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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축구, 생활 속에서도 안전하게




 

 

 심신 건강에 이로운 운동, '축구'


월드컵 시즌이다.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축구는 심신 건강에 이로운 면이 많은 운동이다. 골밀도를 높여주고 노인의 낙상ㆍ골절 예방도 돕는다. 이는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피터 크루스트럽 교수팀이 20~47세 여성을 대상으로 매주 두 번씩 축구 훈련을 시키면서 14주가 지난 뒤 양 쪽 정강이뼈의 골밀도를 측정한 결과로 『스칸디나비아 스포츠 의학과 과학 저널』 2010년 3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또 축구를 즐기는  65∼75세 노인은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는 30세 남성에 비해 균형 감각이 별로 떨어지지 않는 드러났다고 밝혔다. 20∼40대 남성에게 매주 2∼3번씩 12주간 축구경기를 하도록 했더니 근육량과 다리뼈의 골밀도가 높아지고 균형 감각이 개선됐다고 한다. 

 

축구는 심폐 기능을 높여줄 뿐 아니라 필수적인 네 가지 체력, 즉 심폐지구력ㆍ근력ㆍ유연성ㆍ균형감각을 모두 강화시켜 주는 종합운동이다. 유연성은 스트레칭과 준비운동 중에, 나머지 셋은 훈련과 경기 중에 길러진다. 축구는 민첩성과 순발력도 높여준다. 발로 공을 다뤄야하므로 발과 눈의 협응력(協應力)도 강화된다. 주로 하지를 사용하므로 하체가 단련되고 장딴지가 굵어진다. 또 하체 근력이 강해진 결과 성적(性的) 능력도 높아진다. 축구를 즐기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협동심도 자연스레 배양된다. 축구의 생명이 팀워크이기 때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풀어주고 우울증 해소에도 유익하다. 아일랜드 더블린대학 연구팀은 우울증이 있는 젊은 남성에게 축구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심폐 기능 개선을 돕는 유(有)산소 운동 90%와 순간적인 힘을 키워주는 무(無)산소 운동 10%로 구성되는 운동이 축구다. 국가대표나 프로축구 선수는 90분 동안 보통 9∼11㎞를 뛴다. 동네축구에서도 경기당 3∼8㎞는 달린다. 


  

축구 부상 예방법

 

축구는 체중의 2∼3배 정도에 달하는 하중이 하체에 전달되는 상태에서 기술ㆍ스피드ㆍ몸싸움까지 겸해야 하는 운동이다. 일반 동호인은 물론 선수들도 무리하게 했다간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수많은 운동종목 가운데 스키 다음으로 부상이 잦다.  

 

축구 부상은 드리블ㆍ슛ㆍ태클ㆍ해딩ㆍ점프 등 모든 동작에서 가능하다. 상대팀 선수와의 충돌이 주원인이다. 부상은 전반전보다는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전, 공격수보다는 수비수에서 더 잦다. 부상의 절반 이상은 반칙 성(性)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지션별론 미드필더의 부상 위험이 가장 높다. 다음은 수비수ㆍ공격수ㆍ골키퍼 순서다. 미드필더는 ‘중원의 지배자’로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드리블ㆍ페인트 동작을 자주 취해야 하므로 무릎 연골ㆍ발목 인대 부상을 잘 당한다. 공격수와 수비수는 공중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점프ㆍ헤딩을 하다가 부상을 입기 쉽다.

 

아마추어가 축구를 직접 하다가 가장 잦은 부상 부위는 발목이다. 선수들처럼 근육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드리블 하거나 속임 동작(페인트) 등을 하려고 발목을 쓰다가 삔다. 다음은 장딴지ㆍ무릎 아래 다리 순서다. 대부분 발에 차인 결과다. 발목이 삐는 것을 예방하려면 평소 발목을 자주 움직여 영어 알파벳을 쓰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무릎을 30도 각도로 구부렸다 펴는 운동을 허벅지가 뻐근할 때까지 하면 균형 감각이 나아지고 근력이 강화된다.

 

공을 두고 두 사람이 함께 발을 대다가 무릎 인대(안쪽 인대ㆍ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기도 한다. 서로 다치지 않게 부딪치는 기술이 없어서다. 점프한 뒤 발이 땅에 닿을 때 무릎관절과 인대가 찢어질 수도 있다. 넘어지면서 손바닥을 땅에 대다가 팔목 뼈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조기 축구회 회원들이 너무 이른 아침에 힘줄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차면 아킬레스건 손상을 입기 쉽다. 대개 평소 운동에 소홀하던 중년 남성이 충분히 준비운동(장딴지 근육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공을 차다가 ‘뚝’소리와 함께 아킬레스건이 나간다. 헤딩도 부상을 자주 유발한다. 코피가 나거나 코뼈가 부러지는 것은 다반사다. 공의 속도에 상관없이 헤딩은 머리와 뇌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마가 아닌 정수리로 헤딩하면 척추에 충격이 가해져 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헤딩이 겉보기엔 뇌진탕을 일으킬 만큼 심각해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사고력ㆍ기억력 등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올해 4월 캐나다에서 제시됐다. 

 

아마추어 축구 동호인들의 3대 부상 예방법은 맨손체조 등 충분한 준비운동, 스트레칭, 넉넉한 수분 섭취다. 훈련이나 시합 전에 준비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합이 끝날 무렵엔 지쳐서 근육에 경련(쥐)이 오고 근육통이 생긴다. 유연성을 높여주는 스트레칭은 최선의 축구 부상 예방법 중 하나다.


 

축구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물ㆍ스포츠음료(이온음료)는 경기 2시간 전에 500㎖, 30분 전에 200㎖를 마시고 경기 중에는 매 15분마다 한 컵씩 마시는 것이 좋다. 하프타임에 물 400∼500㎖를 보충하는 것이 적당하다. “축구 경기 중 물을 마시면 잘 뛰지 못하는 등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속설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경기가 끝난 뒤엔 물보다 과일주스ㆍ스포츠음료 등 열량이 있는 음료가 더 낫다. 

 

나이가 35세 이상이면서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던 사람이 조기 축구회 가입과 동시에 경기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운동능력에 맞게 지구력 운동을 3∼6개월 실시해 체력이 확보된 뒤에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안전하다. 윗몸 앞으로 굽히기를 할 때 손끝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유연성이 떨어진다면 경기 출전은 무리다. 아킬레스건이 부어있는 사람도 완전히 치료한 뒤에 연습을 재개하는 것이 맞다. 당뇨병ㆍ고혈압ㆍ동맥경화ㆍ뇌졸중 등의 환자도 축구를 시작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심장ㆍ혈압에 문제 있는 사람은 사전에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축구 하다 부상을 입으면 열 찜질을 하거나 뜨거운 탕에서 몸을 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이다. 다친 후 즉시 열 찜질을 하면 손상 부위의 염증이 더 심해진다. 다치면 20∼30분간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통증을 덜어주고 손상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을 막아주며 부기를 가라앉힌다. 부상 뒤 휴식도 중요하지만 다친 부위를 제외한 다른 부위는 정상적으로 움직여주는 것이 낫다.

 

축구 동호인들이 축구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나친 의욕과 승부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동네 축구는 월드컵 축구가 아니라 레포츠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기술 수준이 낮은 동네 축구에선 경기규칙을 엄격히 지켜 서로 부상당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특히 부상 위험이 높은 백태클과 해딩할 때 몸을 미는 푸싱 반칙은 금물이다. 승부욕이 넘쳐 이런 동작을 시도하는 사람에겐 심판이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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