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달래, 부추, 마늘과 사촌인 쪽파. 부담스럽지 않게 씹히는 맛이 제법 괜찮은 쪽파는 손쉽게 키울 수 있어 도시농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감기에도 좋고, 해독작용과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있는 쪽파 한 번 심어보자. |
우리 어머니는 아들이 밥맛을 잃거나, 앓다 일어나면 텃밭에 나가 쪽파를 뽑아 오셨다. 끓는 물에 데쳐서 쪽파말이를 만들어 초고추장과 함께 올려놓아주셨는데, 그걸로 나를 떠났던 입맛이 되돌아오고는 했다. 그때 쪽파를 씹던 맛이란! 그 기억이 되살아나 지난해 아파트 부근에서 텃밭을 시작하면서 쪽파를 놓았다. 밑거름으로 석회와 유기질비료를 넉넉하게 넣고 심자 탈없이 쑥쑥 잘 자랐다.
잡초가 귀찮아 부근 냇둑에 자라는 풀을 베어다 덮어주었다. 쪽파의 새싹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삐죽삐죽 올라와 띠를 이루며 자랐지만 잡초는 얼씬도 못했다. 덮어준 풀이 잡초를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로 오랑캐를 물리치는 전법을 농법에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풀을 베어 덮어주는 농법을 ‘피복법(멀칭법)’이라고 한다. 도시에서는 잡초조차 귀하므로 검은색 비닐로 덮어주어도 좋은 효과를 얻는다. 일부에서는 뿌리가 질식할 거라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비닐피복은 잡초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수분의 증발도 막아줘서 가을가뭄에도 잘 자라게 해주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까다롭지 않고 잘 자라는 쪽파 |
국내 최대 쪽파 생산지인 충남 예산군 창소리 농가들이 들으면 섭섭해할지도 모르지만, 텃밭에 쪽파를 길러보니 온 밭을 쪽파로 다 깔아버릴까 생각하기까지 했다. 까탈을 부리지 않고 어찌나 예쁘게 잘 자라는지.
쪽파는 파, 달래, 부추, 마늘과는 사촌 사이다. 아시아와 함께 콜롬비아. 이집트, 프랑스 등지에서 야생종이 워낙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어서 원산지가 어디인지 분명하지 않다. 독특한 맛 때문에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식탁에 자연스럽게 올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재배한 첫 기록은 중국으로 대략 기원전 660년부터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1500년 이전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한민족과의 인연도 길고 길다.
해독작용과 전립선암 예방에 특효 |
쪽파는 음식의 맛을 내는 데도 한몫을 하지만 기능성도 다양하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비장과 신장을 좋게 하며 기운을 북돋워 피로를 이기게 하는 작물로 소개돼 있다. 다른 마늘류와도 비슷하지만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능은 같은 양의 마늘에 비해 높다. 기능성 성분은 파를 깔 때 눈물을 흘리게 하는 황화아릴인데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체내에 들어와서 젖산을 만들어 해독작용을 높인다. 이 밖에도 칼슘과 인,철분과 비타민 A, C, 그리고 여러 가지 노화를 억제해주는 활성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쪽파 키울 때 유의점
1. 쪽파는 산성을 싫어하므로 미리 석회와 퇴비를 준다.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좋은 땅을 좋아하므로 물 빠짐이 나쁜 밭에서는 15cm 높이의 두둑을 만든다. 줄기를 튼튼히 키울 수 있다. 덮어준다. 비가 닿지 않는 그늘에서 보관했다 종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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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 이렇게 키워요
1. 쪽파는 마늘처럼 뿌리를 심기 때문에 8월 초 시장에서 구입한다. 2. 쪽파 심기 1~2주 전에 33㎡(10평) 기준에 잘 썩은 퇴비 60kg과 소석회 2kg을 주고 두둑을 1m 내외로 만든다. 퇴비로만 키우면 맛도 좋고 영양가가 높은 유기농 쪽파가 된다. 으로 쓸 수 있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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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완주 농업사회발전연구원 부원장
출처 / 사보 '건강보험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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