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가 지난달 외래 환자 1,000명당 60여명을 정점으로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3월 2~8일)에는 29.2명으로 유행 기준(12.1명)보다는 낮지만, 전 주(45.2명)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독감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는 이 시기, 특히 주의해야 할 감염병이 있다. 바로 뇌수막염과 급성 세기관지염이다. 독감 환자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 때문에 이들 감염병이 더 잘 전염되기도 하고, 독감 때문에 상처가 난 호흡기에 균이 더 잘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기 증상이 감기나 독감과 비슷해 제때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다. 독감이 물러난다고 방심하지 말고, 개인위생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증상을 세심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기관지 염증으로 숨 쉬기 곤란

 

 

 

원래 급성 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다. 그러나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나 유행 직후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역시 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된다. 급성 세기관지염은 폐에서의 산소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힘들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폐까지 이어진 기관지 일부에 염증을 비롯한 장애물을 만들어 산소가 잘 지나다니지 못하도록 막기 때문이다.

  

급성 세기관지염에 걸리면 콧물과 코막힘, 미열, 기침 같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생긴 뒤 점차 숨 쉬기가 어려워진다. 심장 박동 수가 늘면서 호흡이 빨라지는 것이다. 코가 심하게 벌렁거리거나 천식 환자처럼 숨 쉴 때 쌕쌕거리기도 한다. 기침도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심해진다.

 

특히 2세 미만의 아기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수유가 어려워져 문제가 된다. 숨 쉬는 게 불편한 아기가 한 자세로 오래 있지 못하고 앓는 소리를 내다 지치거나 보채게 된다. 심한 경우엔 아기의 입술이나 손가락 주변이 푸르스름하게 변하기도 한다. 가슴 아랫부분이 쑥 들어가거나 탈수증이 생길 수도 있다. 급성 세기관지염은 전염성이 유독 강하기 때문에 이 병에 걸린 아이에게 수유를 하거나 돌보는 동안 엄마가 함께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급성 세기관지염은 어른에 비해 아이들이 더 잘 걸린다. 기관지 중에서도 가장 깊고 얇은 부분인 세기관지에 염증이 주로 생기는데, 영ㆍ유아는 이 부위가 특히 얇다. 때문에 작은 염증으로도 잘 막힌다. 특히 엄마에게 물려받은 면역력이 다 떨어지는 생후 9개월 전후가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시기다.

 

영아가 급성 세기관지염에 걸린 경우엔 탈수나 호흡 곤란 같은 응급 상황에 대비해 입원 치료를 고려하는 게 좋다. 보통 저산소증이 생기지 않도록 산소를 투여하고, 탈수를 막기 위해 수액제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치료를 한다. 숨 쉬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치료 중에 아기가 수유를 거부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중단하면 안 된다. 윗몸을 30~40도쯤 높이는 식으로 숨 쉬기 편안한 자세를 취해주고, 조금씩 자주 먹이는 식으로 계속 수유를 시도해야 한다.

 

 

 

원인 다르고 백신도 다른 뇌수막염

 

 

 

독감이 한창 유행한 직후엔 또 뇌수막염 발생률이 종종 높아지곤 한다.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주 다양하다. 가령 사람의 장에 사는 엔테로 바이러스가 소화관과 연결된 림프관이나 혈관을 타고 신경계로 침투하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된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걸린 경우에는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푹 쉬고 나면 보통 나아진다.

 

이에 비해 세균이 일으키는 뇌수막염 증상이 심하고 치료도 어렵다. 지난해 3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에 포함된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가 대표적인 뇌수막염 세균이다. Hib은 주로 생후 6~12개월 사이의 영아에게 뇌수막염을 많이 일으킨다. 65세 이상은 지난해 5월부터, 생후 59개월까지의 영ㆍ유아는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나라에서 백신 접종 비용을 지원받게 된 폐렴구균도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주요 세균이다.

 

2012년 국내에 처음 백신이 출시된 수막구균 역시 뇌수막염을 유발한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12개월 이하의 영아와 11~18세의 청소년에게 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3가지 세균성 뇌수막염 가운데 병의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고 치명도도 제일 높다. 살아남은 5명 중 1명에게 피부 조직이 썩거나 뇌가 손상되는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원인이 이렇게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뇌수막염에 대한 정밀한 역학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나 세균들이 각각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의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는지 아직 정확히 모른다는 얘기다. 학계에서는 Hib과 폐렴구균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면서 뇌수막염 관련 의미 있는 데이터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8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두통이나 구토가 있고, 고개를 숙였을 때 뒷목이 뻣뻣하거나, 몸이 축 처치거나, 의식이 떨어지거나, 해열제가 별 효과가 없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또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백신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자녀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Hib 백신은 2~59개월 사이의 소아, 폐렴구균은 이들 소아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접종한다. 수막구균 백신은 2~6세 소아, 단체생활을 많이 하는 청소년이나 성인이 접종 대상이다.

 

글 / 한국일보 문화부 의학 담당 임소형기자

도움말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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