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색반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7.08 나의 어린 왕자님, 다윗은 지친 내 마음의 힘 (6)

 이제 4살인 다윗이의 일상은 바쁘다. 일주일 동안 세 번 아침, 점심으로 물리치료, 작업치료, 재활치료를 받
 고 혈소판 수치도 재야 한다.  그 와중에 틈틈이 아끼는 로봇 친구들과도 놀아줘야하고, 장난감 검도 휘둘러
 야 하고, 산책도 나가야 하고, 별로 입맛 당기지 않는 병원 밥도 엄마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꼭꼭 먹어줘야
 한다.

 그렇게 분주한 일상을 소화해야 하는 다윗이의 작은 몸은 누군가 잡아주지 않으면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
 고, 툭하면 피부에는 이유 없이 멍이 들기도 한다. 뇌병변 장애로 근육이 서서히 경직되고, 외부 자극이 없어
 도 혈소판 수치의 감소로 피부의 혈관이 터지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색반증, 이 두 가지 병이 4살 다윗이
 가 떠안고 가야하는 짐이다.


 

“다윗이는 장애 1급이에요. 계속 재활치료는 받고 있지만, 아직 혼자서는 뒤집지도 못해요.”

어머니 정미선 씨가 다윗이를 임신했을 시기는 몸도, 집안 사정도 많이 힘들었을 때였다. 그래서인지, 임신 말기에 임신중독 증상이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다윗이를 제왕절개로 분만하던 출산 당시 잠시 동안 다윗이에게 산소 공급이 끊기게 됐다.

그 때 다윗이의 뇌가 손상을 입었고,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아야 했다. 뇌에 손상을 입어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경직되면서, 자력으로 걷기는커녕 뒤집기를 못하거나 앉을 수도 없었던 것.


다윗이가 태어나고 얼마 안 가 아버지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떴기에 어머니 정 씨는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든 상태였다. 때문에 2년 동안 다윗이는 외할머니의 사랑 속에서 컸다. 30년 만에 처음 본 첫 손주였기에 외가댁에서 다윗이이는 그야말로 어린 왕자님이었다.

  

 

아이가 남과는 다른 장애 1급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혼자 힘으로는 뒤집지 못하기에 항시 곁을 지켜야 하고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어머니 정 씨가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돌아와, 다윗이를 다시 안을 수 있을 때까지 다윗이는 가족들의 사랑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왔다.



또다시 찾아온 불청객,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색반증


그런 다윗이에게 또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30개월 되던 때, 특별히 어디 부딪히거나 넘어지지 않았음에도 이유 없이 피부 아래에 멍이 드는 일이 잦아졌다. 마음을 졸였지만 그런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자 생소한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색반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혈액 내의 혈소판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감소하면서, 출혈이 일어나게 되고 심한 경우 특별한 외부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뇌출혈이나 폐출혈이 급작스럽게 일어나는 질환이다. 혈소판은 우리 몸에 출혈이 일어났을 때 지혈에 관여하게 되는데,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면 지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다윗이가 진단을 받은 후 혈소판 투약 주사를 맞으며 경과를 계속 주시했다. 체내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에 감기 등의 바이러스성 질환에 특히 조심해야 했고, 여러 병원을 이곳 저곳 전전하며 입원을 반복해야 했다.


“의료 지원을 받으려면 한 병원에서 오랜 치료를 못 받고, 한 달 이상 머무르지를 못해요. 집이 전주인데 계속 서울과 전주를 왕복하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녀야 하니까 이동 거리도 무시 못하고, 철새처럼 이리저리 짐 싸서 옮겨 다니는 게 힘들죠.”


지금 입원해있는 연세대 재활치료과 병동에서도 곧 7월이 되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주변에서 효과를 봤다는 치료는 다 받게 하고 싶지만, 모자 가정에 영세민으로 등록되어 있는 형편이라 받을 수 있는 치료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얼마 전 한 TV 방송프로그램의 도움으로 굳어가는 근육과 관절을 치료할 수 있게 엉덩이와 어깨 부분에 보톡스 주사를 맞는 치료를 받았다. 보톡스 주사 한 병에 70만원이고 한 번에 여러병을 맞아야 한다. 다행히 내년까지는 무료 후원을 약속받았는데, 이후를 생각하면 또 막막하기만 하다.

 

다윗이, 코를 잡아요

 “다윗이가 태어났을 때 1.9kg 밖에 되지 않았어요. 손바닥보다 조금 큰 정도였죠. 그 작은 애가 처음 사람을
 보고는 코를 꽉 잡았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자기가 조금만 친해진 사람이 있으면, 코를 꽉 잡
 아요. 마치 나 두고 가지 말라는 듯이요.”


사진을 찍는 동안도,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다윗이는 어머니 정 씨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으면 마음에 안차는 듯이 엄마의 코를 꽉 잡았다. 사람 몸에 여러 부위가 있는데도 유독 엄마 코를 꽉 잡으며 자기를 보라고 채근하는 다윗이. 엄마에게는 그런 다윗의 모습이 마치 혹시 자기가 버림받을까 고민하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혹시 힘겨운 삶에 맞설 용기를 잃을까 이 어린 아들이 벌써부터 걱정하며 지켜주는지도 모른다. 다윗이는 유독 또래 중에서 머리가 좋기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민감한 편이다.

다윗이 봐주시던 의사 선생님이 다윗이는 머리가 좋으니까 머리를 집중적으로 키우라고 하셨어요. 지금 35개월인데 인지 능력은 40개월 정도라고. 안 그래도 돌상에서 장래 꿈이 뭐냐니까 외교관이라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그 나이 아이들이 외교관이 뭔지 단어조차 알까 싶은데, 그런 말을 하다니. 누가 주변에서 외교관이 뭔지 알려준 것도 아니거든요.”

다윗이 머리가 좋다고 자랑을 할 때 엄마 얼굴에 살짝 솜털 같은 웃음꽃이 핀다. 다윗이가 지금 몸은 비록 힘들지 몰라도, 그 몸 안의 영혼은 조숙하고 똑똑하다.

“얼마 전에는 외할아버지한테 전화를 하라니까 안하겠데요. ‘왜?’그러니까 ‘미안해서요. 외할아버지 너무 힘들잖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온 집안 생계를 외할아버지 혼자 일해서 책임지고 있는데 다윗이가 그걸 아나봐요.”

아이는 어른을 가르치기 위해 세상에 온 천사라더니, 고작 35개월인 다윗이는 자신의 아픈 몸이나 불편한 병원생활보다, 가족들이 혹여 자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먼저 배려하는 모습으로 새삼 주변을 놀라게 한다.

“가끔은 이 엄마가 가난하고 힘이 없어 남들 하는 만큼 좋은 치료 다 못해줘서 다윗이에게 미안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애 아빠가 하늘나라 갔을 때, 제 삶의 한 축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는데, 다윗이가 있어서 내가 살 수 있었어요. 지금 엄마란 이름으로 살수 있게 한 것도, 지친 내 마음을 돌봐준 것도 다윗이었어요. 정말 다윗이가 태어나줘서, 감사해요. 다윗이는 나의 힘이에요.”

 

글_ 석현혜 / 사진_ 장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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