극성 접촉피부염의 하나다. 소변이나 대변에 들어 있는 화학성분이 기저귀를 착용한 부분의 피부에 오랫동안 닿아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접촉피부염을 막으려면 증상이 어떤 물질 때문에 생기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보통 의심되는 물질을 선택해 피부에 붙인 다음 변화를 관찰하는 검사로 진단한다. 붙인 물질의 영향을 받는다면 접촉피부염 증상과 유사한 양성반응이 나타나고, 받지 않는다면 별다른 반응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원인 물질을 정확히 찾으면 접촉피부염은 예방이 어렵지 않다.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 된다. 예를 들어 꽃가루나 미세먼지가 원인이라면 꽃가루가 많은 장소엔 가지 말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야외활동을 미루거나 마스크와 긴 옷을 착용하는 식이다. 아기에게 기저귀 발진이 자주 생기면 변을 본 뒤 씻어주거나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면 좋다. 금속이 원인이면 장신구를 되도록 멀리 하고, 화학약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집안일을 할 때 장갑을 끼는 습관을 들이길 권한다. 화장품 때문에 자꾸 접촉피부염이 생긴다면 새 제품을 쓰기 전에 팔에 살짝 발라보고 1주일쯤 반응을 살펴본 뒤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지 않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식으로 주의하면 도움이 된다.


갑작스럽게 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접촉피부염의 원인 물질에 피부가 닿을 수도 있다. 이럴 땐 먼저 비누나 세정제로 접촉한 부위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그 부위를 긁거나 만져서 자꾸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오래 계속되거나 열이 함께 난다면 병원에서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을 처방 받아 치료하는 게 좋다.

(도움말: 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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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추운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서 걱정이 늘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이다. 계절이 바뀌는 봄이나 가을에 증세가 더 심해진다.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 외출하기가 두려울 정도다. 문제는 일상생활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비염으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거나 심하면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서울 성모병원 김수환 교수 연구팀이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11∼2012년)를 바탕으로 알레르기 비염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13%였다. 조사대상 1만1154명 중 1467명이 비염 환자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은데 20대의 유병률은 22%로 70세 이상(4%)보다 5배 이상 환자가 많았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환자의 스트레스 강도는 20대가 가장 높았다. 2013년 건강보험 지급자료 기준으로 봐도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연간 60만1026명이며 이 가운데 9세 미만 어린이가 12만231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30대와 10대 등 비교적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났다. 총 진료인원은 2008년 45만7032명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수환 교수 연구팀은 비염 환자를 증상별로 네 그룹으로 나눠 우울감, 자살충동, 불안감 정도를 살펴봤다. 증세가 가장 심한 지속성 중증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보다 우울감은 1.7배, 자살충동은 1.8배, 불안감은 2.4배 높았다. 정신건강 관련 조언을 받은 경험도 2.4배나 많았다. 아울러 환자의 불안이나 우울감 같은 정서적 고통이 비염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도 될 수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대만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일종인 고초열에 걸리면 노후에 심각한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덴마크에서는 2010년 오르후스대학 연구진의 연구결과 자살한 사람 중 알레르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비교한 결과 비염 환자의 자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0% 정도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그렇다면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과 예방법을 살펴보자.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 꽃가루다. 대기 중의 꽃가루 양은 날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비가 오면 대기 중 꽃가루 감소하고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은 꽃가루가 증가해 비염 환자들의 증상을 더 악화 시킨다. 환절기인 봄과 가을에 환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비염의 증상은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 3가지가 주증상이다. 이 밖에도 눈부심, 과도한 눈물, 두통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축농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사춘기 등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활발하면 알레르기 항원에 감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치료법은 원인 항원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피하는 회피요법이 가장 좋다. 꽃가루나 나무종류를 피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항히스타민 치료도 한다. 최근에는 장기복용에도 안전한 약물이 많이 개발돼 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혈관수축제나 국소적 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약을 쓰기도 한다. 비염을 감기로 오인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후각 장애, 만성두통 등을 유발하고 천식, 축농증,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 서울 성모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글/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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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이랬다.

 

식품 알레르기가 나타났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 모유를 먹이는 산모의 식단에서 계란ㆍ땅콩 등 알레르기를 잘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을 뺐다. 이유식이나 고형식의 섭취도 생후 4∼6개월 이후에 시작하도록 했다. 이유식을 할 때도 알레르기 항원성이 낮은 음식에서부터 시작해 차츰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음식을 섭취하도록 했다. 흔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계란은 생후 1년 이후에 먹이도록 권장했다.

 

2000년 발표된 미국 소화과학회의 가이드라인엔 “우유는 1세, 계란은 2세, 땅콩ㆍ견과류ㆍ생선은 3세 이후부터 먹이기 시작하라”고 명시돼 있다. 부모ㆍ형제 중 한 명 이상이 식품알레르기ㆍ아토피피부염ㆍ 천식ㆍ알레르기비염 등 알레르기 병력(病歷)을 갖고 있으면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high risk infant)로 분류된다.

 

 

 

 

이런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는 이유식을 가능한 한 늦게 시작하고, 알레르기 유발 식품의 첫 노출 시기를 최대한 늦추도록 권고했다.

최근 들어 바뀌었다. 식품 알레르기 예방 가이드라인 말이다. 임산부나 아기의 식단에서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제외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일찍 맛보도록 하는 것이 식품 알레르기 예방에 더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들이 국내외에서 쏟아져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지’(AARD, Allergy Asthma & Respiratory Disease) 최근호엔 “아기의 이유식은 생후 4∼6개월에 하는 것이 적당하며, 계란ㆍ우유ㆍ콩ㆍ밀ㆍ생선ㆍ조개류 등 알레르기 유발 빈도가 잦은 식품을 생후 4∼6개월에 먹이기 시작할 것”을 권고하는 리뷰(review) 논문(영유아 식품알레르기 예방을 위한 최신 의견: 수유와 이유식을 중심으로)이 실렸다.

 

설령 알레르기 고위험군에 속하는 영아라 하더라도 생후 4∼6개월엔 알레르기 유발식품을 먹기 시작하는 것이 ‘남는 장사’란 것이 이 논문의 골자다. 바뀐 식품 알레르기 예방 가이드라인은 이렇다. 임산부가 임신 중이거나 모유를 먹이고 있을 때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우유ㆍ땅콩 등 알레르기 유발식품의 회피나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 예방을 희망한다면 생후 4∼6개월엔 가능한 한 모유만 먹이되,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에게 모유를 먹이는 일이 불가능할 경우 완전 가수분해 분유나 부분 가수분해 분유를 먹이는 것이 차선책이란 것이다.

 

 

 

 

미국 소아과학회도 2008년 “우유ㆍ계란ㆍ땅콩ㆍ생선ㆍ견과류 등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식품의 섭취를 늦추도록 권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과거와는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엔 한 술 더 떠 알레르기 유발식품을 너무 늦게 접하게 하면 식품 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계란을 생후 10.5개월 후에 먹이기 시작했더니 5세 때 계란 알레르기를 더 많이 경험했다는 연구결과가 한 예다. 밀ㆍ보리ㆍ호밀ㆍ오트밀을 생후 6개월 후에 먹였더니 밀 알레르기가 증가했다는 논문도 나왔다. 또 생후 4∼6개월에 조리된 계란을 먹였더니 계란 알레르기가 줄고, 생후 9개월 전에 생선을 먹였더니 1세 때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이 낮아졌다는 연구결과 등이 줄을 이었다.

 

올해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도 땅콩의 조기 노출이 땅콩 알레르기 예방에 효과적이란 결론이 내려졌다. 연구팀은 생후 4∼11개월 된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 640명을 매주 3회 이상 24g의 땅콩 또는 땅콩버터 3 찻숟갈을 지속적으로 먹인 그룹과 전혀 먹이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이 5살이 됐을 때 땅콩 알레르기 검사를 실시한 결과, 땅콩을 먹지 않은 그룹의 땅콩 알레르기 발생률은 17.2%로 땅콩을 지속적으로 먹은 그룹(3.2%)보다 5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땅콩을 일찍 맛 본 그룹에서도 식품 알레르기가 일부 발생하고 있듯이 땅콩의 조기 섭취로 알레르기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순 없다. 이미 땅콩 알레르기를 보이는 아기에게 땅콩을 먹이는 것은 금물이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을 근거로 최근 세계 여러 학회에선 “땅콩 알레르기가 많은 나라에선 알레르기 고위험군 영아에게 땅콩이 포함된 음식을 생후 4∼11개월에 먹이기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식품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신생아ㆍ영아에게 모유를 먹여야 한다는 명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가족력이 있는 아이의 경우 가족력이 없는 아이보다 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모유 수유가 권장된다.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음식을 섭취한 뒤 체내에서 발생하는 면역반응에 기인한 건강에 해로운 반응이다.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알레르기를 잘 일으킬 수 있는 음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식품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음식으론 계란ㆍ우유ㆍ콩ㆍ땅콩ㆍ메일ㆍ밀ㆍ어패류 등이 꼽힌다. 증상이 다양하다. 아토피피부염ㆍ두드러기ㆍ혈관부종 등 피부증상, 구토ㆍ설사ㆍ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흔하다. 기침ㆍ콧물ㆍ천명음ㆍ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성인의 식품 알레르기 유병률은 약 2%이지만 국내 어린이의 5∼7%가 갖고 있는 흔한 질병이다. 장(腸) 점막이나 면역 기능이 미숙한 신생아나 영아에선 알레르기 항원성을 지닌 음식이 쉽게 체내로 흡수될 수 있어 이 시기에 식품 알레르기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수분해 우유가 모유보다 알레르기 예방에 더 유효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대두분유나 아미노산 분유가 알레르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도 찾기 힘들다. 산양분유는 알레르기 예방 효과가 없으며 우유 알레르기를 보이는 아이의 92%는 산양유를 섭취한 뒤에도 알레르기를 나타낸다.

 

 

 

 

생우유는 돌 이후부터 먹이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알레르기 발생 우려와는 별개로 생우유는 아이의 신장에 부담을 주고 철분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식품 알레르기는 저절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1세 이하에서 가장 많이 문제시 되는 계란ㆍ우유ㆍ콩 등에 대한 알레르기는 3세가 되면 약 85%에서 사라진다.

 

 

글 /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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