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영하권에 머물던 기온이 조금씩 영상을 회복하며 봄을 불러오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면 옷차림도 가벼워질 터. 자연스럽게 다이어트에 신경이 쓰이는 시기다. 그렇다고 평소 먹던 음식의 양을 무턱대고 줄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많이 먹어도 도통 살이 찌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많이 먹는데도 살이 안 찌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다. 특히 먹어도 먹어도 살이 오히려 빠지는 사람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여성이라면 가장 먼저 의심해볼 만한 곳이 바로 갑상선이다.




식욕이 왕성해 남들보다 많이 먹는데도 몸무게가 줄고 있다면 혹시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가벼운 운동에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쉽게 숨이 찬다든지, 땀이 많이 나서 피부가 늘 촉촉하다든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위를 심하게 타는 등의 증상이 함께 있다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또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 손발이 가늘게 떨리거나 쉽게 피로가 오고 기운이 없어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모두 갑상선이 갑상선호르몬을 너무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들이다. 뇌에서 나오는 물질이 갑상선을 자극해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가족 중 같은 병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으면 이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호르몬 분비가 갑작스럽게 늘면 갑상선 자체가 전체적으로 커지기도 한다. 목 앞부분이 예전과 달리 불룩하게 튀어나오면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갑상선이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너무 활발해졌다는 의미로 이를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부른다.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목이 아니라 눈 주위가 부으면서 눈이 튀어나와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변이 묽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느는 사람도 있다. 월경의 양이 줄면서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길어지는 여성도 있다. 어떤 환자는 피부가 가려워서 병원을 찾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발견하기도 하고, 고령자에게선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에 심부전이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이 반대로 너무 떨어져도 문제가 생긴다.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생겼거나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생산하라는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호르몬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양이 부족해지면 체내 대사량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인체 말단 부분의 말초 조직 대사가 크게 저하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대체로 항진증과 반대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별다른 이유 없이 식욕이 계속 떨어지는데, 조금만 먹어도 살은 찌고 몸이 붓는다. 더위가 아니라 추위를 심하게 타며,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건조하고 거칠어진다. 머리카락 역시 건조해지면서 쉽게 빠져 갑상선 문제인 줄 모른 채 탈모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변비에 시달리거나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고생하기도 한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서 가장 튀어나온 부위인 후두와 그 아래의 기관 사이에 있다.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고 저장했다가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 대사과정을 촉진시킨다. 이 덕분에 세포들이 열과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체온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아지면 체내 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지고, 너무 감소하면 대사 활동이 줄어들면서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문제는 나이나 성별과 관계 없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여성에게 더 흔히 발생한다. 갑상선 기능이 너무 활발해지는 항진증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8배나 더 많다는 보고가 있다. 반대인 저하증 역시 여성에게서 6~10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아직 명확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다른 호르몬 분비나 면역 관련 유전자와 연관이 있을 거란 추측이 나와 있을 뿐이다.





갑상선 기능 이상은 대부분 일찍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 이상으로 진단받은 일부 환자들이 갑상선에 좋다고 알려진 해조류나 요오드 보충제를 찾아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임의로 특정 식품이나 약을 먹기보다 병원의 처방을 따르는 게 좋다고 권한다. 특히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게는 해조류나 요오드 보충제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면서 철분제나 칼슘약, 제산제 등을 함께 복용하면 갑상선호르몬이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못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도움말: 유성훈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갑상선센터 교수, 이인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글 / 임소형 한국일보 기자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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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7.04.05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먹어도 살 안 찌는 사람 별로 안 부러워요. 사람 속은 모르니까...
    말랐는데 당뇨있고 고혈압인 사람도 많이 본 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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