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콩을 빼 놓고는 건강과 장수를 논하기 힘들 정도다. 특히 두유·청국장·두부는 건강을 위한 콩 음식 ‘3종 세트’다.
두유는 대두(노란 콩)를 주원료로 하여 만든 콩물이다. 두유를 마시면 콩의 영양소를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 두유의 대표적인 영양·건강 성분은 단백질과 아이소플라본이다. 두유의 단백질 함량(100㎖당)은 4.4g으로 우유(3.2g)보다 많다. 두유 1컵(225㎖)에 든 콩 단백질의 양은 약 8g이다.
우유의 당질(탄수화물)은 소화시키기 힘든 유당(乳糖)이 대부분이다. 두유의 당질은 ‘웰빙 탄수화물’로 통하는 올리고당(oligo糖)이다. 우유를 마시기만 하면 설사·배탈이 나는 등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이 있다면 두유가 훌륭한 대체식품이 될 수 있다. 콩엔 유당이 일절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두유는 우유보다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다. 두유도 과다 섭취하면 상당한 열량을 얻게 되므로 하루 세 팩 이상 마시는 것은 피한다. 200㎖짜리 두유 한 팩의 열량은 140㎉(우유 120㎉) 정도다.
청국장도 콩이 주 원료인 건강식품이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음식답게 특히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이 풍부하다. 육류 섭취량이 적었던 우리 선조에게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발효 음식이란 것도 청국장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이다. 발효식품은 김치·요구르트·치즈·젓갈·포도주 등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식품이다. 청국장에 든 발효균은 김치·요구르트의 발효균인 유산균과는 종류가 다른, 바실러스란 세균이다.
바실러스균은 산소를 싫어하는 유산균과는 달리 산소를 좋아한다. 즉, 호기성(好氣性) 세균이다. 청국장의 바실러스균이 대장(大腸)에 도달한 뒤 산소를 먹어 치우면 대장은 혐기성 세균인 유산균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된다.
청국장의 바실러스균은 대장에서 유산균 못지않게 강력한 정장 작용을 한다. 대장에 유익한 세균의 발육은 돕고 해로운 세균은 억제하는 것이다. 변비나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음식 리스트에 청국장이 포함된 것은 그래서다.
청국장·된장에 든 바실러스균은 최대한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김치·요구르트도 유산균이 많을수록 건강에 유익한 것과 같다. 청국장을 끓일 때 보글보글 끓으면 일단 불을 꺼 식힌 뒤 청국장을 풀어 넣어야 바실러스균이 많이 살아남는다.
청국장의 지방은 대부분이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이다. 불포화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 환자에게 청국장을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세계적인 장수지역으로 알려진 일본의 오키나와 주민은 두부를 즐겨 먹는다. 오키나와 두부는 일본 본토 두부보다 단단하다. 오키나와 주민 한사람이 하루 평균 60g씩 섭취한다. 서양인은 두부(tofu)를 동양의 신통한 건강·장수 식품으로 여긴다. 그들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지만 샐러드 등에 넣어 먹는다.
두부는 영양적으로 완전식품에 가깝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단백질(100g당 9.3g), 뼈·치아 건강을 돕는 칼슘(100g당 126㎎)이 풍부하다. 서양에선 ‘아시아의 치즈’로 통한다. 따지고 보면 두부는 치즈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 두부의 지방 함량은 100g당 5.6g으로, 치즈의 26g보다 훨씬 적다. 두부엔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이 거의 없고 콜레스테롤은 0이다.
아시아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서양 여성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의료계에선 아시아 여성이 두부 등 콩제품을 많이 섭취한 덕분으로 풀이한다. 최근 국내에서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두부 대신 치즈를 즐기는 등 식생활의 서구화와도 관련이 있다.
두부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 아이소플라본(isoflavone)이다. 아이소플라본은 갱년기 장애·골다공증·심혈관계 질환 예방도 돕는다. 이 세 질병은 모두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 급증하는 질병이다.
북미폐경학회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안면 홍조 등 갱년기 증상을 줄이려면 아이소플라본을 매일 50㎎씩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두부를 매일 3분의 2모 가량 먹거나 ‘두부 반모+두유 한컵’이면 보충할 수 있는 양이다. 아이소플라본은 된장국·청국장·두유 등 다른 콩식품에도 들어 있다. 조리(가열) 도중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콩은 조직이 단단해서 소화시키기 힘들지만 두부는 소화율이 95% 이상이다. 평소 소화 장애가 잦거나 식욕을 잃은 사람에게 두부는 권할만한 식품이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생두부나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두부를 김치와 함께 반모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두부는 상하기 쉬우므로 보관에 유의해야 한다. 팩에서 꺼낸 두부는 물에 담가 냉장고에 보관한다. 물은 매일 갈아주되 3∼4일 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두부 만드는 법
① 콩 200g 가량을 물(콩 양의 두 배)에 넣고 하루 저녁 불린다
② 불린 콩에 물 1ℓ를 넣고 믹서로 간다.
③ 콩을 거름포로 걸러 콩물을 얻는다.
④ 콩물을 냄비에 넣고 끓인다(10분 이내).
⑤ 거품이 넘칠 정도가 되면 불을 끈 뒤 거품은 걷어낸다.
⑥ 천연간수(응고제) 1컵(200㎖)을 콩물에 부어 콩물을 굳힌다(천연 간수는 재래시장의 소금가게에서 구입).
⑦ 두부 틀에 거름포를 깔고 갓 엉긴 순두부를 넣는다.
⑧ 거름포로 싸고 뚜껑을 덮은 뒤 그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 물을 뺀다(10분 이상).
◇가정에서 두유 만드는 법
① 콩을 물에 담가 하루 저녁 불린다.
② 불린 콩을 5분가량 삶는다.
③ 삶아서 껍질 깐 콩 반 컵, 물 150㎖(콩 분량의 1.5배 분량)을 넣고 믹서로 간다.
④ 각자의 취향에 따라 아몬드·호두·잣·소량의 소금을 넣는다.
⑤ 되도록 설탕·꿀 등 단순당은 첨가하지 않는다.
◇가정에서 두유 요구르트 만드는 법
① 두유 180㎖에 레몬 1/2~한 개를 짜 넣는다.
② 천천히 저으면서 벌꿀을 넣어 단맛을 낸다.
③ 레몬의 산(酸)에 의해 두유는 점차 걸쭉해진다(마치 요구르트처럼 됐을 때 가장 먹기 좋다).
④ 유산균 발효기를 사용하면 더 쉽게 두유 요구르트를 만들 수 있다(두유와 종균을 넣고 발효시킨다).
'건강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와 건강을 지키는 지속가능 식품 5가지 (1) | 2020.01.03 |
---|---|
연말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필수 식생활 지침 (0) | 2019.12.30 |
돼지감자, 뚱딴지가 호감 식품으로 바뀐 이유 (0) | 2019.12.17 |
<그냥 먹으면 손해!> 갈아 마시면 영양이 더 높아지는 채소 (0) | 2019.12.13 |
추워질수록 더욱 맛있어지는 바다의 보물, 홍합 <국물있는 홍합 파스타> (0) | 2019.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