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식생활만 바꿔도 환경이 보호된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지구는 지금 더 많은 고기를 먹기 위해 더 많은 가축을 키우고 도살하기를 반복한다.

 

패스트푸드는 일상이 됐고 동물들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점점 더 늘어났다. 2008년 전 세계의 가축 수가 600억 마리였다면 2025년에는 2배나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에서 인간이 먹는 햄버거 패티나 스테이크를 위한 소가 12억 8000마리다. 사료의 양 또한 만만치 않다. 소고기 10kg을 얻으려면 10배인 100kg을 먹여야 한다. 소를 키우기 위해 지구 안에 있는 땅의 24%나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트림을 하고 방귀를 뀌면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실효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구온난화에 문제가 되는 이산화탄소보다 30배나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건강과 환경이라는 미래세대의 지속 가능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선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리는 노력이 불가피한 선택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채식의 길, 채식주의 10단계

 

우리나라의 채식 인구는 얼마나 될까?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15만 명에서 2018년 기준으로 150만 명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그렇다고 150만 명이 모두 365일 1년 12달 야채만 섭취할까? 채식주의자도 구분하면 여러 단계로 나뉜다. 필자는 총 10단계로 구분해 본다.

 

 

 

 

 

 

 

 

 

 

 

 

 

 

 

 

먼저 가장 엄격한 10단계 채식주의자로는 프루테리언( Fruitarian)이 있다. 프루테리언은 식물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믿기 때문에 식물을 뽑거나 자르거나 하지 않는다. 식물이 주는 열매인 과일이나 견과류만 먹는다.

 

다음 9단계 로 푸터(Raw Fooder) 생식 주의자로 불리는데 그 이유가 효소가 파괴되는 온도인 48℃ 이상 조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루테리언과는 달리 채소는 섭취한다.

 

다음 8단계로는 흔히 들어본 비건(Vegan)이 있겠다. 말의 뜻만 보면 beginning과 vegetarian을 합한 것으로 채식주의자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갖는다. 비건 역시 유제품, 알, 생선, 꿀 등 동물성 식품은 물론 동물에게서 얻을 수 있는 식품은 먹지 않는다. 아몬드도 안 먹는 경우도 있는데 양봉업자의 도움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7단계는 스트릭트 베지테리언(Strict Vegetarian)이다. 비건처럼 동물에게서 비롯된 음식은 먹지 않는다. 하지만 유일하게 꿀은 섭취한다.

 

6단계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은 조금 다르다. 동물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우유, 꿀, 버터, 치즈, 요구르트 등은 먹고 어패류, 계란을 비롯해 육류는 먹지 않는다.

 

5단계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은 오히려 유제품은 먹지 않고 계란 등의 알은 먹는다.

 

 

 

 

 

 

 

 

 

 

 

 

 

 

 

 

 

 

다음으로 4단계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이다. 락토와 오보를 합친 수준으로 달걀 등 알도 먹고 유제품류인 우유, 치즈도 먹는다. 그 밖에도 꿀 등 동물들에게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은 허용한다.

 

3단계인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부터는 조금 더 허용범위가 넓어진다. 소나 돼지, 닭은 물론 알도 먹지 않지만 동물성 해산물을 먹는다.

 

낮은 단계에 속하는 2단계 폴로 베지테리언(Pollo Vegetarian)은 유제품은 물론 동물의 알이나 생선, 어패류, 닭고기까지 먹고 소나 돼지는 먹지 않는다. 다채로운 요리가 가능한 단계라 볼 수 있다.

 

마지막 1단계인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은 아주 자유로운 채식주의자로 평소에는 채식을 하고 상황에 따라 육류도 섭취하는 단계를 말한다. 간헐적 채식 정도로 이해하면 쉽겠다.

 

 

 

 

 

 

 

 

 

 

 

 

 

 

건강을 위한 채식주의의 효능

 

무엇보다 채식을 하면 현대인들의 질병 근원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암 등 성인병 예방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또 과일이나 곡식, 채소 등에는 우리 몸에 좋은 비타민, 효소 등이 넘치면서 질병 예방에 특효다. 야채만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가장 쉬운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부터 시작하면 되겠다.

 

 

 

 

 

 

 

 

 

 

 

 

 

 

평소에 육류 먹는 횟수를 줄이고 하루 한 끼 이상은 채식으로 채워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연구결과 육가공 된 햄, 소시지는 물론 붉은 고기들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나왔다. 특히 전 세계 질병 사망자의 70%를 육식과 연관된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채식이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채식을 위해 가축수를 점점 줄이고 탄소 발생을 억제해가면서 미래의 환경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순기능이 우리 자신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말이다.

 

 

 

 

 

 

프리랜서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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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를 포함한 동물성 식품을 아예 섭취하지 않고 식물성 식품만을 먹는 채식주의자(베지테리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베지테리언은 먹는 식재료 범위에 따라 나뉘는데 육류와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의 섭취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을 하는 사람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불린다. 육류와 가금류 등 고기를 먹지 않는 경우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이고 달걀이나 우유, 꿀처럼 동물에서 비롯된 모든 식재료를 먹지 않는 ‘비건’도 있다.



음식에 대한 철학으로 비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제품 알레르기 등으로 비건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비건 인구가 늘어나면서 채식 메인요리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비건을 위한 전문 디저트까지 생겨나고 있다.


흔히 비건 디저트라고 하면 맛이 없고 비쌀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디저트의 주재료는 달걀과 밀가루, 버터 등 동물성 식재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식재료로 맛과 풍미를 낸다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주재료가 없는 디저트, 쉽게 상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대체할 식물성 재료들도 많아졌다. 물론 동물성 유제품으로 내는 디저트와 동일한 맛을 내지는 못하겠지만 식물성 재료가 주는 담백한 맛과 풍미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밀가루와 설탕, 버터로 만드는 기존의 디저트를 먹고 속이 불편하거나 소화가 잘 안 되던 경우라면 비건 디저트를 즐겨보자.



비건 디저트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글루텐프리(GF)다. 글루텐은 빵을 쫀득하게 만들어주는 성분으로 우리가 흔히 먹는 하얀색 정제 밀가루에 들어있지만, 소화를 방해하고 체내 흡수 속도를 높여 당을 빠르게 높인다는 부작용이 있다.


빵을 먹고 속이 더부룩한 경우라면 이 글루텐에 거부반응이 있는 경우다. 비건 디저트에서는 이 글루텐 대신 통밀가루를 활용해 반죽을 만든다.




완전한 비건을 위해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한 디저트도 비건 디저트에 속한다. 우유 대신 코코넛우유나 아몬드우유를 사용하고 정제된 흰설탕 대신 아가베 시럽, 비정제 설탕 등을 활용한다. 계란을 넣어 반죽의 점성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라면 두부나 아마씨 가루, 마 등 약간의 점도를 낼 수 있는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다.


탄수화물을 낮춘 저탄수화물 디저트도 있다. 빠르게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 성분 섭취를 꺼리는 당뇨환자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현미가루나 아몬드가루, 코코넛가루 등을 활용해 순 탄수화물 함량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빵은 동물성 식품으로 만든 디저트처럼 부드럽거나 쫄깃한 맛은 없지만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은은한 맛이 나기 때문에 반죽 외에 견과류나 과일 등, 재료의 풍미가 더 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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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부터 고기 안 먹을 거야!” 당신의 자녀가 이렇게 선언한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평소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는 부모라도채식주의자에 대한 편견 같은 건 없다고 되뇌던 이들이라도자녀의 채식 선언이 예상치 못한 고민을 안겨줄 수 있다.

 

삼겹살이나 불고기 같은 고기 메뉴는 제외한다고 해도 우리가 흔히 먹는 김치찌개비빔밥심지어 뭇국도 채식주의 식단이 아니라는 걸 자각하는 순간 채식주의 생활이 녹록치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자녀가 비건을 선택한 거라면 계란을 넣은 토스트를 비롯해 모든 제과 제빵류 일체가 간단한 아침 메뉴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에 당혹감은 커진다.

 

말 그대로 함께 밥 먹는’ 식구(食口)의 한 구성원이지금껏 공유해온 반상(飯床)의 독트린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노선을 선언하게 되면식단 준비에 대한 번거로움에서 시작해 웬만하면 그냥 먹지라는 불평 내지 압박을 거쳐 왜 내 소신을 무시해?’라는 갈등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이 현실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서 묘사된 갈등은 그저 문학적 상징과 수사라고 생각했었다.

 

국내에서도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중에서도 어느 날 육식을 그만두겠다고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학대에 가까운 가축 사육과 충격적 도살의 현실을 생생하게 고발한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결심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린 부모는 성장기 자녀의 건강 유지와채식주의자로 살기 위한 사회적 교육적 고려를 둘 다 해야 한다.



우선 자녀 건강 측면에서아동 청소년의 채식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는 것이다하지만 채식을 하더라도 단백질 섭취에 큰 문제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현대의 많은 아이들이 필요량보다 훨씬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비만과 과체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이에 비하면 채식주의 청소년들은 오히려 비만과 제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단백질은 두부두유씨앗류견과류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한국영양학회의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12~18세 청소년은 하루 45~55g, 9~11세 아동은 하루 35g, 6~8세는 하루 25g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권장한다두부 한 모가25~30g의 단백질을 함유(두부 100g 당 단백질 8g 정도)하고 있으며두유나 익힌 콩은 한 컵에 15g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특히 병아리콩은 강낭콩이나 완두콩보다 2배 이상의 많은 단백질(100g 당 약 20g)을 함유하고 있다건강한 다이어트식으로 각광받는 중동 음식 후무스가 바로 병아리콩을 주재료로 만든 것이다.

 

피넛버터의 단백질 함량은 한 큰술에 4g 정도다달걀을 먹는다면 한 개에 단백질 6g 정도를 섭취할 수 있다이밖에 호박씨 등 씨앗류아몬드 등 견과류 등을 통해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다.



채식주의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단백질보다는 철분 부족이다철분은 육류에서 섭취하는 것이 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채소에서는 시금치와 통곡류에서 철분을 섭취할 수 있는데라임 레몬 오렌지 등 비타민 C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잘 되므로 샐러드로 함께 먹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달걀 치즈 요거트 등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비건이라면 비타민 B12 부족이 문제가 된다비타민 B12는 식물성 식품으로는 섭취할 수 없는 성분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비건에게는 영양제를 통해 비타민 B12를 보충하거나비타민 B12가 강화된 시리얼이나 두유 등을 섭취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영양섭취에 대한 해결은 어떻게 보면 오히려 쉬운 문제다집에서학교에서또 식당에서 채식주의자는 유난 떠는 사람주변사람을 번거롭게 만드는 원흉이라는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반대로 가축 사육과 도살에 충격을 받고 채식을 선언한 자녀 입장에서는 여전히 육식을 하는 다른 가족을 용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부모는 채식을 선언한 자녀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육식과 채식을 하는 각자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유난 떨지 말고 그냥 먹어라는 식의 압박은 금물이다동시에다른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는 조언이 필요하다.

 

단 부모는 자녀가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간혹 날씬해지겠다는 생각에서 채식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이 없지 않은데과체중이 아닌데도 다이어트에 집착하거나 음식을 거부하는 행동 등은 심각한 질환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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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서 프리프롬(free-from)은 알레르기나 음식 과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식품을 말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특정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식재료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컨설팅 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식품분야에서 프리프롬처럼 특정 성분을 제한한 식품이 지난해 산업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프리프롬 소비자는 채식주의자다.


과거에는 식품 성분표를 꼼꼼히 챙기는 소비자가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나에게 맞지 않는 성분을 골라내 이를 제외시키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며 올바른 식습관이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아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프리프롬의 대표적인 사례는 락토-프리다.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유당불내증의 경우 유제품을 먹고 난 뒤 설사나 복통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 때문에 유당만 제거한 락토-프리 제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유제품을 먹고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락토-프리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


또 다른 프리프롬 제품은 글루텐-프리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라면 글루텐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글루텐은 밀이나 보리, 호밀 등에 들어있는 불용성 단백질이다.

 

효모를 팽창시키기 때문에 빵을 만들거나 과자를 구울 때 음식 맛을 내는 성분이다. 빵과 파스타, 과자, 수프, 소시지, 맥주 등에도 들어있다. 쫄깃한 빵이나 면의 식감은 바로 글루텐 때문이다.

 

 


셀리악병(celiac disease)을 앓는 경우라면 글루텐 복용이 치명적이다. 셀리약병은 글루텐을 섭취하면 소장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또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글루텐 프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유전자재조합 농산물(GMO)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은 식품인 GMO-프리,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제거한 알레르기-프리, 채식주의자를 위해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미트(meat)-프리, 유제품을 제외한 데어리(dairy)-프리 제품들이 있다.


이들 프리-프롬 제품에 무작정 열광하기보다 자신의 체질을 파악한 뒤 몸에 맞는 식습관을 익히고 여기에 맞는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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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국가에서 채식주의는 양식 있는 시민이라면 갖춰야 할 필수품인 듯 유행하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를 보면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의 협회인 ‘비건 소사이어티’는 지난해 채식주의 인구가 10년 전의 3.5배인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영국인 120만 명이 채식주의자인 것으로 보고 있고, 영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는 영국 인구의 25%가 고기 섭취량을 줄인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이런 유행의 와중에도 상당수 사람은 채식주의의 ‘도 아니면 모’라는 식의 접근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운동이나 음주에는 적정량이라는 개념이 있다. 술은 많이 마시거나 줄일 수 있고, 운동도 10분만 하거나 1시간 동안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도 아니면 모’에 가까운 일이다. 


채식주의도 유제품이나 달걀 섭취 여부 등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뉘기는 한다. 그러나 붉은색 육류에 대해서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 붉은 육류를 조금이라도 입에 대는 사람은 채식주의에 ‘실패’한 것이 된다. 


공장식 축산이 동물과 인간, 지구에 미치는 폐해를 알고 있다고 해도 채식주의의 엄격함에 겁부터 먹고 나면 채식주의에 발을 들여놓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등장한 대안이 축소주의자(Reducetarian)가 되자는 운동이다. 축소주의 운동의 핵심은 육류 섭취를 일단 10%만 줄이자는 것이다. 


이 운동을 이끄는 사람들은 고기를 일절 금지하는 채식주의는 많은 사람의 동참을 끌어내기 어렵고 지속할 수 없다고 본다. 큰마음을 먹고 채식주의에 입문했더라도 피치 못할 상황이나 식욕 때문에 고기를 먹고 채식주의를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영국 시민단체 ‘축소주의 운동’의 공동 설립자이자 대표인 브라이언 케이트먼은 “공장식 축산은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 동물 학대를 유발하고 과도한 육류 섭취는 심장질환, 암, 비만 등을 초래한다”며 “육류 소비를 10%만 줄여도 이런 문제들의 해결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따지는 것보다, 육류 소비를 조금이라도 줄였을 때 나타나는 결과의 차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채식주의의 명분보다 실리에 집중하자는 제안이다. 케이트먼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게 어떤 훈장이나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지구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채식주의자들을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케이트먼은 “(육류를 먹는 사람들에게) 배타적이고 화를 잘 내는 채식주의자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채식주의자 대부분은 우리가 채식 문제에 대해 실용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축소주의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고 채식주의에 ‘실패’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육류 소비를 줄이는 일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 고기를 먹더라도 그 빈도와 양을 줄였다면 여전히 채식주의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가디언은 “축소주의자들은 의지박약한 채식주의자일 수도 있지만, 부담감이나 죄의식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며 “당신이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고기를 약간 먹더라도) 당신은 위선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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