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생각해 본다. 혹시 우리나라가 고추의 매운맛에 익숙한 건 스트레스가 많아서 아닐까하고 말이다. 전국 팔도 어디를 가나 국밥집이나 해장국집을 찾으면 어김없이 상 위에 오르는 음식이 바로 고추다.
뜨거운 국물에 뒤이어 알싸한 청양고추 한입을 베어 물면 혀 깊숙한 곳에서부터 매운 기운이 샘솟아 결국 얼굴 전체를 땀방울로 뒤덮는다.
필자는 음식점에서 내어준 고추를 볼 때마다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기 일쑤다.
또 지나치게 매운 걸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지 우려까지 들어 종종 손을대지 않을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는 물론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밥상에서 고추가 빠져선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매운맛으로 잡는 스트레스
직장상사로부터 핀잔을 듣고 점심식사 시간에 눈물이 핑도는 고추로 마음을 달랜 경험이 있을까?
한번이라도 있다면 당신은 아주 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다. 고추에 있는 매운맛인 캡사이신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혀가 느끼는 다양한 맛 중에 매운맛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과 달리 혀가 아픈 통증을 유발한다. 우리 몸은 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을 방출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까지 해소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또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체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추운 겨울 비상식량으로 매운고추 한두개를 챙기면 스트레스도 날리고 체온도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고추의 효능
고추의 효과는 가히 놀랍다. 캡사이신이 위산분비를 촉진해 단백질 소화를 돕기도 하고 장내 세균 번식을 막는 젖산균을 지원한다.
고추는 면역력까지 길러줘 호흡기 감염을 예방은 것은 물론 암세포를 억제하는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녔다.
특히 고추에 있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우리 몸 속 세포를 손상시켜 노화를 부추기는 활성산소를 억제하기 때문에 동안 비결 중 하나로도 꼽을 수 있다.
고추는 또 몸의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키면서 신진대사를 도와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다만 많이 먹는다고 지방이 많이 분해되지는 않는다. 매운 음식으로 태울 수 있는 칼로리가 200kcal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추는 심장까지 다스린다. 홍콩 중문대 연구팀 연구결과를 보면 캡사이신을 섭취할 경우 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면서 혈관을 막는 혈전 감소를 부추기고 결국 심장이나 장기의 혈액 흐름을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매울수록 효과가 클까?
매운 성분이 캡사이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다양하다. 그렇다고 맵지 않은 고추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 실험생물학회 연례모임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맵지 않은 고추도 칼로리를 태우는 효능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맵지 않은 고추에는 디하이드로캡시에이트(DCT)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이 캡사이신과 유사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리하면서까지 건강을 위해 매운 음식을 먹기 보다는 피망이나 피멘토, 오이고추 등 맵지 않은 고추 종류를 먹어도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추는 비타민B와 비타민C 성분이 풍부해 시력개선을 돕고 베타카로틴이 야맹증 개선에 효과를 갖기도 하며, 사과보다 18배나 많은 비타민C는 확실하게 피부미용을 책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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