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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16 땀의 계절 '이로운 땀의 역할'

 

 

 

 

 

 

 

 

 

 

'오뉴월 개 팔자'란 속담이 있다. 이맘 때 농부들은 논밭에서 땀을 흘리며 고되게 일을 하는데, 개는 그늘에 누워 있다가 낮잠을 자곤 한다. 이런 개의 처지가 농부들은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했을 것이다. 현실에선 여름에 일없이 잠만 잘 처지가 못 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들에게 요즘 가장 성가신 존재가 바로 이다.  

 

  

 

 

땀은 99%가 물이다. 성인이 하루에 분비하는 땀의 양은 500∼700㎖ 가량이다. 여름에 격렬한 운동을 하면 땀을 10ℓ나 흘리기도 한다. 땀은 하루 24시간 흐른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생긴다. 기쁠 때, 슬플 때를 가리지 않는다. 더위를 피해 물속에 들어가도 계속 흐른다. 공포 영화를 보거나 운동 경기를 보는 도중엔 자신도 모르게 손에 흥건히 괸다. 응원하는 팀이 위기를 맞을 때는 식은땀까지 흘리게 된다.

 

땀은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귀찮은 존재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정상적이고 소중한 생리작용의 하나다. 만약 땀이 나지 않는다면 여름을 버티기 힘들다. 축구경기를 보다가 체온이 급상승해 숨질 수도 있다. 땀은 우리 몸의 자체 냉각 시스템이다. 기온 상승 등 외적인 요인과, 스트레스ㆍ흥분ㆍ분노 등 내적인 요인으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땀을 내어 체온을 유지한다. 땀은 체내 냉각시스템에서 18%의 지분을 차지한다.

 

 

 

땀의 첫 번째 임무는 더워진 몸을 식히는 것이다. 혈액 속의 물ㆍ소금ㆍ노폐물 등을 걸러내는 역할도 한다. 땀은 혈액에서 땀샘으로 흘러나온 물인데 이 과정에서 소금ㆍ노폐물이 함께 빠져 나온다. 땀에서 약간 짠 맛이 나는 것은 그래서다. 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땀으로 목욕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땀 분비량은 개인차가 크다. 유전적 소인도 작용한다. 부모가 땀을 많이 흘리면 자녀가 이를 대물림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남들보다 땀을 조금 적게 또는 많이 흘린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땀 분비량과 건강은 별 관련이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多汗症), 병적으로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무한증(無汗症)이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다한증은 땀이 주로 나는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손ㆍ발바닥형과 겨드랑이형으로 분류된다. 두 유형을 한 사람이 동시에 가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둘 중 한 유형에 속한다. 다한증 환자는 과도한 땀으로 인해 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느낀다. 피부색이 변하거나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손바닥과 손가락 끝에서 땀이 너무 많이 나면 보석세공 등 마른 손을 요구하는 직업을 갖기 어렵다. 악수에 신경이 쓰여 세일즈맨 하기도 힘들다. 발바닥에서 땀이 많은 나는 사람은 발 냄새가 심하거나 무좀에 걸릴 위험이 높다. 

 

무한증은 다한증보다 심각하다. 땀이 나지 않으면 체온을 유지하고 노폐물을 배출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방에선 병적인 다한증을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으로 분류한다. 자한은 시도 때도 없이 땀을 축축하게 흘리고, 운동하면 탈진이 일어날 정도로 땀을 심하게 흘리는 상태를 가리킨다. 도한은 수면 도중엔 자기도 모르게 땀을 많이 흘리지만 깨어나면 즉시 그치는 것이 주증상이다. 식은땀은 도한에 속한다.  

 

 

 

 

식은땀은 감정이 심하게 흔들릴 때 주로 나온다. 불안ㆍ공포를 느끼거나 오싹한 영화를 보거나 깜짝 놀랄 때도 식은땀이 난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극도로 긴장해도 분비된다. 식은땀은 더위보다는 감정ㆍ스트레스 등에 의해 생기므로 정신적인 땀으로 통한다.

 

이 건강에 특별히 해롭진 않지만 무더위나 사우나 등으로 인해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진다. 탈수 증세도 나타난다. 이때는 물ㆍ이온(스포츠)음료 등 수분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이다. 땀을 덜 흘리길 원하면 흥분을 유발하고 이뇨 효과가 있는 카페인ㆍ알코올음료의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매운 맛보다는 담백한 음식이, 육식보다는 채식이 낫다. 땀이 많이 난다고 해서 찬 음식이나 찬 음료를 찾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뜨거운 음식도 권장되지 않는다.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음식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에선 식은땀이 나는 사람에게 인삼ㆍ오미자ㆍ맥문동을 원료로 한 생맥산을 처방한다. 생맥산맥이 다시 살아나게 하는 묘약(妙藥)이란 뜻이다.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을 때 마시면 효과 만점이다. 인삼은 기(氣)를 올려주고, 맥문동은 진액을 보충하며, 오미자는 기를 모아준다. 생맥산 차를 끓여 냉장고에 보관해 뒀다가 물처럼 마시면 갈증이 가시고 기력이 회복된다. 밤에 자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에겐 두부 부추 무침을 추천한다. 혈액 순환을 돕고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고 봐서다. 

   

글 / 식품의약컬럼리스트 박태균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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