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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그 위대한 이름으로.... 5월 가정의 날을 맞이하여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십니까? 저는 ‘어머니’라는 그 위대한 이름이 가슴 한편을 적십니다. ‘월사금이 없어 초등학교 입학도 못해...’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3년전 4남 3녀의 셋째로 태어나, 어린아이로 전쟁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가난과 배고픔의 시린 상처는 추억의 가락으로 늘 읊어주시는 어머니! 딸로서는 첫째인 어머니는 한국전쟁의 후유증을 고스란히 받아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조락(凋落)을 어린 시절부터 겪어 오셨습니다. 밥조차 굶을 때가 많았던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 시절, 아들에게는 힘들게 마련해주던 ‘월사금(학교에 다달이 내던 수업료)’을 딸인 어머니에게는 허용되지 않았고, 입학금조차 없어서 초등학교 입학도 못했다고 합니다. 남들이 학교를 가는 그 시간에 .. 더보기
다래나무에 달아놓인 어머니 사랑 주말에 이것저것 꼼꼼히 적은 메모지를 가지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봐서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댁을 갔다. 차를 넓은 마당으로 들이 밀어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어머니께서 문을 열고 나오셨다. 오는 자식 기다리시느라 문밖을 내다보기를 수차례 하신 것이 눈에 선하다. 짐을 내려서 일부는 냉장고에, 그리고 냉동냉장이 필요 없는 것들은 그냥 바깥에 정리하였다. 시골에 가면 내가 제일 먼저 돌아보는 코스인 넓은 뒤뜰에 가보니, 수년전에 뒤뜰에 심어놓은 산다래 나무에 생수병과 작은 비닐 주머니들이 과일처럼 달려있다. 벌써 꽃도 피지 않는 다래나무의 열매가 달릴 리도 없고, 또한 열매의 크기, 색깔, 모양을 내가 이미 알고 있고, 또한 다래나무의 열매를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더라도 지금 다래나무에 주렁주렁.. 더보기
오랜만의 이틀휴가, 봄나물에 엄마를 빼앗기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누이 댁에 가며 이틀동안 제게 휴가를 줄테니, 저 하고싶은 것 마음대로 하며 이틀을 보내라고 하더군요. 처음엔 이게 웬 떡이냐하며 친구랑 영화를 보러갈까, 바람을 쐬러 갈까 하다가 친정에 혼자 계실 엄마를 뵈러 가기로 했습니다. 냉장고를 뒤져 멸치를 볶고 장조림도 만들고 몇 가지 마른반찬을 챙겨 친정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막내딸을 보신 우리 엄마, 과연 어떤 표정이실까 생각하니 세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친정집은 텅 비었더군요. 친 자매처럼 지내시는 뒷집 할머니 말씀이 시장에 가셨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께서는 돌아오시질 않습니다. 돌아오시면 드리려고 압력솥에 밥을 안쳐놓고 돼지고기 넉넉히 넣어 김치찌개도 맛나게 끓여 놓았지요. 집.. 더보기
그 때 그 병실에서 찾은 최고의 희망 치료약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는 특별한 원인도 없이 백혈구 수치가 저하되는 백혈구 감소증으로 종합병원에 입원하셨다. 그리고 퇴원 후에 조금만 일을 하셔도 피곤해하셨지만, 쉬면 되겠거니 하며 지내셨다. 얼마 후에는 얼굴에 반점 비슷한 것이 생겨서 동네 피부과에도가 보았지만, 마찬가지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모처럼 가족끼리 기분 좋게 여름휴가로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하고 난 후로 며칠 뒤 어머님께서 몸살을 앓고 나시다가 점점 몸이 부으시며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 심지어 복수까지 심하게 차셨다. 대학병원에서 여러 검사 후 내려진 진단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그 당시 나는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었지만, 본과 1학년을 바라보는 예과생으로서 막연하기만 하였고 찾아본 바로는 류마티스 관련 질환의 일종으로 .. 더보기
[독자참여] 명절날때마다 찾아오는 어머니의 산타양말 호미도 날이 있지마는 낫처럼 들을 까닭이 없습니다. 아버님도 어버이시지마는 어머님같이 나를 사랑하실 분이 없도다. 더 말씀하지 마시오 사람들이여,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분이 없도다. - 고려속요 사모곡(思母曲) 매년 추석과 설날에 어머니는 식구들에게 양말을 한 켤레씩 선물하신다. 처음 시집오던 해부터 받았으니 어언 십 년이 넘게 이어져온 선물의 역사다. 몸이 편찮으시거나 아무리 바쁜 일이 있을 때도 어머니는 어김없이 장으로 가셔서 식구들 수만큼의 양말을 사오셨다. 사실 처음엔 어머니의 양말선물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여느 어머니들 또한 명절이 되면 으레 자식들의 명절빔이나 양말 한 켤레 정도 준비하시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작년 설 때의 일이다. 당시 어머니는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