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진 환자가 20일 현재 13명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3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10명을 넘어선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확진 환자들은 브라질과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푸에르토리코에 각 1명씩 방문했었고, 나머지 환자 9명은 모두 필리핀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다녀온 뒤 증상이 나타났다.





중앙아메리카나 남아메리카보다 감염 지역이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워진 만큼 심리적 불안감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리우 올림픽 당시만 해도 먼 나라 얘기로 여겼던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지난달과 이달 들어 잇따라 동남아 방문객에서 나타나면서 ‘나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생소한 병인 만큼 여전히 오해도 적지 않다. 다시 한번 지카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 나라는 총 73개국이다. 이 중 63개국은 지난해 이후 환자 발생이 보고됐고, 나머지 10개국은 2007~2014년 사이 환자가 나왔다. 하지만 이들 나라를 방문했다고 해서 모두 의료기관을 찾거나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귀국한 뒤 2주 이내에 특징적인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진에게 해외여행 사실을 알리고 상의하면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국번 없이 1339)나 보건소로 문의해도 된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감염된 사람 5명 중 1명 정도가 증상을 보인다고도 알려져 있다.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를 다녀온 뒤 단순히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충혈된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귀국 후 2주 안에 피부에 발진과 함께 발열, 관절염, 근육통, 눈 충혈, 두통 중 1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발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진 환자 13명 가운데 12명에서 공통적으로 발진 증상이 나타났다. 나머지 1명은 아무런 의심 증상이 없었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됐는데 이처럼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모기에 물리면 모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때문에 지카바이러스 발생국을 방문한 뒤 1, 2주 정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은 푹 쉬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면 1주일 정도 지나 회복된다. 증상이 대부분 경미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발병 사례에서 중증 합병증이 생긴 경우는 극히 드물고, 사망한 환자는 보고된 적이 없다. 발병 후 열이 계속 나거나 근육통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해열제나 진통제 같은 기존 약물을 적절히 복용해 치료할 수 있다. 단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복용은 피해야 한다. 이 계열 약물은 피를 잘 멎지 않게 하는 부작용이 있는데, 지카바이러스나 뎅기열처럼 모기에 물려 걸리는 병에 쓸 경우 더 큰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과거 신종 인플루엔자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등처럼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는 사람 간 전파되지 않는다고 보고돼 있다. 따라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확진을 받더라도 반드시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감염 환자가 모기에 물리면 지카바이러스가 모기의 몸으로 들어갔다가 이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는 있다. 때문에 확진 후 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모기에 물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모기 이외의 주요 전파 경로는 성적 접촉이나 수혈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에 다녀온 사람은 귀국 후 1개월 간 헌혈을 하지 말고, 2개월 동안 성관계나 임신을 피해야 한다. 확진 환자는 회복 후에도 1개월 간 헌혈을 하지 말고, 6개월 간 성관계를 피하거나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글 / 임소형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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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서 촉발된 난데 없는 바이러스 주의보에 예비엄마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에볼라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던 때처럼 바이러스의 낯선 이름과, 치료약도 예방백신도 없다는 점이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는 에볼라나 메르스처럼 일상적인 접촉으로도 사람 간 쉽게 전염될 수 있는 호흡기 바이러스는 아니다. 정확히 알고 지혜롭게 대처하면 ‘제2의 메르스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임신한 여성이다.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서 머리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소두증과 두개골 안쪽이 단단하게 굳는 석화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뇌나 두개골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기형이 된다. 이 밖에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 임신부에게서 출생한 신생아는 관절이 오그라들거나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보고돼 있다.





임신 중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기형아를 출산하는 건 아니다.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소두증으로 출생하는 아기는 500명 당 1명 꼴(0.2%)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처럼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에는 이보다 훨씬 적은 0.01%로 보고됐다. 일반적인 선천성 기형아 발생률인 3~5%, 태아 시기 알코올에 노출돼 신경계 이상이 생기는 확률인 1%보다 낮은 수치다.


중요한 건 임신 기간 중 언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지다. 현재까지는 임신 12주 이내인 1기가 가장 위험하다고 보고돼 있다. 소두증 신생아 출산 임신부의 약 60%가 임신 1기, 약 14%는 2기(임신 13~26주)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나머지 26%는 노출 시기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지만, 의료계는 임신 26주 이후인 3기에는 상대적으로 소두증 발생 위험이 낮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메르스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보통 어린이나 노인에게 더 위험하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하거나 이미 앓고 있는 병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가 어린이나 노인이 특히 더 취약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임신과 무관한 성인이 걸리면 마치 독감에 걸렸을 때처럼 열이 나거나 눈이 충혈되거나 관절이 아프거나 몸에 발진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지카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 뒤 대개 2~14일 안에 시작된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1주일 정도 지나면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 이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임신부가 아니라면 사실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의료계나 제약사들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별도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았다. 감염돼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해열제나 진통제 등 기존 약들로 적절히 치료하면서 푹 쉬면 대부분 회복됐으니 굳이 많은 비용을 투자해 신약을 개발할 필요성을 찾지 못한 것이다.





결국 고위험군인 임신부로서는 예방이 최선이다. 보건당국은 임신부가 최근 2개월 안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달 2일 현재 과테말라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남미 15개국과 키보베르데 등 아프리카 1개국이 유행국가로, 온두라스와 자메이카, 코스타리카, 볼리비아 등 중남미 11개국과 태국 등 아시아 1개국이 산발적 발생국으로 확인됐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임신부가 이들 국가를 방문해야 할 때는 방문 전 의사와 상담을 하고, 시판되고 있는 모기 기피제를 적절히 사용해 감염 위험을 줄여야 한다. 모기 기피제를 선택할 때는 태아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진 성분(DEET, Icardin, Clove oil, Citronella oil, Catnip oil, IR-3535 등)으로 제조한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야외 활동 중 노출된 피부나 옷에 허용량을 넘지 않도록 엷게 뿌리고, 눈이나 입, 상처 등에는 닿지 않도록 한다. 실내에 들어오면 발랐던 부위를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실내에서는 살충제를 활용하면 된다. 모기가 있으면 모기를 향해 직접 뿌리고, 모기가 눈에 띄지 않을 때는 어둡고 구석진 곳에 뿌려놓는다.





만약 임신부가 최근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 발생 국가를 방문한 뒤 2주 이내에 발열이나 발진, 관절통, 결막염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태아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양수검사로 감염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양수 내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RNA)가 발견되면 감염됐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모기에 물려 혈액에 모기의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이다. 메르스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환자의 침 방울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미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받거나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을 통해서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해외여행을 한 지 1개월이 지나야 헌혈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 혈액이 헌혈을 통해 유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성적 접촉에 따른 지카 바이러스 전파에 대해서는 최근 지카 바이러스 확산국인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방문객과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 감염된 미국 사례를 포함해 3건이 보고됐다. 워낙 사례가 적기 때문에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은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에 다녀온 남성은 귀국 후 증상이 없어도 28일간, 증상이 있으면 완치 후 6개월까지 콘돔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성관계 전파 관련 지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전파하는 모기는 이집트숲모기로 우리나라에는 살고 있지 않다.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모기가 실제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는 아직 없다.



글 /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도움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제일병원 한국마더세이프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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