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6.30 인연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2. 2014.11.25 마음을 이어주는 말…‘느낌 아니까’

   

 

 

 

 

 

 

 

 

 

최근 오** 회장님 내외와 저녁을 함께 했다. 아내는 감기 때문에 못 나오고 아들 녀석만 나왔다. 회장님 내외가 아내는 며느리처럼, 아들은 친손주처럼 예뻐해 주신다. 회장님과의 인연도 만 23년째. 1992년 가을 처음 뵈었다. 회장님이 자그마한 전자회사를 하고 계실 때다. 인터뷰를 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취재원과 기자 관계로 만났지만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나에게도 부모님과 같은 분이다. 가족끼리 자주 만나고 왕래하는 사이다. 회장님은 아들만 셋. 아들은 그들을 삼촌이라고 부른다. 아들 녀석이 올해 28살. 다섯 살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하면서 따라다녔다. 회장님은 녀석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들어갈 때마다 교복이나 가방을 사주시는 등 사랑을 베푸셨다. 우리 가족 모두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지금도 밥값은 늘 회장님이 내신다. 월급쟁이가 무슨 여유가 있느냐는 얘기. 그래서 더더욱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아들이 직장을 다녀 제 용돈은 번다. 회장님 내외께 드릴 작은 선물도 준비해 갖고 나왔다. 회장님은 그런 녀석을 기특해 하셨다. '커피 왕'이 꿈인 녀석을 격려해 주시기도 했다.

 

회장님은 딸이 없어 아내를 특히 예뻐하신다. 마치 친 딸 같다고 하신다. 녀석이 이젠 제법 덕담도 할 줄 안다. "할아버지, 할머니 오래 사셔야 돼요. 제가 가게를 열면 두 분을 꼭 VIP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음료도 무한대로 드릴게요." 두 분은 녀석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웃으신다. 회장님은 다 큰 녀석에게 용돈을 또 주셨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까.

 

 

 

 

"국장님, 얼굴 한 번 봐야죠." 서울 한 경찰서 지구대장으로 계신 분이 연락을 해왔다. 바로 오케이를 했다. 내가 1996년 서울시경 캡을 할 때 공보과에 근무했다. 나보다는 네 살 위. 평소 호칭은 늘 그렇듯이 형님이다. 지금까지 쭉 연락을 해왔다. 공무원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마다 꼭 소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물론 내 책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스스로 말단 공무원을 자처하는 지구대장에게서 경찰의 밝은 미래도 본다.

 

나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끝까지 가려고 힘쓴다. 그래서 오래 만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4000개가 넘는다. 나에게 모두 소중한 분들이다. 물론 자주 연락하고, 통화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도 모처럼 연락이 닿으면 반갑기 그지 없다. 살면서 서로 연락하고 소통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진 않다. 대부분 마음만 갖고 있을 뿐이다.

 

 

 


책을 몇 권 내고,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쌓은 분들이 있다. 직접 전화를 주시거나 메일,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들이다. 모든 분들에게 답장을 드리고 있다. 몇 분과는 직접 만나 점심을 하거나 저녁을 한 분도 있다. “귀찮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다.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부천의 초등학교 여교사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쪽지에 답장을 드렸더니 연락을 해온 것. 직접 전화를 드렸다. 아주 쾌활한 분이었다. “일일이 답장을 해 주시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관리합니까.” 그분이 물었다. “실제론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감사함을 전할 뿐이지요.독자와 소통할 땐 언제나 즐겁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히 여긴 대목은 인연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과는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언제 만나도 반갑고, 격의가 없다. 불행하게도 대학 친구는 없다. 대신 사회에 나와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20~30년 관계를 가져온 분들도 적지 않다. 그 분들이 정말 고맙다. 인생을 더욱 살맛나게 해 주었다.


묘한 인연을 소개한다. 친구 딸의 주례를 서고 다음 아고라방에 후기를 올린 적이 있다. 당시 제목은 ‘7번째 주례를 선 기분’. 오늘의 아고라 ‘이야기 베스트’에도 올라 많은 분들이 봐 주었다. 그날 오후쯤 한 통의 쪽지를 받았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을 봤습니다. 다음달 토요일 서울 서소문에서 11시 결혼을 합니다. 주례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전화번호와 이름을 남겼기에 전화를 걸었다. 그 회원은 놀라는 눈치였다. 먼저 주례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건넸다. 그 전에 회사로 찾아와 달라고 했다. 마침 그 청년이 회사로 찾아왔다. 외모도 준수하고, 예의바른 청년이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주례 걱정은 덜으세요.” 청년의 웃는 모습이 마냥 싱그럽다.

 

글 /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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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유행어 제조기다. 특히 코미디 프로를 즐겨 보는 사람과 전혀 안 보는 사람은 웃음코드가 엇갈린다. 유행어를 패러디해도 원조(?)를 모르니 웃음이 터지지 않는다. 때론 옥외 광고도 독해(?)가 안된다. 유행어를 모르면 바로 구식취급이다. 나이 드는 것도 억울한데…. 새삼 ‘노년은 모든 것을 용서하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용서받지 못하고, 청년은 모든 것을 용서받지만 스스로는 아무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버나드 쇼의 말이 스쳐 간다.

 

  

마음은 마음으로 다가온다

 

‘느낌 아니까~.’ 한 때 대한민국을 돌고 돈 유행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뽑은 2013년 유행어에선 당당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1위도 꿰찼다. 당차면서도 귀여운 개그우먼 김지민 씨는 개그콘서트(개콘)라는 프로에서 ‘느낌 아니까’를 연발하며 시청자를 웃긴다. 그 느낌 그~대로 살려 연기를 해보겠다는 건대, 왠지 그 느낌 그대로 살리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 그 엇박자가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낸다. 

 

마음은 마음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마음이 마음을 안다. 상처를 입어 본 사람은 상처의 아픔을 알고,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이별의 애틋함을 안다. 칭찬을 받아 본 사람은 고래가 칭찬에 춤을 추는 이유를,  사랑에 빠져 본 사람은 세상이 사랑을 찬미하는 이유를 안다. 그러니 느낌을 안다는 것은 남의 애락(哀樂)을 내 가슴에 담는 것이다. 함께 아프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타인의 아픔을 오로시 가슴으로 느끼고 온 정성을 다해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이다. 통하면 상대도, 나도 마음의 아픔이 치유된다. 동의보감이 강조한 ‘통즉불통(通則痛)’은 마음에도, 육체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치다.

 

 

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육체가 깃든다

  

예수는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2절)고 했다. 공자 역시 ‘네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세상은 이 말에 ‘황금률’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삶을 살아가는 근본 이치라는 뜻이다. 예수와 공자는 시대를 초월해 누구보다 ‘느낌’을 먼저 안 사람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스한 느낌, 그 느낌을 제대로 꿰뚫은 셈이다.

 

느낌을 안다는 것은 서로 통한다는 얘기다. 소통은 내 마음이 상대를 향해 열려 있고, 상대 마음이 나를 향해 열려 있는 상태다. 마음을 여는 출발은 성찰이다. 성찰은 남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돈이든, 이해관계든 너무 달라붙으면 시야가 흐려진다. 가족의 상처도 대부분 지나친 마음의 밀착에서 온다. 맹목적 기대, 맹목적 헌신은 때로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그러니 가끔은 남의 눈으로 자기를 봐야 한다. 마음의 힐링은 바로 몸의 힐링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드는 법이다.

 

 

느낌은 서로를 이어주는 통로다

 

느낌을 안다는 건 마음에 가식이 없는 것이다. 진심으로 주고, 진심으로 받는 것이다. 교언영색으로 거짓을 가리지 않고, 따스함으로 마음의 냉기를 녹여주는 것이다. 몸을 아끼면 친구가 멀어지고, 미안하다는 말을 아끼면 틈새가 더 벌어진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느낌을 안다는 건 상대의 상처를 살포시 보듬는 것이다. 왜 상처가 났느냐고 형사처럼 따지기보다 응급조치부터 취하는 의사가 되는 것이다.

 

느낌은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통로다. 그 길로 배려, 칭찬, 격려, 믿음, 친절, 진심이 자주 다녀야 통로가 넓어진다. 이기심과 비웃음, 불신은 그 통로를 좁히는 마음의 찌꺼기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말이 있다. 더 멀리 가려면 어찌할까. 그건 느낌을 아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다. 느낌을 아는 것, 그건 더불어 사는 열쇠를 손안에 쥔 것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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