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씩 여성들은 '남모를' 아픔을 겪는다. 생리통 말이다. 생리 초기에 아랫배가 묵직해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 전체로 퍼지는 느낌은 그날 하루의 기분까지 온통 망쳐놓기 일쑤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하다가도 어쩔 수 없이 진통제로 손이 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거나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 여성들이라면 생리 기간 중 진통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꾸준히 관심 모아온 약이 '여성 전용' 진통제다. 생리통 때문에 고생하는 여성들을 겨냥해 만든 약이다. 비단 마케팅 측면에서뿐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여성용 진통제는 의미가 있다. 기존 진통제만으로는 생리통을 해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리 기간에 여성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배가 빵빵해지거나 몸이 붓는 것이다. 자궁 수축이 심해져 주변 근육이 떨리는 증상이 따라오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일반적인 진통과 다른 생리통만의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기존 진통제로 다 해결하기 어렵다. 통상적으로 쓰이는 진통 성분에 부종을 줄여주는 이뇨제 성분이나 근육 경련을 진정시키는 성분을 추가한 생리통 전용 진통제가 등장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일부 민감한 여성들은 생리 시작 전부터도 두통이나 요통, 다리저림, 복통, 부종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흔히 월경 전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증상들이다. 이런 경우엔 생리가 시작되기 전 미리 생리통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생리통 진통제를 선택할 때는 주요 진통 성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흔히 쓰이는 진통 성분으로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있는데, 둘 중 아세트아미노펜이 위장관 부작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알려져 있다. 주성분이 이부프로펜인 진통제는 식사 후에 복용하는 게 좋다. 생리통 진통제가 생리 주기나 양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다만 피임제나 호르몬제를 함께 복용할 경우엔 생리 주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약을 복용 중인 여성은 생리통 진통제가 필요할 땐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여성 탈모 환자가 늘면서 탈모치료제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여성은 지난 2009년 8만 9,395명에서 2013년 9만 7,861명으로 증가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경구용 탈모 치료제는 대부분 호르몬에 작용하기 때문에 남성 위주로 처방된다. 여성이 먹거나 피부로 흡수되면 호르몬 불균형이 생길 수 있어서다. 여성의 몸에서는 남성보다 더 많은 호르몬이 복잡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미량이라도 들어올 경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래서 등장한 약이 여성 전용 탈모 치료제다. 호르몬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구조를 가진 성분을 넣어 호르몬 관련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모발 성장을 촉진하거나 모발이 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기존 일부 탈모 치료제 제품 중엔 바른 뒤에 끈끈해져 모발이 뭉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 나온 여성용 탈모 치료제는 헤어스타일에 신경 쓰는 여성들을 위해 이런 단점까지 해결하기도 했다. 

 

 

 

 

 

남성들이 즐겨 마시던 숙취해소 음료에도 최근 여성용 제품이 등장했다.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다양화하거나 강화하는 등 숙취해소 기능 자체에 중점을 두고 개발됐다. 하지만 음주 후 여성에게는 숙취해소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술이 들어가면 여성의 몸에선 남성과 다른 작용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간 말고도 췌장이나 유방, 피부 손상 위험이 남성에 비해 더 높아진다. 특히 피부 진피층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피부가 거칠고 처져 보이게 된다. 머릿결까지 나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숙취해소용 성분 말고도 피부 탄력을 향상시키거나 보습 기능을 하는 성분들을 여러 가지 첨가한 여성용 숙취해소 음료들이 나온 이유다. 음주 후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술은 남성보다 여성의 몸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가령 몸무게가 같은 남녀가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여성은 남성에 비해 30% 이상을 혈액에서 더 흡수한다. 여성에게 술 1잔은 남성의 2잔과 비슷한 영향을 주는 셈이다. 또 대한간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하루에 소주 1병 이상을 15년 넘게 마셨을 경우에 간 조직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비해 여성은 소주 2잔만 돼도 간이 손상될 수 있다. 10년 간 술을 마신 남자와 5년 간 술을 마신 여자의 간 상태가 비슷하다고 보면된다.

 

글 / 한국일보 산업부 임소형 기자

(도움말 : 심성신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빅 데이터(big data) 시대’다. 빅 데이터는 인터넷 시대 이전의 방식으로는 수집·저장·검색·분석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방대한 정보를 말한다.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데이터로 인간의 모든 행동을 미리 예측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각종 센서와 인터넷의 발달, 놀랄 정도로 빨라진 컴퓨터 정보 처리 기술은 빅 데이터 시대를 연 일등공신들이다. 하지만 정보의 시대엔 그림자도 따라다닌다. 바로 개인정보의 유출과 남용이다.

 

 

 

빅데이터의 주인공들

  

국가안보 등의 정보를 소유한 정부 기관, 소비자들의 신용을 ‘빅 브러더’처럼 상세히 꿰뚫고 있는 금융회사, 이용자들의 일상을 틈만 나면 엿보려는 인터넷 업체는 빅 데이터의 대표적 주인들이다. “어떤 서비스를 공짜로 쓰고 있다면 당신은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다”라는 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계에서 엄연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업체들의 개인정보 수집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본인도 모르게 광고주로 넘어간다. 휴대폰을 들고 남대문에 가면 문자에 재래시장 쇼핑정보가 뜨는 세상이다. 개인정보가 상품처럼 거래된 결과다.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정보는 바로 돈이고, 효율이다. 정부나 관련 기관은  빅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정책을 만들고, 방대한 정보로 무장한 기업은 ‘맞춤형 서비스’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기술과 통신이 어우러지면서 수집되는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기술과 정보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이 시대의 키워드다. 기업뿐만이 아니다. 고교·대학 입시 설명회에는 학생보다 학부모들이 더 몰린다. 입시정보를 알아야 자녀에게 명문고·명문대 문이 열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력해진 프라이버시 방어

 

정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빅 데이터 시대의 아킬레스건은 단연 ‘사생활 보호’다. “구글은 당신의 어머니보다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케빈 뱅크스턴·미국 전자프런티어재단 수석 변호사)는 말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대인이 프라이버시 방어에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들이 ‘익명’이라는 옷을 입고 온라인에 무수히 떠돌고, 때때는 ‘사실’이라는 덫을 씌워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는다. 사생활은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보호받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다. 

 

개인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니 휴대폰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뜬굼없는 문자가 날아온다. 대출상담을 해준다느니, 자동차 보험을 바꿔 보라느니, 신규 사이트가 오픈했으니 한번 접속해 보라느니…. 모두 누군가가 개인의 사적정보를 슬그머니 엿본 결과다. 이메일도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수십건씩 모르는 사람·단체로부터 뭔가를 유혹하는 글들을 보내온다. 영화에서 육체를 이탈한 영혼이 자신을 지켜보 듯 통제를 벗어난 자신의 정보가 스스로를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신용정보의 공포

 

금융권의 개인 정보 유출도 잊혀질만 하면 불거지는 빅 데이터 시대의 공포다. 2014년 벽두에 불거진 신용카드사의 개인 정보 무더기 유출은 빅 데이터 시대의 함정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KB국민·롯데·NH농협 등 3개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뉴스도 충격적인데 삼성·신한·현대·외환·우리·하나·씨티 등의 신용카드사 개인정보까지 털렸다는 보도는 신용카드 소지자의 개인정보가 더이상 ‘비밀스런 정보’가 아님을 말해준다. 정보는 효율을 높이는 약이지만 어떤 형태든 통제를 벗어날 땐 치명적 독으로 돌변한다. 금융당국과 신용카드사는 머리를 맞대고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한다. ‘죄송하다’는 말은 속죄의 의미보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의미가 더 강한 법이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1984≫에선 독재자 ‘빅 브러더’(big brother)가 텔레스크린으로 사회 곳곳을 엿본다. 그가 있는 한 욕조도, 침실도 안전한 곳은 없다. 현대 사회에서 빅 브러더의 대역은 CCTV(폐쇄형 감시카메라)라는 말도 나온다. 공적·사적으로 설치된 CCTV에 하루에 몇 번 노출되는 지는 짐작조차 버겁다. ‘빅 데이터’든, ‘빅 브러더’든 감시의 형태는 다를지언정 오늘도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정보를 엿본다. ‘구멍뚫린 신용사회’에서 스스로의 정보를 관리해야 하는 개인의 책임 또한 커졌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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