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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커피 한잔에 담긴 이야기




커피와 관련된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얘기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커피의 대표적인 효능으로는 간암 방지, 심혈관계 질환 예방, 파킨슨과 치매 예방, 당뇨병, 심장병 예방, 피로 해소, 여드름 완화, 탈모 예방, 노화 방지, 숙취 해소 등 다양하다. 


반대로 부작용으로는 고혈압, 피부 건조, 빈뇨, 부정맥 유발, 심근경색 악화, 불안장애, 불면증, 골다공증 유발 등의 카페인 부작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커피 자체가 주는 해(害)는 그렇게 크지 않다. 오히려 커피 한 잔이 활력이 되고,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일상의 소소함이 한잔의 커피 속에 사랑이 되고, 희망이 되어 함께 머물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만화의 살아있는 역사, 만화가 ‘허영만’이 데뷔 40주년 기념작으로 펴낸 ‘커피 한잔 할까요?’를 보았다. 2015년 1권을 시작으로 2017년에 8권을 끝으로 완간이 되었다. 


평소 만화를 즐겨보지 않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보면서 커피 한잔의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준 만화였다. 



키스를 부르는 커피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는 ‘곱게 갈아 압축한 커피 가루에 높은 압력으로 뜨거운 물을 가하여 짧은 시간 동안 추출한 고농축 커피’를 의미한다. 높은 압력으로 추출하기 때문에 드립커피와는 다른 농축된 맛을 끌어 낼 수 있다. 



에스프레소의 진정한 매력은 입안에 감도는 향긋한 향기와 달콤한 여운에 있고 그런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나눈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기억하렵니다. 

커피향이 나는 당신을.

기억하렵니다. 

우리의 소리 없는 사랑방정식을.

기억하렵니다. 

촉촉한 당신의 입술과 

온몸을 전율케 하는 입맞춤을.


자작시 ‘기억하렵니다. 당신을’ 중에서



추억을 더듬는 예가체프


예가체프는 에티오피아 남부 시다모 현안의 예가체프 지역 고지대에서 재배하는 커피로, 커피의 여왕, 또는 여성적 커피로 불린다. 



예가체프는 ‘비옥한 땅을 보존하다’는 뜻으로 땅의 이미지가 여성과 닮은 듯하다. 꽃향기와 과일향이 나는 게 특징인 예가체프는 레몬의 맑은 산미가 돋보이는 커피이다. 예가체프 한잔 속 추억을 더듬어 본다.


우웅~~~타다닥 탁탁

커피 그라인더 소리가 요란하다.


예가체프 콩가

방안 가득 향기로운 꽃내음과 

싱그러운 레몬향이 넘친다.


농부의 땀을 먹고 자란 곡식처럼

레몬의 맑은 산미가 돋보이는 커피.


소싯적에 메뉴가 많지 않던,

다방보다는 세련된 커피숖에서 

커피 한잔에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던 친구.


숱한 방황을 잠재우며

묵묵히 지중한 삶을 지키게 도와준


자작시 ‘옛 생각’중에서



온기를 전하는 커피

보온병의 커피


스테인리스 보온병은 쇠와 커피가 상극이고 무엇보다 향이 상하게 된다는 점에서 맛있는 원두커피를 마실 적당한 용기는 아니다. 



그러나 내 마음의 따뜻한 온기와 진심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보온병의 커피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존재가치가 있다. 


여행을 떠나거나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습관처럼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가곤 했는데, 찬 기운이 도는 날씨에 마시는 보온병의 커피 맛은 ‘때론 감성이 절대적인 맛의 기준을 압도한다.’는 말을 실감 나게 한다. 


커피잔에

새벽공기 찰랑찰랑


새록새록 익어가는 봄날

불현듯 봄바람이 머물고


커피향 내음 가득

그리움에 취한듯

떨리는 숨결로


자작시 ‘새벽 커피’중에서



마시면 힘이 나는 커피


블릿프루프 커피(방탄커피)는 총알도 막아낼 만큼 힘이 나는 커피이다. 방탄커피는 설탕이 없어, 버터와 코코넛 오일이 들어가 지방을 섭취할 수 있어 포만감을 늘려주어 고지방 저탄수화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아침 혹은 점심 한 끼를 방탄 커피로 때우기도 한다. 


몸을 보호해주는 방탄커피는 열량이 높아서 등산할 때 마시면 효과가 있다. 아메리카노에 무염 버터를 넣고, 코코넛 오일을 한 숟가락 넣고 저으면 방탄커피가 된다. 



비엔나커피는 아메리카노에 휘핑크림을 얹어 만드는 커피로 그 본고장인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인스패너’로 불린다. 


마차의 마부가 설탕을 젓지 않아도 한 손으로 마실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 유래인데, 휘핑크림의 부드러움, 커피의 쌉싸름한 맛, 천천히 우러나는 단맛의 세 가지 맛을 즐기기 위해 크림을 젓지 않고 마시는 것이 포인트이다. 달콤하고 쌉쌀한 맛이 기운이 없고 우울한 날엔 힘이 나는 커피이다. 


아이리시커피는 커피에 위스키가 첨가된 것이다. 아일랜드의 공항에서 추운 승객들에게 제공하던 커피에서 유래된 만큼 특히 추운 겨울에 잘 어울린다. 아이리시커피는 비엔나커피처럼 위에 휘핑크림을 얹어서 달콤한 크림과 진한 커피의 맛을 함께 맛볼 수 있다.



군침 도는 향기의 전령사 커피,

커피 한잔 속 이야기


군침 도는 향기의 전령사인 커피. 아침을 커피로 시작하는 사람들, 저녁을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하는 사람들. 커피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커피 한잔에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고, 저마다의 삶이 있다. 최고의 바리스타는 손님의 생각과 느낌이 들어갈 틈이 있는 커피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있고, 기분 좋은 일도 있게 마련이다. 화나는 마음, 슬픈 마음은 안정시켜 주고, 기쁜 마음은 배가 되게 해주는 향기의 전령사인 커피. 그라인더를 돌리면 커피 향기가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원두를 갈다 보면 내 마음의 모난 부분도 함께 갈린다.


저랑 같이 커피 한잔하실까요? 




<내용 출처 및 도움 자료: 허영만의 「커피 한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