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말 역동적이다.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농경 사회였다. 반세기 전부터는 산업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도시가 세워지고 공장이 돌아갔다. 직접 땀 흘려 밭을 갈던 농부의 아들들이 공장과 직장에 ‘취직’이라는 것을 하면서 부모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그리고 지금 한국은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서구의 여러 나라들이 무려 2, 300년 걸렸던 변화가 한국에서는 100년 만에 일어났다. 당연히 세대 간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지금의 중장년은 산업화와 정보화 사회의 과도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컴퓨터는 대학이나 직장에서 처음 접했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세련된 타자기에 불과했다. 워드 프로그램이 곧 컴퓨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하루가 다르게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모든 것이 컴퓨터를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해졌다. 예전에는 사람이 하던 일을 컴퓨터가 처리하게 되면서 승진 경쟁도 전과 다르게 치열해 졌고, 퇴직 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면서 연금을 붓고, 60대에 퇴직하면 연금을 받으며 노후를 편히 보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금 수령액은 나날이 줄어들고, 퇴직은 빨라지는데 수명은 점점 더 길어지는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불안감에 밤잠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호랑이가 등장하는 두 개의 속담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은퇴 불안감에 시달릴 때일수록 기억하고 따라야 할 속담이 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호랑이에게 잡혀 먹을까봐 불안해하기만 하면 탈출할 방법을 생각하기 어렵다. 승진과 퇴직이 걱정될수록 구체적인 계획과 준비를 세워야 한다. 이 때 입소문에만 의지하지 말고, 인터넷에서 정확한 정보를 찾거나 관련 전문가에게 조언이나 자문을 구해보자. 뜬구름 잡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려서 호랑이로부터 도망갈 방법을 찾으면 된다.

 

기억은 하되 따르지 말아야 할 두 번째 속담이 있다. “이왕 물릴 바에야 큰 호랑이에게 물리라.” 이 말은 실패를 하더라도 다수를 따라가서 실패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인데, 은퇴 이후의 준비는 결코 다수를 따라가서는 안 된다. 요즘 신문을 보면 베이부머들이 은퇴를 하면서 너도나도 빵집이나 카페, 치킨집 같은 자영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경제에서 돈을 버는 쪽은 다수가 아닌 소수인 경우가 많다. 다수가 몰리는 곳에서는 수익이 적고, 경쟁은 심하다. 성공하기가 어렵다. 반면 다수와는 다른 선택을 하는 소수의 경우 수익이 많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큰 호랑이에게 물리면 즉사하지만, 지금은 작지만 앞으로 크게 될 호랑이를 찾아가보자.

 

글 / 심리학칼럼니스트 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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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을 비통함 속에 몰아넣은 세월호 침몰 사고. 사고 발생 후 생존자, 실종자 가족과 친구들은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번 참사를 지켜 본 국민들 역시 분노·불안·우울의 감정과 함께, 일상 생활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등 간접적으로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다.

 

제로 고대안산병원에 입원 중인 안산 단원고 학생 및 교사, 학생 가족 등 81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면담을 한 결과, 입원 초기의 혼란스러운 감정, 불안감 등에서 전반적으로 좋아진 추세이긴 하지만, 일부는 심한 스트레스,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40%는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고, 약 20%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의 심리 상태, 의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 세월호 참사 후 급성스트레스반응 나타나

 

 

먼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엄청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급성스트레스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스트레스반응은 충격적인 사전 후에 나타나며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강도가 다르지만, 보통 여성이나 예민하고 소극적인 성격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현재 상황으로 부터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고, 불안·불면·소화불량·놀람 등 각종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주의력이 떨어지고 상황을 합리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멍한' 상태도 나타난다.

 

급성스트레스반응은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수일 내에 진정이 된다. 일단 증상이 파악되면 당사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익숙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해주며 당사자의 이야기를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공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급성스트레스반응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때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진단한다. 외상후 악몽을 자주 꾸고, 감정적으로 무감각해지며, 충격을 경험한 장소에 가는 것을 꺼린다. 또 불면·짜증·깜짝놀람·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우울증·공황발작·공격성 등이 표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상 후 가급적 그 기억을 더듬을 수 있는 장소를 피하는 것이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한다. 안산 단원고 학생의 경우에는 수업하는 장소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치료하지 않아도 약 30%는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약 40%는 가벼운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약 20%는 중등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약 10%는 증상이 악화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어리거나 고령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경우 회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 정서적 지지 중요…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지 않고, 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면서 정신적인 지지 치료를 하는 것이 급성스트레스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한다. 해당 사건이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는지 정서적인 공감을 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감성에 휩쓸려 특정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하기보다, 이성적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분노의 감정이 생존자에게 향하면 생존자들은 죄책감을 느끼게 되면서 자살 등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원고 교감의 자살 사례와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치료는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는 불안·우울 증세를 감소시키고 잠을 잘 자도록 돕는 '약물치료'와 공포 대상으로부터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기본이다. 약물 치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사고에 대한 생각을 줄이고 숙면을 취하면서 불안감을 서서히 줄인다. 이를 바탕으로 사고와 관련된 피하고 싶은 이미지에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을 극복하도록 한다. 이러한 노출의 단계는 전문가에 의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성급한 노출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글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ks@chosun.com)

움말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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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차례가 다가온다. 조바심이 들고 손바닥에 땀이 난다. 드디어 내 차례다.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본다. 입이 마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바짝 긴장이 된다.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겨우 소개를 했지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얼마나 나를 우습게 볼까?’라는 생각에 고개를 들기가 힘들다.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많을 것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게 될 때 불안과 수줍음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마는 것이다.

 

 

 

외향성 선호사상과 억지 외향성

 

 

 

예전에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처럼 조용하게 있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이 중심이 되고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가 되면서 점점 자기표현과 주장이 중요하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우리에게는 예전의 ‘남아선호사상’처럼 ‘외향성 선호사상’이 자리 잡고 있다. 즉, 남들 앞에서 말도 잘하고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며 사교적인 사람을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싫어하게 되고 외향적인 사람들을 모델 삼아 성격을 고치려고 한다. 심지어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모임의 리더를 자처하거나 성격을 고치기 위해 해병대 입대나 영업직 같은 일에 뛰어들거나 일부러 거친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억지 외향성’은 바라는 사교성도 얻지 못하게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 조심성과 같은 성격적 장점마저도 잃어버리기 일쑤이다.

 

사실 남 앞에서 위축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이라면 아주 보편적인 반응이다.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50%가 남 앞에서 수줍음을 경험하고 있으며, 13%가 사회공포증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미국이 이럴진대 남을 더욱 의식하는 동양권의 경우에는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즉, 당신 주위에 있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이고 열 명 중에 한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 평가를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사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신의 생각보다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수줍거나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들이 꼭 대인공포증을 겪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대인공포증을 겪는 사람들은 수줍음이나 부끄러움이 드러나는 것을 지나치게 파국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나치게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는 사람들일수록 대인공포증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나친 타인의식’을 데이비드 엘카인드라는 심리학자는 ‘상상 속의 관중(imaginary audience)’이라는 용어로 설명한 바 있다. 청소년 시기에 잘 나타나는 이러한 심리적 특징은 자신이 무대에 서 있는 주인공이고, 주위 사람들은 자신을 주시하는 관중으로 느끼는 왜곡된 자기중심성이다. 상상 속의 관중에게 잘 보이려고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점점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면서 이러한 자기중심성은 약화되어간다.

 

문제는 이러한 의식이 약화되지 않은 채 성인이 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여전히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다른 사람들을 평가자라고 의식하고 살아간다. 만일 당신이 그렇다면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18세 때는 모든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걱정한다. 40세가 되면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60세가 되면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투명성 착각

 

 

 

대인불안이 심한 사람들은 내적으로 긴장하면 자신의 상태가 밖으로 그대로 드러나게 되고 상대에게 쉽게 읽힌다고 느낀다. 겉으로 드러나는 불안의 증후는 거의 없거나 일부에 불과할 뿐인데도 말이다. 특히 자신의 내면상태가 ‘눈’을 통해 다 드러난다고 느끼기 때문에 시선접촉이 불편해진다. 이쯤 되면 상대방의 이야기나 상황이 들어올 리가 없다. 온통 상대방이 자신의 불안함을 알아차리지 않을까 싶어 가시방석에 앉은 듯하다. 그리고 상대방도 이런 자신을 보고 불편해할 거라고 속단해서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빨리 벗어날 생각밖에 못 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자신의 내면상태가 투명한 유리창처럼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인다고 느끼는 ‘투명성 착각(illusion of transparency)’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많이 긴장해서 발표를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무난하거나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지 않는가!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걱정하는 것만큼 당신의 긴장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계산된 위험을 향해 얼굴을 돌려라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 중에는 그 자신이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은 사람들이 많다. 합리적 정서치료의 시자인 앨버트 앨리스(Albert Ellis)시 그렇다. 그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이 많은 소년이었다. 특히 부끄러움 때문에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런 자신이 너무 싫어 점점 이성에 대한 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19살이 되자 그는 자신의 두려움에 맞서기로 결심했다. 그는 뉴욕 식물원에 가서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 여성에게 말을 건네기로 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그가 말을 건네자 여성들은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는
어떻게 했을까? 그럼에도 혼자 앉아 있는 30여 명의 여성 모두에게 가서 데이트를 신청했고 모두 거절당했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데이트를 성사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절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여자에게 말을 건넸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계산된 위험을 향해 나아가 두려움을 정점까지 경험하게 되자 이후로는 두려움이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즉, 어쩔 수 없이 부딪치는 두려움은 우리를 망가뜨리지만 스스로 용기를 내어 마주하는 두려움은 우리를 일으켜 세운다. 계산된 위험을 향해 걸어 들어간 만큼 삶은 우리에게 용기를 선사해주는 것이다.

 

 

글 / 문요한 더 나은 삶 정신과 원장.정신경영아카데미 대표

출처 / 사보 '건강보험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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