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통계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 국민들이 어떤 질환 혹은 사고로 많이 숨지는지를 알아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물론 사망원인의 변화 추세를 보면 분명 예방해야 할 질환과 사고를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각 나이대가 살펴봐야 하는 사망원인이 각기 다르다는 점과 함께 변화 추세 역시 면밀히 살펴야 제대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 쉽게 말해 지금 사망원인 1~2위가 미래에도 계속 유지되리란 법은 없다는 말이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통계는 어디까지 통계라는 사실이다. 100%가 아닌 이상, 많은 사람들이 어떤 특정 질환으로 사망했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질환이나 사고로 숨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사실을 기본으로 해서 2011년 사망원인 통계를 바탕으로 각 나이대별로 어울리는 미래의 건강 혹은 수명 계획을 짜 보자.

 

 

 

심장질환 사망 빠르게 증가, 암 사망은 다소감소

 

 

 

최근 발표된 2011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점은 두 가지다. 우선 심장질환 사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이들은 2001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33.9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9.8명이 됐다. 10년에 거의 47%가 증가했다. 가파른 속도다. 참고로 미국이나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사망원인 1위가 심장질환이다. 우리나라처럼 암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유는 심장질환을 일으키는데 위험 인자인 비만, 육류 섭취, 활동량 부족,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이 많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런 생활습관의 변화로 나타나는 양상은 국내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장질환 때문에 숨지는 이들은 빠르게 증가할 것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사망원인 발표에서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지난해 암의 사망률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암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42.8명으로 2010년 144.4명에 견줘 1.6명(1.1%) 감소했다. 1999년 이래로 암 사망률은 계속 늘어났으나 지난해에 들어서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 감소세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된다면 금세기 안에 서양처럼 사망원인 1위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2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

 

 

 

지금 20~30대라면 암이나 심장질환이 당장 나타나는 나이는 아니다. 이 나이대가 사망하는 주된 원인은 자살과 교통사고다. 물론 백혈병 등 암도 있기는 하지만 자살이나 교통사고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자살이나 교통사고는 사회적인 노력이나 제도로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는 만큼 사회적인 대책이 중요하며, 이 나이 대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특히 자살하지 않도록 관심과 배려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자신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당장 암이나 심장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 나이 대에 건강관리를 하지 않으면 40~50대만 돼도 암으로 사망할 수 있다. 암은 보통 10년 이상 위험 요인에 시달릴 때 생기는데, 바로 40대부터 사망원인 1위가 암인 점을 생각하면 20~30대에 발암 요인을 개선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암을 꼽는다면 사망원인 1~3위 암인데, 남성은 폐암, 간암, 위암이며 여성은 폐암, 위암, 대장암이다. 만성간염이 있다면 6달에 한 번씩은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하며, 폐암이나 간암, 위암의 주된 위험 요인인 음주나 흡연을 삼가야 한다. 이와 함께 심장질환의 위험요인인 고혈압, 당뇨 등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므로, 이에 대한 검진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 식사 조절 등과 같은 좋은 습관도 가져야 한다.

 

 

 

60대 이상은 혈관질환도 챙겨야 할 때

 

                                                               

                                                                    

70대에 이르면 암 사망률이 60대보다 낮아진다. 80대는 더 떨어진다. 그렇다고 해도 60~70대 역시 40대보다는 암 사망률이 높으므로 여전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암에 이어 60대 이상에서 사망원인 가운데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질환은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이다. 쉽게 말해 흔히 풍이라 말하는 뇌졸중이 크게 늘고, 심장질환 역시 사망원인으로 빠르게 진입한다. 하지만 이들 혈관질환의 경우 발병은 더 이를 수 있다. 즉 뇌졸중으로 이미 50~60대에 쓰러진 뒤 수년 이상 온갖 고생을 다하고 이 나이 대에 사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금연, 운동, 식사 조절 등과 같은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지만, 노인이 됐을 때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질환의 발병 원인들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기울여야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규칙적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약물 치료를 받고, 동시에 평소 생활 속에서는 규칙적인 운동 및 식사 조절은 필수다. 금연의 경우 이 나이 대에 해도 효과가 있으므로 반드시 담배를 끊도록 하고, 술 역시 절제해야 한다.

 

                                                                                                                                         글 / 한겨레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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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과 여. 이들은 일부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이 크게 다르다.  

 

 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잘 걸린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생리ㆍ임신ㆍ출산ㆍ수유 등 여성만의 생물학적 부담과 여성호르몬 등이 여성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여성의 갑상선기능항진증 유병률은 남성의 3~8배,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률은 남성의 약 7배다. 갑상선암도 남성보다 3~5배 더 잘 걸린다. 이유는 잘 모른다.  

 

 류마티스성 관절염도 여성이 3배 더 잘 걸린다.

 한양대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성호르몬 성분이 함유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거나 임신 중일 때 류마티스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이 이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폐암과 40대 남성 심장병 발병률은 남성이 월등 높다.

 남성의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폐경 전의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심장병 발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전염병도 남여를 가린다?!

 

 세균ㆍ바이러스ㆍ진드기ㆍ모기 등이 옮기는 전염병들 가운데 일부도 뚜렷한 성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면역력)에 있어선 남녀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다.

 

 그런데도 발생률이 서너 배 이상 다르거나 3000명 이상의 환자에서 남녀 유병률이 1.5배 이상 차이나면 역학(疫學, 전염병학) 전문가들은 ‘뭔가 있다’고 여기고 역학조사를 통해 그 이유를 추적한다. 원인을 밝히면 해당 전염병의 예방ㆍ대처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법정 1∼4군 전염병 가운데 남성은 에이즈ㆍ유행성 이하선염ㆍ말라리아ㆍ브루셀라ㆍ간염ㆍ비브리오 패혈증, 여성은 쓰쓰가무시병ㆍ풍진ㆍ세균성 이질에 잘 걸린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52가지 1∼4군 전염병에 걸린 사람은 28만여명이다. 전체적으론 남성과 여성 환자수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10년 누적 환자수 최다인 수두를 비롯해 백일해ㆍ장티푸스의 경우 남녀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남녀 차이가 가장 큰 질병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다.

 1985∼2010년 국내 남성 에이즈 감염자는 7033명으로 여성(623명)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남성은 2437명이었으나 여성은 한명도 없는 것이 이런 차이를 불러왔다. 

 

 남성 브루셀라병 환자도 여성 환자보다 6.7배나 많았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파상열(波狀熱, 열이 파도처럼 올랐다가 내려간다는 뜻)로 통하는 브루셀라병은 사람은 물론 소ㆍ산양 등도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며 “수의사ㆍ축산업자 등 이 병에 걸리기 쉬운 직업인인 주로 남성이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비브리오 패혈증도 남성이 여성보다 6배가량 잘 걸린다.  

 여름철 패혈증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하거나 상처 난 손발이 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노출됐을 때 걸리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남성이  더 잘 걸리는 것은 생선회 등을 즐기고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도 바닷물과 접촉하는 일이 많으며, 간질환 환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간 건강이 나쁜 사람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여성은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33명이 숨진 데 비해 남성 사망자수는 259명에 달했다. 

 

 국내에서 토착화되고 있는 말라리아도 10년간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5배가량 많다.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모두 암컷이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도 산란을 위해 흡혈한다. 그렇다고 암컷 모기들이 사람 남성의 피를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갑 교수는 “일반적으로 모기는 젖산(땀 성분)ㆍ향수ㆍ화장품 냄새에 강한 (흡혈) 유혹을 느끼는 데 (웃으며) 남성의 땀 냄새를 여성의 향수냄새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경기 북부ㆍ강원 등 휴전선 근처의 장병들이 말라리아에 주로 감염되기 때문에 남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풀이했다. 
 남성이 야간에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남녀 발생률 차이의 한 원인이다. 저녁 시간 이후에 외출을 줄여 모기에 가급적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말라리아 예방법이다.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유행중인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도 10년간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두 배 가량 많다.

 볼거리는 침샘의 염증, 즉 볼이 붓는 것이 주 증상이며 뇌수막염ㆍ고환염ㆍ췌장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남녀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원인은 잘 모른다”며 “남성에게 유행성 이하선염 바이러스 수용체가 더 많은 것도 가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증의 하나인 뇌수막염 발생률도 남아가 여아보다 3∼5배 높다.

 사춘기 이후에 남성이 볼거리에 걸렸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합병증은 고환염ㆍ부고환염이다. 드물지만 나중에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청소년의 경우 볼이 아니라 고환이 부어서 병원을 찾은 뒤 볼거리로 진단되는 경우가 10∼20%에 달한다.  
 

 남녀의 활동성 때문인지 A형ㆍB형 간염도 남성이 더 잘 걸리는 전염병으로 밝혀졌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나 야생동물에 물린 뒤 옮기는 공수병의 경우 지난 10년간 남성 환자가 7명 발생한 데 비해 여성은 한명도 없었다. 이 역시 남녀의 활동성 차이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대로 여성이 잘 걸리는 대표적인 전염병은 예상 외로 ‘농부병’으로 알려진 쓰쓰가무시병이었다.
 지난 10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가량 많이 이 병에 걸렸다. 가을철 열성 전염병인 쓰쓰가무시병은 털 진드기에 물리면 옮기는 병이다. 대개 추석 성묘나 추수기간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밭일을 하면서 쭈그려 앉는 경우가 많다. 이는 털 진드기에 물리기 쉬운 상태다. 따라서 나물을 캐거나 주말 농장에서 일할 때도 가능한 한 쭈그려 앉지 않는 것이 좋다. 세균성 이질ㆍ풍진 등도 10년간 여성 환자가 더 많았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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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조기 검진 가운데 항상 논란이 많은 암이 바로 폐암이다.

  세계적으로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폐암에 대해서는 암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권고하지 않는다. 폐암이 가벼운 암이기

  때문에 이런 권고가 나온 것은 아니고, 현재까지는 적절한 조기 검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분야 전문의들은 폐암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며,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 가운데 가장 관련이 깊은 담배를

  당장 끊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슴 방사선 촬영으로는 폐암 사망률 감소시키지 못해

 

 모든 검진이 그렇듯 암 조기 검진의 목표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검사를 통해 암을 빨리 찾아내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검진을 통해 암을 빨리 발견했는데도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없으면 적절한 검진 방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조기 검진의 효과를 다룰 때에는 실제로 그 검진 방법으로 해당 암의 사망률을 감소시켰는지에 대해 묻는다.

 자칫 암만 빨리 발견했지 적절한 치료법이 없다면 암 환자로 고통 받는 기간만 길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흔한 암 가운데에는 하나인 폐암은 이런 조기 검진 방법이 없는 대표적인 암 가운데 하나다. 

 

 가슴방사선 촬영이나 시티(CT, 컴퓨터단층촬영)검사로도 조기 검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가래에서 암 세포를 찾아내는 검사 등도 성적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근에도 가슴방사선 촬영이 폐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크리스틴 버그 미국국립암연구소 암조기발견연구실장팀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은 물론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이나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15만여명을 대상으로 13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들은 조사 당시 55~74세였다.

 

 연구 결과를 보면 추적 조사 기간 동안 폐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3~4년 동안 해마다 가슴방사선 촬영을 받은 집단에서 1696명으로 검사를 받지 않은 집단에서의 1620명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들 역시 방사선 촬영을 받은 집단에서는 1213명으로 집계됐고, 받지 않은 집단에서는 1230명으로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가슴방사선 촬영 검사가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검사법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초에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논문집의 하나인 <미국의사협회논문집(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렸다.

 

 

 

 

  CT검사는 폐암 사망률 낮출 수 있나?

 

 우리나라에서 폐암에 걸린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은 뒤 5년 이상 살 수 있는 가능성은 16.7%이다.  즉 폐암 환자 5명 가운데 1명 정도만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고, 나머지는 그 이전에 모두 사망한다는 뜻이다.

 물론 운이 좋게 초기에 발견되면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고, 4기나 말기에 발견되면 수개월 안에 사망하곤 한다. 

 

 췌장암 정도만 제외하면 폐암은 매우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조기 검진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참고로 국가중앙암등록본부의 통계 자료를 보면 폐암은 위암, 갑상샘암, 대장암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암이며, 전체 암 환자 가운데 11%에 이에 속할 정도로 많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전체 암의 15%가 폐암이고 위암에 이어 2번째로 흔하다.  이는 높은 흡연율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40%정도이고, 특히 30대는 50%를 넘길 정도로 흡연율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관련 분야 일부 전문의들은 흡연자들 가운데 40세가 넘으면 폐암 검진으로 시티나 저선량시티(방사선 노출량이 적은 시티)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이다. 

 

 건강검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준들을 내놓는 ‘미국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와 미국흉부의사학회는 시티를 포함해 어떤 검사법도 폐암의 사망률을 낮춘다는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는 자칫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암 환자로 살아가는 기간만 길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조건은 다 같고 오직 조기검진을 받았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만 다른 두 사람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조기검진으로 암을 발견해 3년을 산 ㄱ씨나, 조기검진을 받지 않고 나중에 관련 증상이 나타나 6개월밖에 못 산 ㄴ씨가 알고 보니 같은 수명을 살았다는 말이다.  

 

 대신 ㄱ씨는 3년 동안 암 환자로 고생했고, ㄴ씨는 2년6개월은 암 환자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았고 나머지 6개월만 암 환자로 살았다는 것이다.  마치 조기검진으로 2년6개월을 더 길게 산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일 뿐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폐암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암의 초기에는 어떤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지 않아 이를 모르고 산다고 해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방사선 노출 많은 CT검사 함부로 받아야 하나?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함부로 시티 검사를 폐암의 조기검진법으로 권고하지 않는 데에는 검사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다.  

 

 우선 시티 검사를 받으면 엄청난 양의 방사선을 쬐어야 한다.  가슴 부위에 시티 검사를 받으면 약 7미리시버트의 방사선을 쬐어야 한다. 보통 1년에 쬐는 방사선 총량이 1미리시버트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시티 한 번에 이를 7배나 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방사선을 한해에 1미리시버트 이상 쬐게 되면 1만명 가운데 1명가량이 치명적인 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티 검사로 폐암을 발견하는 이익보다 부작용인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권하기가 힘든 것이다.  

 자칫 평생 폐암에 걸리지도 않을 사람이 정기적으로 시티 검사가 포함된 암 조기검진을 받다가 오히려 암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방사선량을 줄였다는 저선량시티에도 적용된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이나 관련 학계에서는 시티 검사를 폐암의 조기 검진법으로 권하기 힘든 것이다. 

 

 

 

 

  현재로서 최선은? 답은 금연

 

 폐암은 국가 암 검진 사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 

 재정도 문제겠지만 위에서 설명한 여러 단점을 고려할 때 국민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질병의 2차 예방이 조기검진 및 적절한 치료다.  이보다 더 나은 1차 예방은 아예 그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의학 수준에서 폐암의 가장 주된 원인은 흡연이다. 1차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 결과를 보면 폐암의 80∼90%는 흡연과 관련이 있다.

 또 담배를 끊으면 10년 안에 폐암이 생길 가능성이 30∼50%로 줄어든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뒤 20년이 지나면 폐암 발생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년 뒤의 폐암이 걱정된다면 지금 바로 담배를 끊어야 한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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