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글로 작성된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조어와 합성어는 한글을 대신해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고, 그것이 상용어가 되었기 때문에 한글의 훼손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10월 9일은 한글날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입니다. 오늘은 한글날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한글 창제의 배경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부터 우리말은 존재했지만 그 표기는 한자를 사용했습니다. 한자는 중국의 문자생활이 반영된 글자이기 때문에 우리말을 온전히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그로 인해 말로 전해지는 언어와 표기되는 단어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또한 한자는 배우기 힘든 문자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은 한자를 배우고 익히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문을 익힌 양반들은 한문을 자신들의 권력을 행사하고 유지하는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세종대왕은 이러한 시대의 구조 속에서 ‘자주, 애민, 실용’의 정신을 토대로 일반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한글 창제로 권력층의 반발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집현전들의 학자들과 함께 은밀하게 훈민정음을 완성시켜 나갔습니다.
한글날의 유래와 역사
<세종실록>을 살펴보면 ‘1446년 음력 9월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1926년 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에서 처음 ‘가갸날’이라는 명칭으로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고, 주시경에 의해 ‘한글날’이라고 불러지게 되었습니다. 1934년부터는 날짜 계산법을 달리하여 10월 28일에 한글날 기념식을 거행했습니다. 6년 후인 1940년, 훈민정음의 해례본의 기록을 토대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1991년, 너무 많은 공휴일이 국가 경제발전에 큰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국군의 날, 제헌절과 함께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후로 한글 학회와 단체에서는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을 촉구하는 운동을 펼쳤고, 지난해 12월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개정령이 통과되면서 올해부터 다시 시행됩니다. 언어 속에는 민족의 역사와 얼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는 민족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데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이 한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올바른 한글문화로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글의 우수성
한글은 ‘자주, 애민, 실용’이라는 창제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때문에 창제자와 창제 년도가 명확히 밝혀진 문자 중 하나라고 하네요! 또한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제자원리를 보이고 있으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언어이기도 합니다. 한글의 원형인 훈민정음은 발음기관, ㅡ(땅) ㅣ(사람) ·(하늘)에서 글자의 모양을 본떴으며, 기본 글자를 바탕으로 획을 추가하여 나머지 글자들을 만들었습니다. 한글의 글자 수는 24자에 불과하지만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말과 소리를 기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훈민정음에는 한글은 “똑똑한 사람은 반나절이면 깨우치며, 어리석은 사람 역시 일주일이면 깨우칠 수 있다.”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여 유네스코에서는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을 만들어 매년 문맹퇴치에 큰 공헌을 세운 사람에게 이 상을 수여한다고 합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뿐만 아니라 그 속에 민족의 문화와 얼이 담겨 있습니다.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더라면 다른 나라의 언어를 빌어다가 어렵게 문장을 표현했을 것이며, 높은 문맹률로 인해 오늘과 같은 경제, 정치, 문화 등의 성장과 발전을 이룩하지 못 했을 것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한글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고, 그 속에 담긴 창제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글 / 건강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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