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매무새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랑을 만드는 할머니의 오래된 요술재봉틀 내 방에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재봉틀이 있다. 그것을 사오신 할머니조차 당신 젊었을 때 산 것 이라고만 하니 정확한 역사는 알 수 없으나, 어림해도 사십 년은 족히 넘은 듯 하다. 재봉틀에 얽힌 내 최초의 기억은 대여섯 살 즈음의 것이다. 여름이 한창인 날, 재봉틀이 놓인 건넌방에서 할머니는 새로 태어난 사촌동생의 옷가지를 만들고 계셨다. 할머니께서 재봉틀 발판을 밟으며 요리조리 천을 움직이면 뚝딱뚝딱 작은 옷들이 만들어졌다. 솜씨가 유난히 좋았던 우리 할머니는 여든이 다 되실 때까지도 20여 년 전 그 모습처럼 재봉틀을 다루셨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에게 재봉틀 다루는 법을 배웠다. 어머니는 공부하기도 바쁜데 그런 것은 뭐할려고 하려느냐며, 재봉틀을 달그닥거리는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