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개봉한 황정민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가 천만 관객의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히말라야’는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거두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 산악인 엄홍길과 휴먼원정대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배우 황정민이 히말라야에서 생을 마감한 동료를 찾기 위해 원정에 나서는 엄홍길 대장으로 분했고, 배우 정우는 에베레스트 하산 도중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은 고 박무택 대원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히말라야' 포스터>

 

 

앞서 산악인 박무택(당시 35세) 씨는 2004년 5월 히말라야 등정 후 하산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으며, 박 씨를 부축해 산을 내려오던 장민(당시 26세) 씨도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2003년에는 산악인 백준호(당시 37세) 씨가 히말라야 등반에 나섰다가 눈사태로 실종된 바 있다.


이에 엄홍길 대장은 후배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2005년 휴먼원정대를 꾸렸으며, 원정 76일 만에 박무택 씨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머지 2명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한편 영화에서 고 박무택 대원 역을 맡은 배우 정우는 촬영 내내 고산병에 시달렸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일 힘든 건 두통이었다.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영화 ‘히말라야’는 해발 4500m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촬영이 진행돼 출연 배우들 대부분이 고산병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히말라야’ 개봉에 발맞춰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고산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최근 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 명산을 찾아 고지대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산병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올해 4월 네팔 히말라야 등반에 나섰던 50대 한국인 여성이 고산병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발 6600m 높이의 메라 피크 등반에 도전했던 이 여성은 해발 4800m 지점에서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고, 헬기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히말라야 메라 피크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고산병(high-altitude medical problem)은 낮은 지대에서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로 올라갈 때 산소가 줄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급성반응이다. 고도가 높아지면 공기 중 산소농도가 점차 떨어져 혈액 속에 녹아든 산소량이 줄게 되고, 이로 인해 저산소증이 발생하게 된다. 저산소증에 대한 순응력은 사람마다 다른데, 일반적으로 10명 중 1~2명꼴로 심각한 고산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산병은 산에 오른 지 6시간에서 12시간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저산소증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토할 것 같고, 걷는 것이 유난히 힘들고, 어지럽고,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더 심한 경우에는 시력장애와 이명(耳鳴), 호흡 곤란, 집중력 저하, 오한, 안면홍조, 불면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는 급성 산악병(Acute Mountain Sickness, AMS)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산에 오르는 속도를 낮춰 운동량을 줄이고 의도적인 심호흡으로 혈중 산소 농도를 높이면 증세가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휴식을 취했음에도 증상이 계속 악화될 경우에는 고산 뇌수종이나 폐수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히말라야' 스틸컷>

 

 

고산 뇌부종(High Altitude Cerebral Edema, HACE)은 고산병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로, 뇌 조직에 물이 고여 뇌압이 높아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 경우 극심한 두통과 운동 장애, 미세출혈과 의식저하 등이 나타나며, 12시간 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산을 오를수록 마른기침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두통과 피로가 극심해진다면 고산 폐부종(High Altitude Pulmnary Edema, HAPE)일 가능성이 높다. 고산 폐부종은 폐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면서 폐에 체액이 과도하게 쌓여 호흡이 곤란해지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피가 섞인 가래(각혈)가 나오거나 숨을 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소리(천명)가 나고, 피부나 입술 등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청색증이나 의식저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고산병은 저산소증에 의한 증상이므로 산소량이 많은 저지대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대개 1000m만 내려와도 대부분의 증상이 사라진다. 만약 무리해서 등산을 계속하다가 고산 뇌부종이나 폐부종으로 진행될 경우 산속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이상 증세가 나타날 때는 그 즉시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히말라야' 스틸컷>

 

 

현재까지 고산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전문 의약품은 없는 상태다. 다만 전문 산악인의 경우 고산 적응을 위해 등반 2~3일 전에 이뇨제나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히말라야구조협회 의료 진료실은 이뇨제인 다이아목스를 아침과 저녁에 125㎎씩 복용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저산소증에 대한 순응력이 높을수록 고산병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따라서 급성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과 폐활량을 늘이고, 하루 300m 이하로 산을 올라 산소 부족에 대한 적응력을 서서히 높여가는 것이 좋다. 또한 2500m 이상을 오를 경우에는 도착과 동시에 하루나 이틀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산을 오르기 전과 도중에 충분히 물을 섭취하는 것도 고산병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글/ 권지희 여행작가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람은 정신과 육체로 이뤄져 있다. 몸이 있고, 생각과 느낌이 있다. 생각과 느낌, 마음이 정신이다.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움직여야 한다. 운동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등산을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많다. 오죽하면 산에 가면 죽어가던 사람도 산다고 해서 '산'이라고 했다지 않는가. 그렇다면 정신의 건강은 어떻게 유지할까, 나는 단연코 글을 쓰라고 권한다. 글을 써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정리되고 발전한다. 늘 전신이 살아 있다. 또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한다. 글로써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 그 자체로 위로를 받는다.

 

 

 

 

<출처 : 국립공원관리공단>

  

 

 

그런데 몸의 건강을 돌보는 등산과 정신 건강을 위해 필요한 글쓰기는 서로 닮아 있다. 산은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한발 한발 올라야 한다. 한걸음에 날아오를 수 없다. 글도 마찬가지다. 한자 한자 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산과 글은 공평하다. 제 아무리 용쓰는 제주가 있어도 한 걸음 한걸음 내딛어야 한다.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 사람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차​이 날 뿐, 도중에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정상에 오른다. 글도 쓰면 써진다. 글을 어떻게 써야 잘 쓰냐고 물었을 때, 누군가 그랬다. 한자 한자 쓰라고.

 

  

 

 

 

산을 오르다 보면 그만 두고 싶을 만큼 힘든 고비가 한 두번 온다. 글쓰기도 그렇다. 도저히 못 쓸 것 같은 깔딱고개를 만난다. 산에서 깔딱고개를 만났을 때는 쉬어가는게 맞다. 자칫하면 자동차 배터리 방전되듯이 다시 시동이 안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고비를 만나면 글과 억지 씨름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글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돌파구가 생긴다. 산에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오르막의 탄식과 내리막의 환희 모두 하수다. 오르막에서는 내리막을 기대하며, 내리막에는 오르막을 대비하며 평상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글쓰기도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끙끙 앓다가 술술 써지기도 하는 게 글이다. 막힐 때 좌절해서도, 잘 써질 때 자만해서도 안된다.

 

산에 오를 때는 나무도 보고 숲도 봐야 한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눈 여겨 보는 세심함과 함께, 전체 풍광을 조망하는 눈을 겸비해야 한다. 그래야 온전히 산을 즐길 수 있다. 글 역시 어휘력이나 표현 능력도 필요하지만 글의 전체 얼개를 짜는 구성 역량이 필요하다.

  

좋은 글은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도 훌륭하고, 전체 숲의 짜임새도 좋다.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지도가 필요하다. 산행 도중에 이정표도 봐야 한다. 글도 설계도가 필요하다. 긴 글은 개요를 짜놓고 시작하는 게 좋다. 또한 읽는 사람을 위해 중간제목을 달아주는 친절함도 필요하다.

 

오를 때는 힘들지만 오르고 나면 뿌듯하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오르면 더 뿌듯하다. 글도 그렇다. 누구도 산을 대신 올라줄 순 없다. 글쓰기도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고독한 작업이다. 간혹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르듯이 남의 글을 훔치는 경우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빠르고 힘은 안 들지만 보람과 기쁨이 없다. 사고가 나면 십중팔구 사망이다. 산에 오르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또한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산의 높이가 있다. 글도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저 쓰면 된다. 글에는 정답이 없다. 자기가 쓰는 것이 정답이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처음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글도 처음으로 돌아가 복기해야 한다. 동행하는 벗이 있으면 덜 힘들다. 가벼운 술 한 잔은 힘을 내게 한다. 마주 오는 사람이 ‘수고하세요.’라며 격려하면 더 힘이 난다. 글쓰기도 꼭 그렇다. 꽃과 풀 내음은 등산에 활력소가 된다. 글을 쓰다 지치면 책을 읽거나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게 상책이다.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체력이다. 글도 기교보다는 그 사람 자체가 얼마나 솔직하고 진실하며 진정성 있는가에 달려 있다. 글을 잘 쓰려면 잘 살아야 한다. 정상에 오르고 나서야 비로소 사방으로 전체 산의 모습이 보인다. 글도 다 쓰기 전까지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이며, 캄캄한 방에서 출구를 찾아 암중모색하는 과정이다.

 

산 한번 올라가 보지 않은 사람 없다. 누구나 산에 관해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아무리 낮은 산도 얕잡아 보면 당한다.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얕잡아볼만한 글은 없다. 아무리 짧은 글도 쓰기 쉽지 않다. 또한 잔뿌리에 걸려 넘어지듯이 사소한 오탈자 하나가 글을 망친다. 산에 많이 올라 본 사람이 잘 오른다. 글도 많이 써본 사람이 잘 쓴다. 글쓰기를 강연이나 글쓰기 책으로 배울 수 없다. 글쓰기는 글을 써야 배울 수 있다.  쓰는 게 글쓰기의 왕도다. 하산을 잘해야 한다. 글도 쓰는 것보다 고치는 게 중요하다. 잘 쓴 글은 없다고 했다.

 

잘 고쳐 쓴 글만 있을 뿐, 욕심을 버려라. 산도 글도 욕심이 문제다. 고은 시인의 시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꽃이 보인건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도 잘 쓰고 싶은 욕심을 버려야 잘 쓴다. 당신은 히말라야를 등정하는 전문 산악인이 아니다. 시인이나 소설가처럼 쓸 필요 없다. 그러니 욕심을 버리고 자신 있게 써라. 

 

글/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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