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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그림 / 김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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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정이 늘고 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혼밥’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혼자가 편하고, 인맥을 늘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사람들과의 만남을 꺼린다.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 하지만 그 속에서 군중 속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은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혼자가 편한 것일까? 정말 혼자가 편한 것일까? 

 

  

‘혼자’가 좋은 이유?! 성격을 들여다보자

 

몇 가지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어렸을 적부터 혼자서 지낸 것을 학습한 경우다. 요즈음 혼자 노는 사람들은 노인들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핵가족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도시문화 속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렸을 적부터 함께 어울려서 집단으로 놀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혼자 놀았던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본래 좋은 것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것을 찾는 법이다. 중년이나 노인들을 보라. 그들도 어린시절 경험으로 어떻게든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여전히 즐겨 하지 않는가.

 

그 다음은 성격 때문이다. 성격적 이유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회피적인 성격은 혼자 지낸다. 이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수용 받지 못하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여 만남을 회피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항상 인정받고 수용 받기는 힘 들다. 때로는 무시당할 수도 있고,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은 정말 믿 을 수 있는 소수의 사람과만 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꺼린다.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성격 역시 혼자 논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고,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일이나 음식도 마다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일들은 자기중심적 사람들에게 심리 적 불편감인 불안을 유발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불안을 떨쳐 버리기 원한다. 결국,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은 남을 위해서 자신의 것을 희생하거나 포기하기는 것이 과도한 불안을 초래하기 때문에 혼자 노는 것이다. 

 

 

문명의 발달, 혼자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나를 만든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 마음이 존재한다.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함께 있기를 원하는 마음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잡기 원한다. 혼자 있다 보면 함께 있고 싶어지고, 함께 있다 보면 혼자 있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바로 대부분의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람의 마음이 라고 할 수 있다. 계속 혼자 있는 것이 좋다거나, 계속함께 있어야만 한다면 이것은 심리장애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사람들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이유 도 현대 사회가 사람을 혼자 놀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함께 하지 않으려고 해도 누군가와 늘 함께 있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통신의 발달은 결국 사람들에게 족쇄를 채워주었다. 예전에는 자녀들이 집을 뛰쳐나가면, 부모는 맨발로 뛰어다니면서 자녀를 찾아 헤맸다. 지금은 어떤가? 자녀들이 집을 나가면 일단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퇴근하면 일에서 해방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과 통신수단의 발달로 집에 가서도 회사 일을 거 의 똑같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문명의 발달은 사람들로 하여금 혼자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핸드폰 위치 추적을 해서라도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전국에 깔린 수억 개의 CCTV를 통하여 지금도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혼자 있기를 원한다. 함께 있는 것이 지겹고, 함께 있다 보면 ‘나’는 사라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 처음에는 좋지만 조금씩 심심해지고, 처음에는 독립감이었는데 나중에는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고, SNS로 안부를 남긴다. 물론 이러한 부분에서 문명사회는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한편 언제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물꼬를 마련해주고 있다. 

 

 

사람들 속에서 '나'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너무 식상한 표현이다. 너무 식상하다는 것은 그만큼 맞는 것이다. 맞기 때문에, 계속 회자되고 그래서 식상해지는 것이니까. 언제나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사는 우리의 인생에서 가끔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꿀맛 같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기를 원한다. 이렇게 우리의 인생은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인생이다.

 

만약 혼자 지내다가 다시 사람들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면, 그것은 사람들 자체가 싫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누구와 함께 있든지 자기 생각과 감정, 욕구와 의지는 그 누구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자신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누다심(심리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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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 김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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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얼굴이 잘생김), 냉무(내용이 없음), 쌩얼(화장하지 않은 민낯), 생선(생일선물),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눈팅(글을 보기만 하고 댓글이나 추천은 안하는 것)….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이런 줄임글은 어느 정도 눈이나 귀에 익어 대충 뜻을 헤아린다. 하지만 21세기 소통혁명으로 불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너무 생소해 뜻을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줄임말도 많다. 언어의 최우선 기능이 소통이라는 점에서 인터넷시대의 줄임말은 나름 역할이 있다는 주장과 언어의 줄임현상이 너무 심해지면서 고유언어를 왜곡하고 표준말의 표기조차 서툴러진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선다.

 

 

 

세종대왕이 들으면 당황할 대화들

 

“부장님, 오늘 생파에 생선없으면 저 안습입니다.” 세종대왕이 들으면 당황할 말이지만 요즘엔 직장인사이에서도 흔히 쓰이는 인터넷 줄임말이다. 풀어보면 ‘부장님, 오늘 생일파티(생파)에 생일선물(생선) 없으면 저 눈물납니다(안습)”의 뜻이다. 젊은층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줄임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용 연령층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선 온라인 줄임말에 익숙하지 않으면 ‘인터넷 왕따’로 까지 몰릴 지경이다.

 

흠좀무(흠...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겠다), 안습(눈물나게 슬프다), ㅊㅊ(친구 추천), __(황당하거나 어이없다는 뜻), 즐(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비꼴때 쓰는 표현), 즐~(즐겁다는 뜻), 움짤(움직이는 사진), 자삭(자신이 올린 글을 스스로 지우는 것), 배라(배스킨 라빈스)에 이르면 표현이나 말의 국적(?) 자체가 불분명해진다. ‘우리말이 중국말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이런 말줄임 현상을 어찌 생각할까. 재미난 상상이다.   

 

 

 

온라인 줄임말 오프라인으로

 

말이 갈수록 짧아진다. 모든 것이 빨라지는 시대에 경제성 측면에서 말이 짧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제일 좋아를 ‘젤 좋아’, 내일 보자를 ‘낼 보자’, 자기소개서를 ‘자소서’, 베스트프렌드를 ‘베프’로 줄여 말하는 것 등은 오프라인에서도 일상적 어법이다. 하지만 40, 50대에서는 너무 생소한 말들도 넘쳐난다. 언젠가 한 TV프로에서 ‘지대’라는 단어의 뜻을 50대에게 물었다. ‘얼굴이 땅처럼 넓은 사람’, ‘힘들때 기대라’, ‘계집애들의 대장’ 등 재미난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이 말의 뜻은 ‘제대로’라는 말의 변형 줄임말이다. 어원과는 달리 엄청난, 좋은, 훌륭한, 무척 등의 의미로 쓰인다. 50대가 엉뚱한 대답을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변형이다.

 

신문·방송 등 언론매체도 줄임말 사용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 기사들의 제목은 아예 줄임말을 쓰기 일쑤고, 제목 글자 수에 제한을 받는 신문도 줄인 제목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강부자’(강남에 사는 부동산 부자),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국조(국정조사) 등은 신문 헤드라인에 자주 등장한 줄임형 제목들이다. 대학·취업문이 좁아지면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언급되는 ‘스펙’(specification)은 줄임말이 일상용어로 쓰이는 대표적 사례다. 고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줄임말은 넘쳐난다. 시간이 맞는 친구들끼리 밥을 먹으며 공부하는 ‘밥터디(밥+스터디)’, 잔심부름만 하다가 가는 행정인턴의 줄임말 ‘행인’, ‘북붙’(복사해서 붙여넣기) 등은  대학가에서 유행하는 줄임말이다.

 

 

 

언어로 기상세대와 차별화 심리

 

온라인에서 줄임말이 늘어나는 것은 인터넷, 휴대폰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용량을 줄여 통신비를 아끼고 핵심내용 전달로 소통을 빨리 하려는 목적이 크다. 하지만 ‘빠름’만이 온라인 줄임글의 목적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온라인 문자에서는 너무를 ‘넘후’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획수가 늘어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온라인 줄임말을 양산하는 것은 청소년 세대다. 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시기라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차별화된 뭔가를 원한다. 즉 청소년은 어른 세대와 차별되는 용어를 쓰고자 하는 심리가 강한데 온라인이 이런 공간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끼리끼리 쓰는 언어’에 동질감을 느끼면서 줄임말이 젊은 세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젊은세대는 ‘동질감’을 중시한다. 무리의 다수와 다른 견해를 섣불리 표출하면 이른바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자기만 모르면 뒤처진다’는 불안감 때문에 SNS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세대에 줄임말들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TV프로들의 경우 그들이 사는 세상,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도전은 왠지 촌스럽고 ‘그사세’, ‘우결’, ‘무도’로 불러야 폼(?)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청소년 세대다. 

 

 

 

"소통우선이다" vs "언어훼손이다"

 

온라인 줄임말에 대해선 찬반이 갈린다. 옹호론자들은 언어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줄임말은 효율적인 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언어는 결국 서로의 약속인만큼 그들이 정한 줄임말로 소통을 원활히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대론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무엇보다 온라인 말줄임은 세대간의 소통을 ‘불통’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말줄임으로 올바른 언어사용이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터넷 용어를 남발하면서 표준말 표기가 서투른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온라인 말줄임은 찬반이 갈리지만 익명이 특징인 인터넷에서 비속어, 욕설 등이 넘쳐나는 것은 더 문제다. 교실에서의 언어폭력뿐 아니라 인터넷 악성 댓글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중·고생까지 생겨나는 형국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고운말은 개인의 품격이자, 나아가 국가의 품격이다. 거친 말은 독으로 돌아오고, 고운말은 덕으로 돌아오는 법이다. 올바른 언어의 사용은 성공적인 삶, 품격있는 삶으로 이끄는 ‘제1의 습관’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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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가 멀리서 아는 사람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당신은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다가가서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그런데 그 사람은 당신의 인사에 당황하면서 멋쩍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죄송한데요, 저희 어디서 만났죠?”

 

 

 

 

얼굴실인증(?)을 겪는 사람들

 

이처럼 자신을 기억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대방 때문에 당황스러움을 느낄 때가 왕왕 있다. 유명배우 브래드 피트도 그런 사람이다. 얼마 전 그는 한 패션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안면실인증(prosopagnosia)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면실인증이란 시각 같은 감각 기관이나 지적 능력, 그리고 주의력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숙한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다른 말로 안면인식장애(face blindness)라고도 한다.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는 사람들을 만나서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때 ‘우리가 어디서 만났는지 말해달라’고 질문을 하곤 하는데, 상대방들은 이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달리 모욕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요즘 집에만 있는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배우가 사람들의 얼굴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니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국내 연예인들 중에도 안면실인증을 겪는다고 고백한 이들이 있다. 바로 가수 신해철과 호란, 그리고 배우 조미령이다. 이들이 방송에서 안면실인증을 고백한 이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자신도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걱정어린 글들이 쏟아지곤 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을 만나는 우리

 

정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안면실인증을 겪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심스럽다. 진짜 안면실인증과 얼굴에 대한 기억력 부족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에는 얼굴을 알아차리는 독립적인 영역(우뇌 뒤쪽, 측두엽과 후두엽의 중간 부위)이 존재하는데, 이 부분이 사고를 통해 직접 손상이 생길 경우 안면실인증을 겪게 된다고 말한다. 뇌 손상으로 인해 안면실인증이 생기게 되면 그 누구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한다. 심지어 평생을 함께 살았던 가족들의 얼굴까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안면실인증의 특징이다. 그래서 이들은 목소리, 걸음걸이, 옷, 머리 색깔 등 다른 특징으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심한 경우가 아니라 그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라면 안면실인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연예인들처럼 많은 사람들을 스쳐가듯이 만나야 하는 직업이라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 굳이 연예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대인들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깊이 있는 관계가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모임에 가든지 서로 연락도 하지 않을 명함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지 않는가? 서랍에 수북이 쌓여 있는 명함이 그 증거다. 어쩌면 현대인들이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얼굴을 잘 기억하는 전략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가 막히게 사람 얼굴을 기억해 내는 사람들이 있다. 몇 년이 흘러도 단번에 기억해 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능력은 자신의 직업이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어떻게 해야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사실 얼굴인식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인지 능력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지게 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생후 3개월만 되어도 사람의 얼굴을 다른 형태(세모와 네모 등)보다 더 선호하는데, 특히 친숙하지 않은 얼굴보다 친숙한 얼굴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갖게 되는 능력이긴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얼굴을 인식하는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정보처리 능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우선 전체적인 얼굴의 이미지에 더해서 그 사람의 나이와 성별, 얼굴 표정, 그리고 매력정도(예쁘거나 잘 생긴)도 중요한 정보라고 한다. 보통의 경우는 얼굴을 보면 이 정도의 정보만 추론하긴 하지만, 얼굴을 보다 잘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중요한 정보 한 가지를 추가해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 사람(얼굴)만의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다.

 

혹시 주변에 일란성 쌍둥이가 있는가? 그들을 떠 올려보라. 유전자가 100%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는 외모가 정말 비슷하다. 더군다나 많은 쌍둥이들은 옷까지 비슷하게 입는 경우가 많아서 헷갈릴 때가 정말 많다. 이 때 주변 사람들은 쌍둥이들의 얼굴을 구분하기 위해 나름의 특징을 찾는다. 예를 들어 코 밑에 점이 있으면 형이고 없으면 동생이라는 식이다. 만약 옷 입는 스타일이 다르다면 이런 것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전 세계의 기억력 대회에서 제시하는 과제 중 하나가 처음 보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암기하는 것인데, 이 과제에서 좋은 수행을 보이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 역시 얼굴의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얼굴을 잘 기억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자신과 연관된 누군가와 연합시키는 것이다. 업무차 만났던 A씨가 사촌동생 B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A와 B가 함께 이야기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좀 엉뚱하긴 하지만 A에게 “혹시 B를 알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다. 두 사람이 서로를 모른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이런 질문을 하면 A에 대한 기억을 B와 더 확실하게 연합시킬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자신과 연관된 것일수록 기억을 잘하는 현상을 자기 참조 효과(self-reference effect)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들의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서 꼭 기억해야 할 전략이 있다. 바로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힘쓰는 것이다. 만날 사람들은 많고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한 일상에서 가끔은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얼마나 그의 안부를 알고 있는지 말이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괴로워하기보다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의 얼굴을 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글 / 칼럼니스트 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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