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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신묘년, 더욱 그리운 얼굴이 있습니다 "형 보고싶어요"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흑백 사진처럼 누런 옛일 속에 아련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일이 자주 있다.지 금도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의 하나는 이발소집 형에 대한 기억이다. 국민학교를 갓 입학한 어느 날 학교 를 다녀와 보니 우리 집 앞에 이상하게 생긴 판잣집 하나가 들어서 있다. 그저 나무판 몇 개를 대서 허름하게 만든 그곳은 판잣집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어정쩡할 정도였다. 뭘하는 집일까 궁금했는데 그 다음날 간판이 붙었다. 국민학교 1학년인 나만큼의 글씨로“이발”이란 간판이 붙어 있었다. 누가 사는가 궁금했는데 하루는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형이 “ 너 요앞집에 사는 애지? 너의 부모님이 집 앞에 이런거 지었다고 뭐라고 안하시니? ” 형은 조심스럽게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도리질을 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 더보기
50세 아들 머리 깎아준다는 팔순 노모의 사연 '애비야 머리 깎자' 팔순이 가까운 엄니께서 이발도구를 챙겨 놓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2월 달력 장을 떼어 냈다고는 하나 아직 바람이 찬 3월 첫날, 엄니는 예외 없이 양지쪽에 플라스틱 의자를 놓아두고 50세가 다 된 아들을 향해 소리치십니다. "애비야 머리 깎게 어여 나와." "더 있다 깎아도 되겠구만유." "아녀. 나이 들수록 머리카락이 길면 사람이 초라해 보인다니께." 매 달 초하루만 되면 엄니와 똑같은 대화가 반복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습니다. 5년 전 아버님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울 엄니는 아버님의 전용 이발사셨습니다. 우리 삼형제 역시 어려서부터 엄니께서 머리를 직접 깎아 주셔서 분가해 살기 전까지는 이발소에 가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이 작고하신 뒤부터 이발 기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