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생각해 본다. 혹시 우리나라가 고추의 매운맛에 익숙한 건 스트레스가 많아 아닐까하고 말이다. 전국 팔도 어디를 가나 국밥집이나 해장국집을 찾으면 어김없이 상 위에 오르는 음식이 바로 고추다.


뜨거운 국물에 뒤이어 알싸한 청양고추 한입을 베어 물면 혀 깊숙한 곳에서부터 매운 기운이 샘솟아 결국 얼굴 전체를 땀방울로 뒤덮는다.


필자는 음식점에서 내어준 고추를 볼 때마다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기 일쑤다.


또 지나치게 매운 걸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지 우려까지 들어 종종 손을대지 않을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는 물론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밥상에서 고추가 빠져선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매운맛으로 잡는 스트레스


직장상사로부터 핀잔을 듣고 점심식사 시간에 눈물이 핑도는 고추로 마음을 달랜 경험이 있을까?


한번이라도 있다면 당신은 아주 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다. 고추에 있는 매운맛인 사이신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혀가 느끼는 다양한 맛 중에 매운맛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과 달리 혀가 아픈 통증을 유발한다. 우리 몸은 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을 방출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까지 해소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또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체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추운 겨울 비상식량으로 매운고추 한두개를 챙기면 스트레스도 날리고 체온도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고추의 효능


고추의 효과는 가히 놀랍다. 캡사이신이 위산분비를 촉진단백질 소화를 돕기도 하고 장내 세균 번식을 막는 젖산균을 지원한다.


고추는 면역력까지 길러줘 호흡기 감염을 예방은 것은 물론 암세포를 억제하는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녔다.


특히 고추에 있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우리 몸 속 세포를 손상시켜 노화를 부추기는 활성산소를 억제하기 때문에 동안 비결 중 하나로도 꼽을 수 있다.


고추는 또 몸의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키면서 신진대사를 도와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다만 많이 먹는다고 지방이 많이 분해되지는 않는다. 매운 음식으로 태울 수 있는 칼로리가 200kcal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추는 심장까지 다스린다. 홍콩 중문대 연구팀 연구결과를 보면 캡사이신을 섭취할 경우 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면서 혈관을 막는 혈전 감소를 부추기고 결국 심장이나 장기의 혈액 흐름을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매울수록 효과가 클까?


매운 성분이 캡사이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다양하다. 그렇다고 맵지 않은 고추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 실험생물학회 연례모임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맵지 않은 고추도 칼로리를 태우는 효능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맵지 않은 고추에는 디하이드로캡시에이트(DCT)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이 캡사이신과 유사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리하면서까지 건강을 위해 매운 음식을 먹기 보다는 피망이나 피멘토, 오이고추 등 맵지 않은 고추 종류를 먹어도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추는 비타민B와 비타민C 성분이 풍부해 시력개선을 돕고 베타카로틴이 야맹증 개선에 효과를 갖기도 하며, 사과보다 18배나 많은 비타민C는 확실하게 피부미용을 책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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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이 달의 식재료’로 선정한 것은 고추와 복숭아다. 매운 맛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추의 원산지는 멕시코다. 콜럼버스가 전 세계에 소개했다. 우리 선조가 고추를 먹기 시작한 것은 예상 외로 오래 되지 않았다. ‘동의보감’에도 소개되지 않는다. 임진왜란 때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는 설이 있다. 우리는 보통 풋고추ㆍ붉은 고추 정도만 알고 있지만 품종은 200가지가 넘는다. 톡 쏘는 청양고추, 시원한 맛의 오이고추, 부드러운 꽈리고추, 유질이 두툼한 아삭이고추 등이 있다. 

 

 

 

 

고추의 대표 웰빙 성분은 비타민 C와 캡사이신(capsaicin)이다. 비타민 C 함량은 같은 무게 귤의 5배, 사과의 20배에 달한다. 이 비타민은 노화의 주범인 활성(유해)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비타민이다. 감기 예방도 돕는다. 고추를 ‘유태인의 페니실린(항생제)’이라고 부르는 것은 비타민 C가 풍부해서다. 목이 컬컬하고 기침이 나는 등 감기 증상이 있으면 뜨거운 닭국물에 고추ㆍ마늘을 잘게 썰어 넣고 수시로 마시는 것이 유태인의 민간요법이다. 

 

캡사이신은 매운 맛 성분이다. 비타민 C처럼 항산화 효과를 지닌다. 캡사이신은 여름에 잃기 쉬운 입맛과 소화력을 되살리는 데도 유효하다. 혀와 위를 자극해 식욕을 높이며,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기능을 왕성하게 해주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또 혈압을 높이는 소금(나트륨)의 섭취량을 줄여준다. 짠 맛(나트륨) 대신 매운 맛(캡사이신)으로 음식의 맛을 낼 수 있어서다. 비만 해소에도 이롭다. 캡사이신이 지방분해효소(리파제)를 활성화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체중과 체지방을 함께 줄여주는 것이다. 일본에선 캡사이신의 다이어트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식사 뒤 고춧가루를 꺼내 먹기도 한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이롭다. 입안이 화끈거리고 속이 쓰릴 만큼 매운 음식을 땀 흘리면서 먹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고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사람이 많다. 고추의 캡사이신을 섭취한 뒤 느끼는 매운 맛은 혀에 가해지는 일종의 통증이다. 이 자극이 대뇌에 전달되면 대뇌에선 통증에 대처하기 위해 자연 진통제인 엔도르핀을 분비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바로 이 엔도르핀은 기분이 좋게 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

 

 

 

 

캡사이신은 또 혈액 순환도 돕는다. 고추를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은 캡사이신이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는 ‘고추와 함께’가 좋다. 혈전(피 찌꺼기) 예방에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 가운데 혈전 환자가 드물다는 것이 간접적인 증거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껍질에도 소량 들어 있지만 대부분은 태좌(胎座, 씨가 붙는 부위)에 몰려 있다. “고추를 다듬을 때 태좌를 버리지 말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풋고추보다는 빨갛게 익기 직전의 고추에 캡사이신이 더 많다. 캡사이신은 체내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추가 입ㆍ식도ㆍ위ㆍ장을 거쳐 항문으로 배설될 때까지 통과하는 모든 부위에 자극을 주므로 위장 장애ㆍ치질이 있는 사람에겐 고추를 권장하기 힘들다.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점막이 헐고 혈관이 수축될 수 있다. 

 

고추의 매운 맛을 줄이기 위해 찬 물을 들이키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이보다는 우유ㆍ요구르트를 입안에 머금으면 매운 맛이 가신다. 맥주도 매운 맛을 완화시키는데 이는 캡사이신이 알코올에 녹기 때문이다. 고추는 붉은 색이 선명하고 광택이 있으며, 껍질이 두꺼우면서 연한 것이 상품이다. 또 씨가 그리 많지 않으면서 꼭지가 단단히 붙어있는 것이 양질이다. 

 

 

 

복숭아는 독특한 향과 과즙이 풍부한데다 수분ㆍ당ㆍ유기산ㆍ비타민이 풍부해 여름 과일로 인기가 높다. 무더위로 멀찌감치 달아난 원기를 회복시키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그만이다. 게다가 수박ㆍ참외처럼 몸을 차갑게 하지도 않는다. 다만 생과는 쉽게 물러져 통조림ㆍ푸딩ㆍ주스 등의 재료로도 흔히 사용된다. 

 

우리 조상은 복숭아화채ㆍ수박화채 등 과일화채를 즐기면서 더위를 이겨냈다. 복숭아화채는 은행잎 모양으로 얇게 썬 뒤 꿀에 재운 복숭아를 설탕물이나 꿀물에 넣은 음료다. 음력 7월15일(8월28일)인 백중(百中)날 저녁에 복숭아를 먹으면 여자는 아름다워지고 남자는 건강해진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복숭아를 좋아하면 피부 미인이 된다”는 옛말도 있지만 피부 미용을 돕는 비타민 C 함량은 의외로 적다(백도 100g당 7㎎). 

 

중국에선 불로장수를 상징한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엔 “백 살까지 살게 하는 선약(仙藥)”으로 기술됐다. 도교에선 무릉도원ㆍ도원경ㆍ천도 등 이상향이나 좋은 것에 복숭아 도(桃)자가 붙었다. 우리 선조도 복숭아가 장수를 돕고 사악한 기운을 없앤다고 여겼다. 신라시대의 선도성모(박혁거세의 어머니)ㆍ도화랑(삼국유사에 나오는 미녀)의 ‘도’도 복숭아를 뜻한다.

 

 

 

영양적으론 식이섬유ㆍ칼륨이 풍부하다. 수용성(水溶性) 식이섬유인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칼륨은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복숭아엔 또 라이코펜ㆍ루테인 같은 파이토케미컬(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돼 있다. 붉은 색 복숭아엔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이 토마토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루테인은 눈 건강에 이롭다. 복숭아를 먹으면 금세 힘이 나는 것은 과당 등 단순당(單純糖)이 풍부해서다. 달콤새콤한 맛이 나는 것은 단 맛 성분인 과당(果糖)과 신 맛 성분인 사과산ㆍ구연산 등 유기산의 맛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암 예방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복숭아가 항암효과가 있으며 담배 니코틴의 해독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복숭아를 섭취한 쥐가 담배에 든 발암물질을 더 빠르게 분해ㆍ배출시켰다는 것이다. 또 암에 걸린 쥐에 복숭아 추출물을 먹였더니 암세포의 성장이 뚜렷이 억제됐다고 발표했다.  


 

복숭아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과일이다. 열량이 100g당 26(황도)∼34(백도ㆍ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같은 무게 바나나(80㎉)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말린 복숭아나 당절임(275㎉)ㆍ통조림(백도 71㎉, 황도 59㎉)의 열량은 결코 낮지 않다. 일반적으로 맛ㆍ식감이 부드러운 백도는 생과로, 살이 단단한 황도는 통조림의 원료로 쓴다. 표면에 털이 없이 매끈한 것은 천도복숭아(승도복숭아, nectarine)다. 복숭아가 너무 단단하면 아직 덜 익은 것이고, 지나치게 무르면 과숙(過熟)이 원인이기 십상이다.

 

 

 

 

종류에 따라 보관법이 다르다. 백도는 8∼10도에서 1∼2주간 보관이 가능하다. 이보다 낮은 온도에 두면 질겨지고 과즙도 줄어든다. 백도보다 늦게 나오는 황도는 대개 냉장고에 보관한다. 보관기간(15∼20일)로 백도보다 길다. 

복숭아를 먹을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알레르기. 복숭아의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주로 털에 있다. 복숭아 섭취 뒤 입술ㆍ혀ㆍ목구멍 등이 가렵거나 붓거나 두드러기가 생기는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회피하거나 털 없는 천도복숭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 도인이라고 불리는 복숭아씨는 생리불순ㆍ생리통 완화 등의 효능을 갖고 있지만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아주까리씨(피마자)ㆍ살구씨(행인)와 함께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특히 임신했거나 모유를 먹이는 중이라면 복숭아씨ㆍ복숭아씨기름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글 /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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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모양새와 달리 영양도 재주도 많은 채소, 무. 특히 탈 난 속을 달래는 데는 무 만한 것이 없을 정도다.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무를 소개한다.

 

 

 

  

 

무는 겨자과에 속하는 뿌리채소로, 달달하고 시원하며 특유의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이 알싸한 맛은 무에 함유된 티오글루코사이드가 파괴되면서 나는 것인데, 때문에 생무를 갈아먹을 경우 매운 맛이 더 강해진다. 이러한 무의 매운 맛은 거담 작용을 해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어,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대부분의 채소는 몸을 차게 만드는 편인데 반해, 무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을 갖고 있다.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내장 건강을 강화시키며, 수분 함량이 약 94%로 매우 높아 이뇨 작용에도 탁월하다. 비타민C 함량도 20~25㎎으로 높은 편인데, 속보다 껍질에 비타민C가 두 배 정도 많으므로 가능하면 껍질까지 먹는 것이 좋다.

 

 

  

 

 

동양의학에서 무는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천연 소화제로 사용되어왔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무 생즙은 소화를 촉진시키고 독을 푸는 효과가 있으며, 오장을 이롭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면서 살결을 곱게 만든다’고 했다. 이는 무에 함유된 전분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아제와 단백질 분해효소인 에스테라제 덕분으로, 뿌리 부분에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무에는 체내에서 생기는 해로운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하는 카탈라제 등 생리적으로 중요한 효소가 매우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과음을 하면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져 두통, 구토, 갈증,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무의 아밀라아제 성분이 아세트알데히드의 원활한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무는 주재료보다 부재료로 더 많이 쓰이는 식재료다. 그만큼 다른 음식과의 궁합이 훌륭하다는 뜻이다. 생선과 함께 조리하면 비린내 제거와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되고, 육류와 함께 조리하면 소화 촉진과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을, 밀가루 음식과 함께 조리하면 무의 소화효소가 밀가루의 단백질 성분을 분해함으로써 체하는 것을 예방한다.

 

무를 고를 때는 되도록 잔뿌리가 적고 표면이 매끈하며 만졌을 때 단단하고 무거운 것이 좋다. 또한 윗부분의 푸른색과 아랫부분의 하얀색의 구분이 뚜렷한 것이 맛있으며, 무에 나 있는 가로줄은 건강함의 증거이니 꼭 기억하도록 하자.

 

 

 

 글 / 정은주 기자

출처 / 사보 '건강보험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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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상자 텃밭이다!!

 

2년 전, 주말농장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후속 기사를 쓰지는 못 했지만 나름 성공적인 농사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집과의 거리가 좀 멀어서 4주만에 갔더니 잡초들로 무성해서 뽑느라 고생했던 적도 있지만, 대파도 많이 수확해서 썰어서 얼려두고 한참을 먹었고, 배추도 김치는 못 담갔지만 배춧국 등을 해먹기에 충분했다. 쌈 채소는 또 어떠한가? 처음엔 뜯어다가 샐러드도 해 먹고 쌈도 싸먹었는데 나중에는 자라는 속도를 먹는 것으로 해결 못해 결국 웃자라 버려 포기해 버렸다.

 

요즘은 주말농장이 곳곳에 생겼다고는 하나 대부분이 시의 외곽에 접해 은근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두 평 남짓한 텃밭이 밭을 매고 심고 가꾸려면 어찌나 광활한 대 평야인지 제대로 일하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이런 텃밭의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상자텃밭이다.

 

어릴적 국민학교 창가에 놔두었던 직사각형의 파란 화분 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화분을 옥상이나 베란다에 두고 채소를 가꿀 수 있는 것이다. 상자텃밭은 좁은 공간에도 거기에 맞춰 나만의 밭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태풍이나 장마 등 수분과잉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해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반가운 소식은 도시농업의 일환으로 여러 자치구에서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상자텃밭을 나눠주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 제공,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및 농사기회 제공, 주부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 제공을 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자체에서도 지난 3월, 블로그를 통해 상자텃밭 분양 모집을 하였다. 처가에서 농사를 짓는 농촌의 사위, 내가 빠질 순 없다. 당장 관심을 보이고 강동구청 도시농업과 최준식 주무관님께 궁금하던 점을 여쭤보았다.

 

 기자   광동구에서 구청 주도적으로 상자텃밭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강동구는 지난 2010년부터 도시농업을 시작했습니다. 도시농업 특구를 선포하면서 내세웠던 목표가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가구가 도시에서 농사를 짓도록 하겠다는 ‘1가구 1텃밭’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 둔촌동에 220여 구좌(1구좌 12제곱미터)의 텃밭을 분양했는데, 4년째인 올해 3,800구좌로 규모가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텃밭을 가꾸려는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직접 텃밭에 나가기 힘든 주민들에게는 집에서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상자텃밭을 제공했습니다. 부족한 텃밭 면적에 대한 보완이면서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해 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정말 상자텃밭이면 모든 가구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상자텃밭의 현재 현황은 어떠하며 추후 관리 계획은 있나요?

 

 답변   강동구에서 분양한 상자텃밭은 총 15,000구좌입니다. 상자텃밭의 구좌 개념은 상자 하나당 2개의 구좌에 해당합니다. 상자텃밭의 경우 실내라는 특성 때문에 햇빛이나 바람, 배수 등 어찌 보면 더 손이 많이 가는 농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은 중도 포기하기도 하는데요. 올해 새로운 주민들에게 상자를 분양함은 물론, 기존에 텃밭을 지급받은 주민을 대상으로 텃밭 멘토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농사가 잘 이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기자   멘토를 통한 사후관리라면 처음 시작해 보는 사람도 농사를 잘 지을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강동구에서 실시하는 다른 도시농업 사업 소개 부탁드립니다.

 

 답변   강동구에서 뿌리 내린 도시농업은 이제 서울시 전역, 전국적으로 퍼져 대중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동구만의 도시농업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고 자부합니다.

 

그 첫 번째가, ‘자원순환형 친환경 도시농업’입니다. 강동구에서는 비닐과 화학비료, 농약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름에 걸맞은 100% 친환경 도시농업을 구현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함께 ‘지렁이사육장’과 ‘낙엽퇴비장’을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토질 향상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는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 하는 것을 실험중 입니다. 대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 해 텃밭에 활용하게 된다면 주민들에게 더욱 질 높은 농사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도시농업 지원센터’입니다. 오는 6월 11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곳은 강동구의 로컬푸드 시스템(강산강소: 강동구에서 생산하여 강동구에서 소비)을 구축하는 기반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도시농업 하면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짓지 않는 사람이나 생활권 안에서 친환경 도시농업의 혜택과 그 문화를 누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시농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강동구가 지역 농산물을 유통하고 학교 급식 등 식자재 공급망을 확충하는 한편, 건강 식생활 교육까지 담당함으로써, 대한민국 도시농업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기자   우리 동네에서 생산한 채소들이 우리집 식탁에 올라온다니 로컬푸드란 멋진 시스템이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담당자님께 부탁드려 현재 상자텃밭을 통해 농사를 짓는 분 중 우수 재배자를 연결시켜 달라고 졸라서 김종덕(성내1동/ 빌라 옥상텃밭)님을 소개 받아 인터뷰에 들어갔다.

 

 기자   이전에 농업 경험이 있나요(텃밭 경험이라든가, 농촌 출신이라든가)?

 

 답변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아는 분께서 빈 옥상에 상자텃밭을 해 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하시기에 농사를 짓게 되었습니다. 빌라에 사는 모든 세대가 만장일치로 동의해 주셨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실패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2층과 4층에 사시는 할머님들이 농사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첫 해 부터 풍년의 기쁨을 누렸답니다. 옥상텃밭이 없었다면 마주칠 일 없던 이웃들도 아침저녁으로 물 주러 올라가 인사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더군요. 텃밭 가꾸면서 빌라 이웃끼리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기자   요즘 새로 분양하는 빌라들을 보면 옥상텃밭을 장점으로 내세우던데 효시자가 여기 계셨네요. 농사도 짓고 이웃 간 정도 두터워지고 일거양득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작물들을 심었고, 수확한 작물은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답변   계단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마련된 옥상 공간에 상추, 쑥갓, 고추, 깻잎,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심었습니다. 세대 수에 비해서 양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넉넉히 나눠먹기 충분한 양이 나오더군요. 넓지 않은 곳에서도 농사가 가능하니 너무 좋습니다.

 

 기자   맞아요. 이것 가지고 괜찮을까? 싶지만 자랄 때는 쑥쑥 커져서 넉넉한 양이 나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시는 상자텃밭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변   무엇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자주 들러볼 수 있다는 겁니다. 땅에서 농사짓는 게 좋겠지만,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텃밭까지 가는 게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텃밭이 옥상에 있으니 수시로 가서 오늘을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요. 초등학생 딸아이도 수시로 자연을 접할 수 있어 정서 교육에도 괜찮아 보입니다. 채소를 잘 먹지 않는 데도 자기가 직접 물주고 딴 채소는 맛있게 먹는 걸 보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기자   네, 아이들에게는 직접 재배한 채소라면 재미가 있어서 잘 먹을 것 같네요. 저도 빨리 아이를.... 하하.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로 상자텃밭은 대형마트나 할인점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 고조로 집에서 먹는 채소는 스스로 재배하려는 분위기가 널리 퍼졌음을 알 수 있었다.

 

먹기만 하는 우리는 농업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직접 길러보면 쌈 채소라도 계속 돌봐주며 몇 주를 기다려야 하고 감자라든가 옥수수 등 몇 개월 동안 돌봐야 하는 작물도 있다. 땅을 가꾸고 작물을 심어서 꾸준히 물을 주고 가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시장과 마트에서 사먹기만 하던 농작물들을 직접 키워 수확하여 내 손에 들어오는 기쁨은 그런 노력을 들이며 가진 스트레스를 한 방에 해소할 수 있다. 나도 며칠간 내린 비로 훌쩍 자라버린 채소들을 어젯밤 텃밭에서 따와서 오늘 아침 상추쌈을 해 먹고 왔다.

 

패스트푸드에 맞서는 슬로푸드가 있다면,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상자텃밭은 친환경적인 울트라 슬로푸드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그만큼 우리 몸과 마음 모두에 힐링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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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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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피선샤인 2013.06.22 1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든 일이지만, 하고 나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아요~

  2. 도도한 피터팬 2013.06.22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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