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음식이란 때로는 귀찮고 부담스러운 일이 된지도 오래다. 새벽같이 출근길에 올라 편의점에서 구입한 삼각김밥이나 지하철 출구 앞에서 파는 주먹밥을 먹는다면 그나마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는 양호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나홀로 족이 늘어난 요즘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조차 귀찮은 일이 되었고 누군가에겐 식사준비를 위해 마트나 재래시장을 보는 것조차 부담이다.

 

하지만 오히려 작은 수고로움이 '재미'가 될 수 있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반전이 숨어 있다면 믿겠는가? 그 방법은 바로 건강한 먹거리를 내 손으로 키우는 푸드 마일리지 ‘0’ 도전에 있다.

 

 

 

 신선도? 직접 기르면 돼!

 

푸드 마일리지는 쉽게 말해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자까지의 소요된 거리를 이야기 한다. 계산방법은 이동거리에 식품 수송량을 곱하면 된다. 푸드 마일리지는 값이 클수록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직접 기른 식품이라면 푸드 마일리지는 '0'이 되는 셈이다. 식품의 신선도를 챙기는 것은 물론 이동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로 빚어지는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햇빛이 들어오는 작은 베란다나 옥상이 있는 집이라면 누구든 쉽게 푸드 마일리지 '0'에 도전 가능하다. 특히 혼자 사는 나홀로족이라면 간단한 노력만으로 키우는 재미와 보는 재미, 그리고 먹는 재미 등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티로폼 상자나 고무대야 혹은 손바닥 만한 자투리 공간만 있다면 각종 채소를 간단하게 얻어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식재료로 많이 쓰는 고추, 상추, 방울토마토, 딸기 등을 1년 내내 맛볼 수도 있다. 베란다, 발코니 등을 비바람과 병충해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물론 자녀를 키우는 집이라면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할 것이다. 밥상에서 흔히 먹어왔던 채소들을 직접 기르며 농부의 노고도 알 수 있고 또 자신이 키운 채소를 직접 따 먹으면서 큰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1학년 초등학생과 5살 유치원생을 둔 필자 역시 작은 텃밭에 모종을 심고 주말 마다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제주라는 곳이 돌 천지이다 보니 아이들의 고사리손이 작은 텃밭을 가꾸는데는 이만저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만드는 나만의 텃밭

 

텃밭을 꾸미기 위해선 우선 부담이라는 단어부터 머릿속에서 지울 필요가 있다. 처음엔 실패하더라도 일단 도전해야 푸드마일리지 ‘0’ 성공이 가능하다.

 

나만의 텃밭용 상자는 재활용 가능한 스티로폼 상자나 고무대야이면 충분하다. 손가락 두께의 구멍만 내고 가까운 곳에서 모래가 섞인 흙을 섞으면 물 빠짐도 좋다. 잎채소 씨앗은 작은데다가 햇빛을 좋아하는 만큼 흙을 살짝 덮어줘도 되며, 모종은 비닐을 벗겨내고 작은 구덩이를 판 뒤 물을 가득 붓고 그대로 다시 옮겨 심으면 된다. 

 

물은 아침이나 저녁에 주고 고추나 가지, 토마토 등은 열매가 무거운 만큼 지탱할 지지대를 심어줘야 한다. 이 밖에 자세한 사항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도시 농사꾼들이 개인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으니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필자 역시 밥상의 채소를 직접 기르면서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식사가 즐겁고 다양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남는 야채들은 주위 이웃들에게 나누면 더 없이 좋은 소통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글·사진 /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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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조금씩 다가온다. 입춘이 2월 달력에 어김없이 들어 있다. 나른함이 벌써부터 시작이다. 하루 만에 싹을 피워

       올리는 비타민 가득한 새싹채소로 건강한 봄을 맞이해 보자.

 

         

      

 

 

안도현은 시 ‘봄날’에서 이렇게 봄을 그린다.

 

아지랑이 손가락/ 물오르는 소리/ 올망졸망 나비 원피스/ 물감색 옷차림들/ 사랑의 花詞 반짝이는가/ 낯설어라/ 오색 빛깔로 하늘거리는/ 사랑의 그림자여/ 설레임이여

 

2월 4일,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입춘이다. 봄이다. 겨우내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온 것이다. 남쪽 섬진강가 답압마을에 매화가 피었다는 화신이 전해온다. 제주에서는 이미 수선화가 만개했다는 소식도 있다. 고층 건물사이로 비껴드는 햇빛에는 봄이 어른거리고 거리를 걷는 여인들의 옷차림에도 봄기운이 함빡 배어 있다.

 

 

 

비타민 풍부한 봄 채소, 뭐 없을까?

 

두 손을 힘껏 뻗쳐 기지개를 켠다. 찌뿌듯하다. 힘차게 봄을 맞을 수는 없을까? 새싹이 돋아나고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는 봄날이 즐겁기는커녕 봄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비실비실, 기진맥진한 봄날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춘곤증’은 몸이 봄의 기운을 따라가지 못하여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겨우내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라 내장 기능이 떨어져 입맛도 없어지고 쉽게 피곤해진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정월대보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나물을 먹도록 하였다. 이렇게 섭취한 영양소는 오장육부에도 피부에도 활력을 가져온다.

 

텃밭으로 나가기에는 아직은 이르다. 베란다에 푸성귀를 기르기에도 아직은 춥다. 무슨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 시기에 시티 파머들에게 아주 딱 맞는 해법이 있다. 새싹채소를 기르는 것이다. 따뜻한 방 안이 최고의 텃밭이다. 한 작기(作期)가 열흘이면 끝나서 싱싱한 채소가 식탁에 올라온다. 새싹채소는 봄철 환절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비타민 A, B1, B2와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서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는 데 그만이다.

 

 

 

영양 가득, 봄 내음 가득

 

씨를 물에 불려 그릇에 놓아 두고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이미 싹이 터 있다. 신기하다. 봄이 보인다. 아이들은 자고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들여다보고 탄성을 지른다. 이틀 지나면 진한 갈색이 연두색으로 변한다. 떡잎 빛깔이다. 새싹채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브로콜리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카로틴, 비타민 C와 B도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훨씬 풍부하고, 항암성분인 설포라페인도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20배나 많다.

 

콩나물과 비슷한 모양을 한 메밀순은 인삼 맛이 난다. 고혈압 환자들이 메밀국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혈압을 내려 주는 루틴(rutin)이 다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루틴이 종자보다 메밀의 새싹에는 무려 27배나 많다. 루틴은 모세혈관도 강화시켜 주는데, 특히 뇌의 모세혈관 강화를 통해 뇌졸중 예방에도 좋다. 쓴메밀 종자를 쓸 경우 보통메밀에 비해 껍질에 왁스가 많아서 물 흡수가 어렵다. 따스한 물에 약 5~10시간 정도 담가 두면 발아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손쉽게 길러 맛보는 새싹 맛의 향연

 

유채는 비타민과 카로틴이 풍부하며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서 아이들도 좋아한다. 청경채는 배추의 사촌 격이라 배추 맛이 나며 카로틴이 풍부하고, 비타민 C와 칼슘,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다. 레드비트도 카로틴, 칼슘, 철 등이 풍부하며 간 해독작용을 하는 아미노산인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있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며 피부질환에도 좋다. 다만 수확까지 15일 정도 걸리므로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새싹을 마요네즈에 버무리거나, 치즈에 감싸서 어린이도 한입에 쏘옥 먹을 수 있는 ‘새싹 치즈 말이’도 좋고, 우유와 함께 믹서에 갈아서 마셔도 좋다. 새싹채소 씨만 구할 수 있으면 실내에서 다양한 채소를 기를 수 있다.

 

 

 새싹채소 키울 때 유의점

 

 1. 열흘 안에 재배가 끝나므로 물로 스프레이만 잘 해 주면 된다.
 2. 일반 씨는 살균제가 첨가되어 있으므로 꼭 새싹용 씨앗을 써야 한다.

 

 

 

    새싹채소, 이렇게 키워요

         1. 새싹채소 씨를 사다 미지근한 물에 3~4시간 불린다.

         2. 운두가 있는 그릇, 유리 또는 햇반 용기에 키친타월이나 거즈를 2~3겹 깐다.

         3. 그 위에 스프레이로 물을 충분히 뿌리고 불린 씨앗을 서로 겹치지 않도록 촘촘히 뿌린다.

         4. 실내 따뜻한 곳에 놓아 두고, 신문지로 덮어서 햇빛을 가려 주고 수분을 유지해 준다.

         5. 하루에 3~4번 스프레이로 수분을 공급해 준다.

         6. 싹이 나온 3일 후부터는 신문지를 벗겨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곳에 놓아 두고 마르지 않도록 잦은 스프레이로

             싹을 키운다.

         7. 씨를 뿌린 후 6일 전후가 되면 먹을 수 있다. 계속해서 여러 가지 씨앗을 놓으면 매일 새싹채소를 즐길 수 있다.

 

 

글 / 이완주 농업사회발전연구원 부원장

출처 / 사보 '건강보험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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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 달래, 부추, 마늘과 사촌인 쪽파. 부담스럽지 않게 씹히는 맛이 제법 괜찮은 쪽파는 손쉽게 키울 수 있어

          도시농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감기에도 좋고, 해독작용과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있는 쪽파 한 번 심어보자.

 

 

 

 

 

우리 어머니는 아들이 밥맛을 잃거나, 앓다 일어나면 텃밭에 나가 쪽파를 뽑아 오셨다. 끓는 물에 데쳐서 쪽파말이를 만들어 초고추장과 함께 올려놓아주셨는데, 그걸로 나를 떠났던 입맛이 되돌아오고는 했다. 그때 쪽파를 씹던 맛이란! 그 기억이 되살아나 지난해 아파트 부근에서 텃밭을 시작하면서 쪽파를 놓았다. 밑거름으로 석회와 유기질비료를 넉넉하게 넣고 심자 탈없이 쑥쑥 잘 자랐다.

 

잡초가 귀찮아 부근 냇둑에 자라는 풀을 베어다 덮어주었다. 쪽파의 새싹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삐죽삐죽 올라와 띠를 이루며 자랐지만 잡초는 얼씬도 못했다. 덮어준 풀이 잡초를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로 오랑캐를 물리치는 전법을 농법에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풀을 베어 덮어주는 농법을 ‘피복법(멀칭법)’이라고 한다. 도시에서는 잡초조차 귀하므로 검은색 비닐로 덮어주어도 좋은 효과를 얻는다. 일부에서는 뿌리가 질식할 거라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비닐피복은 잡초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수분의 증발도 막아줘서 가을가뭄에도 잘 자라게 해주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까다롭지 않고 잘 자라는 쪽파

 

국내 최대 쪽파 생산지인 충남 예산군 창소리 농가들이 들으면 섭섭해할지도 모르지만, 텃밭에 쪽파를 길러보니 온 밭을 쪽파로 다 깔아버릴까 생각하기까지 했다. 까탈을 부리지 않고 어찌나 예쁘게 잘 자라는지.

 

쪽파는 파, 달래, 부추, 마늘과는 사촌 사이다. 아시아와 함께 콜롬비아. 이집트, 프랑스 등지에서 야생종이 워낙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어서 원산지가 어디인지 분명하지 않다. 독특한 맛 때문에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식탁에 자연스럽게 올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재배한 첫 기록은 중국으로 대략 기원전 660년부터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1500년 이전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한민족과의 인연도 길고 길다.

 

 

 

해독작용과 전립선암 예방에 특효

 

쪽파는 음식의 맛을 내는 데도 한몫을 하지만 기능성도 다양하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비장과 신장을 좋게 하며 기운을 북돋워 피로를 이기게 하는 작물로 소개돼 있다. 다른 마늘류와도 비슷하지만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능은 같은 양의 마늘에 비해 높다. 기능성 성분은 파를 깔 때 눈물을 흘리게 하는 황화아릴인데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체내에 들어와서 젖산을 만들어 해독작용을 높인다. 이 밖에도 칼슘과 인,철분과 비타민 A, C, 그리고 여러 가지 노화를 억제해주는 활성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쪽파 키울 때 유의점  

 

          1. 쪽파는 산성을 싫어하므로 미리 석회와 퇴비를 준다.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좋은 땅을 좋아하므로

              물 빠짐이 나쁜 밭에서는 15cm 높이의 두둑을 만든다.
          2. 종구는 단단하고 윤이 나고 큰 것일수록 잘 자라고 수량도 많다.
          3. 가을에 수확하는 것은 북을 충분히 주면 뿌리의 흰 부분이 충실하고, 봄수확을 위해서는 북을 얕게 하면

              줄기를 튼튼히 키울 수 있다.
          4. 월동시킨 쪽파는 3~4월에 자람이 매우 왕성하므로 골 사이에 호미로 골을 파고 유기질비료를 넣고

              덮어준다.
          5. 잎끝이 마르는 잎마름병 예방을 위해서는 가을장마 시작 전에 물길을 내서 배수가 잘되도록 한다.
          6. 5월 말, 쪽파 윗부분이 말라 쓰러지면 6월 초순에 알뿌리를 캐서 3~4일 그늘에서 말린 후, 그물망에 넣어

              비가 닿지 않는 그늘에서 보관했다 종구로 쓴다.

 

 

 

 

         쪽파, 이렇게 키워요  

 

          1. 쪽파는 마늘처럼 뿌리를 심기 때문에 8월 초 시장에서 구입한다.

            2. 쪽파 심기 1~2주 전에 33㎡(10평) 기준에 잘 썩은 퇴비 60kg과 소석회 2kg을 주고 두둑을 1m 내외로

                만든다. 퇴비로만 키우면 맛도 좋고 영양가가 높은 유기농 쪽파가 된다.
            3. 골 사이 20cm(웃거름을 주어야 하므로 이 간격을 확보), 5cm 깊이로 호미로 골을 내고 종구가 큰 것은
               1개, 작은 것은 2~3개 붙여서 놓고, 포기 사이 10cm 간격으로 종구를 놓고 2.5cm 깊이로 흙을 덮는다.
            4. 8월 중순~9월 상순이 적기이며, 심고 5일 정도가 지나면 싹이 올라오고 20~30일이면 솎아서 양념장

               으로 쓸 수 있다.
            5. 화분이나 스티로폼 상자에 심어 볕 좋은 곳에 놓고 여러 차례 베어 먹고, 베란다로 들여와 겨우내 뽑아

                먹는다.
            6. 가을에는 파종 2개월 정도 후, 봄에는 4월 초에 진한 향기가 나므로 진한 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글 / 이완주 농업사회발전연구원 부원장

                                                                                                                              출처 / 사보 '건강보험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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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은 장마에다 폭서의 달이라 밭에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낼 만한 것도 마땅치 않다. 이 기회에 우리 ‘시티 파머’도

        좀 쉬고, 땅도 좀 쉬게 하자. 아주 쉬지는 말고 ‘어떻게 하면 맛이 좋고, 안전하며, 영양가 높은 채소를 기를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가지고 연구해 보자.

 

 

 

 

 

채소를 잘 기르려면 두 가지만 신경 쓰면 된다. 하나는 텃밭에 있는 것을 잃지 않도록 하고, 다른 하나는 채소에 꼭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텃밭의 한쪽은 봄부터 여름내 상추를 심었고, 다른 쪽은 완두콩에 이어 서리태를 가꿨다. 그런데 장마가 지나니 상추밭은 호미가 쑥 들어갈 정도로 부드러웠지만, 서리태밭은 호미 끝조차 안 들어갈 정도로 딱딱해져 있었다.

 

왜 그럴까? 상추밭은 우거진 상추 잎 덕에 장맛비의 직격탄을 맞지 않았지만, 완두콩과 서리태밭은 잎이 엉성해서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장대비는 흙을 다지는 것은 물론 처음에는 흙 속의 양분을 지하로 끌고 내려가고, 이어서 흙 알갱이를 깨뜨려 땅 표면에 있는 ‘땅구멍’들을 죄다 막아버린다. 때문에 물도 못 들어가고, 가스 교환이나 뿌리가 뻗는 것도 막는다. 빗물이 흙 속으로 못 들어가니 땅 위를 흐르면서 흙을 깎아 내려간다. 양분은 겉흙에 제일 많기 때문에 장마가 끝나면 흙의 양분은 거의 바닥상태가 된다. 따라서 장마 전에 밭에 무엇이든 작물이 있으면 좋고, 작물이 없다면 잡초라도 놓아두어야 한다. 비닐이나 짚이 덮여 있으면 더욱 좋고, 녹비(‘푸른 비료’라는 뜻으로 수단그라스 같은 작물을 말함)를 기르면 더욱더 좋다.

 

 

 

못사는 나라 채소가 맛있다?

 

살다 보니 잘사는 나라 채소는 맛이 없고, 못사는 나라 채소는 감칠맛이 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10여 년 전 다녀온 르완다, 튀니지는 물론 최근 다녀온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에서 먹은 채소도 신선하고 감칠맛이 그만이었다. 반면 아직도 40여 년 전에 먹었던 네덜란드의 오이 맛이 떠오른다. 어른 팔뚝만한 오이를 한 입 베어 물고는 지려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말았다. 왜 나라마다 채소 맛이 다른 것일까?

 

오산의 우리 아파트 울을 나서면 바로 농민을 만난다. 오가며 목례를 나눴을 뿐인데 곧 말을 텄고, 채소도 곧잘 얻어먹게 되었다. 그 맛은 어렸을 때 우리 아버지가 텃밭에서 가꿔 먹여주시던 맛, 가난한 나라에서 먹은 맛이다. 나는 농부에게 물어보았다.

 

“무엇으로 키우나요?”

“우린 돼지 농가에서 똥을 가져와 1년 묵혀서는 그걸로만 농사를 짓지요.”

 

여러분은 맛의 열쇠가 무엇인지 힌트를 얻었을 것이다. 바로 유기질비료다. 선진국은 화학비료를 주고, 후진국은 돈이 없어 유기질비료인 퇴비를 넣는다. 유기농업으로 키우다 보니 맛이 좋은 것이다.

 

 

 

유기질 비료가 맛의 비결

 

작물에는 꼭 필요한 성분이 있다. 질소, 인산,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구리, 아연, 철, 망간, 몰리브덴, 염소, 니켈, 구리 등 14가지다. 그러나 화학비료로 농사를 지으면 질소, 인산,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염소, 칼리 등 8성분 만을 준다. 따라서 때로는 결핍 증상이 나타나고, 그제야 미량 성분이 들어 있는 비료(4종 복합비료)를 준다. 그러나 작물은 잠재적인 결핍증에 시달려 잘 자라지 못하고, 양분도 부족하고, 맛도 떨어진다.

 

반면 유기질비료에는 60여 종의 성분이 들어 있어 작물이 잘 자라고, 맛도 좋으며, 저장성도 길다. 또 유기질비료는 흙에 있는 이로운 미생물의 밥이라 미생물이 유기물을 실컷 먹고 좋은 성분을 많이 만들어주어 흙도 개량된다.

 

올해 장마가 끝나면 유기질비료를 줄 것이다. 잘 발효되어 냄새가 안 나는 유기질비료를 10아르(약 300평)에 2톤 꼴로 주면 된다. 유기질비료는 지효성이라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뿌리에 직접 닿아도 안 죽으니 안심하고 주어보자

 

 

         맛난 채소 기르는 방법  

 

      1. 장마 전에 흙이 장대비의 직격탄에 맞지 않도록 작물을 심어놓거나, 비닐 또는 볏짚 등으로 피복해

         주거나, 녹비를 가꾼다. 잡초라도 뽑지 말고 놓아둔다. 빗물에 흙을 도둑맞으면 앞으로 몇 년 동안

         채소의 수량과 맛을 도둑 맞은거나 마찬가지다.

      2. 유기물 비료로만 농사를 짓는다. 화학비료, 특히 질소비료는 맛을 시고 떫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글 / 이완주 농업사회발전연구원 부원장

                                                                                                                                 출처 / 사보 '건강보험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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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상자 텃밭이다!!

 

2년 전, 주말농장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후속 기사를 쓰지는 못 했지만 나름 성공적인 농사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집과의 거리가 좀 멀어서 4주만에 갔더니 잡초들로 무성해서 뽑느라 고생했던 적도 있지만, 대파도 많이 수확해서 썰어서 얼려두고 한참을 먹었고, 배추도 김치는 못 담갔지만 배춧국 등을 해먹기에 충분했다. 쌈 채소는 또 어떠한가? 처음엔 뜯어다가 샐러드도 해 먹고 쌈도 싸먹었는데 나중에는 자라는 속도를 먹는 것으로 해결 못해 결국 웃자라 버려 포기해 버렸다.

 

요즘은 주말농장이 곳곳에 생겼다고는 하나 대부분이 시의 외곽에 접해 은근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두 평 남짓한 텃밭이 밭을 매고 심고 가꾸려면 어찌나 광활한 대 평야인지 제대로 일하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이런 텃밭의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상자텃밭이다.

 

어릴적 국민학교 창가에 놔두었던 직사각형의 파란 화분 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화분을 옥상이나 베란다에 두고 채소를 가꿀 수 있는 것이다. 상자텃밭은 좁은 공간에도 거기에 맞춰 나만의 밭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태풍이나 장마 등 수분과잉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해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반가운 소식은 도시농업의 일환으로 여러 자치구에서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상자텃밭을 나눠주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 제공,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및 농사기회 제공, 주부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 제공을 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자체에서도 지난 3월, 블로그를 통해 상자텃밭 분양 모집을 하였다. 처가에서 농사를 짓는 농촌의 사위, 내가 빠질 순 없다. 당장 관심을 보이고 강동구청 도시농업과 최준식 주무관님께 궁금하던 점을 여쭤보았다.

 

 기자   광동구에서 구청 주도적으로 상자텃밭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강동구는 지난 2010년부터 도시농업을 시작했습니다. 도시농업 특구를 선포하면서 내세웠던 목표가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가구가 도시에서 농사를 짓도록 하겠다는 ‘1가구 1텃밭’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 둔촌동에 220여 구좌(1구좌 12제곱미터)의 텃밭을 분양했는데, 4년째인 올해 3,800구좌로 규모가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텃밭을 가꾸려는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직접 텃밭에 나가기 힘든 주민들에게는 집에서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상자텃밭을 제공했습니다. 부족한 텃밭 면적에 대한 보완이면서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해 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정말 상자텃밭이면 모든 가구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상자텃밭의 현재 현황은 어떠하며 추후 관리 계획은 있나요?

 

 답변   강동구에서 분양한 상자텃밭은 총 15,000구좌입니다. 상자텃밭의 구좌 개념은 상자 하나당 2개의 구좌에 해당합니다. 상자텃밭의 경우 실내라는 특성 때문에 햇빛이나 바람, 배수 등 어찌 보면 더 손이 많이 가는 농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은 중도 포기하기도 하는데요. 올해 새로운 주민들에게 상자를 분양함은 물론, 기존에 텃밭을 지급받은 주민을 대상으로 텃밭 멘토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농사가 잘 이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기자   멘토를 통한 사후관리라면 처음 시작해 보는 사람도 농사를 잘 지을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강동구에서 실시하는 다른 도시농업 사업 소개 부탁드립니다.

 

 답변   강동구에서 뿌리 내린 도시농업은 이제 서울시 전역, 전국적으로 퍼져 대중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동구만의 도시농업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고 자부합니다.

 

그 첫 번째가, ‘자원순환형 친환경 도시농업’입니다. 강동구에서는 비닐과 화학비료, 농약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름에 걸맞은 100% 친환경 도시농업을 구현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함께 ‘지렁이사육장’과 ‘낙엽퇴비장’을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토질 향상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는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 하는 것을 실험중 입니다. 대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 해 텃밭에 활용하게 된다면 주민들에게 더욱 질 높은 농사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도시농업 지원센터’입니다. 오는 6월 11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곳은 강동구의 로컬푸드 시스템(강산강소: 강동구에서 생산하여 강동구에서 소비)을 구축하는 기반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도시농업 하면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짓지 않는 사람이나 생활권 안에서 친환경 도시농업의 혜택과 그 문화를 누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시농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강동구가 지역 농산물을 유통하고 학교 급식 등 식자재 공급망을 확충하는 한편, 건강 식생활 교육까지 담당함으로써, 대한민국 도시농업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기자   우리 동네에서 생산한 채소들이 우리집 식탁에 올라온다니 로컬푸드란 멋진 시스템이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담당자님께 부탁드려 현재 상자텃밭을 통해 농사를 짓는 분 중 우수 재배자를 연결시켜 달라고 졸라서 김종덕(성내1동/ 빌라 옥상텃밭)님을 소개 받아 인터뷰에 들어갔다.

 

 기자   이전에 농업 경험이 있나요(텃밭 경험이라든가, 농촌 출신이라든가)?

 

 답변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아는 분께서 빈 옥상에 상자텃밭을 해 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하시기에 농사를 짓게 되었습니다. 빌라에 사는 모든 세대가 만장일치로 동의해 주셨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실패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2층과 4층에 사시는 할머님들이 농사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첫 해 부터 풍년의 기쁨을 누렸답니다. 옥상텃밭이 없었다면 마주칠 일 없던 이웃들도 아침저녁으로 물 주러 올라가 인사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더군요. 텃밭 가꾸면서 빌라 이웃끼리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기자   요즘 새로 분양하는 빌라들을 보면 옥상텃밭을 장점으로 내세우던데 효시자가 여기 계셨네요. 농사도 짓고 이웃 간 정도 두터워지고 일거양득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작물들을 심었고, 수확한 작물은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답변   계단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마련된 옥상 공간에 상추, 쑥갓, 고추, 깻잎,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심었습니다. 세대 수에 비해서 양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넉넉히 나눠먹기 충분한 양이 나오더군요. 넓지 않은 곳에서도 농사가 가능하니 너무 좋습니다.

 

 기자   맞아요. 이것 가지고 괜찮을까? 싶지만 자랄 때는 쑥쑥 커져서 넉넉한 양이 나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시는 상자텃밭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변   무엇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자주 들러볼 수 있다는 겁니다. 땅에서 농사짓는 게 좋겠지만,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텃밭까지 가는 게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텃밭이 옥상에 있으니 수시로 가서 오늘을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요. 초등학생 딸아이도 수시로 자연을 접할 수 있어 정서 교육에도 괜찮아 보입니다. 채소를 잘 먹지 않는 데도 자기가 직접 물주고 딴 채소는 맛있게 먹는 걸 보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기자   네, 아이들에게는 직접 재배한 채소라면 재미가 있어서 잘 먹을 것 같네요. 저도 빨리 아이를.... 하하.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로 상자텃밭은 대형마트나 할인점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 고조로 집에서 먹는 채소는 스스로 재배하려는 분위기가 널리 퍼졌음을 알 수 있었다.

 

먹기만 하는 우리는 농업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직접 길러보면 쌈 채소라도 계속 돌봐주며 몇 주를 기다려야 하고 감자라든가 옥수수 등 몇 개월 동안 돌봐야 하는 작물도 있다. 땅을 가꾸고 작물을 심어서 꾸준히 물을 주고 가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시장과 마트에서 사먹기만 하던 농작물들을 직접 키워 수확하여 내 손에 들어오는 기쁨은 그런 노력을 들이며 가진 스트레스를 한 방에 해소할 수 있다. 나도 며칠간 내린 비로 훌쩍 자라버린 채소들을 어젯밤 텃밭에서 따와서 오늘 아침 상추쌈을 해 먹고 왔다.

 

패스트푸드에 맞서는 슬로푸드가 있다면,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상자텃밭은 친환경적인 울트라 슬로푸드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그만큼 우리 몸과 마음 모두에 힐링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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