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입김 나오는 새벽 무렵 빙판길 위를 걸으며 출근하는 심정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알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유독 겨울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추위를 더 많이 타는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은 체질이겠거니 무심하게 방치했지만 혹시 모를 질병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하자


평소 일반적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추위를 느낀 적이 있거나 손발이 다른 사람보다 더 차거나 파래지면 우선 체질은 아닐 것이다. 보통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열을 발생시키면서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갑상선이다.



갑상선은 몸의 자가면역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기능이 저하되면 호르몬 생성이 억제되면서 자가면역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 문제는 보통 여자들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문제는 갑상선 기능저하 문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은 물론 불임이나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출산 후 미역국을 많이 먹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김이나 미역, 다시마 등에 요오드가 함유되어있어서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돕기 때문이다. 자가면역력도 기르고 추위도 덜 느끼게 하는 것이다.


겨울철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하라


겨울철 손과 발이 유독 차가운 사람들은 우선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레이노증후군 증상은 말초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손과 발 말초부위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혈액공급이 감소하면서 혈관 수축이 커지고 손과 발끝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산소공급이 차단되는 경우이다. 산소공급이 떨어지면 손과 발의 말초신경이 과도하게 수축되고 신체 구석 차갑고 색이 파랗게 변하는 증상을 일으킨다.



보통은 출산한 이후 여성이나 호르몬 변화가 큰 40대 이상 중년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러한 말 때문인지 ‘출산 후 산후조리를 잘 못하면 평생 손발이 저리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레이노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무려 21,21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1%인 10,861명이 추운 겨울철에 집중됐고 연령대는 50대 이상이 가장 많았다.


손발 따뜻하게

만드는 음식


손발이 차가운 이유로는 혈액순환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을 돕는 식재료 선정부터 중요하다. 우선 인삼과 황기를 넣은 삼계탕이 있겠고 고추와 마늘로 얼큰하게 끓여낸 뼈 감자탕도 몸에 이롭겠다. 또 피를 맑게 해주는 부추를 많이 넣은 재첩국은 물론 미역국을 통한 음식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차도 커피보다는 홍삼, 인삼, 대추, 생강차를 자주 마시면 혈액순환을 돕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밖에 혈액순환을 돕는 건강기능식품으로는 홍삼, 오메가3, 감마리놀레산, 아로니아, 블루베리, 아마씨유, 징코(은행잎 추출물), 나토키나제 등이 있으며 추가적으로는 코랄칼슘, 마그네슘, 종합비타민 등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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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영하권에 머물던 기온이 조금씩 영상을 회복하며 봄을 불러오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면 옷차림도 가벼워질 터. 자연스럽게 다이어트에 신경이 쓰이는 시기다. 그렇다고 평소 먹던 음식의 양을 무턱대고 줄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많이 먹어도 도통 살이 찌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많이 먹는데도 살이 안 찌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다. 특히 먹어도 먹어도 살이 오히려 빠지는 사람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여성이라면 가장 먼저 의심해볼 만한 곳이 바로 갑상선이다.




식욕이 왕성해 남들보다 많이 먹는데도 몸무게가 줄고 있다면 혹시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가벼운 운동에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쉽게 숨이 찬다든지, 땀이 많이 나서 피부가 늘 촉촉하다든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위를 심하게 타는 등의 증상이 함께 있다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또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 손발이 가늘게 떨리거나 쉽게 피로가 오고 기운이 없어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모두 갑상선이 갑상선호르몬을 너무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들이다. 뇌에서 나오는 물질이 갑상선을 자극해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가족 중 같은 병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으면 이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호르몬 분비가 갑작스럽게 늘면 갑상선 자체가 전체적으로 커지기도 한다. 목 앞부분이 예전과 달리 불룩하게 튀어나오면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갑상선이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너무 활발해졌다는 의미로 이를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부른다.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목이 아니라 눈 주위가 부으면서 눈이 튀어나와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변이 묽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느는 사람도 있다. 월경의 양이 줄면서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길어지는 여성도 있다. 어떤 환자는 피부가 가려워서 병원을 찾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발견하기도 하고, 고령자에게선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에 심부전이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이 반대로 너무 떨어져도 문제가 생긴다.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생겼거나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생산하라는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호르몬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양이 부족해지면 체내 대사량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인체 말단 부분의 말초 조직 대사가 크게 저하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대체로 항진증과 반대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별다른 이유 없이 식욕이 계속 떨어지는데, 조금만 먹어도 살은 찌고 몸이 붓는다. 더위가 아니라 추위를 심하게 타며,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건조하고 거칠어진다. 머리카락 역시 건조해지면서 쉽게 빠져 갑상선 문제인 줄 모른 채 탈모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변비에 시달리거나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고생하기도 한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서 가장 튀어나온 부위인 후두와 그 아래의 기관 사이에 있다.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고 저장했다가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 대사과정을 촉진시킨다. 이 덕분에 세포들이 열과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체온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아지면 체내 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지고, 너무 감소하면 대사 활동이 줄어들면서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문제는 나이나 성별과 관계 없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여성에게 더 흔히 발생한다. 갑상선 기능이 너무 활발해지는 항진증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8배나 더 많다는 보고가 있다. 반대인 저하증 역시 여성에게서 6~10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아직 명확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다른 호르몬 분비나 면역 관련 유전자와 연관이 있을 거란 추측이 나와 있을 뿐이다.





갑상선 기능 이상은 대부분 일찍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 이상으로 진단받은 일부 환자들이 갑상선에 좋다고 알려진 해조류나 요오드 보충제를 찾아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임의로 특정 식품이나 약을 먹기보다 병원의 처방을 따르는 게 좋다고 권한다. 특히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게는 해조류나 요오드 보충제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면서 철분제나 칼슘약, 제산제 등을 함께 복용하면 갑상선호르몬이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못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도움말: 유성훈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갑상선센터 교수, 이인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글 / 임소형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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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피곤해’를 입에 달고 살지 않는가? 우리 사회는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인의 일과를 보면

          과도한 자극과 활동이 주를 이루고 부족한 수면과 휴식으로 피곤한 일상을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 대부분이 월화수목금금금, 저녁에도 친구 만나기, 술, 담배, 커피 등 과도한 자극과 활동 속에서 수면부족, 휴식부족 등으로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린다. 무더운 여름에 밤잠을 설치면 온몸이 더 찌뿌드드하게 느껴지고 피로를 자주 느끼게 된다. 병원에 와서는 “온종일 피로한데,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무리 쉬어도 피곤해요.”,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고 몸이 무거워요.”라고 한다.

 

 

 

피로의 원인을 찾아라

 

피로의 원인은 크게 몇 가지로 나뉜다. 먼저, 신체의 특별한 질환으로 인한 기질적인 원인이 있고 둘째,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원인, 셋째는 만성피로, 만성피로증후군이다. 만성피로는 아직까지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체로 환자의 건강이 악화되는 여러 상황 속에서 감염성 질환이나 면역체계의 이상 또는 자율신경계 이상, 환자와 스트레스 간 관계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결과 별다른 진단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해 잘 아는 의사와 상의하여 대처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대개 1개월 이상 지속되는 피로를 ‘지속성 피로’라고 하고 그중에서도 원인에 관계없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피로 증상을 ‘만성피로’라고 하며, 그중 하나가 ‘만성피로증후군’이다. 특별한 상태로 정의되는 만성피로증후군은 다음의 10가지 신체증상 중에서 8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10가지 증상은 미열, 목의 통증, 목이나 겨드랑이의 임파선통증, 전신적인 근육 쇠약감, 근육통, 지속적 피로감, 두통, 관절통, 신경정신과적 증상, 수면장애 등이다.

 

 

 

만성피로, 치료할 수 있을까?

 

만성피로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단일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으며, 스스로의 건강관리를 위한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잦은 회식으로 과음과 과식을 하거나, 카페인 섭취·잘못된 수면습관·운동부족·영양섭취의 불균형 등은 피로를 가져오는 주범이다. 만약 견딜 수 없는 피로감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6개월 안에 의사를 만난 적이 없으면 동네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을 하고, 필요한 검사가 있다면 받는 것이 좋다. 당뇨나 갑상선 질환, 빈혈 등과 같은 질병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내가 알지 못했던 우울증이 생긴 것은 아닌지 면담을 통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 잡는 생활 수칙

 

검사결과가 정상이라면 생활습관 교정으로 만성피로를 잡아야 한다. 올바른 생활습관이야말로 만성피로를 물리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첫째,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다. 될 수 있으면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하며, 적어도 7〜8시간 정도 자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통해서 인체는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다.

 

둘째, 적당한 운동을 한다. 각종 성인병 치료에 운동요법이 각광을 받고 있듯이 운동은 보약과 같다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일주일에 3〜4회, 1회에 30〜40분 정도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걷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을 덜어준다. 운동은 짧은 시간이라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한다. 우선 아침식사를 포함한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당분, 단백질, 각종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 B, C 등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균형 잡힌 여러 음식을 섭취해 영양분을 골고루 공급해야 한다.

 

넷째, 술, 담배, 청량음료, 카페인의 섭취를 줄인다. 이들 기호식품과 음료를 많이 먹으면 단기적으로는 피로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피로를 느끼게 된다.

 

다섯째,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수분은 신체를 구성하고 섭취한 영양소를 신체 곳곳에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하루 1.5리터 이상 혹은 6〜8컵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려 노력하는 것이 어떤 값비싼 영양제보다 더 좋은 회복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적당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 가벼운 운동, 밝고 긍정적인 생각 등을 실천하면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한 생활과 노화예방의 효과도 있어 한층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글 / 조경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처 / 사보 '건강보험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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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누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으면 깜짝 놀라다가도 갑상선암이라고 하면 대부분 괜찮을 거라고들 어느 정도 걱정을 덜곤 한다. 흔하면서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도 잘 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암은 갑상선암이다. 오랫동안 위암이 지켜왔던 암 발병률 1위 자리를 몇 년 전부터 갑상선암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갑상선암이 다른 암보다 치료 결과와 예후가 좋은 건 사실이다. 5년 생존율은 100%, 10년 생존율은 90~95%에 달한다. 그러나 모든 갑상선암이 다 이렇지는 않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은 갑상선암도 분명 있다. 갑상선암 역시 정기 검진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쉬운 암과 어려운 암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갑상선암은 ‘유두상’ 갑상선암이다.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5.1%를 차지하며, 4가지 유형의 갑상선암 가운데 환자가 가장 많다. 미국암공동협의회(AJCC)는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때 유두상 갑상선암 1, 2기의 5년 생존율을 100%, 3기는 96%, 4기는 45%라고 보고 있다.

  

유두상 갑상선암은 갑상선을 이루는 기본적인 세포인 여포세포가 암으로 변해 생긴다. 수명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죽으면서 전체 개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정상 세포와 달리 암세포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증식한다. 그런데 유두상 갑상선암의 암세포는 다른 암에 비해 증식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암이 느리게 진행된다는 얘기다. 이런 특성들 때문에 유두상 갑상선암은 ‘쉬운 암’, ‘거북이암’이라고도 불린다.

 

갑상선에는 여포세포 말고 ‘C세포’라고도 불리는 ‘부여포세포’가 소량 존재한다. 어머니의 뱃속에 있던 태아의 몸 속에서 갑상선이 만들어질 때 태아 뇌조직의 일부인 신경세포가 갑상선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자라서 부여포세포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신경세포가 왜 갑상선으로 이동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간혹 여포세포가 아니라 부여포세포에도 암이 생긴다. 이런 경우를 ‘수질성’ 갑상선암이라고 부른다. 암세포의 기원이 다르니 진단과 치료, 예후 등이 유두성 갑상선암과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유두성 갑상선암은 워낙 환자가 많은 데다 암이 커질수록 전형적인 모양이나 증식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단이 어렵지 않다는 소리다. 하지만 수질성 갑상선암은 암세포의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환자 수도 적어 웬만한 경험 많은 의사도 확진하기가 쉽지 않다.

 

 

 

수질성 치료제 국내 승인

 

유두상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디기 때문에 다른 조직에 전이되기까지도 오래 걸린다. 일찍 발견해 암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으면 언제 암이 생겼었냐는 듯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수질성 갑상선암은 폐나 간, 뼈처럼 갑상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조직에까지도 잘 퍼진다. 이렇게 되면 수술로 암을 떼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진단이 어려운데 전이까지 잘 되니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유두상 갑상선암이 많이 진행돼 다른 조직에 전이된 경우에는 수술로 갑상선을 떼어낸 다음 환자에게 방사성요오드를 먹게 한다. 암세포를 찾아내 달라붙는 방사성요오드의 특성을 이용해 남은 암을 파괴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수질성 갑상선암의 암세포에는 방사성요오드가 달라붙지 못한다. 암을 파괴하는 약효가 나타날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늦게 발견된 수질성 갑상선암은 지금까지 사실상 치료 방법이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국내에서 수질성 갑상선암 치료제(성분명 반데타닙)가 아시아 처음으로 승인됐다. 23개국 의료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 약과 위약을 복용한 수질성 갑상선암 환자 330여 명의 암 진행 속도와 생존기간을 추적한 임상 결과, 둘 모두에서 의미 있는 효과가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도 빠른 임상 적용인 만큼 환자뿐 아니라 의료계도 반기고 있다.

 

 

 

5년 생존율 9%인 갑상선암도

 

하지만 약물치료가 가능한 갑상선암은 현재로선 수질성 갑상선암뿐이다. 유두상에 이어 국내 갑상선암 중 두 번째, 세 번째로 환자가 많은 여포성, 역형성 갑상선암은 여전히 진단도 치료도 쉽지 않다. 둘 다 갑상선 여포세포가 암으로 변해서 생기지만, 유두상 갑상선암과는 양상이 좀 다르다.

 

여포성 갑상선암은 양성종양과 세포 모양이 거의 비슷해 조직검사만으로는 웬만해서는 구분하기가 어렵다. 또 4명 중 1명 꼴로 다른 조직에 전이된다는 점도 예후에 악영향을 미친다. AJCC에 따르면 여포성 갑상선암은 1, 2기까지는 5년 생존율이 100%로 유두상 갑상선암과 같지만, 3, 4기로 갈수록 각각 79%, 47%로 떨어진다.

 

역형성 갑상선암은 여포성보다 전이가 더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갑자기 목에 커다란 혹이 생기는 등 갑상선이 매우 빨리 망가진다. 진단되면 대부분 4기이며, 5년 생존율이 9%밖에 안 된다. 갑상선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대부분이 바로 이 역형성 갑상선암이다.


2010년까지 최근 10년 간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연평균 증가율은 약 25%다. 환자가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국내 여성의 갑상선암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87.4명으로 일본(4.4명)의 20배, 미국(15.1명)의 5배가 넘는다. 흔하다고, 치료 잘 된다고 쉽게 여기지 말고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글 / 한국일보 문화부 의학 담당 임소형 기자
                                                                                                             도움말 / 정재훈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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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과 여. 이들은 일부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이 크게 다르다.  

 

 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잘 걸린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생리ㆍ임신ㆍ출산ㆍ수유 등 여성만의 생물학적 부담과 여성호르몬 등이 여성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여성의 갑상선기능항진증 유병률은 남성의 3~8배,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률은 남성의 약 7배다. 갑상선암도 남성보다 3~5배 더 잘 걸린다. 이유는 잘 모른다.  

 

 류마티스성 관절염도 여성이 3배 더 잘 걸린다.

 한양대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성호르몬 성분이 함유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거나 임신 중일 때 류마티스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이 이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폐암과 40대 남성 심장병 발병률은 남성이 월등 높다.

 남성의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폐경 전의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심장병 발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전염병도 남여를 가린다?!

 

 세균ㆍ바이러스ㆍ진드기ㆍ모기 등이 옮기는 전염병들 가운데 일부도 뚜렷한 성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면역력)에 있어선 남녀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다.

 

 그런데도 발생률이 서너 배 이상 다르거나 3000명 이상의 환자에서 남녀 유병률이 1.5배 이상 차이나면 역학(疫學, 전염병학) 전문가들은 ‘뭔가 있다’고 여기고 역학조사를 통해 그 이유를 추적한다. 원인을 밝히면 해당 전염병의 예방ㆍ대처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법정 1∼4군 전염병 가운데 남성은 에이즈ㆍ유행성 이하선염ㆍ말라리아ㆍ브루셀라ㆍ간염ㆍ비브리오 패혈증, 여성은 쓰쓰가무시병ㆍ풍진ㆍ세균성 이질에 잘 걸린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52가지 1∼4군 전염병에 걸린 사람은 28만여명이다. 전체적으론 남성과 여성 환자수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10년 누적 환자수 최다인 수두를 비롯해 백일해ㆍ장티푸스의 경우 남녀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남녀 차이가 가장 큰 질병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다.

 1985∼2010년 국내 남성 에이즈 감염자는 7033명으로 여성(623명)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남성은 2437명이었으나 여성은 한명도 없는 것이 이런 차이를 불러왔다. 

 

 남성 브루셀라병 환자도 여성 환자보다 6.7배나 많았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파상열(波狀熱, 열이 파도처럼 올랐다가 내려간다는 뜻)로 통하는 브루셀라병은 사람은 물론 소ㆍ산양 등도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며 “수의사ㆍ축산업자 등 이 병에 걸리기 쉬운 직업인인 주로 남성이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비브리오 패혈증도 남성이 여성보다 6배가량 잘 걸린다.  

 여름철 패혈증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하거나 상처 난 손발이 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노출됐을 때 걸리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남성이  더 잘 걸리는 것은 생선회 등을 즐기고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도 바닷물과 접촉하는 일이 많으며, 간질환 환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간 건강이 나쁜 사람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여성은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33명이 숨진 데 비해 남성 사망자수는 259명에 달했다. 

 

 국내에서 토착화되고 있는 말라리아도 10년간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5배가량 많다.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모두 암컷이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도 산란을 위해 흡혈한다. 그렇다고 암컷 모기들이 사람 남성의 피를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갑 교수는 “일반적으로 모기는 젖산(땀 성분)ㆍ향수ㆍ화장품 냄새에 강한 (흡혈) 유혹을 느끼는 데 (웃으며) 남성의 땀 냄새를 여성의 향수냄새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경기 북부ㆍ강원 등 휴전선 근처의 장병들이 말라리아에 주로 감염되기 때문에 남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풀이했다. 
 남성이 야간에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남녀 발생률 차이의 한 원인이다. 저녁 시간 이후에 외출을 줄여 모기에 가급적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말라리아 예방법이다.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유행중인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도 10년간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두 배 가량 많다.

 볼거리는 침샘의 염증, 즉 볼이 붓는 것이 주 증상이며 뇌수막염ㆍ고환염ㆍ췌장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남녀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원인은 잘 모른다”며 “남성에게 유행성 이하선염 바이러스 수용체가 더 많은 것도 가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증의 하나인 뇌수막염 발생률도 남아가 여아보다 3∼5배 높다.

 사춘기 이후에 남성이 볼거리에 걸렸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합병증은 고환염ㆍ부고환염이다. 드물지만 나중에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청소년의 경우 볼이 아니라 고환이 부어서 병원을 찾은 뒤 볼거리로 진단되는 경우가 10∼20%에 달한다.  
 

 남녀의 활동성 때문인지 A형ㆍB형 간염도 남성이 더 잘 걸리는 전염병으로 밝혀졌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나 야생동물에 물린 뒤 옮기는 공수병의 경우 지난 10년간 남성 환자가 7명 발생한 데 비해 여성은 한명도 없었다. 이 역시 남녀의 활동성 차이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대로 여성이 잘 걸리는 대표적인 전염병은 예상 외로 ‘농부병’으로 알려진 쓰쓰가무시병이었다.
 지난 10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가량 많이 이 병에 걸렸다. 가을철 열성 전염병인 쓰쓰가무시병은 털 진드기에 물리면 옮기는 병이다. 대개 추석 성묘나 추수기간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밭일을 하면서 쭈그려 앉는 경우가 많다. 이는 털 진드기에 물리기 쉬운 상태다. 따라서 나물을 캐거나 주말 농장에서 일할 때도 가능한 한 쭈그려 앉지 않는 것이 좋다. 세균성 이질ㆍ풍진 등도 10년간 여성 환자가 더 많았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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