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한국인의 뱃속은 ‘동물원’이었다. 회충ㆍ요충ㆍ촌충ㆍ십이지장충ㆍ편충 등 온갖 기생충이 우글 거렸다. 과거에 기생충이 많았던 것은 위생 수준이 낮고 농사의 거름으로 분뇨를 썼기 때문이다. 특히 편충ㆍ회충이 흔했다. 1971년 조사에 따르면 편충의 감염률은 65.5%, 회충의 감염률은 54.9%에 달했다. 위생 수준이 높아지고, 농작물의 거름으로 화학비료가 쓰이고 농약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토양매개성 기생충 감염률은 0.05% 이하로 낮아졌다.





기생충은 다른 동물, 즉 숙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서 생활하는 생물이다. 대개 식품에 달라붙은 기생충의 충란ㆍ유충을 사람이 섭취해 감염된다. 채소를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으론 회충ㆍ십이지장충(구충)ㆍ동양모양선충ㆍ편충ㆍ요충 등이 있다. 기생충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인체에 감염되면 위ㆍ장관의 점막을 뚫고 들어가 심한 복부통ㆍ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기생충의 성충은 사람의 장에서 살면서 소화를 방해하고 사람이 사용해야 할 영양소를 대신 이용한다. 기생충의 가장 큰 건강상 피해가 소화불량ㆍ영양결핍인 것은 그래서다.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우려되는 기생충은 어패류 매개성 기생충이다. 수산식품으로부터 감염되는 기생충으론 간흡충ㆍ폐흡충ㆍ장흡충ㆍ광절열두조충ㆍ고래회충 등이 있다. 이중 간흡충(간디스토마)의 감염률이 현재 국내에서 최고다. 간디스토마라고도 불리는 간흡충은 민물고기를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되기 쉬우며, 사람뿐만 아니라 개ㆍ고양이 등 포유류에도 기생할 수 있는 기생충이다.





감염된 사람ㆍ개ㆍ고양이의 분변을 통해 간흡충 충란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제1 중간숙주(쇠우렁)를 거쳐 제2 중간숙수(민물고기)의 근육에 분포하다가 다시 사람이 잉어ㆍ붕어 등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을 때 감염된다. 증상은 간과 비장이 붓고 황달이 나타나는 것이다. 기능이 떨어져 피로감ㆍ소화불량ㆍ복부 불쾌감ㆍ복부 팽만ㆍ만성 설사ㆍ위장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간염ㆍ간경화ㆍ담석증ㆍ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간흡충을 담관암 발생과 연관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담관암 발생률은 간흡충 유행지역에서 비유행지역보다 10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민물고기를 날로 먹지 않고 민물고기를 조리한 도마ㆍ칼 등을 철저히 세척하며 손을 잘 씻는 것이 예방법이다. 오염지역에선 물을 끓여 마셔야 한다. 간흡충은 일반적인 구충제론 제거할 수 없다. 전문의의 처방을 받은 구충제를 권장량ㆍ복용기간을 잘 지켜 복용해야 한다. 약국 등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종합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소용없다.





요코가와흡충(간흡충)은 사람의 장내에 기생하면서 복통ㆍ설사를 일으킨다. 생선을 날로 먹는 개ㆍ고양이에서도 발견된다. 사람이 은어ㆍ숭어 등 민물고기를 생식하면 감염된다. 은어를 비롯해 민물고기의 섭취를 삼가는 것이 예방법이다. 폐디스토마는 폐ㆍ기관지에 주로 감염된다. 폐에 기생하면 폐결핵과 감별하기 힘들다. 기침ㆍ혈담이 동반되고 폐결핵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가래를 통해 환경에 배출된 폐디스토마 충란은 제1 중간숙주인 다슬기를 거쳐 제2 중간숙주인 가재ㆍ민물 게에 들어간다. 사람은 감염된 가재나 게를 섭취하면 폐디스토마에 감염된다. 특히 살아 있는 자연산 민물 게로 게장을 담가 먹을 때 소금을 충분히 넣지 않거나 숙성이 덜 되면 폐흡충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가재나 민물 게를 날로 먹지 않고 물을 끓여 마시는 것이 예방법이다. 함부로 가래침을 뱉어선 안 되며 환자의 가래침은 철저히 위생 처리해야 한다. 신선하지 않은 바닷물고기를 섭취한 경우 식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아니사키스(Anisakis, 고래회충) 식중독이다. 생선이 살아있거나 신선한 상태라면 아니사키스 유충이 내장 내에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류가 죽은 뒤 시간이 지나면 유충이 내장에서 근육으로 옮겨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내 수산시장에서 판매 중인 수산물의 아니사키스 감염률은 꽤 높은 편이다. 1971년에 첫 감염사례가 보고된 후, 현재까지 500건 이상의 인체 감염이 보고됐다. 아니사키스 유충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생선회를 먹기 전에 유심히 관찰하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생선회는 가급적 잘게 썰어서 잘 씹어 먹는 것이 좋다.


바닷물고기를 구입한 후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신속히 내장을 제거한 상태로 보관한다. 신선도가 떨어진 바닷물고기는 충분히 가열ㆍ조리해 섭취해야 한다. 아니사키스 유충은 열에 약해 60도 이상에선 1분 내로 죽는다. -20도 이하에서 24시간 동안 냉동 보관해도 살아남지 못한다.





육류에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도 있다. 톡소플라스마(톡소포자충)ㆍ무구조충ㆍ아시아조충ㆍ유구조충ㆍ선모충ㆍ만손열두조충 등이다. 톡소플라스마(톡소포자충)는 대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경구로 감염된다. 톡소플라스마 오염 위험이 높은 식재료는 돼지ㆍ양ㆍ염소의 생 또는 가열이 불충분한 고기와 염소의 우유 등이다. 임신 중에 감염되면 어머니에서 태아에게로 수직 감염(태반 감염)이 일어나 유산이나 태아 감염으로 인한 선천성 톡소플라스마증이 나타날 수 있다.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돼도 무증상에서 두통ㆍ미열 등 가벼운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겐 심각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법은 55도에서 5분 이상 가열조리하거나 냉동하는 것이다.





선모충의 주 감염 원인은 돼지고기 생식이다. 주증상은 가려움증ㆍ발진ㆍ안면 부종ㆍ근육통ㆍ권태감 등이다. 돼지고기를 충분히 가열해 먹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선모충은 냉동에 강해 냉동실에 넣어도 죽지 않는다. 유구조충(갈고리촌충)은 돼지고기를 날로 먹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갈고리가 있어 갈고리촌충이다. 감염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가벼운 복부 팽만감ㆍ구역질ㆍ설사ㆍ변비 등 주로 소화기 증상을 보인다. 돼지고기의 중심까지 잘 구워 먹는 것이 예방책이다.


소고기를 통해 감염되는 무구조충(민촌충)은 갈고리가 없어 민촌충이다. 대개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항문을 통해 기생충이 빠져 나갈 때 이물감ㆍ항문 소양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 음식을 60도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면 무구조충이 죽는다.


아시아조충은 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촌충의 일종이다. 모양은 무구조충과 비슷하지만, 돼지를 중간 숙주로 하는 점은 유구조충과 공통점이다. 아시아조충의 유충은 중간숙주인 돼지 간 내에 기생한다. 증상은 불편감ㆍ가벼운 설사다. 돼지의 간(중심)까지 잘 구워 먹는 것이 예방법이다.




글 /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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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제법 포근함이 깃들기 시작하는 계절, 봄이 왔다. 따뜻한 날씨 덕에 야외 활동도 부쩍 늘기 마련. 이럴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손 씻기 습관이다. 손 씻기는 감염병 예방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 수인성 감염병을 최대 70%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건강을 지키는 생활 속 작은 습관, 손 씻기에 주목하자.

 

 

 

 

감염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공기보다 손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더 많다. 청결 하지 못한 손이 눈, 코, 입 등에 닿음으로써 감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손을 씻지 않은 채 1시간이 경과했을 때 64마리이던 세균이 3시간 후에는 26만마리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하급수적인 증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손 씻기를 '가장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감염 예방법'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수인성 감염병을 최대 70%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한해 1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를 둔 산모의 경우 이러한 실천이 더욱 중요한데, 비누를 활용한 올바른 손 씻기만으로도 신생아 사망률의 44%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우리가 무심코 만지는 모든 사물과 동식물 등에는 병균과 바이러스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래된 책과 돈에는 살모넬라와 쉬겔라 등 복통의 원인이 되는 식중독균이, 피부에 난 상처에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애완동물에는 진드기나 벼룩 등이 서식할 가능성이 크다. 날마다 손이 닿지만 따로 세척하기가 어려운 키보드와 마우스도 박테리아의 온상이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손을 통해 무수한 세균과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옮겨지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재채기를 한 후, 애완동물이나 돈을 만진 후, 기저귀를 간 후, 음식물을 먹거나 요리하기 전, 콘택트렌즈를 끼거나 빼기 전 등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 씻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실천률은 인식률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화장실에서 용변 후 손을 씻는 사람의 비율이 73%, 이 중 비누로 손을 씻는 사람은 33%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소변을 본 후 반드시 손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설사성 질환 예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는 대개 배설물과 배설물에서 비롯된 병원균과 관련이 있는데, 미숙아 사망에 이어 5세 미만 아동의 사망원인 중 두 번째에 해당될 정도로 위험 요소가 많다. 비누로 손 씻기는 이러한 위험요인 제거를 위한 가장 손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손은 가능하면 자주, 올바르게,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양 손가락을 마주잡고,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질러 씻고, 손가락과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씻어주어야 한다. 물만 사용하는 경우 세균 감소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비누 또는 항균 손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글 / 정은주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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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나 기생충을 말하면 이어서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박멸'이다. 쉽게 말해 세균 등은 인간에게 해를 주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의 영향으로 '세균 제거 99.9%'라는 광고 문구를 달고 있는 액체 비누도 나와 있다. 하지만 관련 의학계에서는 모든 세균을 인간의 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길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해 최근 항생제 장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생제를 오남용해 우리 몸에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세균까지 죽이면 오히려 장염에 걸린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해를 주는 세균이야 증식을 막아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세균은 공존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항생제 장염 환자 지속적으로 증가해

 

김유선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4~2008년 전국 17개 대학병원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장염에 걸린 환자는 2004년 입원 환자 1만명당 17.2명에서 2008년 27.4명으로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그 사이에도 증가세는 유지돼 2005년에는 입원 환자 1만명당 20명, 2006년에는 21명, 2007년 24명이었다. 또 2008년 기준 항생제 치료를 받은 뒤 장염에 걸린 환자 1367명을 분석한 결과 많은 종류의 세균을 죽이는 광범위 항생제 거의 모두에서 장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장염은 항생제 사용 뒤 4~6일 지났을 때 발생했으며, 장염에서 가장 흔한 증상인 설사가 3~10일 동안 지속됐다. 설사 이외에도 복통, 발열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김유선 교수는 “항생제가 장 안에 살고 있으면서 그다지 해를 입히지 않는 세균을 죽였고 이후에 인간의 내장에 다른 세균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감염이 일어나 장염이 발생했다”며 “항생제 사용 뒤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고 장염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항생제 장염이 생겼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들은 장기입원 환자, 최근 수술을 받은 환자, 암 환자, 위장관 수술 환자,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은 환자들이며, 65살 이상 노인 환자들 역시 항생제 장염이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이 분야의 국제적인 권위를 가진 영국 논문집인 <역학 및 감염>에 실렸다. 

 

 

 

몸에 이로운지 나쁜지 구별 못하는 항생제

 

건강을 해치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왜 장염을 일으켰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생제가 몸에 나쁜 세균인지 별다른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세균인지를 구별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종류의 세균을 죽이는 광범위 항생제를 쓸수록 장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비유를 들자면 곡식을 생산하는 벼는 놔두고 잡초만 죽이려고 농약을 뿌렸는데, 둘 다 죽어버린 꼴이라는 말이다.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은 사람의 장에는 별다른 해를 주지 않으면서 살고 있는 세균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다른 말로 하면 별다른 해를 주지 않으면서 심지어 우리 몸을 해칠 수 있는 세균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막는 구실까지 한다는 점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면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하고 있는 관계라고도 볼 수 있다. 공생하고 있는 세균마저 항생제로 죽이다보니 오히려 우리 몸의 건강을 해쳐 장염이 생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균과 공생하는 방법 찾아야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흔히 충치라 부르는 치아우식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입안에서 자라도록 왜 내버려두냐는 것이다. 이 세균을 다 죽이면 치아우식증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혹 치과의사들이 치아우식증 치료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해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마저 있다. 이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 세균을 죽이는 것이 더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이 세균은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서 항생제를 써서 죽여도 좀 있으면 다시 감염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칫솔질을 열심히 해서 이 세균이 치아를 망가지게 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항생제를 써서 이 세균을 아예 없애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다른 예로 이른바 위암의 위험인자로 널리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경우 이 균을 죽이기 위해 항생제를 비롯해 3가지 약을 한꺼번에 쓰는데, 이런 치료를 받은 뒤 오히려 역류성 식도염이 증가했거나 위암의 발생 위험이 줄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세균이 무조건 박멸의 대상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해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굳이 자연주의 의학이 아니더라도 세균에게 해를 주는 약은 사람에게도 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필요할 때 항생제를 써서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 데에는 다른 견해가 없지만, 세균이라고 하면 항생제 등으로 99.9%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글 / 김양중 한겨레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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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에 무슨 기생충이냐고? 하지만 기생충의 해악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오염된 환경과 수입식품
  의 증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약화로 기생충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 몸속에 기생하며
  필수 영양소의 흡수를 막고 피로감과 무기력증, 장출혈, 충수염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의 해악을
  살펴보자.

 
21세기에도 기생충은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해가 된다


지난 ‘제7차 전국 장내 기생충 실태조사’ 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기생충에 감염된 전체 충란 양성률(감염률)은 3.67%며 충란 양성자수(감염자수)는 총 17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디스토마(간흡충)은 전체 감염률의 2.42%고 감염자수는 117만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뉴스를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즘같은시대에 무슨 기생충이냐? 종합구충제 하나면 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생충 중엔 종합구충제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종류가 있으며 그 증상이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21세기에도 기생충은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는 건강의 적이 되고 있다.

몸속의 기생충은 필수 영양소 흡수를 막고 설사와 변비, 피로감과 무기력증, 장출혈, 충수염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생충은 어떻게 우리 몸에 유입되는 걸까? 기생충은 주로 음식물이나 피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 쉽다. 그러나 최근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나 대기오염과 불결한 환경에 의해서도 감염되고 있다. 지나친 운동을 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에도, 빈번한 야식과 잦은 인스턴트 음식 섭취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에서도 기생충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기생충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흔한 기생충은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요충, 폐흡층, 간흡층, 개회충 등이다. 회충은 채소에 붙어 있거나 먼지에 섞여 사람에게 유입된 후 여러 장기에 침입해 합병증을 일으킨다.

십이지장충(구충)은 감염되면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고 성충은 피를 빨아 철결핍성빈혈을 일으킨다. 편충은 오염된 흙을 통해 감염되고 요충은 주로 어린이들에게 많이 일어난다. 어린이는 장내 기생충보다 항문 밖으로 기어나와 항문 주위 피부나 점막에 알을 낳는 요충 감염률이 높다. 요충은 아이의 옷과 이불, 생활 먼지 속에 섞여 있다가 입을 통해 감염되는데, 감염성이 높아 어린이집 등 집단생활을 하는 아이에게 많이 발견된다.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에 대해 기생충학회나 소아과학회의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다. 전문가들은 기생충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어지럼증이나 반복되는 복통과 항문 주위의 가려움증)을 호소하거나, 날 것을 자주 먹거나, 기생충 감염이 높은 지역에 사는 경우에는 1년에 1~2회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장내 기생충 실태조사’ 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가장 많이 감염된 기생충으로 밝혀진 간흡충(간디스토마)은 민물고기나 우렁이 등을 날로 먹거나 오염된 칼이나 도마 등을 통해서 감염된다. 간흡충에 감염이 되면 무기력증, 복통, 소화불량, 황달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폐흡충(폐디스토마)은 게나 가제를 통해 감염되고 심할 경우 각혈을 일으킨다.

 특히, 폐흡충이 뇌로 이동하면 뇌종양이나 간질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실명을 일으키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감염 여부는 가래 등의 분비물을 통해 알 수 있다. 요쿠가와흡충은 은어나 황어 등의 민물고기를 먹었을 때 감염되는데 설사, 복통, 장염, 장출혈 등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엔 장폐색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고충은 뱀이나 개구리를 생식할 때 감염되고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중추신경계로 침입하는 등 신체조직을 뚫고 들어가 기생한다. 특히, 고충은 보신 식품을 섭취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 감염자 수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올바른 생활습관이 기생충으로부터 내 몸을 지킨다

그렇다면 평소 생활습관을 통해 기생충 감염을 막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질병관리 본부 조신영 연구관은 이렇게 설명한다.

“국내에서 전염 가능한 기생충 13종 가운데 5종은 감염 후 간경변, 간암, 폐종양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이처럼 기생충의 감염을 통해 암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기생충 전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기관으로부터 정확한 감별진단을 받은 후 그에 맞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전체가 함께 복용하며 애완동물을 키울 경우에는 애완동물도 먹인다.
  성인과 어린이 모두 같은 용량으로 복용 한다.
  취침 전 또는 아침 식전에 복용한다.
  1~2세 미만의 소아는 먹이지 않는다.
  임산부는 복용하지 않는다.
  간경화증 환자는 복용 후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복용을 삼간다.
  복용 후에는 이불, 의류를 소독하여 감염 재발을 방지한다.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대부분의 기생충을 치료 · 예방 할 수 있다. 구충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가족 모두가 함께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애완동물도 함께 먹이는게 좋다. 채소나 과일은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는 것이 중요하며, 육회나 생선회를 먹을 경우 신선한 상태인지 확인하도록 하고 가급적 내장은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또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통해 장을 청결하게 하도록 한다. 배변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기생충이 성장해 장벽에 붙어 살게 된다. 섬유질 식품은 소화과정에서 장 청소 기능을 하므로 기생충 발생을 억제하는 높은 효과를 보인다. 이 외에도 외출 후 얼굴과 손발 세척, 소금물로 입안과 목을 헹궈주는 습관은 기생충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글_ 김미경자유기고가/ 자문_ 조신영질병관리본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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