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증세 중 하나가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유명한 배우의 얼굴과 출연한 작품은 기억나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평소 흔히 보던 물건의 이름이 가물가물해 바로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일이 늘어난다.



유명인의 이름이나 국가의 수도 이름, 사물을 가리키는 보통명사 등 일반적이고 개념적인 지식과 관련된 기억을 ‘의미기억’이라고 부른다. 나이가 들수록 이름을 깜빡깜빡 잊는 경우가 잦아지는 이유는 우리 뇌에서 노화와 함께 가장 먼저 쇠퇴하는 영역 중 하나가 의미기억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성인기에 접어든 사람의 뇌는 그 구조나 기능이 고정돼 거의 변하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성인의 뇌도 생활습관에 따라 근육처럼 단련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신 실험들을 통해 밝혀지기 시작했다.


동물 실험에선 운동 후에 새로운 뉴런이 생성되고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늘어나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이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의 크기를 키우고, 사고의 여러 측면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은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운동과 기억력 개선의 관계를 연구한 바 있다. 참가자들은 12주 동안 트레드밀 위를 걷거나 달리는 운동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의미기억과 관련한 간단한 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보는 동안 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의미기억을 관장하는 뇌 영역의 활동성이 운동하기 전보다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12주간 운동한 결과 뇌가 더 효율적으로 변해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동원하지 않고도 의미기억을 수월하게 처리했다는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할수록 근력이 좋아져 나중에는 무거운 무게도 쉽게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운동을 한 후 뇌가 어떤 변화를 겪는 것인지 단계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새로운 연구를 실시했다. 지난 4월 국제신경심리학회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55~85세의 건강한 남녀 26명에게 실험실에서 앉아서 쉬거나, 중등도(땀이 살짝 나고 숨이 조금 차는 강도)의 운동을 한 번 하도록 했다.


운동을 선택한 참가자들은 실내 운동용 자전거를 30분 정도 가볍게 탔다. 이어 참가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 스캐너에 누워 뇌를 스캔하는 동시에 컴퓨터 화면에 뜨는 이름들을 확인했다.



화면엔 유명한 연예인의 이름과 지역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고른 일반 시민들의 이름이 지나갔다. 참가자는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보고, 아는 사람일 때와 모르는 사람일 때 각기 다른 버튼을 눌렀다.


연구진은 과거 실시했던 12주 운동 실험처럼 30분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뇌는 이름 테스트 도중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조용히 쉬다가 이름 테스트를 받은 사람보다 자전거를 탔던 사람들의 뇌가 더 활발히 움직였다.



연구진은 뇌의 이런 상태가 신체운동 초기 근육과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처음엔 근육통을 느끼다가 일정 단계로 넘어가면서 근력이 생기고 근육량이 늘어난다. 뇌도 운동 초기엔 바쁘게 반응하다가, 근육이 탄탄해지듯 점차 효율적으로 변해간다는 의미다.   


이 연구가 운동이 의미기억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규명하지는 못했다. 확실한 것은 이번 연구가 운동이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최신 실험 결과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연구가 더 진행되면 운동과 기억력 개선의 관계가 더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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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 치매 아닌가?"


평소 자주 깜빡깜빡하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음직 하다. 대부분은 단순히 피곤해서, 너무 바빠서 아니면 평소 건망증이 좀 있어서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다 보면 뇌도 과부하가 걸린다. 그러면 뇌에 저장돼 있던 기억을 꺼내는 과정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걸 전문가들도 건망증이라고 부르는데, 엄격히 말하면 병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처럼 건망증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그런데 한창 젊은 나이인 20~30대에 건망증이 유독 심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오죽하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영츠하이머’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젊다는 뜻의 영어 단어 ‘영(young)’과 치매를 의미하는 ‘알츠하이머(Alzheimer)’가 합쳐진 말이다.


나이는 젊은데도 기억을 잃어버리는 치매에 걸린 것처럼 건망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엔 자신의 평소 생활 습관이나 어릴 때 경험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츠하이머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최근 들어 젊은 층의 건망증이 많아진 원인으로 많은 전문가가 정보기술(IT)의 영향을 꼽는다.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용 전자기기가 보편화하면서 사람의 뇌 대신 이런 기기가 정보를 기억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들의 전화번호나 주소, 생일 등 소소한 내용까지 모두 뇌가 아닌 전자기기에 저장된다. 간단한 계산마저 스마트폰으로 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을 전자기기에 점점 의존하게 됐다.


특히 아주 어릴 때부터 휴대전화를 접하고 자란 젊은 세대는 전자기기 의존도가 기성세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기억력 감퇴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처럼 전자기기 과의존에 따른 건망증을 피하려면 기억해야 할 간단한 것들은 되도록 기기에 저장하지 말고 직접 암기하거나 메모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나 빈도를 줄여야 함은 물론이다.



젊은이들의 건망증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술도 빼놓을 수 없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영역인 해마가 기능이 떨어지거나 일시적으로 마비될 수 있다. 일정 시간 동안의 단기 기억을 저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과음 다음 날 음주하던 시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른바 ‘필름 끊김’ 현상이 나타나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그저 과음 탓을 하며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젊을 때 이런 일이 반복되면 건망증뿐 아니라 나중에 치매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술이 간뿐 아니라 뇌 역시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신경계가 비타민을 흡수하는 걸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심한 스트레스나 우울한 감정이 건망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건강한 보통 사람의 뇌는 계속해서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지만,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의 뇌에선 사고의 흐름이 단조로워지고 인지 기능이 효율적으로 발휘되지 못한다. 


기억력이나 집중력 감소가 일시적이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진다면 자신에게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간혹 건망증이 심해 공부나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주변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어린 시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직장을 다니면서 여러 차례 같은 실수를 반복해 상사나 동료들에게 자꾸 지적을 받는 사람이 학창시절에도 숙제나 준비물을 잊어버렸던 경험이 많은 식이다.


이럴 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의심해볼 수도 있다. ADHD는 대개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겪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자의 상당수가 성인이 된 다음에도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ADHD 환자가 꼭 지능이 낮은 건 아니다. 지능이 정상적이어도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인지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건망증이 심하거나 부주의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부주의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는데 성인이 돼서도 건망증이 심하다고 느낀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도움: 을지대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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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적으로 기억나지 않아, 건망증

 

 건망증(健忘症)이라는 말은 가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상태로 가벼운 기억 상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한 기억 상실은 건망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뇌 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치매는 증상이 천천히 악화되는 반면, 건망증은 기억을 잊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회복된다.

 

 건망증은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폐경 후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후의 주부(주부건망증)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 남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특히 술, 담배를 많이 할수록 더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몇 시에 만나기로 했지” 건망증, “약속이 있었나” 치매  

 

 흔히 건망증을 치매의 시작이라고 알지만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는 치매와 다르다.  

사실의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면 건망증으로 분류하지만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로 본다.

 

 예컨대 “어디에서, 몇 시에 만나기로 했지?”는 건망증,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는 치매 유형이며, 또한 건망증은 점심으로 먹었던 반찬 중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치매환자는 점심을 먹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그 밖에 건망증의 증상으로는 ‘열쇠, 지갑, 세금 고지서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 나 한참 만에 찾는다’, ‘전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 자세한 부분들은 기억하기 힘들다’, ‘기억력이 자꾸 감소하는 것 같아 메모를 하면서 가능한 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등이 있다.

 

 반면, 치매에서 일반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증상은 심한 건망증, 새로운 정보 습득이나 지시를 따르지 못함, 같은 말이나 질문을 반복함,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말이나 글을 끝내지 못함, 횡설수설함,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훔쳤다고 비난함, 둔해지는 시간개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함, 공포, 초조, 슬픔, 분노, 불안감 등 심한 감정 변화, 조리, 식사, 운전, 목욕 등 일상적인 활동을 못한다는 것 등이다.

 

 

 

  대다수가 알츠하이머 그리고 혈관성 치매

 

치매는 후천적 뇌 질환에 의한 다발성 인지장애가 일상생활의 장애를 일으키는 상태로 70여 가지에 이르는 원인 질환들에 의해 나타나며, 원인에 따라서 진행성(퇴행성, 비가역성) 치매, 예방 가능한 치매, 기타 치매로 분류된다.

 

  발병 후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진행성(퇴행성, 비가역성) 치매로 분류되는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대표적인 치매원인 질환이라 할수 있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진행을 지연시킬수 있는 약물과  손상된 인지영역을 훈련시키거나, 손상되지 않은 인지영역을 발달시켜 손상된 영역을 보완해주는 비약물법 치료기법이 사용된다.

 

 또 예방가능한 치매로 분류되는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20~30%를 차지한다. 근본원인이 뇌혈관 질환 의한 뇌조직 손상으로 발생되므로 뇌혈관질환의 위험원인을 조절한다면  예방이 가능하다.

 

 치료가능한 원인질환에 의해 유발된 치매는 전체 치매의 약 10%정도로 볼 수 있다.

 위 혈관성 치매도 종류와 증상의 진행정도에 따라 회복이 가능하므로 치료가능한 치매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 외에 우울증에 의한 치매, 공간 점유 병변에 의한 치매, 약물이나 독극물에 의한 치매, 내분비 이상에 의한 치매, 수두증에 의한 치매, 감염에 의한 치매 등이 이에 속한다.


 

 나는 건망증 얼마나 심각한가?
  [다음 항목 중 5개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나타나면 신경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 보도록 하자.]
   ■ 알고 있던 전화번호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때가 자주 있다.
   ■ 며칠 전에 나눈 대화나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 가스 불이나 전깃불을 끄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 방금 약속해놓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 이야기하는 도중 머뭇거리거나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 대화하는 도중 같은 내용을 되풀이해 묻는다.
   ■ 아침에 생각한 일이 오후에 기억나지 않는다.
   ■ 대화 도중 알고 있던 사람이나 물건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 몇 달 전 일은 생각나지만 최근 겪은 일은 생각나지 않는다.
   ■ 중요한 날(생일, 결혼기념일, 기일 등)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글 / 이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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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염예방 2012.02.02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직 건망증이 없는듯;; 다행이네요^^ㅋ
    오늘 날씨가 엄청 춥더라구요. 손발이 아플정도이니 흐....;
    감기 조심하시구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 하세요~^^

  2. 꽃보다미선 2012.02.02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억 벌써 치매는 아니겠죠..에이...

  3. 바닐라로맨스 2012.02.02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치매...
    정말 인간이 걸릴수 있는 병중 제일 무서운 병이 아닐까요?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4. 소인배닷컴 2012.02.02 1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직 괜찮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 배우 이름이 뭐더라? 영화 '무방비도시' 에 나왔던 ….”

“누구? 김명민? ”

“아니, 여배우. 몇 년 전에 '클래식' 이란 영화도 했고, 배용준과 함께 '외출' 을 찍었지. 그 사람 영화는 다 봤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 최근에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손예진?”


“맞다. 얼굴은 떠오르는데, 이름이 영 생각이 안 나네. 날이 갈수록 건망증이 심해지는 느낌이야.”


최근에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자주 건망증을 언급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감퇴 증세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쓸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건망증을 호소하면, 모두들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신도 그렇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기억력 감퇴로 인한 건망증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노화의 한 현상이어서 그럴 것입니다.

건망증이 아주 심한 사람은 스스로 "이거, 나한테 치매가 온 것 아니야” 라며 덜컥 겁을 내게 됩니다. 치매는 뇌 기능 장애로 지적 능력을 상실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치명적 질환입니다.



건망증과 치매 모두에서 기억감퇴 증상이 나타나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건망증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은 기억하지만 무엇을 먹었는지, 언제 먹었는지 등의 상세한 내용을 잊어버리는 것이고, 치매는 식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요즘엔 치매 진단 기술이 발달해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쉽게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입니다. 1907년 이병을 처음 발견한 독일 의사의 이름을 딴 알츠하이머는 단백질 덩어리가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병이 진행됩니다. 일단 발병하면 약물 치료 등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나 현재 의학수준으로는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알츠하이머는 대개 노인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아주 드물게 젊은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영화‘내 머리 속의 지우개’(이재한 감독 2004년 작)는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한 젊은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27세의 수진(손예진 분)은 편의점에서 콜라를 사다가 부딪친 남자 철수(정우성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건설현장 소장 일을 하며 건축사 시험 준비를 하는 철수는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상처가 있어서 여성과의 사랑을 망설이지요. 그러나 수진의 적극적인 구애와 활달한 성격에 자기도 모르게 이끌리고, 결국 결혼을 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알콩달콩한 신혼 재미를 누리던 그들에게 검은 악마의 질투처럼 찾아온 것이 바로 알츠하이머입니다. 수진은 평소 건망증이 있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자신의 집조차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증세가 심각해지자 병원에 가서 상담과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진은 이 기막힌 사실을 철수에게 차마 알리지 못한 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일상생활을 합니다. '겉으로 웃으면서 속으로 우는' 젊은 아내의 모습이라니….


철수는 수진의 행동이 다소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 채고 병원으로 찾아가 그녀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앞으로 그녀는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처럼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지요.철수는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어 하면서도 수진의 간호에 정성을 다 쏟습니다.

수진의 부모님들이 딸을 데려가겠다고 해도 철수는 자신이 끝까지 돌보겠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수진은 상태가 나빠져 철수와의 일을 모두 잊어버립니다. 그녀는 과거의 기억들만 조금 남은 탓에 옛 애인이었던 직장 상사 영민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임으로써 철수의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 맘 아프게 하고싶지 않은데.. 어떡해요.당신 지금 울고있어요?
 나 때문에 울게하기 싫었는데, 당신슬퍼하는 모습 보기 싫었는데, 행복하게만 해주고 싶었는데, 내가 결
 국 당신 맘 아프게 하네요....철수씨, 사랑하는 철수씨.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난 당신만을 사랑해요.
 당신만을 생각해요. 당신만을 기억해요.

-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 대사 중-     

 

그래도 철수는 수진을 더욱 극진하게 돌봅니다. 수진은 잠시 기억이 되돌아왔을 때, 철수에게 미안함과 사랑을 절절히 담은 편지를 써 놓고 바닷가의 요양원으로 떠나갑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주연을 맡은 정우성, 손예진 두 배우의 흡인력이 컸지만, 무엇보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대한 두려움의 공감대가 넓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느닷없이 찾아와 생애를 흔드는 병마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공포를 이기게 하는 것은 역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생각도 절실해집니다.


철수는 요양원에 숨어 있는 아내를 찾아서 그녀의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자신이할수있는모든일을합니다. 수진은 기억을 잃어버리는 질환에 시달리지만, 기억이 존재하는 범위에서 사랑하는 철수와 가족을 배려하려는 모습을 지킵니다.
그것은 철수와 아버지·어머니의 기억 속에서 자신이 영원히 사랑스럽게 남을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역시 알츠하이머를 다룬 캐나다 영화 '어웨이 프럼 허(Away From Her)' 도 사랑에 관해서 말하고 있지요. 자신과 함께 살았던 기억을 잃은 아내가 요양원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희생하는 남편의 모습에서 불치병을 진정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랑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혹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를 보시게 된다면, 사랑이라는 주제를 뒷받침하는 아름다운 대사들에 특별
 히 귀를 기울여볼 것을 권합니다. 예컨대, 수진은 철수에게 그를 버린 어머니를 용서하라고 부탁하면서
  "용서란 미움에게 방 한 칸만 내주면 된다" 고 말합니다.

 또 "진짜 목수는 마음의 집을 잘 짓는 사람" 이란 말도 하지요.

 

장재선/ 문화일보 기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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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0.04.12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츠하이머병,,,정말 무서운것 같습니다.
    내머리속의 지우개 땜에 알게 되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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