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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불만과 행복의 상관관계

 

 

 

 

  

        당신 주변에 불평불만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 사람은 행복할까, 아니면 행복하지 않을까? 이와 반대로

        불평불만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이 사람은 과연 어떨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불행하고,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도 하다. 왜 그럴까?

 

 

                           

 

 

 

피할 수 없는 불평불만

 

세상이 마냥 행복하게‘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둘 중 하나다. 도(道)를 깨달아 세상의 대소사를 초월했거나 아니면 세상을 제대로 인식할 능력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엄습해 오는 걱정과 불안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실패한 사람은 나름의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성공이 끝날까봐 불안해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내가 땅을 사면 사촌에게 미안하다. 가진 자는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이 나고, 못 가진 자는 못 가져서 분통을 터뜨린다.

 

어떻게든 우리 마음은 편치 않을 때가 많고 이럴 때 터져 나오는 것이 불평불만이니, 어쩌면 불평불만은 우리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행하게 만드는 불평불만

인류는 오래 전부터 삶의 고통이 자신의 생각에서 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교와 힌두교를 중심으로 발달한 명상과 수행에서는 생각을 고통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생각을 없애는 다양한 방식들이 발전해 왔다. 이러한 원리를 수십 년 전부터는 심리학자들과 정신과 의사들이 적극 받아들여서 다양한 방식의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부정적 생각 때문에 불평불만이 나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을 버리면 불평불만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이뿐 아니다. 불평불만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제 아무리 좋은 것을 갖다 주어도 불평불만하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처리하는 경향성이 있음을 증명했다.

 

결국 불평불만이란 우리의 마음에 있는 부정적 생각을 표출하는 동시에, 주변 사물을 계속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도 피곤함을 느끼고 하나 둘 떠나버리면 불행의 최고봉에 설 수도 있다.

 

 

 

행복하게 만드는 불평불만

그런데 불평불만을 어느 정도 한 후에는 이내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치 자신의 기분회복을 위해서 불평불만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많은 학자들은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웨스턴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심리학자 로빈 코발스티는 걱정을 묶어두지 말고 자유롭게 풀어놓으라고 격려한다. 걱정을 늘어놓는 것이 우울증 등 심신의 질병을 막아주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적절하게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사람들, 즉 자신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일념으로 혼자서 모든 것을 끙끙대는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지 않은가!

 

탄식이 정화 작용을 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다. 많은 문화권에 존재하는 ‘애가’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눈물과 탄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 치유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서양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恨)’이라는 정서가 있다. 우리민족은 한이라는 정서를 노래와 민담, 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기도 했다.

 

 

 

어떻게 불평불만을 해야 하나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행하기 만들기도 하는 불평불만.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불만을 하기 전에 불평불만의 목적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자신의 근심과 걱정을 털어놓겠다는 목적이라면 좋다. 다시 말해 여기서 불평불만을 하고 나름의 위로를 받겠다고 결심하고 불평불만을 하면 정화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마치 가톨릭교회에서 하는 고백성사처럼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평불만을 잘 받아줄 대상이 필요하다. 고백성사는 사제가 받아주고, 심리상담에서는 심리학자가 받아준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아가도 좋고, 아니면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가까운 사람(가족, 친구 등)을 찾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이런 명확한 목적의식 없이, 그리고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불평불만은 하면 할수록 고통에서 빠져나기 힘들다. 부정적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더 커지고 구체화된다. 이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당신을 위로를 해주기는커녕 떠날지도 모른다.

 

오늘부터 함께 모여서 행복을 가져다주는 불평불만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강현식 심리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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