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7.17 아들에게 '엄마는 할머니가 안돼'라고 말한 사연 (10)

  초등학교 2학년인 큰애의 알림장을 확인하고 있는데 녀석이 문득

           "엄마,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엄마는 할머니 돼?" 하고 물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에서 무언가 확 끓어 오르며 얼굴에서는 열이 나고 가슴에는 묵직한 쇳덩이 하나가 얹힌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오래전에 이런 질문을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던 것에 대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음..." 하고 뭐라 말을 할까, 망설이는 사이 저는 녀석의 눈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눈물을 슬쩍슬쩍 닦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콧물을 삼키는 녀석을 보니 갑자기 저도 눈물이 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네가 고등학생이 됨녀 10년 후니까 엄마도 10살 더 나이를 먹는 거니까.." 하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는데
녀석이 먼저 "그럼 엄마가 할머니 돼서 죽어? 나는 엄마 죽는 것 싫어!" 하며 기어코 울고 맙니다.

녀석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던 겁니다.

엄마가 늙어서 죽는다는 사실 말입니다. 정말 목이 메더군요.


"아니야, 엄마는 할머니 안돼. 더 있어야 할머니가 되는 거야. 네가 어른이 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엄마한테 할머니 하고 불러야 할머니가 돼. 그리고 너희가 있는데 엄마가 어떻게 죽니? 너희가 다 커서 결혼하고 애 낳는 것을 다 봐야지." 하고 간신히 변명 아닌 변명거리를 마련해 답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더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초등학생인 큰 애와 이제 32개월 된 작은 애를 두고 있으니 먼 미래를 생각하니 녀석의 걱정이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좀 슬퍼지더군요.

'그래, 너희가 있는데 엄마가 어떻게 할머니가 되니? 엄마는 좀 더 젊게 오래오래 너희와 함께 할거야. 아주 건강하게 열심히 살 거야." 하고 스스로 다짐하며 아직도 눈물을 흠치며 할머니 되는 것 싫다고 하는 녀석을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녀석이 내 품에 안겨 조금은 감동하고, 조금은 슬픔으로 분위기를 잡고 있는데,

 "엄마가 죽으면 난 어떡해? 나는 아직 돈도 못 버는데.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엄마,
  할머니 돼서 죽으면 안돼." 하는 녀석.


으흐흐 흐흐! 분위기가 좀 탁해지긴 했지만 녀석의 말대로 건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 지금 당장 국민체조 부터 열심히 하렵니다.

 

박연옥 / 서울 영등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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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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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옥이(김진옥) 2010.07.17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는 평생 엄마지요...
    비내리는 주말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 티런 2010.07.17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적 어머니.
    지금의 어머니를 떠올려보게 되네요.....

  3. 악랄가츠 2010.07.18 05: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 졸업하시자마자 저를 낳으신 어머니...
    밖에 같이 나가면 이모라고 부르라고 농담하신 어머니...
    늘 젊은 어머니만 보아서인지....
    세월이 흘러 나이 드신 어머니를 보면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ㅜㅜ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18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함께 할 시간들을 생각으로
      기운내시면 좋겠습니다 ㅎ
      아들 딸들의 행복에 더 힘을 얻으시는 부모님입니다.

      상당히 젊으신 어머니신가봐요 ㅎ
      건강과 젊음이 늘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

  4. 새라새 2010.07.18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니 생각만 하면 항상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인데 조금더 잘 해드려야 하는 마음만 가득하네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19 0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족이랑 항상 곁에 있을까라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아파도 슬퍼도 기분이 나빠도
      가족의 힘이면 다시 일어설수 있고요.
      그래서 소중합니다.
      건강한 가족이 되어야겠습니다 :)

  5. mami5 2010.07.18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마음에 할머니가되면 죽는다는 걱정을 미리하니..
    할머니가 되어도 엄마는 엄마니..^^
    어느새 할머니가 된 나의 자신을 미리보는 것 같으네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19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간이 참 무서워 보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너무 빠르고 제가 힘이 너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ㅎ
      시간에 잘 녹아드는 사람이고프기도 하구요 ㅎ
      즐거운 날 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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