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녹는다. 감칠난 단맛이 입안에 감돌고, 짜릿한 시원함이 온몸에 퍼진다. 피부의 모공까지 바짝 조여주는 듯한 청량감. 이것 덕에 찌는 여름도 즐겁다. 누구나 예상한 정답, 바로 빙수다. 빙수의 계절이다. 무더위로 지친 심신을 시원하게 재충전해주는 빙수는 사막의 오아시스. 빙수는 한여름 찜통더위에 쌓아가는 또 하나의 추억이기도 하다. 빙수는 오늘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원조격인 팥빙수는 물론 견과류빙수, 망고빙수, 블루베리빙수, 유자빙수, 치스빙수, 오레오빙수. 빙수도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 하지만 빙수의 달콤함, 시원함에 너무 취하는 건 곤란하다. 무엇보다 칼로리가 만만찮다.

 

  

빙수(氷水)의 주재료는 누가 뭐래도 얼음이다. 빙수는 얼음에 당밀이나 그밖의 감미료를 섞은 일종의 얼음과자다. 얼음에 섞는 부재료 에 따라 팥빙수, 망고 빙수, 블루베리빙수 등 빙수 종류는 무궁히 늘어난다. 얼음은 인간의 삶에 더없이 귀중한 친구. 얼음이 있어 인류는 부패하는 음식의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지고, 생존력 또한 그만큼 강해졌다. 당연히 빙수의 역사는 얼음의 역사와 맞물린다. 얼음을 다스리는 자가 빙수의 달콤함과 시원함을 먼저 즐긴 것이다.

 

빙수의 유래는 중국이 단연 선두주자다. 중국에선 BC 3000년께 눈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동방의 삶을 서방에 소개한 이탈리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그가 중국 베이징에서 즐겨 먹었던 얼음 우유(frozen milk)’ 제조법을 베네치아로 전수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중국보다 훨씬 늦은 BC 300년께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을 점령할때 만들어 먹었다는 설()이 있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카이사르가 알프스에서 가져온 얼음과 눈으로 술과 우유를 차게 해 마셨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우리나라 얼음의 역사는 어떨까.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 겨울에 채집한 얼음을 늦은 가을까지 보관하는 일은 말그대로 막중한 업무였다. 석빙고(石氷庫)는 우리 선조들의 지하공간 활용 지혜를 잘 보여준다. 석빙고는 겨울의 자연얼음을 여름에 사용하기 위해 보관하는 지하 공간 이다. 삼국유사에는 신라초기에 이미 석빙고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신라의 빙고전은 석빙고를 관리하는 부서다. 조선시대 창덕궁에는 내빙고, 궁 바깥에는 지금의 서빙고동에 서빙고가, 옥수동에는 동빙고가 있었다. 겨울에 강가에서 얼음이 두껍게 얼기를 기다렸다 이를 떠내야 하는 고된 노동 때문에 벌빙(伐氷)부역을 피해 도망가는 이들도 많았다고 전해지니, 얼음에는 슬픈역사도 섞여있는 셈이다. 빙고제도는 19세기 말 폐지됐지만 1950년대 초까지만도 한강에서 겨울에 얼음을 채취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특히 조선시대 빙고는 과학의 결정체다. 진흙으로 된 산에 지하질 모양으로 땅을 파고 바람이 통하지 않게 한 것이 기본구조다. 여기에 독특한 구조의 천장, 과학적 원리가 적용된 환기구멍과 배수로 덕에 얼음은 쉽게 물로 녹아내리지 않았다. 조선시대 서빙고에서만 두께 12, 둘레 180얼음덩어리 135000장 정도를 보관했다니 선조들의 과학적 지혜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조선시대 서빙고의 얼음을 나눠주자 관원들이 곱게 부숴 화채로 만들어 먹었 다는 기록이 있다. 나름 우리나라 빙수의 유래를 귀띔해 준다. 조선 말기 수신사를 이끌고 일본을 방문한 김기수는 맛이 달고 상쾌해서 먹을 만하지만 너무 차가워 많이는 먹을 수 없다빙수 시식평을 적었다.

 

빙수의 대명사는 뭐니뭐니 해도 팥빙수다. 1920~1930년대 일본에서 우리 나라 빙수가 전해지면서 팥과 친숙한 식문화 덕에 한국 문화에 자연스레 녹아들었고, 다양한 맛을 즐기는 비빕밥식 변형이 이뤄지면서 지금의 팥빙수로 발전했다. 현재는 빙수 춘추전국시대. 빙수의 식재료가 다양해지고, 맞춤형 빙수가 잇달아 선을 보이면서 골라먹는 재미역시 솔솔하다. 팥빙수, 과일빙수 등 귀에 익은 빙수는 물론 오미자빙수, 수정과빙수 등 전통의 맛을 풍기는 빙수도 고객을 유혹한다. 커피빙수, 오레오빙수, 치즈빙수 등 서양틱한 빙수 역시 입맛을 자극한다.

 

불편한 진실하나는 짚고가자. 바로 빙수의 칼로리다. 일반적으로 팥빙수 한 그릇의 칼로리는 400. 대충 공기밥 한 그릇, 자장면 한 그릇, 삼계탕 반그릇 정도의 열량이다. 하지만 여기에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자 등이 얹혀지면 쉽게 1000를 넘는다. 여름철 몸매에 자신감이 주춤된다면 저칼로리 빙수를 골라먹는 것도 요령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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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후에 아들은 나흘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귀대했습니다. 엊그제 휴가를 나온 것만 같았는데 어느
  새 시간이 흘러 다시 집을 떠난다 생각하니 서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엊그제는 귀대를 하루 앞둔 아들을
  그냥 보내기가 서운하여 헐한 돈으로도 가능한 외식이라도 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더욱 가벼워진 아빠의 주머니 사정을 꿰뚫고 있던 아들은 순간 묘책(?)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나가지 마시고 대신에 …."

 

그리곤 냉장고에 부착된 모 중국집의 전화번호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 그럼 … 그럴까? " 일견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전화를 걸었습니다.

 

고작 1만원에 푸짐한 탕수육도 모자라 자장면도 두 그릇이나 얹어 배달해 주는 동네 중국집이었습니다. 음식이 도착하기 전에 저는 인근의 슈퍼로 달려가서 소주를 두 병 샀습니다.  '모처럼 먹는 맛난 탕수육에 약방의 감초인 소주가 빠져서야 어디…' 그렇지만 소주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저의 발걸음은 무겁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랑하는 아들에게 근사한 외식 대신에 고작(?) 싸구려 자장면이나 먹이는 아빠라는 자격지심이 발동한 때문이었습니다.

잠시 후 중국음식이 도착했습니다. 모처럼 아들과 함께 술을 마시노라니 역시나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부자(父子)간에 마시는 술이라는 생각에 행복해 집니다.

 

소주를 얼추 비울 즈음에 술기운을 빌어 저는 제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아들아, 미안하구나. 아빠가 여유가 있었더라면 벌써 너랑 대천바다라도 가서 피서를 했으련만 그리하지도 못하고 겨우 자장면이라니…. 올해는 유독 아빠 주머니의 돈이 씨가 마르는구나!" 그러자 아들은 제 손을 넌지시 잡는 것이었습니다.

 

"이 음식이 어때서요? 저는 맛있기만 한데요."
순간 가난한 아빠를 진정 보듬어 주는 심지 깊은 아들이라는 생각에 저는 그만 또다시 눈시울이 뜨끔거려 혼났습니다.

 

"그래, 맞다. 탕수육과 자장면은 역시 우리 입맛엔 '짱'이지!" 

 

탕수육만을 안주 삼아 소주까지 모두 비우고 나니 자장면은 그때까지도 퉁퉁 불은 채로 홀대를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배는 부르지만 이 자장면도 먹어야겠지?" 라는 저의 말에,

 

"그럼요. 돈이 얼만데요?" 라며 응대하는 아들이 더욱 사랑스러웠습니다.

 

 ( MBC'거침없이 하이킥'中  자장면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장면 - 사진출처:루넨시아님 블로그 )

  퉁퉁 불은 그 자장면을 악착같이 풀어내어 결사적(?)으로 다 먹었습니다. 저와 아들의 입가엔 시커먼 자장면
  의 잔재들이 잔뜩 들러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왜 그리 행복하고 웃음이 나던지요.
 

 

네, 그건 바로 자장면 한 그릇의 행복이었습니다. 또한, 이 가난한 아빠의 미안함이기도 했고요. 어제는 조금 서둘러 퇴근을 해 집을 나서는 아들을 따라 나섰습니다.

 

"이제 귀대하면 제대할 때나 돼야 다시 볼 수 있겠구나." 잠시 후 도착한 버스에 아들이 올라탔습니다. 손을 번쩍 들어 아들을 배웅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번 휴가 때도 가난한 아빠이다보니 대접이 소홀해 미안하구나! 하지만 이제 제대하게 되면 아빠가 반드시(!) 푸짐한 외식시켜줄께. 부디 건강하게 전역하거라!'

 

누구라도 자식에게만큼은 당당한 아빠가 되려고 합니다. 하지만 각박한 현실은 그러한 아빠의 바람을 소두리째 앗아가곤 하지요. 제 지난 시절의 간난신고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앞으로 아들이 제대를 하고 대학에 복학을 하게 되면 이젠 반드시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현재'라는 책을 더욱 성실히 써야만 하겠습니다.

 

홍경석/ 대전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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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0.06.13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장면 한 그릇의 행복....느끼고 갑니다.
    감동적인 글이네요.

  2. 불타는 실내화 2010.06.15 0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저는 건강천사님이 쓰신 글인 줄 알았어요.
    홍경석씨 아들 참으로 예쁘네요~
    저도 아빠 보고싶어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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