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덜 탐한다고 하면 옳을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그렇다. 상대방의 돈벌이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대구KBS 아침마당에 출연한 적이 있다. "출연료 얼마나 받았어요" 여러 사람에게서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결론은 아직 모른다. 얼마든 줄 모양이다. 방송국에 갔더니 주소와 주민등록번호, 은행 계좌번호를 적어내라고 했다. 거기에 금액은 나와 있지 않았다. 입금돼야 얼마인지 알 수 있을 터. 지금까지 방송에 세 번 나갔지만 출연료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 주면 받고, 안 줘도 그만이다. 맨 처음 방송 출연은 국군의 방송 라디오.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10여분간 생방송으로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몇 만원인가 받았든 기억이 난다.

 

두 번째 방송 출연은 2011년 한경와우TV 스타북스. 세 번째 에세이집인 '여자의 속마음' 저자로 나갔다.  그런데 1시간 출연하고도 돈을 받지 않았다. 그냥 두라고 했더니 주지 않았다. 인세도 마찬가지. 그동안 8권의 에세이집을 냈지만 특별히 인세로 받은 것은 얼마 안 된다. 출판사에서 챙겨주면 받고, 안 줘도 이상할 게 없다. 돈을 생각하면 순수성이 사라진다. 나의 지향점은 순수 그 자체. 세 끼 밥 먹고 건강하면 되지 않겠는가.

 

 

 

 

돈 만큼 치사한 것도 없다. 그것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돈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도 있다. 슬픈 일이다.  돈은 욕심을 낸다고 벌 수도 없다. 재테크에 관한 책은 여전히 인기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을까.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다.

 

 

 

 

돈은 나이들수록 더 필요하다. 우선 나가는 돈이 많다. 이곳 저곳 애경사를 챙겨야 한다. 품위를 유지하는 데도 없어선 안 된다. 병원비도 만만찮다. 자식들도 경제력 있는 부모를 더 좋아한다. 직접 부양하지 않아도 되거니와 용돈까지 얻어쓸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를 철저히 할 때만 가능한 얘기다.

 

 

 

 

친한 고향 선배와 점심을 했다. 공직에 계셨던 분이다. 4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파다 퇴직했다.  재테크에 관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작은 평수라도 서울 강남에 집을 장만한 것을 주문했다. “강남은 오를 땐 크게 오르고, 소폭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그랬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강남북간 차이가 지금처럼 크진 않았다. 나와 아내는 집에 관심이 없다. 한 사람이라도 관심이 있었으면 강남을 두드렸을 지도 모른다. “늦었지만 아내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그럼에도 선배의 충고가 왜 공허하게 들릴까.

자랑하고 심정은 누구에게나 있다. 정도가 심한 사람이 있는 반면, 전혀 내색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남들보다 나으면 자랑하고 싶어 한다. 인간만 그런 것이 아니다. 국가도, 기업도 마찬가지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이루면 성취감을 맛본다.

 

 

 

 

가장 치사한 것이 돈 자랑이다. 돈이 많다고 떠벌리는 사람들이다. 진짜 돈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한다. 골프연습장이나 헬스클럽에서 자랑하는 이들이 많다.  일정한 직업 없이 돈푼이나 만지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재산목록을 줄줄이 왼다. 남이 들어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지극히 짜다는 것. 커피 한 잔 제대로 권할 줄 모른다. 그러니 대접을 받을 리 없다. 그런 사람들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지인들과 점심을 하면서 돈 얘기가 나왔다. 모두 월급쟁이어서 이런 저런 일화를 털어놨다. 월급쟁이에게 월급을 말하는 것은 대단한 결례다. “자네 월급은 얼마나 되나. 그것 받아가지고 살 수 있겠어.” 이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꺼내는 이들이 있다.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받을 수 있다. 보태줄 마음이 없다면 묻지 말아야 한다. 돈 자랑은 제 얼굴에 침뱉기다.

 

돈이 좌우하는 세상이다. 서글프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인생의 목표도 그것이 돼 버렸다. 그 가치는 점점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돈이 없으면 좋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을까. 다시 말해 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가지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시골 초등학교 친구가 회사 가까운 곳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다. 아주 성실한 친구다. 가끔 만나 점심을 한다. 강남의 3인조 얘기를 했다.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강남에서는 친구 3명이 한 조가 돼 움직인다고 했다. 한 명은 부자, 다른 한 명은 제 밥값 내는 사람, 또 다른 한 명은 부자 심부름을 해주는 사람. 이처럼 두 명은 심심하고, 세 명이 몰려다닌다는 것. 즉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밥값을 내주면서 어울린다고 했다. 따라서 셋 다 밥값을 하는 셈이다.


웃지못할 에피소드다. 실제로 돈이 없으면 친구를 만나기도 어렵다. 밥을 얻어먹는 것도 한 두 번이다. 남이 서너 번 사면 나도 한 번은 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도 멀어진다. 이 치사하더라도 악착같이 벌어야 하는 이유랄까.


글 /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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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군.. 2015.06.08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은 정말 사람과는 애증의 관계라고 할 수 있죠..

  

 

 

 

 

 

 

 

 

'OOO병원, 차세대 로봇수술기 이용 암 수술 성공' XXXX병원 "위·신장암 동시 로봇수술 성공' 'XXXX병원 "위·신장암 동시 로봇수술 성공' '△△△ 비뇨기과 로봇수술 100건 돌파' '◇◇◇◇병원, 부인과질환 싱글 포트 로봇수술 성공'

 

잊을 만하면 언론에 나오는 로봇수술 관련 기사다. 주로 로봇수술의 우수성을 부각하는 홍보성 내용이다. 로봇수술을 하면 치료 효과가 좋다는 걸 마치 주문을 외우듯이 끊임없이 머릿속에 주입한다. 실제로 병원계에 로봇수술은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빅5'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서울대 병원, 연세 세브란스 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물론이고 지방의 제법 규모가 있는 병원들도 앞다퉈 값비싼 로봇수술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최신 의료기기를 갖췄다고 널리 알려 환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최첨단 의료장비로 무장했다는 것만큼 좋은 홍보수단은 드물기 때문이다. 

 

로봇수술은 과연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일까? 모든 일이 그렇지만, 로봇수술에도 장단점이 있다. 내세울 만한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수술할 때 찢는 부위가 적기에 흉터가 작다. 미용 측면에서 봤을 때도 그렇고 기존 개복 수술보다 흉터가 아무는 데 드는 시간이 적게 걸린다. 그래서 입원 기간도 줄어든다. 수술 후에 보기 좋고 상처가 더욱 빨리 아물어 상대적으로 고통을 덜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모든 암이 로봇수술을 했다고 전통적인 수술법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제한된 암에서만 기존 수술보다 치료 효과가 조금 낫게 나올 뿐이다.

 

 

 

 

 

 

로봇수술이 논란이 되자 신의료기술을 평가하는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이 나섰다. 두 차례에 걸쳐 메스를 들이대며 로봇수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결과는 로봇수술 옹호론자에겐 실망스럽겠지만, 예상대로였다. 일부 질병을 빼고는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 등에서 기존 수술보다 효과가 눈에 띄게 좋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2014년 4월 보의연은 1차로 로봇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5개 질병(전립선암, 신장암, 직장암, 위암, 갑상선암)을 선택해 로봇수술 관련 국내외 연구논문들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비용대비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결과를 보자. 전립선암의 경우에만 로봇수술이 개복수술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 등 기존 수술보다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좋았을 뿐이다. 위암 등 나머지 암에서는 차이가 없는 등 유의점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보의연은 8개월이 지난 2014년 12월에 로봇수술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2차 연구결과는 내놓았다. 1차 발표 때와 결과는 비슷했다.

 

 

 

 

 

 

보의연이 검토대상으로 테이블에 올린 질병은 자궁암, 결장암, 방광암, 폐 및 기관지암, 구강 및 인후두암, 식도암,부신암 및 신우요관암 등 로봇수술 빈도가 높은 7개 암이었다. 조사 결과, 로봇수술이 로봇을 이용하지 않은 기존 수술 방식보다 합병증 발생률이 의미있게 낮은 경우는 자궁암뿐이었다. 나머지 암 중에서 일부에서는 겨우 회복기간을 약간 줄였을 뿐이었다. 이처럼 월등하게 나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다면, 가격이라도 싸면 좋을 텐데, 로봇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에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어 환자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준다. 갑상선암과 전립선암에 많이 쓰이는 다빈치 로봇수술의 경우 500만원~1천500만원 선이며, 지난 2011년 당시 보의연이 살펴보니 일반 수술보다 2~6배나 비쌌다.

 

 

 


 

 

병원으로서는 비급여수술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보니, 로봇수술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의료연대본부는 2014년 10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이 고가의 로봇수술을 활성화하려고 의사에게 건당 30만~50만원의 수당을 주었다고 공격했다. 의사가 로봇수술을 권하면 환자는 수술비가 비싸도 의사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시립병원에서 서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과잉진료를 유발한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의사들은 비용대비 효과가 의심스러운 로봇수술에 대해서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로봇수술 비용을 낼 금전적 여유가 있고, 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로봇수술을 택해서 나쁠 건 없지만, 형편이 안 되는데도 로봇수술이 좋다고 하니 있는 돈을 다 털고, 빚을 내서라도 로봇수술을 받을 필요는 절대로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로봇수술은 2005년 7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로봇수술 장비를 허가하면서 처음 도입됐다. 이후 매년 51.4%씩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2년 6월까지 수술환자는 2만 4천 207명이나 된다. 그렇지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로봇수술을 선별 급여 대상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회입법조사처는 안전성과 유효성, 비용대비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실효성이 없다고 반대했다. 선별급여는 비용 효과성은 떨어지지만, 급여요구가 있는 항목에 대해 임상적 유용성, 사회적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본인부담률 50~80% 범위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제도다.

 
글/ 연합뉴스기자 서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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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차인표 씨. 그는 나눔으로 제2의 인생을 산다. 2006년 아내 신애라 씨의 등쌀에 떠밀린 인도 빈민촌 봉사.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들의 손을 잡은, 그 짧은 순간이 그의 모든 것을 바꿔놨다. 인생도, 삶도, 가치관도 모두 변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이들을 돕는 것은 생활이고, 다른 나라 아이들을 돕는 것은 봉사”라고 말한다. 그는 힘든 사람에게도 나눔을 권한다. 나눔이 주는 행복의 크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다.

 

 

 누구나 걷고싶은 ‘행복의 시간’ 

 

탄생은 축복이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은 평온이다. 그러니 삶은 탄생이란 축복과 죽음이란 평온 사이를 걷는 것이다. 그 사이를 걸으며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공통점은 있다. 누구나 행복의 시간을 걷고 싶어한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행복은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보다 훨씬 냉혹하다. 당연한 권리인 행복이 생각만큼 손에 잡히지 않는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네’라고 대답하는 당신은 그리 많지 않다. 

 

인간은 돈, 명예, 권력, 지식, 인기, 건강, 쾌락 등을 추구한다. 추구한다는 것은 그것의 지향점이 행복과 닿아 있다. 그러니 돈이나 명예, 지식이나 권력은 행복이란 집합의 원소들이다. 이런 원소는 등가(等價)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건강이 절대적 행복이고, 누군가에겐 명예가 행복의 전부다. 누구는 돈에 매달리고, 누구는 권력을 좇는다. 명분은 모두 행복이다. 그러니 섣불리 ‘행복은 00다’라고 단언하는 건 인생을 그만큼 덜 살았다는 반증이다. 

 

 

채워가는 행복

 

채워가는 행복이 있다. 돈·명예·권력·지식으로 행복지수를 끌어올린다. 이건 끊임없이 욕망을 높여 가는 방식이다. 욕망이 채워지면 다시 더 큰 욕망을 꿈꾼다. 원래 욕망은 스스로 자제하지 않는다. 넘쳐도 넘치는 걸 모르는 것이 욕망이다. 그러니 채워가는 욕망은 그 끝이 없다. 언제나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렇다고 ‘채워가기 행복’을 폄하하는 건 곤란하다.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행복도 나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인류 문명은 어쩌면 ‘채워가기’의 결과물이다.

 

돈은 어느 정도 채워야 행복해질까. 여기에는 답이 없다. 아니, 돈과 행복이 비례한다는 공식도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돈에서 행복이 나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돈에서 불행이 나오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어찌 보면 돈은 행복에 중립적 변수다. 돈을 어떻게 추구하고,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과 행복의 방정식이 달라진다. 명예나 권력도 마찬가지다. 인성이 빠진 지식은 때로 치명적인 독이 된다.

 

 

비워가는 행복

 

비워가는 행복도 있다. 마음을 비우고, 물질을 비우고, 욕심을 비우는 것이다. 이건 끊임없이 욕망을 낮춰가는 방식이다. 낮춰서 생긴 욕망의 공간엔 행복이 깃든다. 그러니 비움의 행복을 아는 사람은 비우고 또 비운다. 적게 먹고, 체중을 줄여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비움은 채움보다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비움의 행복, 그 노하우를 터득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다. ‘나는 욕망을 충족시키려고 애쓰기보다 그것을 제한함으로써 행복을 구하는 방법을 배웠다.’ 평생 ‘행복’을 설파한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비움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물질을 비우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함은 감사의 공간을 크게 한다는 뜻이다. 사소함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은 마음이 그만큼 비워진 것이다. 감사는 행복의 둥지다. 감사가 커지면 행복의 덩치도 그만큼 커진다. 이건 분명한 삶의 이치다. 지금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스스로의 감사의 크기를 한번 재봐야 한다. 물질 그 자체를 줄이는 심플한 삶도 행복지수를 높인다. 옷장을 비우고, 음식을 줄이는 것도 일종의 비워가는 연습이다.

 

 

행복·건강지수 높이는 ‘비움’

 

채움과 비움. 어느 방식을 택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채움으로만 살아가는 삶은 때때로 숨이 가쁘다. 휴식은 바쁜 일상의 숨고르기다. 비움은 욕망의 숨고르기다. 차인표 씨의 삶은 채움보다 비움이 더 큰 행복임을 시사한다. 사랑이 위대한 것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내일이 먼저 올지 내생이 먼저 올지 아무도 모른다.’ 채우기에만 급급한 삶이라면 한 번쯤 되새겨볼 만한 티베트 속담이다.

 

모든 것은 연습이다. 운동선수가 감동을 주는 것은 금메달 은메달이 아니다. 그건 메달 뒤에 숨은 노력의 소중함이다. 그걸 알기에 꼴찌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비워가는 삶도 마찬가지다. 운동선수가 육체를 단련해 좋은 성적을 내듯, 꾸준히 마음을 훈련하면 행복이란 게임에서도 스코어가 쑥쑥 올라간다. 채워가는 삶으로 심신이 지쳤다면, 비워가는 삶으로 인생의 핸들을 조금 꺾어보는 것은 어떨까. 행복에도, 건강에도 좋은 ‘일석이조’의 노하우다.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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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펜을 들고 적어보자. 당신이 행복해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겠는가? 연봉은 어느 정도여야 하고, 직급은

       어느 정도면 되겠는가? 어떤 지역에, 어떤 종류의 주택에서 살아야 하는가? 외모는 어떠해야 하는가? 주변의 인간

       관계는 어떻기를 바라고, 만약 자식이 있다면 자식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면 행복하겠는가? 생각나는 모든 조건을

       적어보자. 그리고 생각해 보자.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면 정말 행복할까?

 

      

            

 

 

 

행복에 대한 일반적 오해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조건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돈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다면 그래서 돈 걱정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한다. 일 자체가 좋다기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이직을 하고, 복권에라도 당첨된다면 자신의 일터를 아쉬움 없이 떠나버린다. 

 

돈 다음으로 사람들이 꼽는 행복 조건 중 하나는 외모다. 남들의 시선을 끌 만한 외모를 가진다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2007년 4월 의료광고 허용과 함께 우리 주변 곳곳에서 병의원 광고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곳마다 볼 수 있는 광고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광고가 대부분이다. 모두 아름다움의 욕구를 자극하는 문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성형수술을 받거나 피부관리를 받기만 하면 내 삶 자체가 행복해 질 것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돈과 외모는 행복과 별 상관이 없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경제적 풍요로움과 신체적 매력이 행복에 정말 영향을 미치는지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둘 다 행복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먼저 돈의 경우 여러 나라에서 연구를 진행했을 때 평균 소득을 벌기 전까지는 소득과 행복이 함께 증가했지만, 평균 소득을 넘어선 사람들의 행복점수는 제자리걸음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시대를 비교한 연구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일본에서 진행했던 어떤 연구는 2차 대전 직후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워졌으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어떤가? 한국전쟁 이후 잿더미에서 시작해 지금은 OECD 국가에서도 어깨를 견줄 만큼 경제적으로 성장했지만 자살율은 몇 년째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체적 매력에 대한 연구도 마찬가지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에드 디너(Ed Diener)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팀의 연구 모두 타인이 평가한(객관적) 매력과 개인의 행복 점수는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신이 스스로 평가한(주관적) 매력과는 상관이 있었다.

 

 

 

행복공식

 

왜 객관적 매력(조건)과는 상관없던 행복 점수가 주관적 매력과는 상관이 있었을까? 그 한 가지 대답은 행복 공식에서 찾을 수 있다. 행복 공식은 다음과 같다.

                                              

 

 

돈이 많거나 외모가 출중해서 원하던 행복조건(분자)이 충족돼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그에 따라 기대(분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의 욕심이나 기대는 그냥 두면 한 없이 커질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대를 무조건 줄이자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없으면 발전도 없다. 기대와 욕심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진리를 일찍이 깨달았던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행복하기 위한 필요한 5가지를 다음처럼 언급했다. 다음 5가지에는 모두 절제된 기대가 포함되어 있다.

 

1. 먹고 살고 입기에 조금은 부족한 재산

2.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엔 약간 부족한 외모

3. 자신이 생각하는 것의 반 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명예

4. 남과 겨루어 한사람에겐 이겨도 두 사람에겐 질 정도의 체력

5. 연설을 했을 때 듣는 사람의 반 정도만 박수를 치는 말솜씨

 

                                                                                                                                           글 / 강현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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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물질만능주의’ 운운하면서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단어가 생소할 정도로 돈은 우리 모두의 일순위가 되었다. 
  "예정일이 지나도 나올 생각이 없는 뱃속 아기한테 ‘아가야 돈 줄게. 나와라.’ 말하면, 아기가 나온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실, 연필, 쌀이 놓여 있던 돌잡이 상에 이제는 돈이 빠지지 않는다.

 

 

 

 

  TV를 보고 신문을 보고 인터넷을 보라.

 

 어느 곳에도 잠시나마 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뉴스 중의 뉴스는 경제 뉴스다.

 연예인들도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공공연하게 돈 이야기를 한다. 돈 때문에 일어나는 온갖 사건사고는 이제 익숙하다.

 대출금과 이자, 카드 값 때문에 괴로워하지는 우리 자신의 모습, 주변 사람들의 모습 또한 낯설지 않다.

 

 국가가 절약과 저축을 강조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돈을 쓰게 할 궁리를 한다. 어떻게든 휴가나 휴일을 늘리려고 한다.  교육현장의 주5일제 역시 이 논리를 비켜가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를 돌고 돈다고 해서 ‘돈’이라지만, 이제는 ‘돈’ 때문에 사람들이 돌아버릴 지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이렇게 된 이유는 돈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를 뒤집어 ‘돈=행복’이라는 공식을 뽑아낸다.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게 남의 돈을 가져다가 쓰고, 원금과 이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것 역시 공식을 강화한다.

 

 

 

  과연 돈이 행복의 잣대와 기준이 될 수 있을까?

 

 돈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까?

 인간의 행복에 대해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자들은 바로 이 주제를 연구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가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자신의 책에서 ‘부와 가난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 국가간 비교 연구 결과’를 언급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나라별로 최소 1,000명이 참여한 40개국에서 10점 만점으로 생활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인당 국민총생산이 8,000달러를 넘으면 생활 만족도와는 상관관계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잘 사는 나라인 스위스 국민(8.36점)과 가난한 불가리아 국민(5.03점)을 비교하면 스위스 국민이 훨씬 행복해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어느 정도 높은 나라들(아일랜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미국 등)은 부와 생활 만족도 사이에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비교적 가난한 나라인 중국(7.29점), 인도(6.70점), 나이지리아(6.59점)의 생활 만족도가 일본(6.53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연구에서 한국은 6.69점이었다. 

 

 이와 비슷한 조사 결과가 8월 21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OECD 회원 39개국을 비교 대상으로 삶의 질 순위를 매긴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그 결과 한국인의 삶의 질이 OECD 국가 39개국 중 27위였다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과하고 삶의 질은 증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소득이 어느 정도 증가하면 그 후 행복도가 소득 증가에 따라 비례해서 늘지 않고 정체하는 현상을 학자들은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고 한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왜 돈은 우리에게 한없는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할까?

 

이에 대해 마틴 셀리그만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돈 그 자체보다는 돈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돈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은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늘 부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행복의 기준으로 꼽는 또 다른 것은 건강이다.

 

 건강하게 한평생을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에 따르면 객관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는 행복과 무관하며, 이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지, 즉 주관적 건강에 달려 있다고 한다.

 심지어 말기 암환자와 객관적으로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생활 만족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료가 어려운 중병을 오래 앓을 경우 생활만족도가 감소하지만, 이는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하며 중병 자체보다는 병에 걸렸다는 생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주변에는 끊임없이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증상이 심각해지면 정신장애로 진단받을 수 있는 ‘건강염려증’으로 발전한다.  

 물론 이 정도까지 심각하지는 않아도 건강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몸이 아프거나 병에 걸렸다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주 몸이 건강한데도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떤 이들은 ‘한번 몸이 아파보니 건강의 소중함을 알겠더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번 몸이 아팠다고 해서 필요 이상으로 건강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일일까?  오히려 지나친 걱정과 염려 때문에 건강한 몸도 아플지 모르겠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돈이나 건강 같은 조건들이 사람의 행복을 크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돈과 건강 외에 결혼, 사회생활, 나이, 교육, 날씨, 인종, 성, 종교 등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만한 외부의 조건들이 모두 바뀌어도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고작 8~15% 정도만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심리학자들은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라고 말한다.

 행복 연구의 선구자인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심리학자 에드 디너(Ed Diener)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와의 대담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조언을 했다.

 

 “첫째, 좋은 친구나 가족 등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합니다. 이는 친밀하고 애정 어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둘째,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가장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겠지만, 그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목표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인생에서 좋은 면을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오늘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무엇인가?

 돈인가, 건강인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행복이 바로 여기에 있다.

 

 

 

누다심 / 심리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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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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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nnpenn 2011.08.30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 위 유모가 매우 비유적이네요
    화요일을 화사하게 보내세요~

  2. smjin2 2011.08.30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해피한가요? 라는 질문이 내내 마음에 걸리네요^^
    오늘은 정말 해피한 하루를 보내야 겠습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3. 소인배닷컴 2011.08.30 1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게 중요한 듯 하네요.

  4. 연리지 2011.08.30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일 하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잘보고갑니다.

  5. 바닐라로맨스 2011.08.31 0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이 다가 아니라는것은 알지만
    돈에 움직이는게 사람인것같아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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