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화사한 색으로 옷맵시를 뽐내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새치를 가리기 위해 모자를 착용했던 이들에게는 슬슬 더워지는 날씨가 마냥 반갑진 않다. 또 새치가 나지 않더라도 기분을 내고자 염색하는 이들도 많다. 


염색은 흔히 두피를 손상케 하기 때문에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염색을 포기할 수는 없다. 두피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염색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잘 알려진 것처럼 염색약은 강력한 화학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흔히 새치용과 멋내기용을 구분하는데 두 염색약의 차이는 알칼리제와 염료 양의 차이다. 두 염색약 모두 1염모제를 바른 뒤 모 표피를 들어내고 색소를 침투시키고 2염모제는 1염모제와 반응해 색상을 내도록 하는 원리다. 


모 표피는 알칼리성에 약하기 때문에 1염모제에는 알칼리성인 암모니아가 들어있어서 냄새도 많이 날 수밖에 없다. 새치용과 멋내기용 모두 머리카락을 탈색한 뒤 염색을 진행하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멋내기용은 알칼리제가 많이 들어있어 검은색 머리카락을 탈색시킨 후 중화작용과 함께 염색이 이뤄진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직접 집에서 염색하는 ‘셀프 염색제’도 흔하다.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새치 염색을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염색을 하지 않으면 발색도 제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두피에 강력한 화학물질이 닿아 두피와 모발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된다.


두피 건강을 위해 염색은 2~3개월 간격 둬야



최근에는 암모니아가 들어있지 않은 염모제 등이 출시돼 모발과 두피에 자극이 덜한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화학성분이 덜하더라도 두피에 이롭지는 않다. 자주 사용하는 대신 최소 2~3개월의 간격을 두고 염색을 해야 두피가 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머리카락 구역을 나눠 염색하자



염색을 직접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일부에 염색약이 집중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는 염색약이 묻지 않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염색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머리카락을 위와 아래로 구역을 나눠 핀으로 고정한 뒤 아래에서부터 위로 염색하는 것이 좋다. 


두피 온도 때문에 염색이 빨리 되기 때문에 최대한 아래부터 위로 염색해보자. 가르마가 있는 정수리 부분이나 구레나룻 부분도 촘촘히 나눠 바르는 것이 좋다.


염색약 방치 시간 지켜야



염색약을 오래 방치해두면 더 선명한 색이 나오거나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염모제에 적힌 시간보다 길게 두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권장시간보다 오래 발라둘 경우 머리카락이 상할 수 있어 오히려 지속력이 떨어진다. 


염색하기 하루 전 머리를 감고 이때 린스나 컨디셔너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샴푸를 할 때는 염색 모발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홈 케어로 모발 관리도 병행해야


잦은 염색으로 모발이 손상됐다면 집에서 손쉽게 일주일에 1~2회 영양 트리트먼트나 앰플을 이용해 관리를 해야 한다. 샴푸 후 머리카락을 말릴 때는 가급적 미지근한 바람에 말리고 심하게 손상된 머리카락은 잘라내자. 또 샴푸를 할 때는 너무 뜨거운 물로 감지 않는 것이 좋다.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장(醬)은 한식의 기둥이다. 반찬, 국, 찌개에 들어가 깊고 소박한 한식의 맛을 완성시킨다. 그런데 장을 사용한 우리 전통 음식이 된장, 간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추장, 청국장이 "나도 있소" 라며 서운해 한다.

 

'상추쌈에 고추장이 빠질까', '고추장이 밥보다 많다', '고추장 단지가 열둘이라도 서방님 비위를 못 맞춘다', '의젓잖은 며느리가 사흘 만에 고추장 세 바랭이 먹는다' 같은 속담에서 보듯이 고추장은 우리 조상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음식이다.

 

고추장 하면 '순창 고추장'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콩을 덜 쓰고 여름에 메주를 쒀 겨울에 담그는 것이 순창 고추장의 특징이다. 순창 고추장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즐겼던 음식으로 통한다. 한양에 도읍을 정한 태조는 궁궐터를 두고 고심하다가 마침 순창 부근 만일사에 있던 무학 대사를 찾아간다. 이때 우연히 농가에 들러 고추장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초시와 함께 점심을 들었다. 그 후 그 맛을 잊지 못해 순창 현감에게 진상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순창 고추장의 유래다. 고추는 조선 중기인 임진왜란 이후에 한반도에 들어왔는데 순창 고추장의 역사는 그보다 더 이전이다.

 

 

 

 

고추의 원산지는 멕시코로 알려졌지만 고추장은 우리 선조들이 처음 만든 음식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고추장이 처음 오른 것은 17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고추장은 콩 단백질의 분해로 생성된 아미노산의 구수한 맛, 전분 분해의 결과물인 당분의 단맛, 소금의 짠맛,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잘 어우러진 발효식품이다.

 

조선 영조 때의 유학자 유중림이 쓴 '증보산림경제'(1766년)엔 "만초장은 메주가루 1말에 고춧가루 3홉, 찹쌀가루 1되를 좋은 간장으로 개어 담근다"고 기술돼 있다. 여성 실학자인 빙허각 이 씨가 쓴 '규합총서'(1809년, 여성생활백과)엔 "콩 1말과 쌀 2되, 고춧가루 5~7홉을 넣는다"는 대목이 나온다. 세월이 흐르면서 고춧가루의 양이 점차 늘어난 셈이다.

 

고추장을 담그려면 메주가루, 고춧가루, 엿기름가루, 소금이 필요하다. 메주가루는 대개 콩에 찹쌀, 멥쌀, 밀가루, 보리 등 전분질 곡물을 20%가량 섞어 만든다. 된장보다 전분 함량이 높은 것은 그래서다. 엿기름가루는 겉보리의 싹을 길러 말린 뒤 가루로부순 것이다. 엿기름은 고추장을 빨리 숙성시키는 일종의 당화(糖化) 효소 역할을 한다. 천안보리고추장은 엿기름을 쓰지 않는다. 고춧가루는 고추장에 맵고 칼칼한 맛을 준다. 붉은 색과 검은 색 고추장이 있으며, 이는 고추의 종류 차이다. 햇볕에 말려 밝은 붉은 색을 내는 태양초 가루를 쓰면 붉은 고추장, 열로 쪄서 건조기로 말린 검붉은 색 화건초 가루를 사용하면 검은 색 고추장이 된다. 부재료로 고추장에 술(소주)이나 매실청을 넣기도 한다. 대개 부패를 막고 농도를 맞춰 주기 위해서다. 

 

 

 

 

고추장은 음식에 감칠맛을 더한다. 맵지만 입맛 없는 사람도 음식을 먹게 하는 '밥도둑'이다. 고추장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고추장의 주재료인 고추에 풍부한 떫은맛 성분, 즉 캡사이신 덕분이다. 캡사이신은 지방세포에 직접 작용해 지방 생성을 억제하고 지방의 분해를 증가시킨다. 고추가 든 김치가 일본에서 다이어트 음식으로 인기를 끈 것도 캡사이신이 풍부해서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식사 뒤 고춧가루를 소량 먹는 것이 한때 붐을 이뤘다. 고지방 식사를 한 쥐에게 고추장을 먹였더니 쥐의 체지방이 감소되고 체중이 줄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제시됐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혈액 순환도 돕는다.


고추를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은 캡사이신이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는 '고추와 함께'가 좋다. 혈전(피 찌꺼기) 예방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 가운데 혈전 환자가 드물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껍질에도 들어 있지만 대부분은 태좌(胎座, 씨가 붙는 부위)에 몰려 있다. "고추를 다듬을 때 태좌를 버리지 말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풋고추보다는 빨갛게 익기 직전의 고추에 캡사이신이 더 많다. 시판 고추장은 냉장 보관이 원칙이다. 장독에 넣어 뒀다면 고추장 윗부분을 숟가락으로 잘 비벼주면서 매일 관리해야 한다. 만약 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었다면 그 부분만 걷어준다. 

 

 

 

 

청국장은 무르게 익힌 콩을 더운 곳에서 발효시켜 양념한 장이다. 요즘 서양에서 건강식품의 3대 조건으로 꼽는 발효식품, 채소, 콩 중 두 가지(발효식품,콩)를 겸비했다. 아울러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음식답게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하다. 육류 섭취량이 적었던 과거엔 청국장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청국장의 발효에 관여하는 세균은 고초균이다. 고초균이 자라면서 전분분해효소, 단백분해효소 등 효소를 분비하므로 청국장은 소화가 잘 되고 맛이 좋으며 영양가가 높다. 청국장은 콩을 가장 효과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청국장의 단백질은 그 원재료인 콩의 단백질보다 우리 몸에 훨씬 많이 흡수된다. 삶은 콩의 단백질 흡수율은 65%에 그치지만 청국장 단백질의 흡수율은 85%가 넘는다. 흡수율이 높은 것은 발효균인 고초균에 의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잘게 쪼개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초균에 의해 생성된 단백질 분해효소는 혈전(핏떡)을 녹이는 작용을 한다. 청국장이 뇌졸중, 심장병,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의 예방 식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은 그래서다. 혈압도 낮춰준다. 콩 단백질의 분해로 생긴 일부 아미노산들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ACE(안지오텐신전환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청국장엔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한 달쯤 꾸준히 먹으면 변비가 눈에 띄게 개선된다. 소화도 잘돼 소화력이 떨어지는 환자와 노인에게 권할 만하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으며 식은땀이 줄줄 나는 갱년기 여성에게도 이롭다. 주재료인 콩 안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들어 있어서다.

 

발효된 콩을 젓가락으로 떠보면 끈적끈적한 실 같은 물질이 나온다. 면역력을 높이는 물질인 PGA(폴리글루탐산)다. PGA는 칼슘의 체내 흡수와 노화 억제를 돕는다. 발효음식인 청국장엔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 콩의 8배 이상 들어있다.

 

청국장은 숙취 해소와 골다공증 예방에도 이롭다.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비타민 B2와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K가 콩보다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뱃속(대장)에 들어간 청국장균은 '장내 미화원'으로 통하는 유산균 못지않게 장을 깨끗하고 튼튼하게 해 준다. 대장에 유익한 세균의 증식은 돕고 해로운 세균은 억제해서다.

 

청국장은 장류 중에서 숙성 기간이 가장 짧고 만들기도 쉽다. 담근 지 며칠만 지나면 먹을 수 있어 청국장이 전쟁터에서 처음 만들어진 음식이란 주장도 나왔다. 고구려 사람들은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다니며 수시로 먹었는데 말의 체온에 의해 자연 발효된 콩이 청국장이란 것이다. 과거 문헌에 기록된 청국장의 다른 이름은 전국장(戰國醬)이었다.

 

 

 

 

청국장은 마늘처럼 백리일해(百利一害)의 음식이다. 독특한 냄새 하나만 빼면 거의 완벽하다. '청국장이 장이냐, 거적문이 문이냐'란 옛 말에서 알 수 있듯 청국장은 냄새가 '착하지'않다. 생으로 대신 찌개를 끓여 먹는 것도 청국장 고유의 냄새 때문이다. 청국장의 독특한 냄새는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생긴 암모니아의 냄새다. 냄새가 비교적 온화하고 황색을 띈 것이 양질의 청국장이다.
 
썩은 냄새가 나면 망설임 없이 버려야 한다. 쓴 맛이 난다면 발효 온도가 부적절한 탓이기 쉽다. 담근 뒤 오래 지나면 질이 떨어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먹어야 한다. 청국장을 과거엔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은 뒤 서늘한 곳에 두고 먹었다. 냉장고에선 한 달, 냉동고에선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랩에 씌워 보관한 뒤 필요한 만큼만 상온에서 녹여 먹는다. 청국장 1g에 존재하는 청국장균 숫자는 10억 마리 남짓이다. 산소를 싫어하는 유산균과는 달리 청국장균은 산소를 좋아한다. 대장에 들어간 청국장이 산소를 마구 먹어 치우면 대장은 유산균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된다.

 

 

 

 

최근 봉지 커피처럼 물에 타 마시는 '분말 술'이 미국에서 등장해 화제다. 제조사 립스마크가 미 주류담배과세무역청(TTB)으로부터 분말형 알코올인 '팔코올(Palcohol)' 시판을 허가받아 올여름 선보인다고 한다. 팔코올은 '분말로 된(powedered)알코올' 이란 뜻이다. 국내에도 가루 고추장과 분말형 청국장이 있다. 고춧가루와 메주가루, 곰팡이를 섞은 가루 고추장은 베트남 파병 장병과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지급됐다고 전해진다.
 
한반도가 원조인 청국장은 일본, 중국의 서역, 동남아시아(태국, 인도네시아 등)로퍼져 나갔다. 일본의 나토(納豆), 중국의 두시, 인도네시아의 템페, 태국의 토아나오 등이 모두 청국장의 '사촌' 들이다. 청국장찌개가 끓으면 불을 일단 끈 뒤 청국장을 풀어넣어야 고초균이 더 많이 살아남는다. 청국장의 일본버전인 나토는 청국장과 제조법이 엇비슷하다. 삶은 콩에 발효 세균인 나토균을 주입해(과거엔 볏짚 이용) 3일 가량 숙성시키면 나토가 얻어진다. 나토는 대개 생으로 즐긴다. 찌개 등으로 끓여 먹기보다는 주로 밥에 얹어 먹는다.

글 / 중앙일보 식품의학전문기자 박태균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우리, 방귀 튼 사이야.” 연인들 사이의 친밀도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선 여자 출연자들이 남편 앞에서 방귀를 참기 위해 고생한 일화로 웃음을 만들어내곤 한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감추고 싶은 것이 방귀다. 여성이 방귀를 뀌다가 들키면 당황ㆍ무안해 하지만 하루 평균 방귀 횟수에서 남녀 차이는 없다. 한국인은 유달리 방귀를 잘 뀌는 민족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콩ㆍ채소ㆍ과일ㆍ생식 등이 방귀의 주재료인 가스를 잘 만드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국민의 장(腸)엔 이런 식품들을 정상적으로 분해할 효소가 적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방귀를 ‘희소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수술 받은 환자들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6∼24시간 내에 방귀를 뀌게 되는데 이는 수술 후 장 운동과 소화기능이 회복됐다는 방증이다.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도 방귀가 나오지 않으면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이다. 수술 받은 환자는 방귀가 나와야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방귀가 전하는 ‘식사 재개 OK’ 사인은 의사가 청진기로 장의 소리를 직접 듣는 것보다 신뢰성이 더 높다고 한다.

 

방귀는 장(腸) 속에 있던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공기를 방출한다는 의미인 방기(放氣)에서 유래했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인 장(소장ㆍ대장)엔 평균 200㎖의 가스가 차 있다. 이중 불필요하거나 넘치는 가스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생리현상이 바로 방귀다. 성인의 하루 평균 방귀 횟수는 13회(5∼25번)다. 한번에 25∼100㎖의 가스를 방출한다. 하루 25회까지는 정상의 상한선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하루에 26번 이상 방귀를 뀐다고 해도 일시적이거나 특별한 증상들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방귀는 소리가 큰 방귀, 너무 잦은방귀, 냄새가 지독한 방귀로 나눌 수 있다. 방귀 소리는 작은 구멍(항문)을 통해 장에 머물러 있던 가스가 한꺼번에 배출되면서 항문 주위가 떨리는 소리다. 특정한 질환이 없으면서 방귀 소리가 크다면 장(腸)이 건강하다는 의미다. 단 방귀의 배출로가 일부 막혀 방귀 소리가 커진 치질 환자는 예외다. 

 

방귀 냄새가 고약한 것은 민폐이고 민망한 일이다. 하지만 독한 냄새가 장에 특별한 질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대개 방귀에 황(黃)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을 때 냄새가 독하다. 계란ㆍ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먹은 뒤에 고약한 방귀 냄새가 나는 것은 그래서다. 냄새가 독한 방귀를 흔히 ‘계란 방귀’라고 부른다. 이는 계란 흰자에 단백질이 풍부한 것과 관련이 있다. 쌀밥ㆍ보리밥 등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한 뒤에 나오는 방귀는 소리만 요란할 뿐 냄새는 심하지 않다. 

 

때로는 방귀 냄새가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기도 한다. 중국에선 방귀 냄새만으로 질병을 진단, 연간 5000만 원 이상의 고수입을 올리는 신종 직업(방귀 감정사)까지 등장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질환 별로 방귀 냄새가 약간씩 달라진다는 것이 방귀 감정의 핵심 포인트다. 악취가 너무 심하면 장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고 비릿한 냄새가 나면 소화기관의 출혈ㆍ암 발생 가능성을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방귀 냄새가 향긋해도 몸에 탈이 났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병원의 내과 등을 찾아 원인을 필히 확인해야 하는 방귀도 있다. 방귀가 유달리 잦으면서 복통ㆍ식욕부진ㆍ체중 감소ㆍ불규칙한 배변 등이 동반되는 경우다. 이는 대장암 등 대장질환과 영양분의 흡수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 병원에선 호기 수소검사(날숨의 수소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통해 탄수화물이나 유제품에 포함된 유당(乳糖)의 흡수장애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장암 등 암에 의한 대장의 폐쇄(대장 내시경 검사)나 치질로 인한 항문 주위의 변형이 원인은 아닌지 검사받을 필요가 있다. 

 

 

방귀 횟수를 줄이는 방법과 방귀 냄새를 완화하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방귀를 최대한 적게 뀌려면 콩 음식ㆍ채소ㆍ우유 등 유제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유는 ‘방귀 생산 공장’이다. 특히 선천적으로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거나 유당 분해 능력이 떨어진(유당불내

증) 사람이 우유를 즐겨 마시면 방귀가 ‘연발탄’이 될 수 있다. 유산균(유당분해효소 분비)이 함유된 요구르트를 먹으면 방귀 횟수가 줄어든다. 우유나 콩 음식이 소화가 덜 된 상태로 대장에 이르면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다량의 가스가 생성된다.

 

장내에서 가스의 발생량을 줄이는 것도 방귀를 적게 뀌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양파ㆍ당근ㆍ바나나ㆍ살구ㆍ자두 등은 가스를 많이 만드는 식품들이다. 고기ㆍ생선ㆍ상추ㆍ오이ㆍ토마토ㆍ포도ㆍ쌀ㆍ달걀 등은 상대적으로 가스 생성이 적다. 장내 가스 생성을 증가시키는 껌ㆍ캔디ㆍ탄산음료의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음식을 천천히 먹거나 식사 도중 말을 아끼는 것도 가스 생성을 줄여 종국엔 방귀 횟수를 감소시킨다. 식사할 때 쩝쩝거리거나 국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습관을 버리면 방귀 횟수도 줄어든다. 

 

대장에 쌓이는 가스의 대부분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다. 다행히도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 두 가스는 주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할 때 많이 생긴다. 특히 탄수화물 식품이 소장에서 잘 분해ㆍ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으로 넘어오면 다량의 가스가 생성된다. 예컨대 식이섬유가 풍부한 보리ㆍ양파ㆍ아스파라거스ㆍ보리ㆍ밀 등은 소장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고 방귀 횟수를 늘린다. 

 

 

독한 방귀 냄새의 주범은 대장에서 만들어지는 가스의 1%에 해당하는 황(黃) 성분이 함유된 가스들(황화수소ㆍ메탄가스ㆍ암모니아ㆍ스카톨ㆍ인돌ㆍ지방산)이다. 냄새가 독한 방귀는 대부분 소리가 나지 않는 ‘도둑방귀’다. 따라서 고약한 방귀 냄새를 완화하려면 고단백ㆍ고지방 식품과 황 함유 식품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독한 방귀 냄새 때문에 고민인 사람에게 “계란 섭취를 줄이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같은 이유로 육식 대신 채소ㆍ과일 등 육식을 즐기면 방귀 냄새는 한결 순해진다.

 

황 성분은 브로콜리ㆍ양배추ㆍ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다. 또 빵ㆍ맥주의 첨가물로도 사용된다. 계란ㆍ고기 등 고단백 식품을 즐기는 사람의 방귀 냄새가 독한 것은 황이 포함된 메티오닌ㆍ시스테인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해서다. 방귀 냄새가 너무 심한 사람에겐 비스무스란 약이 처방되기도 한다. 황화수소 등 악취 생성 물질과 결합해 냄새를 9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약이다. 외국에선 방귀 냄새를 숯으로 흡수하는 내의(內衣)와 패드도 판매되고 있다. 방귀 냄새 정도는 약보다 음식 조절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건강천사'는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건강한 이야기 블로그 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지사항

Yesterday1,821
Today156
Total1,964,472

달력

 « |  » 2019.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