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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유기그릇] 생명을 담은 느림의 미학 '유기' 과거 현대인들에게 속도는 미덕이었다. 매일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일상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여유가 생기고 건강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느림'은 이제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삶 주변에는 오히려 과거를 쫓고 전통에 숨겨진 우리네 조상의 지혜를 따르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다. 그 느림의 미학을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국 전통의 놋그릇 '유기'이다. 필자는 올해 설을 맞아 장인, 장모님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와이프와 두 자녀까지 모두 네 식구의 수저는 물론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을 담는 접시까지 풀세트로 말이다. 명절 때마다 입버릇처럼 건강을 강조하시는 장모님의.. 더보기
빠름 빠름, 빠름의 딜레마 따스한 햇볕이 쏟아지는 어느 이른 아침. 달팽이가 거북 등을 타고 학교에 간다. 참 운이 좋은 날이다. 달팽이는 오늘 자전거를 태워주는 동네 맏형을 만난 셈이다.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흥에 겨워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의 눈에 이웃 마을 달팽이 형이 들어온다. 잘해주는 형인데 의리가 있지…. 반갑게 형을 부른다. “형, 빨리 타. 그런데 이 거북 형 엄청 빨라. 꼭 안 잡으면 위험해.” 자신만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보여주는 얘기다. 하지만 나에겐 고운 햇살을 받으며 정겹게 학교 가는 ‘느림보 삼형제’가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이 시대 빠름의 상징 'LTE' LTE(long term evolution)는 이 시대 빠름의 상징이다.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은 너나없이 ‘빠름 빠름’을 외친다... 더보기
디지털시대 아날로그로의 회귀(回歸) 지금 이 기사를 무엇으로 보고 있나요? 컴퓨터? 스마트패드 혹은 스마트폰? 우리는 지금 이처럼 디지털 디바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아침에 출근길 전철 안의 풍경을 보면 십 수 년 전에는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핸드폰의 보급화 이후 통화하는 사람들, 문자메시지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열에 아홉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저마다의 세계에 빠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점점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생활 속에서 느림을 찾아보려고 한다. 조리하는데 오래 걸리지만 몸에는 더 좋은 슬로푸드(slow food)를 먹고, 천천히 걷는 산책을 즐기며, “느림의 미학”이라는 책도 여러 권 출판되어 있다. 키보드로 입력하는 대신 직접 펜으로 써야하는 메모수첩, 다이어리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