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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02 영화 ‘23 아이덴티티’ 속 해리성 정체감 장애 (1)





1999년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식스센스’를 통해 반전영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신작을 내놨다. 영화 ‘23 아이덴티티’는 23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제임스 맥어보어)이 지금껏 드러난 적 없는 24번째 인격의 지시로 소녀들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심리 스릴러다.



<이미치 출처: NAVER영화 '23아이덴티티' 스틸컷>



영화는 1977년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일어난 ‘빌리 밀리건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납치와 강간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빌리 밀리건(1955~2014)이 세계 최초로 24개의 인격이 존재하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진단을 받아 최종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이다.


당시 밝혀진 빌리 밀리건의 24개 인격은 지적이고 합리적인 22세 영국인 아서, 난독증이 있는 3세 크리스틴, 공감능력이 뛰어난 8세 데이빗, 동성애자인 19세 아달라나, 탈출 기술이 뛰어난 16세 예술가 토미, 23세의 유고슬라비아인 레이건 등 성별과 연령대, 고향, 종교, 목소리, 억양, 성격 등이 모두 달랐다.


당시 수사관과 의사들이 가짜 연기를 의심해 다양한 검사와 취조를 진행했는데 빌리 밀리건은 그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그는 고등학교 중퇴의 학력이었지만 아서라는 인격이 지배하면 아랍어와 아프리카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수학과 물리학, 의학에 관해 전문가적 식견을 보였다. 또한 레이건일 때는 크로아티아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했으며, 토미로 분할 때는 전자제품을 능숙하게 다뤘다. 이러한 능력은 단순한 연기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미치 출처: NAVER영화 '23아이덴티티' 스틸컷>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빌리 밀리건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정서불안을 겪었고, 두 번째 아버지의 자살을 계기로 5세 때 크리스틴이라는 인격이 처음 형성됐다. 이후 세 번째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받으면서 9세부터 수십 번에 걸쳐 인격 분리가 나타났다. 이후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빌리 밀리건은 10년 후인 1988년 법원에서 완전히 치료됐다는 판정을 받고 석방됐다. 영화감독과 제작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빌리 밀리건은 2014년 오하이오 주의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빌리 밀리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개봉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해리성 정체감 장애(DID,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란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정체감이나 인격이 존재하는 상태를 말한다. 평균 5~10개의 인격이 번갈아가며 그 사람의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인격이 주도권을 잡으면 다른 인격들은 활동을 멈추며, 다른 인격이 모습을 드러내면 나머지 인격들은 그 기간 동안 기억을 잃는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한동안 ‘다중인격장애’로 불렸으나 1994년 정식 병명이 바뀌었다. 전 세계적으로 1~3퍼센트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들은 성별이나 나이, 인종이나 문화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격을 나타낸다. 하지만 드물게 빌리 밀리건의 경우처럼 환자가 전혀 알 수 없는 분야의 지식이나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언어를 구사하기도 한다.





또한 환자들은 자신 이외의 다른 인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다. 각각의 인격이 경험한 일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망각으로 보기에는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거나 중요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빌리 밀리건도 다른 인격들이 그를 지속적으로 통제해 17세 이후부터 기억이 없으며, 가끔 본래의 인격이 깨어날 때마다 자신도 모르는 행동 때문에 비난받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발병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환자 대부분이 어린 시절 신체적 폭력이나 성적 학대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끔찍한 사고의 목격 등 정신적 충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학대나 폭력, 전쟁과 재난처럼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경험했을 때 방어기제로 해리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고통이나 충격을 겪었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 이외의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환자의 75~90퍼센트가 여성이다. 폭력의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주된 원인이어서 대개 9세 이전 아동기에 발병한다. 이 때문에 확진이 쉽지 않고 치료 효과도 높지 않다. 실제로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경우 다른 정신적 질환과의 구분이나 공존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하기 때문에 확진까지 평균 7년이 소요된다.


치료는 각각의 인격에 대한 충분한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리치료가 필수적이다. 보조적으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와 같은 약물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 입원 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글 / 권지희 여행작가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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