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자식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덧 백발의 할머니가 됐다. 분만 칠해도 꽃처럼 곱던 얼굴은 어디가고, 거울에는 주름으로 가득한 낯선 노인네가 있다. 자식들의 성장과 남편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할머니는 외로워진다. 자녀들은 제 짝을 찾아 떠나버렸고, 평생 함께하리라 여겼던 배우자도 세상을 먼저 떠났다. 결국 남아 있는 것은 기억과 주름, 외로움과 불안 뿐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황별로 알아보자.

 

 

며느리와 사위 눈치 얹혀사는 부담감

 

지금 한국의 할머니들은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인생을 사셨다. 농경 사회에서 태어나 산업화 사회의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셨고, 이제 정보화 사회에서 노년을 맞이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농사꾼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님을 도와 동생들을 키우면서 농사일을 도왔다. 나이가 들어 도시로 이사를 와서 공장을 다니는 남편과 결혼해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가사와 육아에 전념했다. 자식들을 좋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기 위해 맹모(孟母)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 결과 자식들은 남들 부러워할 만한 IT 기업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며느리도, 딸도 모두 회사에 다니느라 노후를 즐길 틈도 없이 친손자와 외손자를 돌보기 위해 자식 집에 얹혀살고 있다. 아니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딱히 할 일도 없는데 돈만 쓰면서 놀 수도 없으니 말이다.

 

이럴 때면 가끔 예전 할머니들이 생각난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나이가 들어도 몸의 기력만 있으면 텃밭에서 채소라도 키울 수 있었는데, 도시에서 노인들은 할 일이 없다. 그저 손주들 돌봐주는 대가로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것 외에는 말이다. 예전에는 나이든 부모를 모시는 것이 자녀의 당연한 도리였는데, 이제는 나이든 노인이 자식 눈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어쩌랴? 누구를 원망할 수도, 탓할 수도 없다. 이제는 며느리와 사위 눈치를 보면서 얹혀산다는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고 서로가 편하게 지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증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할 말이 있거나 불편한 마음이 있는데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때 눈치를 보게 된다.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 까지 빨리 파악해서 그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눈치다. 또 눈치란 어느 한 쪽만 일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시어머니와 장모만 며느리와 사위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와 사위 역시 시어머니와 장모님의 눈치를 보고 있을 수 있다.

 

가장 좋다면 모두가 함께 둘러 앉아 속 시원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서로에게 섭섭한 것이 있다면 말해보자. 자식들은 집안일이나 아이들 양육 등 어머니의 도움을 받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있더라도, 때로는 기대만큼 도와주시지 않아서 섭섭할 수 있다. 파출부라면 업체에 전화를 걸어서 다른 사람으로 바꿔달라고 할 수 있지만, 부모이기에 그럴 수도 없지 않은가. 물론 어머니의 입장도 있다. 무릎이 너무 아픈데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자식들 부담 줄까봐 말은 못하니 나름대로 자신의 몸을 챙긴다고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의 부탁을 거절했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 가운데 상당 부분은 서로에 대한 정보부족이나 오해 때문에 생긴다. 이럴 경우 속 시원하게 털어놓기만 해도 좋다. 이야기를 한다고 어머니의 무릎이 낫는 것도 아니고, 무릎 치료를 위해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소통의 부족으로 생겨나는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을 없앨 수 있다. 만약 둘러 앉아 직접 마음을 터놓을 수 없다면 아들이나 딸이 중재를 잘 해야 한다. 양쪽의 입장을 서로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다.

 

 

배우자와의 사별, 홀로 남은 외로움

 

한 평생을 함께 했던 배우자와의 사별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충격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헤아릴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그 마음을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뉴스를 보면 종종 배우자와의 사별 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치매를 비롯해 여러 노인성 질병으로 고통 받는 배우자의 수발을 들다가 함께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혹자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은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자와의 관계와 좋지 않고 평생을 원수처럼 살면서 ‘저 사람만 없었으면...’이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도 막상 배우자와의 사별을 경험하면 마음이 달라진다고 한다. 더 잘 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말이다. 정에는 고운정 뿐 아니라 미운정도 있으니 맞는 말이지 싶다.

 

사람은 본래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들에게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절대 다수가 명예나 건강, 돈보다도 사랑과 친밀함, 소속감을 꼽는다. 함께 있을 때의 행복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쉬운 선택이 아니다. 물이나 공기처럼 필수다. 물과 공기는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아쉬운 것이 아니다. 없으면 죽음이다. 외로움도 그렇다.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고혈압이나 운동 부족, 비만이나 흡연에 버금갈 정도로 건강에 해롭다. 뿐만 아니라 우울이나 불안 등을 초래해 정신장애에 취약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사고 능력까지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가장 크게 해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배우자와의 사별을 경험하고 홀로 남은 외로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혼자서 그 고통을 이겨내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어떤 이들은 떠난 사람이 좋은 곳으로 못 갈까봐 혼자서 그 슬픔을 삭인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애도방식이다.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애도기간을 거친 후에는 친구나 친인척들을 만나는 등 새로운 관계 속에서 힘을 얻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을 떠났는데, 나는 여기에 남아서 이렇게 좋은 음식 먹으니 죄책감이 든다며 자신을 괴롭히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떠난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 동안 아주 제대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즐거우면서도 부담스러운 손자 손녀 양육에서 오는 고달픔

 

대한민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베이비붐이 일어나면서 온갖 사회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대대적으로 ‘찾아가는 불임시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부터 시작해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우리나라 인구 핵 폭발’, ‘둘도 많다’까지 다양한 구호와 선전문구가 있었다. 지금은 다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주지만, 당시에는 달랐다. 한 자녀 가구에게는 혜택을 주고, 다자녀 가구에게는 불이익을 주기도 했었다.

 

불과 20년 만에 대한민국은 초저출산국으로 바뀌었다. 국가에서는 ‘세 자녀 기쁨 세배’라는 구호를 비롯해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젊은 부부는 자녀 낳기를 꺼린다. 왜일까?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사실 이에 못지않게 양육 자체가 너무나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함께 놀아주며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처럼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 하는 육아를 할머니들이 담당하는 일은 당연히 고달프고 괴로운 일이다. 물론 손자와 손녀의 재롱을 보는 일은 행복하다. 하루하루 다르게 쑥쑥 커가는 모습만 봐도 좋다. 예전 젊은 시절에는 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자식 예쁜 줄 모르고 키웠다면, 이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예뻐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떼쓰는 아이를 통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안아 달라 업어 달라 떼쓰고, 밥이나 반찬 때문에 투정을 부릴 때는 정말 난감하다. 예전 자식 키울 때에는 소리라도 빽 지르거나 회초리로 때려가면서 무섭게 했지만, 할머니들은 차마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해달라는 대로 해주다보니 몸은 녹초가 된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할머니를 엄마나 아빠보다 더 좋아하지만, 정작 애들 엄마나 아빠는 이런 할머니를 못 마땅하게 여긴다. 사탕이나 초콜릿은 물론 액상 과당이 들어간 음료도, MSG 첨가된 음식을 왜 먹이셨냐고 따지기도 하고, 핸드폰이나 TV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애들은 앞에서 조르고, 자식들은 뒤에서 압박하니 어찌 고달프지 않겠는가!

 

이런 고달픔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서 결국 애들도 좋고, 애들 엄마 아빠도 좋으려면 모두가 함께 앉아서 정확하게 규칙을 정해야 한다. 사탕이나 초콜릿, 과자를 언제 먹을 수 있는지, 핸드폰이나 TV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 손자 손녀 양육에 필요한 규칙을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종에서 적어보자. 규칙이 명확하면 할머니도 중간에서 난처하지 않을 수 있다. 손자 손녀가 졸라도, 애들 엄마 아빠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핑계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녁 늦게 들어온 자식들에게 타박이 아니라 감사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결국에는 아이들에게 좋을 것이 분명하다. 일거다득 아닌가.

 

 

언젠가 찾아올 질병, 죽음에 대한 불안함(얼마 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웰다잉')

 

많은 사람들은 늙어간다는 것을 싫어한다. 아니 혐오한다. 아니 증오한다.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 한다. 늙어간다는 것은 결국 병에 걸려서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노년기의 특징을 4D라고 한다. 의존(dependency), 질병(disease), 무능력(disability), 우울(depression)의 약자다. 이렇게만 보면 늙어간다는 것은 정말 끔찍하게 보인다. 오죽하면 최고의 권력자였던 진시황제가 가장 원했던 것이 불로초였겠는가? 최고의 권력자였던 진시황제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고, 노화와 질병, 죽음 피할 수는 없었는데 하물며 우리 같은 범인이랴.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노화에도 부정적 측면뿐 아니라 긍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긍정적 측면이란 주로 마음과 정신에 초점을 맞추어볼 수 있다. 제 아무리 돈이 많고, 힘이 센 사람도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 앞에서는 이겨낼 수 없다 하지 않는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에 따라 피할 수 없는 노화가 괴로울 수도 있고, 성공적일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심리학자들은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를 말한다. 성공적 노화를 맞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물학적, 사회적, 인지적 기능의 상실이나 쇠퇴가 발생하는 노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이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첫째, 쇠퇴하는 기능보다는 아직 쓸 만한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리 힘은 약해지지만 팔 힘이 아직 괜찮은 편이라면, 다리보다는 팔에 집중을 하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보다는 없어진 것에 더욱 신경을 쓴다. 이렇게 남아 있는 것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것마저도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팔의 힘이 괜찮다면 일상에서 다리보다는 팔과 손을 더 많이 활용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 쇠퇴하는 기능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다리 힘이 약해진다면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지팡이를 짚는다든지 전동 휠체어를 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문화는 예로부터 노인을 존경해 왔다. 노인은 단지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지혜롭게 하며,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도록 준비한다면 성공적 노화를 맞이할 수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한탄하기보다는 자녀들과 후대를 위해, 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지혜와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와 더불어 우리의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떨쳐내고 보다 사실적으로 죽음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잘 죽는 것(웰다잉)에 대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 많으니, 이런 곳에 참여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굳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원치 않는다면, 정말 마음을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죽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글 / 강현식 심리학칼럼니스트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은 가족중심의 문화다. 민족의 대명절이라고 하는 설과 한가위는 물론이고, 명절이 아니더라도 온갖 집안

        대소사에 가족들끼리 볼 기회가 많다. 그런데 가족과 만나는 시간이 즐겁고 화기애애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결혼 전이야 온갖 핑계를 대면서 가족과 친척들을 피해다닐 수 있었지만, 결혼을 하면 이마저도 힘들다.

        특히 며느리로서 사위로서의 입장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며느리와 사위 스트레스를 잘 대처할 수

        있을까?

  

    

      

 

 

며느리 스트레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시집살이는 단골 소재다. 착한 며느리와 악독한 시어머니의 이야기는 제 아무리 많이 봐도 질리지 않는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듯하지만, 볼 때마다 함께 울고 웃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는 시댁(남성)중심의 문화다. 명절만 봐도 그렇다. 처가보다는 시댁을 먼저 가는 것이 관례고, 주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며느리지 시누이가 아니다.

  

예전에는 ‘소를 잃으면 며느리를 얻으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강도 높은 노동은 시집살이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보다는 어디 하나 마음 둘 곳 없는 마음의 괴로움이 시집살이의 주범이었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민요 <시집살이 노래>에는 다음과 같이 표현이 있다.

 

시아버니 호랑새요 /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서(同壻) 하나 할림새요 / 시누 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뾰중새요 / 남편 하나 미련새요

자식 하난 우는새요 / 나 하나만 썩는샐세

귀 먹어서 삼 년이요 / 눈 어두워 삼 년이요 / 말 못하여 삼 년이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강도가 약해졌을 뿐 여전히 ‘시월드’는 모든 며느리들에게 숙제이자 스트레스다.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며느리여, 통제감을 회복하라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이유 중 하나로 통제감 상실을 꼽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고, 실제로 그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런데 도대체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도 없고, 막상 그 상황에서 우왕좌왕하게 될 때 사람들은 괴로워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일지라도 그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느낌이 있으면 버텨낼 수 있고, 아무리 가벼운 고통이더라도 통제감이 없다면 심각한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며느리 입장도 그렇다. 시집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악랄해도 예측이 가능하고 그 상황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면 고통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명절을 예로 들어보자. 명절에 시댁에 가서 주방 일을 할 때 시어머니의 사사건건 잔소리 때문에 힘들 수 있다. 결국 시어머니 눈치를 보다가 실력발휘는커녕, 음식의 간도 못 맞추는 며느리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제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방의 주도권을 가져보자. 주방장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시어머니를 조리사로 부릴 수는 없으니, 시어머니는 총 주방장으로 임명해 안방에 모셔다 드리고 중요한 순간(음식 간을 볼 때)에만 그 역할을 부여하면 된다. 이런 상황을 통제하고 조정하면 스트레스에서 상당히 벗어날 수 있다. 이 때 시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으로, 그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쉬지 못하셨던 그 노고를 인정해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시어머니도 어른으로 대접받아 기분이 좋고, 며느리 역시 몸은 힘들어도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며느리만 힘드니? 사위도 힘들다

  

며느리 스트레스가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면, 사위 스트레스는 최근에야 생겨난 말이다. 물론 예전에도 데릴사위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의 사위 스트레스와는 다르다. 요즘은 ‘시월드’ 못지않은 ‘처월드’가 많다. 특히 산업화 사회를 거치면서 각 가정에서 낳는 자녀의 수가 급격히 줄면서, 아들 못지않게 귀한 딸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자신의 일생을 바쳐서 딸들을 곱게 키웠던 부모님들은 딸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어 한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이 딸 근처에 살면서 외손자녀를 돌봐주거나, 아니면 아예 딸과 함께 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사위들이 적지 않게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

 

며느리와 사위 스트레스는 좀 다르다. 며느리 스트레스의 원천은 아들을 젊은 여자(며느리)에게 빼앗겼다고 느끼는 시어머니의 상실감이다. 사위 스트레스의 원천은 딸을 젊은 남자(사위)에게 빼앗겼다고 느끼는 부모의 상실감이 아닌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장인과 장모가 사위에게 마음이 상했다면, 먼저 정확한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만약 애지중지 키웠던 딸이 고생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하신다면 사위는 아내를 더 사랑하고 아끼면 된다. 딸 하나 밖에 없는 부모님이 딸을 남에게 내준 것 같은 마음 때문에 속상해 하신다면, 좋은 아들을 하나 얻은 것처럼 느끼시도록 해드리면 된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기 딸을 극진히 사랑하는 사위에게 불만을 갖겠으며, 당신들에게 마음을 쏟는 사위에게 불만을 갖겠는가! 장인과 장모는 사위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기억하자.

 

명절과 집안 제사, 온갖 가족 모임이 스트레스가 된다면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요즘이다.

 

글  / 심리학칼럼니스트 강현식

 

 

로그인 없이 가능한 손가락 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명절과 함께 오는 명절증후군 

 

어느 나라의 의학서적에도 등장하지 않으나 매년 두 차례씩 많은 한국인들을 괴롭히는 질병 아닌 질병이 있으니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명절증후군이란 명절을 전후로 가사를 담당하는 주부들이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증상과 징후를 총칭하는 말이다. 심리적 증상으로는 피로와 부담, 우울, 무력감을,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과 어지러움, 소화 불량 등을 들 수 있다.


 명절증후군은 산업화 이후 진행된 핵가족화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핵가족화가 심해지면서 주방의 일손만 줄고, 정작 주방일은 줄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연휴 내내 주부들은 ‘차리고’, ‘치우고’, ‘쓸고’, ‘닦고’, ‘정리하고’의 다섯 가지 ‘고(苦)’에 시달린다.

 

 명절증후군의 원인이 신체적 노동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 더 주부들을 괴롭히는 것은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눈치,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 심리적인 스트레스일지도 모른다.

 

 명절증후군은 본래 주부들에게만 해당하는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남편과 자녀, 심지어 시어머니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남편은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 취업이나 결혼을 뒤로 미룬 성년 자녀들은 친척들의 불필요한 안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에는 며느리를 본지 얼마 안 된 시어머니들도 명절증후군을 호소한다고 한다.

 

 명절을 없앨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명절증후군을 잘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먼저 원인을 찾으라

 

『손자병법』에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온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말은 뒤집어 생각해 보면 상대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명절증후군도 그렇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제일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술자는 기계 고장의 원인을 알아야 수리를 제대로 할 수 있고, 의사는 환자 고통의 원인을 알아야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은가.

 

 명절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현실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으로 구분 가능하다.

 

 현실적 측면이란 오랜 시간 동안 운전을 하거나 음식 장만하기 등 실제로 몸을 피곤하고 지치게 만드는 것이고, 심리적 측면이란 주로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말한다.

 물론 두 측면을 항상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부분이 자신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원인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다른 접근을 취해보자.

 

 

 

  현실적 고통에는 현실적 방법으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은가? 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주부들은 명절 기간 동안 주방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남편과 자녀들에게 둔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를 풀면, 화도 잘 풀리지 않을뿐더러 다음에 종로에 가면 또 뺨 맞기 십상이다. 종로에서 어떻게 하면 뺨을 안 맞을까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장시간 운전 때문에 힘든 남편은 가족 중 운전 가능한 사람과 교대로 운전하거나 교통체증이 덜 심한 시간에 이동을 하면 된다. 
 재미있는 현상은 온갖 매체에서 고속도로가 언제 제일 막히는지 예보를 해도, 어김없이 그 시간이 되면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고속도로로 차를 가지고 나온다.

 주방 일로 힘들어 하는 주부들은 남편이나 자녀 등 가능한 사람에게 적극 도움을 요청해 보자.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서 자신이 일을 못하는 주부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자존심 세우지 말고 적극 도움을 요청해서, 가사 노동을 줄여야 한다.

 

 더 좋은 방법은 온 가족과 함께 다른 방식으로 명절을 지내는 것이다.

 명절 연휴 내내 집에서 식탁과 TV만을 배회하는 가족을 선동해 밖으로 나가자.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여행도 좋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외로운 이웃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만약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연휴 이후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편에게 얻어 내든지 아니면 평소 생활비를 아끼든지 자신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현실적인 보상을 하면서 연휴의 노고를 풀어주자. 돈 아깝다고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더 큰 돈이 들지도 모른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통제감으로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힘들어 하고, 취업이나 결혼을 못한 이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는 친척들 때문에 힘들어 한다.   그리고 새내기 시어머니는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해 힘들어 한다. 또한 예전의 자신과 너무나 다른 당당한 며느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역시 중요한 스트레스 이유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바로 통제감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제감 상실은 인간이 심리적으로 괴로워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심리학자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일지라도 그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느낌을 갖으면 정신건강에 이롭고, 아무리 가벼운 고통이더라도 통제감이 없으면 심각한 정신장애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통제감은 중요하다.


 만약 통제감 상실 때문에 명절이 괴로우면 통제감 회복을 시도해 보자.

 

 예를 들어 주방에서 시어머니의 잔소리 때문에 힘들다면 주방의 주도권을 가지는 주방장이 되면 된다.  

 당연히 시어머니를 조리사로 부릴 수는 없으니, 시어머니는 총 주방장으로 임명해 안방에 모셔다 드리고 중요한 순간(음식 간을 볼 때)에만 그 역할을 부여하면 된다.  그러면 시어머니도 기분 좋고, 며느리 역시 몸은 힘들어도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취업이나 결혼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고 불편한 내색을 하지 말고, 여유 있게 웃어넘기면서 역으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고 안부를 물으면 된다.   만약 자녀를 둔 삼촌이 이런 안부를 묻는다면, “뭐 때가 되면 하겠죠”라면서 슬쩍 넘기면서 곧바로 삼촌이나 그 가정의 안부를 물어보라.   “그나저나 민수(삼촌의 아들, 사촌)는 요즘 공부 어때요?”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는 자신이 아닌 사촌 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당당한 며느리 때문에 명절이 괴로운 시어머니라면 며느리에게 명절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을 세워보라고 선수를 쳐보자.

 요즘 며느리들은 예전과 달라서 시어머니가 하자는 음식 대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하자거나 아니면 갑작스럽게 이번 명절에는 여행을 가자고 한다.   당연히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의 이런 태도에 당황하면서도 예전 시어머니들처럼 시집살이를 고되게 시킬 수도 없어 은근히 스트레스라고 한다. 

 
이럴 경우는 먼저 며느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며느리도 시어머니도 통제감을 갖게 되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   잘 생각해 보면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명절을 보낼 수 있다. 올 추석은 바로 그런 명절로 만들어 보자.

 

 

 

누다심 / 심리학 칼럼니스트

 

 

 

 

 

 

 로그인없이 가능한 손가락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설 준비를 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로부터 잔소리를 들은 뒤 가슴에서 불이 일어나는 듯하고 목이 꽉
   막혀 당장이 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했다. 화병, 그리고 명절 증후군이 우리의
   즐거운 명절을 위협하려한다.

 

 

59세인 A씨는 평생을 맏며느리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 농사꾼의 아내로 살아왔다. 시어머니는 환갑이 다 된 A씨를 새댁인 듯 살림살이 뿐 아니라 자녀들 교육까지 가르치고 훈계를 하시는 편이고 남편은 성실하고 효심이 깊지만 말수 적고 매사에 상의 없이 혼자서 정하며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도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라 A씨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참고 살았다.


5년 전부터 머리가 무겁고 숨이 가쁘고 가슴을 돌로 누르는 것 같은 증상이 있어 협심증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설 준비를 하던 중 목이 꽉 막혀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증상이 있어 입원했다. 심장 초음파 및 심전도, 심장 핵의삭 검사에서는 5년 전과 다르지 않은 결과- 관상동맥의 일부분이 좁아져 있는 소견 -가 나타났다. 환자는 '화병'이 의심되어 정신과로 의뢰되었다.

 

 

화병, 그리고 명절증후군


화병이란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던 하나의 병명이며 우리나라에서만 흔한 특징적인 문화 관련 증후군이다. 화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 또는 정 같은 정신 사회적 문화에서 발병하며, 수년에 걸친 만성적 경과를 밟아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심인성 원인을 인정하는데 그 중에서도 남편과 시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야기되는 고통스런 결혼 생활, 가난과 고생, 사회적 좌절, 개인적 성격 특성으로부터 오는 속상함, 억울함, 분함, 화남, 증오, 절망 등의 감정 반응이 특징적 원인이다. 그러한 감정반응을 계속 억제하고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화병이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21세기 한국의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게 된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동안 겪게 될 가족 간의 갈등을 미리 예측하여 생기는 우울, 불안과 같은 맘고생 혹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증상들을 일컫는 말로서, 주로 명절을 앞둔 며느리들이 겪게 되지만 실제로는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도 해당된다. 명절 증후군은 화병의 양상과 매우 유사하다.

 

 

화병은 몸의 여리, 목과 가슴에 덩어리가 찬 느낌, 가슴 답답함, 가슴 속의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과 같은 신체 증상들과 우울, 비관, 불안 등의 정신증상, 하소연이 많음, 정신이 없음, 가만있지 못함, 뛰쳐나가고 싶음 등의 행동 증상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빠른 근대화를 이룩한 사회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였으며 특히 여성들은 더 이상 남성 의존적이거나, 순종적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미덕으로 여기는 '가족중심', '가족주의'는  빠르게 변화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과 그렇지 않은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갈등은 가족이 모이는 기회- 명절, 기념일 등 -을 통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며느리는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움을 나누어야 하는 시기에 몸살이 나도록 노동을 해야 하는 현실이 억울하고, 시부모는 시부모대로 순종적이던 당신들의 젊은 날과는 달리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다 하는 신세대 며느리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명절이 곤혹스럽다. 남편 역시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기를 바라며 숨죽이고 지내게 된다.

 

 

명절 증후군 이겨내기


명절증후군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가족이란 마음으로 서로를 아끼고 돕는 자세가 필요하다. 긍정적인 사고와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한다. 명절 준비를 할 때에는 주위 사람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풀도록 노력한다.


마음을 연 대화야말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남녀 간에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함께 참여하고 함께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고생하는 주부에게는 남편 등 가족의 격려와 배려가 필요하다. 보상의 표현으로 선물을 하거나 여행가기 또는 명절 전 후에 집안 일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잠시라도 적절한 휴식을 자주 취해서 육체적 피로를 줄인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초래되는 근육 긴장의 이완을 위해 심호흡하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명절 기간을 가족 구성원 서로 간에 단점을 찾아내고 헐뜯으며 보내기 보다는 서로의 고생과 수고를 칭찬해주고 격려해 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Tip 아이들도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01. 자동차와 같이 좁은 공간에 오래 갇혀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어른 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큰 스트레스다. 이럴 때는
       중간에 자주 휴게소에 들러 몸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도로가 막혀 휴게소에 갈 수 없는 상 황이
       라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 줘야 한다. 수시로 물을 마시게 하고, 물수건 등을 이용해 얼굴을 닦아주는 것도 좋다.

  02.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낯선 친척들과 지내는 힘든 일일 수 있다. 평소 자주 못 만나는 친척 관계일수록 더욱 심하
       다. 아이가 내성적이라면 고립감마저 느껴 명절 자체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평소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한두 개 챙겨 가면 아이가 느끼는 불안감을 많이 줄일 수 있다.

  03. 어른들이 차례 준비 등으로 정신이 없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화상위험이 크므로 

       뜨거운 조리 기구는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다뤄야 한다.

 


이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로그인없이 가능한 손가락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며칠 후면 추석이다. 전 같으면 그렇게 기다려지던 추석도 나이가 들고 시대가 바뀌니 변하기 마련인가 보다.  일 년에 두 번 있는 명절  때면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한없이 기뻤다. 서울 ·부천·시홍, 김천에서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모여들었다.

 

  어김없이 22명이다.
  어느 해인가, 부모님이 저 세상으로 가시고 제사상 차리는 일을 서울로 옮기고서는 하나 둘 참석 못하는
  가족이 늘어나서 안타까움만 더해간다.


우리들이 자랄 때만 해도 얼마나 기다리던 추석이던가? 새로 장만해주는 옷과 신발을 신어서 좋고, 알록달록하게 발뒤꿈치를 물들이던 나일론 양말도 새것이어서 좋았다. 거기다가 형제끼리 시샘하며 송편빚는 재미도 한 몫 했다.


할아버지가 계신 우리 집에는, 강 건너 본동은 물론 근동에서까지 인사 오시는 손님이 많았다. 자연히 음식준비를 많이 하는데, 아버지가 독자에다 아들만 다섯이라 일 할 사람이라곤 어머니 한 분이셨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께서는 우리들에게 심부름과 잔일을 많이 시키셨는데 그 중 하나가 송편 빚기였다.


어린애부터 고등학생인 나까지 끌어들이자니 당연히 당근이 필요했다. 말 잘 듣고 가장 예쁜 송편을 끝까지 빚으면 장롱 속 깊숙이 감추어 둔 오징어를 성물로 주겠다는 대단한 제안이였다.

 


우리는 마당 가운데다 평상을 놓고 둥글게 앉아서 가을 하늘을 날고 있는 고추잠자리를 보며 송편을 만들기 시작했다. 떼어낸 멥쌀 반죽을 양손으로 비벼 새알처럼 둥글게 만든 뒤, 손가락으로 구멍을 파고 그 안에 깨·콩 등의 소를 넣고 송편을 빚었다.


여기에 송편을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마누라를 얻는다는 할아버지의 잔소리가 곁들여 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트집도 부리고 소변보러 간다는 애도 있지만 눈앞에 어른거리는 오징어의 짭짤하고 쫄깃한 맛에 끝까지 버틴다.

손때가 묻은 막내의 앙증스러운 것도 있고 손가락으로 누른 모양과 크기도 천차만별인 데다 보름달과 반달모양도 보인다. 모양이야 애당초 어머니가 만든 것과는 비교할 꺼리도 못 될 뿐더러 다섯이 만든 수량을 합해도 어머니보다 적었다.

 

이제는 판정차례. 어머니는 각자가 만든 것 중에서 10개씩을 골라 상위에 나란히 올려놓도록 했다. 다들 자기 것이 제일이라고 우겼지만 육안으로도 솜씨 차이는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만져보고 뒤집어 보면서 한참을 뜸들이시더니 그냥은 모르겠으니 찌고 난 후에 보자고 하신다.


커다란 솥에 향긋한 솔잎과 송편을 한 층씩 교대로 얹고 송편을 찐다. 각자의 개성이 들어있는 송편이 익어 나오기까지 시간은 왜 그리 더딘지…. 우리들은 싸리비를 들고서 고추잠자리 사냥에 나섰다. 무리 지어 머리 위를 날고 있는 잠자리를 정신 없이 따라다니다 보니 우리가 빚은 송편 50개가 예쁘장한 어머니의 것과 섞여서 나왔다.

옆구리가 벌어지고 속이 터진 것이 수두룩했다. 어머니께서는
"다들 잘 만들었지만 터진 게 가장 적은 셋째가 제일이다" 며 오징어 한 마리를 주셨다.

오징어는 셋째가 차지했지만 한가위 보름달처럼 우리 모두를 사랑해 주셨던 어머님이 명절이 돌아오면 더욱 그리워 진다.

 

이종철/ 서울시 용산구


로그인없이 가능한 손가락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건강천사'는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건강한 이야기 블로그 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지사항

Yesterday1,130
Today107
Total1,799,169

달력

 « |  » 2019.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