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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7 진정한 대화를 찾아서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인문학을 이루는 근간이다. 이를 위해서는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진정한 대화가 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의 감정을 표현해 주는 깊은 공감이야말로 관심과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인문학 강의를 하러 다니다 보면, 인문학이 생활 속에서 유용한지를 묻는 질문이 항상 따라다닌다. 그중 젊은 친구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는데, 바로 “인문학이 연애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 이때 나는 망설이지 않고 “예스”라고 대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문학이 다루는 내용들은 너무도 광범위해서 그 모두가 즐거운 화젯거리가 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심리학이 인문학의 주된 분야이다 보니 인간의 심리, 남녀의 심리와 직결되는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심리학의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단순한 통계나 이성의 행동에 대한 의미 분석, 또는 이성을 자극하는 행동과 언어에 대한 조언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녀 간의 사교 스킬보다도 인간으로서의 상호 이해와 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 날 그리 출중하지 못한 탓에 이성의 마음을 얻고자 여심 공략법이나 다양한 심리서들을 들추어 보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와 주변의 여러 사례들을 보아 오면서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또한 상대를 얼마나 이해하고 또 알아봐 주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연애의 시작임은 물론 그것을 유지하는 데에도, 심지어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대화와 이해가 부족한 남녀는 쉽게 연인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연인이 되더라도 만남이 오래가지 못하거나 즐겁고 활기찬 만남이 되지 못하며, 어찌 결혼까지 하더라도 서로 만족한 결혼 생활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대화야말로 두 사람 앞에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는 열쇠이며, 동시에 서로의 사랑과 관심을 확인하며 키워갈 행복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대화란 '감정의 수용'이다

 

그렇다면 시작하는 연인에게도 필요하고, 함께 사는 부부에게도 필요한 대화의 방법이란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감정의 수용’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말이 오간다고 다 진실한 대화는 아니다. 지시하고, 아는 척하고, 상대를 함부로 해석하는 것은 진정한 대화라 할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특히 내담자와 전문가의 직접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담 분야의 발전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과거 많은 상담가가 내담자들에게 주의를 주고 충고하고, 바람직한 것을 하기로 약속을 받아내곤 했다. 프로이트로부터 본격화된 초기 정신분석학은 내담자들의 문제의 원인을 파헤치고 알 수 없던 이유들을 모두 해석해 주었다. 또한 많은 상담가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아주 잘하셨습니다”와 같은 긍정적 암시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상담가들은 그런 것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주의와 충고, 일방적인 약속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해할 수 있음이 밝혀졌고, 마음을 다 파헤쳐 지식을 전달한다 한들 치료가 되기보다 저항받기 쉬우며 아무리 긍정적인 암시도 말 없는 억압이 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탁월한 상담가 중 하나요, 오늘날 상담의 주 흐름을 제시한 칼 로저스(Carl Rogers)를 위시한 많은 상담가가 내담자의 가능성을 믿고 그의 감정을 수용하면서 상담을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칼 로저스가 열어 보인 인본주의 심리학이 그러하듯 그들은 인간이 가진 자아실현 욕구와 이성의 의지를 믿는다. 그들이 당면한 슬픔이나 분노 등 당면한 감정만 충분히 받아들이고 이해해 준다면 그들은 다시 용기를 내어 올바른 자신의 길을 선택해 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에 그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에 대해 피드백하라고 이야기한다.

 

 

 

상대의 감정을 표현해 주자

 

그렇다고 그들이 말하는 피드백이라는 것이 그렇게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어떤 일에 몹시 분개하고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그것 때문에 몹시 기분이 상했군요.”라고 말해 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자랑하고 싶은 일을 당신에게 이야기한다면, 잘난 체한다고 지적하거나 무성의하게 맞장구를 치기보다 “그래서 매우 자랑스럽구나.”라고 말해 주면 된다. 논리적으로 해석하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단순히 상대방의 감정을 수용하고 그것을 표현해 주는 것만으로 상대방은 자신이 이해받고 수용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실제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그렇게 말하기 위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마음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내친김에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보라. 놀랍게도 빠른 시간 안에 서로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이것이 마음을 열지 않는 많은 내담자를 접해야 하는 상담실에서 가장 유용한 방법이며, 심지어 고집불통에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상대해야 하는 아동상담에서도 사용하는 첫 번째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모역할훈련(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등의 권위 있는 자녀교육 프로그램에서도 가장 먼저 제시하는 방법 또한 이것이다.

 

감정의 수용 없이 시작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의 대화로 들어가기 쉽지 않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 감정을 이해받고 나누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지식 또한 이것이 우선되지 않는다면 유해할 수 있다. 그저 아는 것이 많음을 과시하기 위해, 또는 자신의 관심거리에만 푹 빠져 인문학 지식 나열에 급급하다 보면 오히려 사람들은 당신과 담을 쌓고 멀어지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감정의 수용이야말로 마음을 여는 것이요, 관심의 시작이고, 대화의 시작이며, 카운슬링과 교육의 시작인 것이다.

 

물론 내 말이 다 맞으라는 법은 없다. 인간의 마음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도 알기 힘든 것이니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그렇게 믿을 때 내 삶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따뜻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글 / 주현성 인문학 작가

출처 / 사보 '건강보험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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