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은 푸르르고 산들바람 부는 계절의 여왕 5월, 온갖 전시와 구경거리도 넘쳐 납니다. 아름다운 이 계절에 영혼과 맘을 채워 줄 좋은 전시를 보러 저와 함께 떠나 볼까요?

 

 

 

 

먼저 경복궁 옆에 위치한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에 왔습니다. 이곳에서 한진해운 프로젝트박스 2014 [레안드로 에를리치]작품을 만났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설치예술가로 일상적이고 친숙한 공간을 뒤틀어 실재와 환상을 오가는 장소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신발위에 덧신을 신고 들어간 높이 10미터의 검은색, 대형방에 들어가니 방 윗부분에 사진처럼 공중에 떠 있는 배가 여러 척 보입니다. 그 순간 마치 내가 깊은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그 비현실적인 느낌이 몹시 흥미로웠습니다. 고정관념을 깨고 일상에서 색다른 느낌을 경험해 본 특이한 시간이었어요.

 

두 번째 방문한 곳은 현장제작설치 [인터플레이전]입니다. 일종의 설치미술로서 기존의 회화와 조각 등 고유영역을 벗어나 전시장을 새롭게 재구성해서 보여줍니다. 하여 예술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고 합니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대형사진, 회화, 거대한 LED설치물 속에서 저는 잠시지만 길을 잃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로봇 에세이]입니다(2015.7.19.일 까지 전시).  여기서는 춤을 추는 로봇, 방문자들의 얼굴을 그려 주는 로봇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아래 사진이 로봇이 그린 그림들).

 

 

 

 

사진속의 작품은 작품 앞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프라스틱선들로 연결된 사람의 팔과 다리모양들이 클래식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춥니다. '턱 턱'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모습이 괴기스러워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작가는 문명이 발전해서 인간을 본 뜬 로봇을 만들어도 본질적인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로봇전의 위 작품은 '비르길 비트리히'의 작품으로 지난 100년간 공상과학 영화들 속에서 등장하는 로봇의 이미지와 인간의 반응을 수집하여 인간 삶에 대한 새로운 연대기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계속 보고 있으니 갑자기 소름이 돋습니다. 

 

이 밖에도 학생시절 미술교과서에 실렸던 조각 [지원의 얼굴]의 조각가 권진규의 유물과 작품도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영화미술감독이기도 했는데 그가 참여한 공상과학영화 '고질라'의 상영도 하고 있었으나 시간관계상 패쑤할 수 밖에 없었네요. ㅜ

 

틀에 박힌 일상과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한번 해보고 싶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가끔씩 와보길 추천합니다.  보통 5~7개의 모든 전시를 둘러보는데 무료를 제외하고 단돈 4,000원!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는 멋진 전시가 많습니다.

 

 

 

 

그 밖에도 인왕산과 경복궁, 삼청동이 한눈에 보이는 옥상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시원한 차도 준비되어 있으니 멋진 경치와 함께 도심 속의 여가를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듯합니다(개방기간 ~5.31까지/시간 12시~ 오후 6시까지).

 

이번에는 서울관을 나와 삼청동 골목 중간쯤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금희 개인전]을 보러 갔습니다.

 

 

 

 

꽃을 소재로 한 다양하고 화려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꽃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마음까지 화사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평일 낮시간인데도 아기자기한 악세사리 가게, 옷과 신발가게, 커피숍, 파스타집들이 많아 외국인을 비롯하여 사람들로 가득찬 삼청동 거리들.

 

  

 

 

이번엔 [일상그리기 4인 4색전]이 열리고 있는 이화익갤러리를 방문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눈으로 보고 마음에만 꼭꼭 담아 왔습니다.

 

 

 

 

삼청동 그림구경을 마치고 풍문여고 앞길을 건너 인사동으로 왔어요. 소규모 전시들이 펼쳐지고 있는 인사동의 화랑가...

 

 

 

 

가나아트파크 지하1층에선 한국미술계의 거장이신 장욱진, 김환기선생님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김환기선생님의 '우주'라는 작품으로 한참 쳐다보고 있으면 작은 푸른점들이 소용돌이치는 느낌이 들면서 시간과 영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만의 느낌일까요?ㅎㅎㅎㅎ.

 

다른 사람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해지네요.

 

 

 

(장욱진의 소나무)

 

 

이번엔 가나아트파크 3층에서 열리고 있는 스페인 작가 [에바 알머슨]의 전시장에 왔어요.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아 거의 일년에 한번은 전시를 여는데요, 둥글고 평면적인 얼굴들, 가족과 소녀를 소재로 하여 자신과 가족의 일상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품들입니다. 그녀의 그림들은 따뜻한 위로와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인사동 화랑가의 여러 전시를 돌다 보니 피곤함이 몰려오지만 가슴깊이 행복함과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오랜만에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눈이 호강한 날이었거든요. 앞으로도 자주 좋은 작품을 만나러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부담 없이 좋은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삼청동, 인사동은 좋은 데이트 코스이기도 합니다. 좋은 그림들과 새로운 미술경험으로 힐링하는 시간을 강추합니다~!

 

## 꿀팁하나!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국립현대 미술관의 모든 전시가 무료랍니다(월요일, 1월1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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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구두를 꺼냈다. 

 한기를 내뿜는 바람이 무서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꽁꽁 중무장을 해야 하는 12월 어느 날이었다.

 

 뾰족한 구두코에 리본 장식이 달린 빨간색 정장 구두였다.

 

 큼지막한 리본이 살짝 ‘클래식’(영화 ‘클래식’에서 여주인공은 촌스럽다는 말 대신 ‘클래식’하다고 표현했다. ^^)했지만 이 겨울에는 어쩐지 복고스타일로 치장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전….

 그때 나는 온통 붉은색 에너지로만 세상을 살았던 20대의 끝자락이 못내 아쉬워서 빨갛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소 잘 신지도 않은 구두를 덥석 사고 말았다.

 

 그러나 새 구두 때문에 발뒤꿈치가 벌겋게 까지고 물집이 잡혀 연신 밴드를 붙여대기 바빴다.  발뒤꿈치가 까져서 깨금발로 절뚝거렸지만 그래도 딴엔 열심히 신고 다녔다.

 

 그러나 뒤꿈치의 시뻘건 아픔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덧댄 밴드를 교체해주는 것에 와락 싫증이 나자 이내 그 구두는 외면을 받고 말았다.  그렇게 빨간색 뾰족구두는 신발장 구석 한편에서 10년 동안 뽀얀 먼지를 뒤집어쓰게 되었다.

 

 그 뾰족구두를 다시 신게 된 것은 갑작스러웠다.

 

 신발장을 정리하던 중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구두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굽도 새로 갈고 깨끗하게 닦아 광택이 더해지니 ‘클래식했던’ 구두가 제법 괜찮아 보였다.  버려지지 않은 것에 감사라도 하듯 그 뾰족구두는 반짝반짝 빨간 윤기를 더하고 있었다.

 자그마치 10년 동안의 강제적 칩거였으니 오죽했으랴.

 

 10년 후 다시 신게 된 그 뾰족구두는 여전히 발뒤꿈치의 아픔을 안겨준다.

 1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양 뒤꿈치에 밴드를 붙인다. 순간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왜 나는 뾰족구두를 버리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

 

 10년 만에 우연히 발견된 구두는 새 단장을 거치면 다시 그 사용가치를 회복할 수 있었다. 

 10년 전 그 구두를 신고 걸었던 출근길,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그저 어슴푸레할 뿐이다.

 이십 대의 치열한 감정만 떠오를 뿐 그 기억을 아무리 닦아보고 또 윤기를 더하려 해도 새롭게 단장이 되지 않는다.

 

 10년 전과 달리 이제 나는 구두를 신기 위해 다시 밴드를 찾지 않는다.

 

 10년의 세월을 지내오면서 연약했던 내 뒤꿈치가 어느덧 굳은살로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뾰족구두는 10년의 세월 속에 정지되어 있었지만, 나의 뒤꿈치는 그 시간만큼 강해졌다.

 삶은 그렇게 보내온 시간만큼 쌓이는 경험만큼 맨살의 멍에를 서서히 풀어주는 것 같다. 

 

 

 

 

글 / 김남희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일러스트 /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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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시뜻했다. 한 번 히트작이 나오면 비슷한 것을 계속 만들어대는 방송가의 관행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여겼다.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 편’에 대한 이야기다.

‘남자의 자격’은 바로 그 전에 합창단이 전국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그린 ‘하모니 편’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합창단을 이끈 뮤지컬 감독 박칼린이 일약 전 국민의 스타로 떠오를 정도였다.

 

 

 

  

 

 

 

 

   그런데 또 합창단 이야기라니….

 

시청자들이 질리도록 우려먹을 심산이로구만. 이렇게 비뚜름하게 생각했는데, 우연히 그 오디션 과정을 담은 방송을 지켜본 후에 생각이 바뀌었다. 보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며 감동에 젖은 까닭이다.

 ‘청춘합창단’은 이름처럼 이팔청춘의 젊은이들이 참가하는 노래 모임이 아니다.

 

1960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 즉 우리 나이로 치면 52세 이상 되신 분들에게만 오디션에 응할 자격이 주어진 합창단이다.

그런데 왜 청춘합창단인가.  척하면 삼천리고, 쿵하면 담 넘어 호박 떨어지는 소리라고 했다. 추정컨대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말에서 차용한 것이 틀림없다.         


 청춘합창단 오디션 과정에서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이경규, 이윤석, 윤형빈, 전현무 등 ‘남자의 자격’ 기존 멤버들이었다. 이번 합창단을 이끄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는 기타리스트 김태원과 함께 외부 심사위원인 가수 박완규, 뮤지컬 배우 임혜영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 심사위원들은 합창단을 함께 할 실력자들을 찾기 위해 눈을 빛냈으나, 오디션에 참여한 이들의 사연과 노래를 들으며 본연의 임무를 잊은 듯 흠뻑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 시각에서 봐도 마찬가지였다.  

 

10월에 결혼을 하는 딸을 떠나보내기 전에 홀로서기를 준비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초로의 여성, 90세의 노령이지만 소녀처럼 설레는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할머니, 중국 옌벤에서 교사를 하다가 서울에 온 후 막일을 해왔다는 중년 여성,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중년 남성 등. 모든 지원자들의 사연이 가슴을 울렸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후 서울시립합창단 소속으로 활동했으나 건강 등의 문제로 지방에 내려가 양봉업을 해 왔다는 ‘꿀포츠’ 김성록 씨의 모습은, 그 탁월한 노래 실력만큼이나 이채로웠다. 

 

청춘합창단 오디션 과정에서 새삼 느낀 것은 음악이 삶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훌륭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0대의 한 여성은 “15년 전에 세상을 떠난 아들을 잊으려 몸부림치다가 노사연의 ‘만남’을 들은 이후에 줄곧 이 노래를 부르며 가슴 속 상처를 달랬다”고 했다. 

 

 연전에 외아들을 잃었다는 초로의 부부도 “슬픔을 노래로 달래 왔다”고 했다. 부부는 서로를 애틋한 눈길로 바라보며 함께 노래를 했다. 심사위원들은 모두 눈을 감고 부부의 노래를 들었으며, 여성 심사위원인 임혜영은 줄곧 눈물을 흘렸다.

이경규는 “두 분의 사이가 너무 좋아서 외아들을 잃어버린 사연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못했다”“노래로서 아픔을 치유한 것으로 보였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음악에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은 의학계도 주목하고 있는 사실이다.

 

20세기 중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음악 치료’(Music Therapy)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한국도 1990년대 중반에 음악치료협회가 설립됐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의 정의에 따르면, 음악 치료는 정신과 신체 건강을 복원하고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해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다.

 

장애나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증상이나 기능의 저하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고, 그들의 고통이나 번뇌를 줄여주는 것이 음악치료의 목적이다. 

 특수 교육 기관과 장애 아동 기관들은 교육적 목적으로, 또 정신 병원 등에서는 환자들을 위한 심리 치료 영역에서 음악을 활용한다.  물리 치료와 같은 재활센터,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음악치료 요법을 쓰기도 한다.    

 

 유념할 것은, 이런 요법에는 일정한 자격을 지닌 음악치료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음악 치료사는 환자에 대한 진단 평가를 하고, 치료 목적 및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음악 활동 계획을 세우고 환자의 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전문적인 능력이 없으면서 섣불리 타인에게, 혹은 자신에게 음악 치료 요법을 동원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엔 음악으로 심신을 치유하는 일은 아예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책이 신간 ‘클래식 사용 설명서’(부키 발행)다.

 

이 책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도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깊은 병이 있는 환자에 대한 음악 치료는 전문인에게 맡겨야 하지만, 일상을 사는 사람의 슬픔과 아픔은 자신에게 맞는 음악을 찾아서 스스로 달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잡지에 평론을 쓰고 있는 저자 이현모 씨는 “지난 30여년간 클래식 애호가로서 누린 행복감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클래식은 ‘가정 상비약’이다. 세계 음악사에 남는 명곡을 자신의 상태에 맞게 들어서 심신의 불균형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몸이 피로할 때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전원’, 쇼팽의 야상곡 제2번이 좋다.

어떤 일로 긴장했던 마음을 풀기 위해서는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이 좋다.

우울할 때는 그리그의 모음곡 ‘페르 귄트’에 나오는 ‘솔베이지 노래’처럼 우울한 가락에서 오히려 힘을 얻을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가 신경쇠약증을 이기고 작곡한 피아노협주곡 2번도 좋다.

어떤 일에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때는 모차르트의 작품들이 알맞다. 편안하게 두뇌를 자극하는 음악으로는 하이든의 교향곡 제101번 ‘시계’도 있다.

중, 노년에 이른 사람들은 브람스 곡을 듣는 것이 괜찮다. 브람스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는데 쉰 살에 알토 가수 슈피스를 만나 젊은 시절의 열정을 회복, 교향곡 제3번을 작곡했다. 브람스 교향곡 제4번 제4악장은 31개의 절묘한 변주곡마다 열정, 회환, 고독 명상, 통곡 등 다양한 인생살이의 맛을 표현하고 있어 노년에 위안을 준다. 
 
이렇게 클래식을 우리 일상의 상비약으로 쓰는 사례를 들었으나, 이것이 반드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맞는 음악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명곡이라도 해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소음이다. 임금님 수라에 오르는 음식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클래식 사용 설명서’의 저자처럼 그 방면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의 말을 참고하되, 결국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상관이 없다. 청춘합창단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가요를 통해 삶의 상처를 다스렸다고 고백했다. 스스로에게 맞는 음악을 찾아 삶의 건강을 지킨 모범적 사례들이라고 할 것이다. 

 

청춘합창단은 수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최종 합격자 40명을 선발하고 연습에 들어갔다. 단원의 평균 나이가 62.3세라고 한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인만큼 연습 과정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겠지만, 각자 쌓아온 세월의 내공으로 마침내 아름다운 하모니를 빚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그들의 하모니는, 각박한 세상으로부터 나날이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는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갈 것임에 틀림없다.

 

 

장재선 /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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