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만나 손을 맞잡은 것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군사분계선 첫 악수 순간에는 온 국민의 눈이 쏠렸습니다. 남북 정상이 MDL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었으며,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것 역시 최초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전 세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악수의 종말

 

남북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더는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가슴을 벅차게 하는 이런 악수 장면은 이제 당분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년여 전인 2020년 3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각국 보건당국이 타인과의 접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일상에서 악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영국 보건당국은 2020년 3월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악수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권고했습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코로나19 거리 두기 핵심 수칙 중 하나로 '만나는 사람과 신체 접촉(악수 혹은 포옹 등)을 하지 않을 것'을 명시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지구촌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교무대에서도 악수는 실종됐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미래 관계를 협상하던 영국과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줄다리기 협상에 앞서 악수를 하던 관례를 없앴습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악수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인사법이었습니다. 특히 사업상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가장 일반화된 비즈니스 예절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전 세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악수의 기원은 다른 여러 인사법처럼 분명하지 않지만, 수백 년 전 잉글랜드에서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악수를 했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왼손 소매에 종종 무기를 숨겼기에 왼손으로 악수를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른손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오른손으로 칼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악수는 손목을 잡는 것이었다가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손을 잡는 것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악수의 실종 이외에도 사람 간 직접 접촉하는 다른 인사법도 마음에 꺼려서 하지 않거나 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 사람들 사이에서 하던 볼 키스 인사법도 일시적으로 작별을 고했습니다. 물론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19의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비즈'(bise, bisou)라 불리는 이 인사법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널리 행해지는 인사로 가까운 사이에서 많이 하는 인사 방식입니다. 주로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직장동료 등 격의 없이 지내는 관계에서 서로 양 볼을 번갈아 맞대면서 입으로 "쪽" 소리를 내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비즈는 오래전부터 있다가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 때 없어졌다가, 프랑스 혁명 시기에 다시 나타나서 오늘날까지 이어졌습니다.

 

비즈는 사람의 대면접촉 방식 중에서도 상대방의 구강과 호흡기에 매우 근접한 거리까지 다가가는 방식의 인사법이라, 신종플루나 독감 등 호흡기 전염병이 유행할 때 감염 경로 차단을 위해 가급적 자제하라는 권고가 종종 내려지곤 한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등 중동에서는 악수와 볼 키스 뿐 아니라 서로 코를 부딪치는 전통 인사법을 금지하고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갈음하도록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에 전해지는 악수 대신 인사법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악수 등 접촉식 인사법이 사라진 빈자리에 대안 인사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특히 악수 대신에 서로 주먹이나 팔꿈치를 부딪치는 '댑(dap)' 같은 인사법이 널리 유행하고 있습니다. 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머리를 숙이거나, 눈을 바라보는 방식, 서로 등을 두드려주는 것도 라이프스타일 전문가들은 권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진원인 중국에서는 수도 베이징에서 악수 대신 자신의 두 손을 모은 자세인 공수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른바 '우한 셰이크'로 불리는 '발 맞부딪히기'와 허공에서 악수 시늉만 내는 '에어 셰이크' 등의 대체 악수법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두 팔을 엇갈려 자신을 스스로 감싸는 동작을 악수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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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그림자가 길고 짙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비대면’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된 지 오래고, 둘러앉아 차 한 잔 마시려면 친구 숫자부터 헤아려야 하는 세상이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은 점차 ‘고독한 존재’로 내몰리고, 내면에는 우울이 잉태한다. 우울은 제2의 살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는 우울한 대한민국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우울은 외로움의 뒷면이고, 삶을 무너뜨리는 질병이다.

 

 

 

 

 

마음의 그림자 ‘우울’

 

오르락내리락 마음이 천국이고 지옥이다. 세상 최고의 이야기꾼 또한 마음이다. 금세 웃다가, 어느새 눈물 흘리는 게 마음이다. 내 안에 품고 있으면서도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게 바로 마음이다. 그런 마음에 ‘우울’이라는 그림자가 수시로 드리워지는 게 현대인이다. 앞날에 대한 근심, 뜻하지 않은 질병, 관계의 단절, 막연한 불안감이 켜켜이 우울을 키운다. ‘군중의 고독’은 이 시대를 상징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백세 시대’는 빛이자 어둠이다. 건강하고 풍족한 삶에는 찬란하지만, 아프고 빈곤한 삶에는 막막한 시대다. 푸시킨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라고 삶에 속은 자들을 다독였다. 한데 살다 보면 참고 견디지 못할 만큼 삶이 그대를 속일 때가 있다. 누구나 안에 품고 감당해야 할 나름의 사정이 있는 게 인생이다. 슬픈 이야기 몇 개, 아픈 추억 몇 개쯤은 데리고 걷는 게 삶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주 보고 맘껏 웃는 것조차 주변 눈치를 보는 세상이 됐다. 그러니 ‘마음의 병’을 호소하는 신음도 커지고 있다. 관계가 단절되고 어긋나면 마음에 병이 생긴다. 고독과 우울이 바로 그 병이다. 인간은 정신이다. 고독·불안·절망은 그 정신을 좀먹는다.

 

 

 

 

 

 

 

‘우리’가 절실해진 시대

 

인간은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존재다. 타인은 또 다른 나다. “군자는 타인에게서 나를 보고, 소인은 타인에게서 낯섦을 본다”고 했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하겠는가. 한데, 내가 나만을 위한다면 나는 과연 누구인가.”

랍비 힐렐은 자신만을 위하는 인간은 진정한 ‘인간적 존재’가 아니라고 설파한다. 힘든 시절에는 함께 손을 잡고 걸어야 험하고 외로운 세상을 건널 수 있다. 손가락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합치면 주먹이 된다. 나와 너, 각자는 약해도 마음을 모은 ‘우리’는 서로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된다.

“인간은 완전히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존재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관계적 존재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말이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다. 그 관계가 삐걱대면 마음이 상처를 입고, 마음이 병을 앓는다.

 

팬데믹 시대는 단절의 시대다. 병상에 누워계신 부모님조차 맘대로 뵙지 못하는 자식, 그 자식을 그리는 부모님의 쓸쓸함, 벚꽃이 흐드러질 봄날에 맘 놓고 꽃구경을 하러 가야 할지의 고민, 코로나19에 감염이라도 되면 이름 대신 번호가 붙여지는 이 황당함, 이 모두 단절 시대의 아픈 풍경들이다.

 

굳이 리처드 도킨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이기적이다. 그것도 지독히 이기적이다. 그런 인간이 어떻게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왔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기적이지만 동족이 어려움에 처하면 배타심을 발휘해 서로를 돕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나로 살면서도 인간이란 동족이 곤경에 처하면 ‘우리’로 힘을 합쳐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절망은 정신의 죽음이다. 키르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라고 규정했다. 한데, 절망의 반전은 그 깊은 수렁에서 희망이 싹을 틔운다는 사실이다. 단절의 시대도 어둠의 한복판은 통과한 느낌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끝이 보인다는 건 적잖은 희망이다. 어둠에 스며든 빛이 가장 찬란하고 아름답다.

 

‘백 리를 가는 자는 구십 리를 절반으로 친다’라고 했다. 천하통일을 앞둔 진왕(훗날 진시황)이 주색에 마음을 두자, 구십 노인이 찾아와 진왕에게 들려준 말이다. 끝점에서의 방심은 자칫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린다. 힘들고 지루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이지만 조금 더 버텨서 새 세상을 맞자.

 

삶에 어찌 굴곡이 없겠는가. 살다 보면 어찌 외롭고 고독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름의 곡절이 있어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만큼, 각자에게 주어진 하루만큼 귀한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힘들고 지쳐도 서로서로 보듬고 위로하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힘들어도 살아보면 살아진다. 그게 삶이다. 빛이 들면 어둠이 걷힌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작가, 시인 신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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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공포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움츠러든 상황이다.


인류 역사는 늘 질병과 함께했지만, 현대사회에선 감염병의 그 전파 범위가 더욱 넓어진 것이다. 하지만 의료 기술 등의 발달로 그 피해는 예전만큼 참혹하지 않다. 과거 피해는 더욱 혹독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떤 감염병이 유행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고 수준의 전염병 경보 단계를 ‘팬데믹(pandemic)’으로 선포한다. 그리스어인 이 용어는 pan(모두)과 demic(사람)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다. 위험 경보에 따라 총 6단계로 나뉘는데, 이 중 최고 단계를 팬데믹이라고 본다. 아직 코로나19는 5단계로 규정돼 있다.


대표적인 팬데믹으로 꼽을 수 있는 전염병은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최고 2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이다. 인류가 겪은 가장 심각한 전염병으로도 기록되고 있는 흑사병은 쥐벼룩에 붙어사는 페스트균이 원인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스페인 독감’에 세계 인구 3분의 1이 감염되기도 했다. 약 5천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WHO가 1948년에 설립됐는데, 설립 이후 최고 등급의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두 차례였다. 최초의 최고 등급 선언은 1968년 유행한 홍콩 독감 때였다. 


사람에게 전염되는 독감 바이러스 ‘H2N2형’에 조류바이러스 ‘H3형’이 결합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이다. 홍콩에서 처음 발병하면서 ‘홍콩 독감’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이 질병은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가 최고 등급을 선언한 두 번째 경우는 2009년 유행한 ‘인플루엔자 A’ 때다. ‘신종플루’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이 감염병은 약 20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감염자는 약 74만 명이었고, 국내에서만 260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특히 신종플루는 평소 앓고 있던 기저질환을 빠르게 악화시키고 급성 폐렴을 유발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팬데믹과는 별도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도 있다. WHO는 전문 자문 위원으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가 ‘국제 비상사태’ 권고를 하면 사무총장이 이를 토대로 최종 선포한다. WHO는 지난 1월 31일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19가 공중 보건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WHO에 가입한 회원국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 공조에 동참해야 하고 발병 해당국에 대한 출입국이나 여행 제한 조치가 권고될 수도 있다. 국제 의료 대응 체계도 꾸려진다.


앞서 PHEIC이 선포된 경우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2016년 지카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사태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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