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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7 인생의 또 다른 시작, 세대를 잇는 그들의 놀이 (4)

  ‘꼬방꼬방’! 듣는 순간 소리 내어 발음하게 만드는 흥겨운 단어. 에야디야, 어이어이, 얼쑤얼쑤 등 곡의 흥
  을 돋우는 추임새. ‘꼬방꼬방 국악놀이단’은 이렇게 흥겹고 경쾌한 국악단이다. 더구나 이 놀이단의 어르
  신들은 인생을 즐기는 것을 넘어 자신이 배운 국악 리듬을 어린이에게 전하는 일까지 할 예정이다. 이들
  의 이름 앞에는 ‘내 인생의 또 다른 시작, 세대를 잇는’이라는 근사한 캐치프레이즈가 붙는다.

 

“보리 밟고 옹헤야, 에헤에헤 옹헤야, 어절씨구 옹헤야, 잘도 간다 옹헤야~” 노인종합복지관의 조용한 실내에 크고 흥겨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부르는 노랫소리다. 오늘은 이전에 배웠던 민요가락을 잊지 않도록 복습차원에서 한 목소리로 합창을 하는 시간이다.

역시나 기억나지 않는 가사앞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그러나 근엄한 미소를 담고 있는 지도교사의 가르침과 장구 장단에 맞춰 어르신들의 목소리는 점점 하나가 되고, 다음순서의 국악 수업을 위해 여기저기로 자리를 옮기며 분주해진다.

 


“오늘은 전래동화에 추임새를 넣어서 흥겹게 이야기하는 걸 연습할 거예요. 어떤 이야기로 할 건지 먼저 정해야겠죠?” 지도교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을 여러 권 펼친다. <호랑이와 곶감>, <토끼와 거북이>, <의 좋은 형제> 등. 하지만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더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며 또 다른 전래동화의 제목을 말한다.

‘ 우렁각시’, ‘ 떡하나주면안잡아먹지’, ‘ 3년고개’ 등. 여기저기의 웅성댐 속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어르신은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지 고개를 끄덕거리고, 그 모습에 이런저런 동화를 얘기하는 어르신은 더 신이 난다.
“해바라기는 노래를 맡고, 동대문은 장단을 맞춰요. 나는 연기를 할 테니까.

”해바라기, 동대문, 공주, 다람쥐, 정원 등 귀여운 애칭으로 서로를 부르며 국악수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어르신들. 하지만 이 모습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문화 활동을 목적으로 국악수업이 진행됐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공연도 펼치는 취업교육이 목적이라고하자, 어르신들은 “어떻게 그런 어려운 걸 할 수 있겠냐?” 며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생각보다는 즐거운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논다고 생각하라”는 말로 꾸준히 설득하자, 차츰 이해하며 이제는 아이들 앞에 설 날을 기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지도교사가 준비해 온 노랫말에 새로운 가사를 붙이고, 새로운 추임새도 넣자고 제안하는 건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것이다.


“끼 있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2시간의 수업을 힘들어 하시면서도 굉장히 즐거워하시죠. 어르신들이1, 2학기, 총 1년 기간의 장기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는 건 수업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악기를 배울 때는 장단을 맞추는 맛에, 노래를 배울 때는 흥을 타는 맛에, 그리고 옛일을 떠올릴 수 있는 재미에 그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제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방법도 습득하고 있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고 신나하고 따라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버무리는 것.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동화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삶도 이야기해 주고 요즘 아이들이 모르는 옛날식 표현과 문화를 전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있다.


“국악놀이단이 계속 활성화 된다면 어르신들이 다음 기수를 가르치고 이끌 수도 있을 겁니다.” ‘꼬방꼬방국악놀이단’은 지난해 처음 개설됐으며,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아 수업활동은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소정의 입단 면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단원들은 정예요원만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단원규정은 65세 이상의 영등포 관내 거주자지만 60대 초반의 단원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단원중에는 8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도 있는데, 나이가 많은 어르신일수록 옷차림과 수업 태도가 더 젊고 경쾌해서 나이라는 숫자를 무색하게 한다.

 

오는 11월 수업 일정이 모두 끝나고 봉사활동 등의 사회공헌활동까지 마치는 내년쯤, 어르신들은 국악교사로 아이들 앞에 서게 된다. 사회에서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오다 노후의 여가를 보내는 이들에게 국악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임이 분명하다.

물론, 깜빡깜빡 하는 건망증과 기억력 퇴조로 이전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 반복과 복습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고 있지만 수업은 언제나 활기와 웃음으로 가득하다.
중단 없는 연습과 반복을 통해 아이들을 위한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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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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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워크뷰 2010.10.07 2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정말 이런 모임이 많아야 해요^^

  2. pennpenn 2010.10.07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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