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약해진 장기를 보충하거나 저하된 혈액이나 기운을 보강하는 것을 한방에선 보(補) 치료법이라 한다. 보약(補藥)은 허약해진 신체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약이다. 보약은 일종의 질병 예방약이다. 허약의 원인과 부위에 따라 치료 방법과 약제(藥劑)가 달라진다.


성장 발육 촉진 약, 오장 육부(五臟六腑) 보강 약, 혈(血)을 보하는 약, 음(陰)을 보하는 약, 정력(精力)을 보하는 약, 뇌를 보해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약 등 보약의 종류가 다양하다. 한의학에서 처방하는 보약의 기본 처방만 해도 100 가지가 넘는다. 보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야 한다.


보혈(補血)해야 할 사람이 보기약(補氣藥)을 먹으면 기운이 막히는 병이 생길 수 있어서다. 보기(補氣)해야 할 사람이 보혈약(補血藥)을 복용하면 소화불량 증세가 나타난다. 



피로를 느낀다고 해서 무조건 보약을 먹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몸에 영양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해 피곤할 때는 보약이 필요하다. 피로의 원인이 인체 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거나 외부요인 탓이라면 보약 복용은 헛일이다. 대표적인 보약으론 쌍화탕ㆍ십전대보탕ㆍ팔물탕ㆍ육미지황탕 등이 꼽힌다. 



쌍화탕은 ‘쌍화산’이라고도 한다. 기(氣)와 혈(血)을 쌍(雙)으로 조화롭게 해준다. 힘든 일을 하거나 큰 병을 앓고 난 후 기가 부족해 저절로 땀이 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쌍화탕은 주재료인 사물탕에 황기ㆍ육계ㆍ감초를 추가한 것이다.


십전대보탕은 십보탕(十補湯)ㆍ십전산(十全散)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체내 기혈 부족으로 인한 모든 병증에 이롭다. 허약이 장기간 지속돼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거나 오랜 병으로 몸이 쇠약해져 수시로 열이 오르며, 뼈마디가 시리고 아프다는 사람에게 처방된다.


얼굴색이 누렇게 뜨고 다리ㆍ무릎에 힘이 없거나 각종 병을 앓은 뒤 기운이 예전과 같지 않거나 걱정ㆍ근심으로 숨이 차고 속이 메스껍다고 호소하는 사람에게도 권한다.


십전대보탕은 기를 보하는 사군자탕 (인삼ㆍ백출ㆍ복령ㆍ감초)과 혈을 보하는 사물탕 (당귀ㆍ천궁ㆍ백작약ㆍ숙지황)을 합하고, 여기에 황기ㆍ육계를 추가한 보약이다.


총명탕은 마음을 맑고 깨끗하며 평안하게 한다. 수험생이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진다. 백복신ㆍ석창포ㆍ원지란 세가지 약물로 구성된 아주 간단한 처방의 보약이다. 하얀 첩지에 싼 봉지(한약)를 1첩(貼)이라 한다. 한약은 하루에 2첩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제란 10일 분량의 한약으로, 20첩을 가리킨다.


한약의 복용 기간은 질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구미강활탕이란 감기ㆍ몸살 치료용 한약은 며칠만 복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성 간질환ㆍ암 등 만성 질환자라면 한약 복용 기간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이를 수 있다.


탕약은 보관 기간이 오래 되면 약효 성분이 소실될 수 있다. 가급적 냉장 보관해 적정 기간 내에 복용해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독특한 생리기능을 보인다. 한의학에선 이를 체질이라 한다. 각 체질의 특이성에 의해 개인의 성격ㆍ선호 음식ㆍ체격ㆍ잘 걸리는 질환까지도 차이가 난다.


체질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용어가 ‘사상체질’이다. 사상체질이란 1900년께 이제마가 창시한 체질 감별법으로, 사람을 태양인ㆍ태음인ㆍ소양인ㆍ소음인 등 네 체질로 분류한다. 엄밀히 말하면 체질을 정확하게 구분하긴 힘들다. 몸이 찬 체질과 따뜻한 체질 등 큰 분류는 가능하다. 그 경계선에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 체질에 가깝다’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


동양에서 한약(생약)은 선사시대 이전부터 발달했다. 천연물질 가운데 인체의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것의 대부분은 초본 식물이다. 식물에 근본을 두었다 해서 ‘본초’(本草)라 한다. 현존 본초 서적 중 최고(最古)인 것은 약 2000년 전 중국 한나라 때 저술된 ‘신농본초경’이다. 이후 명나라 때 이시진이 ‘본초강목’을 저술하면서 본초를 이용한 의술이 널리 퍼졌다.


우리 선조가 쓴 대표적인 본초 서적으론 고려의 향약구급방, 조선의 향약집성방과 동의보감이 있다. 향약구급방과 향약집성방은 중국의 본초강목보다 전에 작성됐다. 동의보감도 본초강목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약(韓藥)은 동물ㆍ식물ㆍ광물에서 채취된 것으로, 대개 원형대로 건조ㆍ절단 또는 정제된 생약이다(약사법 제2조). 한약재는 ‘한약’ 또는 ‘한약제제’를 제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원료 약재다. 한약재는 제약회사에서 한약재 규격품으로 제조돼 한의원ㆍ한약국ㆍ한약방 등에 공급된다.


한약재를 사용해 질병 예방과 치료를 수행하는 곳으론 한의원ㆍ한약국ㆍ한약방이 있다. 한의원은 한의사가 개설하는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곳이다. 여기선 침술ㆍ외과술ㆍ교정술 등 각종 의학적 처치를 받을 수 있다. 한약국은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이다.


한약국에선 일반의약품도 구입 가능하다. 한약사가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된 ‘한약 조제 지침서’ 100종 한약 처방 내의 조제 한약도 살 수 있다. 한의사의 처방전을 한약국에서 보여주면 한약사가 한약을 조제해준다. 한약방은 기성 한약서 10종에 기재된 한약을 혼합ㆍ판매하는 곳으로 한약업사가 운영한다.


한약은 건강기능식품과는 다르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원료 또는 성분이 함유된 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 영양기능(1차 기능), 감각적ㆍ기호적 기능(2차 기능), 생체조절기능(3차 기능) 중 생체조절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ㆍ예방 효과가 있는 의약품과도 다르다.


농가에서 재배된 특용 작물은 산지 수집상이나 생산자 단체 등을 통해 한약의 원료(한약재)나 농산물(식ㆍ약공용농산물)로 유통된다. 의약품용 한약(재)는 일반인이 직접 살 수 없다. 민간요법으로 사용할 식물을 구입하려는 일반인도 있을 것이다. 농산물인 식ㆍ약공용농산물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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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누구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에 의해 널리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격언입니다. 대부분의 병은 하나의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지 않습니다. 개개인의 유전적, 체질적, 생활습관적인 여러 내부 요인들과 복합적으로 얽혀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도 빠르고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어쩌면 정작 제일 가까이에 있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 소홀해 왔던 것은 아닐까요?  

 

 

내부적 요인(체질)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인간의 유전자가 99% 이상 같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단 1%도 안 되는 차이로 똑같은 사람 하나 없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마저 합니다. 병도 그렇습니다. 겉에서 보면 같은 병이고, 같은 병이면 다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법도 같을 것 같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병이라 할지라도 환자의 체질이나 내부요인들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과 치료법이 나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위장병이라 할지라도 평소 위장이 찬 소음인과 위장에 열이 많은 소양인은 나타나는 증상도 다르고 치료 또한 전혀 다른 약물로 구성된 처방으로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 해소법이 사람에 따라 다른 것처럼 말이지요.

 

 

'나'를 알아야 예방과 치료가 잘 된다

 

따라서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사람의 인생 전반에서 뿐만 아니라 건강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아, 내가 위장이 열이 많은 체질이구나’ ‘아, 나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체질이구나’ ‘아, 나는 쉽게 불안해할 수 있는 체질이구나’ ‘아, 나는 평소에 입으로 숨을 쉬고 있구나’ ‘아, 내가 일할 때 목을 거북이처럼 내밀고 있구나’ 하고 아는 사람은 평소 생활습관에서도 스스로 교정하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큰 병이 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治未病(치미병)’이라 하여 이미 병이 난 것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 병에 대해 예방하는 것을 환자치료의 기본덕목 중 하나로 중요하게 생각해왔습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병을 예방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입니다.

 

 

맞춤형 건강시대

 

따라서 이제는 의료의 기본방향이 환자분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잘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의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전진단 및 홍채진단 등의 진단법을 통해 유전적 약점 및 미래에 걸리기 쉬운 병을 알고, 사상체질, 팔체질 등으로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진단받아 그에 맞는 섭생을 하고 생활교정을 한다면 스스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증진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이 마음이요 마음이 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단 5분이라도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 고요한 마음과 가지런한 몸을 하고 살펴볼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나’를 관찰하는 것, 나를 잘 아는 것이 건강관리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글 / 왕경석 대전헤아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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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내원하는 아이들을 진찰하다 보면 내원한 질환 이외에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유전적으로 부모가 폐와 기관지가 약한 경우에는 대개 자녀들도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근래에는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비염이 왜 이렇게 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우리 몸의 건강은 유전, 음식과 운동, 생활습관 등의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에 의해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요소들 중에서 비염이나 축농증이 잘 생기는 원인이 될 만한 것을 생각해 보면 다음과 이야기 해볼수 있겠습니다.

 

 

 

 

첫째, 차가운 음식과 환경을 선호하는 것은 비염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비염환자의 대부분이 차가운 음식을 선호하거나 본인은 원치 않더라도 여름내 에어컨이 있는 차가운 환경에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을 마셔도 항상 차가운 물이나 얼음물을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하루에 한두 개는 꼭 먹는 학생들, 학교와 학원에서는 긴팔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춥게 틀어놓는 에어컨은 호흡기를 냉각시켜 마치 한겨울 추위에 장시간 노출된 것과 동일한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또 차가운 음식물을 섭취하면 구강과 기관지가 냉각되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코와 점막의 면역기능이 약해집니다. 이때 비염이나 알러지 같은 반응이 쉽게 일어나고 이것이 우리가 불편해하는 비염증상입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차가운 것만 안 먹고 에어컨만 적게 틀어도 가을철의 심한 비염의 괴로움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비염은 사실상 냉장고와 에어컨에 의한 문명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둘째, 유전적인 원인입니다. 집안 내력이 폐가 약한 경우는 가족들 중에 만성 비염, 축농증 그리고 천식이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영유아기 때부터 자주 감기에 걸려서 고생하거나 성장하면서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중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업으로 몸이 매우 피로해지면 비염이나 축농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체질의 경우는 사춘기 성장이 끝나기 전까지 일 년에 수회씩 주기적으로 폐 기능을 강화시켜 오장육부의 기능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보약처방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효과는 사춘기 이전에 어릴수록 좋기 때문에 일찍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갑작스런 체중증가도 원인이 됩니다. 체중이 갑자기 늘게 되면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해야 할 일이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심장과 폐는 순환기능을 담당하는데 폐는 더 많은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야만 하므로 부담이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폐 기능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면서 호흡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코와 기관지의 면역기능이 약해져 비염의 증상이 쉽게 발생합니다. 주변에 갑자기 체중이 늘면서 비염이 생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중 제일 중요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차가운 것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체중이 20kg인 아이가 찬 우유 200ml를 단숨에 마시는 것은 체중이 60kg인 성인이 찬 우유 600ml를 마시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떨까요? 호흡기가 냉각되어 점막의 면역기능이 좋을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따뜻하게 먹지 않더라도 차갑게는 먹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글 / 왕경석 대전헤아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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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환절기가 되면 김 과장은 감기에 한 두 번씩 걸리고 지나갑니다. 부서를 바꿔 새로 적응하느라 야근이 잦았던 올 봄에도 어김없이 감기에 걸렸습니다. 근래에 몸이 좀 무겁고 찌뿌둥하기만 했는데 중요한 업무 보고를 끝내고 난 상황이라 긴장이 풀려서인지 며칠 전부터 목에 담이 결리더니 갑자기 오한이 들면서 몸살이 왔습니다. 온몸에 열이 나고, 팔다리는  두드려 맞은 듯 쑤시고, 코에는 콧물이 꽉 차서 코 푸는데 휴지 한통을 써야만 될 정도이고 목에는 가래가 꽉 막혀서 기침이 수시로 나옵니다. 하지만 다행히 며칠 휴가를 내고 푹 쉬고 나니 증상의 대부분이 호전되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출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감기는 예년과 좀 달랐습니다. 감기가 다 나은 듯 했지만 기침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열흘 넘게 지속되는 것입니다. 목에 가래도 없는데 갑자기 목이 간질간질 하면서 잔기침이 연달아 나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다가도 나오게 되니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다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처방을 받아서 기침약을 복용해 봤지만 더 이상 호전이 없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기침에는 도라지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인에게 부탁하여 산도라지를 구해왔습니다. 주전자에 넣고 정성스럽게 푹 달여서 남편에게 건네줍니다. 회사에서도 마실 수 있게 보온병에 챙겨주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침은 별로 호전될 기미를 보이질 않습니다. 김 과장은 더욱 걱정이 됩니다. 혹시 폐에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큰 병원에 가보기로 합니다.  폐 CT 및 의심되는 검사를 모두 하였지만 특별히 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립니다.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마음에 위로를 삼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기침은 너무나 괴롭습니다. 근 1달째 감기로 고생하다 보니 체중은 줄고 얼굴도 창백해지고 체력이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입니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김 과장처럼 오랜 감기 이후 남은 잔기침 때문에 오는 환자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양약도 먹어보고, 여러 가지 민간요법도 해보아도 도저히 낫지 않아서 오는 환자들입니다. 김과장과 같은 기침의 원인은 대부분 체력이 고갈되면서 폐기능이 극도로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이 건강할 때 폐와 기관지는 항상 일정한 양의 점액과 습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점액과 진액이 고갈되면 목(기관지)이 건조해지면서 점막을 자극하는데 이때 기침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기침을 한의학에서는 ‘음허해수(陰虛咳嗽)’라고 합니다. 몸에 진액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기침을 말합니다.

 

김과장 부인이 구해온 도라지나, 일반적으로 쉽게 접하는 기침약들은 폐와 기관지를 막고 있는 가래를 제거하여 치료하는 ‘진해거담제’가 대부분입니다. 진액이 고갈되어 메말라 있는데 이를 더 말려주니 기침이 전혀 나아질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산도라지는 담(가래)과 농(고름)을 삭혀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능이 매우 강력한 약재입니다. 단독으로 많은 양을 복용하게 되면 폐가 건조한 체질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도라지를 기침에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담과 농이 많은 기침에만 사용해야 효과가 있지, 반대의 경우에는 기관지와 폐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참고하여야 하겠습니다. 만약 자신의 체질과 폐의 상태를 모른다면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여 전문가에게 정확히 진찰받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약과 독은 자신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서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 왕경석 대전헤아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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