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백세시대)’가 인류의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호모 헌드레드가 축복일지, 재앙일지의 속단은 아직 이르다. 누구는 ‘축복’이라며 반기고, 누구는 ‘재앙’이라며 불안에 떤다. 호모 헌드레드는 인류가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설렘과 두려움이 겹쳐오는 미래다. 두 가지는 분명하다. 하나는 100세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온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다가오는 호모 헌드레드의 모양새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거라는 사실이다. ‘호모 헌드레드’는 축복과 재앙, 둘을 다 데리고 온다. 어느 쪽을 맞을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한국이 빠르게 늙어간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들어선 건 2000년이다. 2015년 고령화 비율(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3.1%로, 고령사회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10년 후엔 5명당 한 명이 65세 이상이다. 2008년 500만명이던 65세 이상 노인(?)은 2020년 1100만명으로 늘어난다. 90~99세 고령자는 16만명을 넘고, 100세 이상 초고령자는 1만5570명(2015년 5월 말 기준)에 달한다. 세계에서 거의 유례가 없는 고령화 속도다.





의술은 장수시대의 한 축이다. 의료기술은 진화를 거듭한다. ‘항아리 속 뇌’는 더 이상 공상소설에나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MIT는 2015년 ‘혁신기술 톱 10’ 중 하나로 오르가노이드(Organoid)를 꼽았다. 오르가노이드는 인간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장기(臟器)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이미 뇌·심장·허파·신장·위·나팔관·식도 등 11개 신체 장기의 오르가노이드 배양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2014년 10월, 소프트웨어 글로벌기업인 미국 오토데스크는 “엔지니어가 3D프린터로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제작하는 때가 조만간 온다”고 했다. 믿기지 않는 장담이다.




한국은 ‘초저출산 국가’다. 우리나라가 빠르게 늙어가는 이면에는 저출산이 도사린다. 직장불안, 치솟는 교육비는 ‘낳고 싶어도 못 낳는 사회’의 주범이다. 2015년 신생아는 43만8700명(통계청 자료)으로, 역대 네 번째로 적다. 그나마 전년보다 3300명이 늘어난 숫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4명이다. 여자 한 명이 평생 1.24명의 아이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초저출산 기준선인 1.30명에도 한참 못 미친다.





10년 후인, 2025년에는 몇 명의 신생아가 태어날까. 전문가들의 예측치는 35만여명이다. 지난해보다 10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감소세가 너무 가파르다. 좀 멀리보면 OECD 주요 23개 국가 중 2100년까지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9개국이다. 이 가운데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나라는 한국·일본·독일·포르투갈뿐이다. 감소폭은 한국이 단연 1위다. 고령화는 노동시장·산업 생태계 변화를 예고한다. 소득은 수명·출산 양쪽에 맞물린다. 서울대 의대 강영호 교수의 지난해 11월 연구보고서는 소득과 수명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고소득자의 기대수명은 86.1세, 강원도 철원 거주자의 기대수명은 71.2세다. 무려 14.9세 차이다.




훗날은 금세 오늘이 된다. 그리고 오늘의 대비가 훗날의 형상을 좌우한다. ‘호모 헌드레드’가 축복으로 다가올지, 두려움으로 다가올지는 당신의 오늘에 달렸다. 중국 송나라 시대 학자 주신중(朱新仲)은 인생오계(人生五計)로 생계(生計)·신계(身計)·가계(家計)·노계(老計)·사계(死計)를 꼽았다. 생계는 무엇으로 먹고살지의 설계다. 스스로의 몸값을 높이려는 부단한 노력이다. 신계는 건강한 몸 가꾸기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허사다. 가계는 화목한 가정 꾸리기다. 공자는 “가정을 다스려야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고 했다. 노계는 당당한 노후맞이다. 인생의 내리막길이 석양처럼 빛날지, 초겨울 낙엽처럼 쓸쓸할지는 당신의 향후 10년에 달렸다. 사계는 세상에 남길 당신의 뒷모습이다. 삶의 가장 엄중한 물음이다. 인생오계는 우아하고 근사한 미래를 위한 설계도다.





만물이 무상하다는 이치는 누구도 비켜가지 못한다. 생각 없이 살면 삶의 후반이 더 무상해진다. 무상하다 못해 초라해진다. 그저 ‘나이든 노인’이 아닌 ‘당당한 어르신’으로 살려면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령화시대는 천천히 늙고, 중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의미다. 길어진 중년은 분명 인류에게 축복이다. 한데 그 축복은 준비된 자만이 온전히 누린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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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를 배우는 일만큼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것도 없다. 바빠서, 혹은 여건이 되지 않아서 미루었거나 엄두를

     못 내던 공부가 있다면 노후 계획에 끼워넣어 보자. 좀 더 풍요로운 노후를 계획한다면 말이다.

 

       

           

         

 

 

얼마 전에 개강한 노년준비교실에서 ‘이 다음에 나이 들어 아이들 다 키워놓고 일에서도 해방되어 여유가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여행이 역시 1위였고 그 다음으로는 무언가 배우고 싶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습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돈 걱정 아이들 걱정만 없다면야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어디론가 떠나서 누리는 자유로움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것이겠지요. 배우는 일 역시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미루고 묻어두었던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일이니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정이 있어 학교 공부를 제때에 하지 못해 다시 시작하는 것부터 죽기 전에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던 공부, 취미·여가에 관련된 공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철저히 파고드는 깊은 공부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공부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어려서는 공부, 젊어서는 일, 늙어서는 여가로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과 일과 여가가 분리된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만 하면서 살 수 없는 것처럼 젊은 사람이 일만 하면서 살 수도 없고, 또 나이 들었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 쉬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인생주기에 있든 연령에 대한 편견 없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일 것입니다. 그러니 나이 들어도 배움의 욕구가 있고, 실제로 적극적으로 배움에 나서는 일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상식적인 일입니다.

 

 

 

뭘 배우지?

 

내가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우선인데 무엇보다 나의 관심사와 경제적인 사정, 건강상태, 생활목표에 맞아야 합니다. 관심도 별로 없는데 배우자나 친구를 따라 무작정 시작하면 흥미를 잃기 쉽고, 경제적인 부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공부와 과제에 대한 적당한 스트레스는 성취동기로 작용하지만 지나치면 몸에 무리가 오고 생활 리듬을 깨뜨려 중도하차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배워서 뭐 할까?

 

배움의 목적이 분명해지면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나 가족관계, 여가 활용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울 수도 있지만, 점수나 수료증과 무관하게 공부 그 자체가 좋아 참여할 수도 있겠지요. 또, 무언가를 배워서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고 시민운동처럼 사회 변화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은퇴가 빨라지고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되면서 배움의 목록이 점차 길고 다양해지고 있지만 그 공부가 본인을 성장시키고 성숙한 어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이기적인 공부, 이름뿐인 공부로 끝나게 됩니다.

 

 

 

어디서 배우면 좋을까?

 

요즘은 말 그대로 평생교육의 시대!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만 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 배울 곳이 참으로 많습니다. 가깝게는 주민센터부터 복지관, 도서관(평생학습관), 건강가정지원센터, 그 밖에 박물관과 미술관,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증가하면서 민간기관에서도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해 놓고 있으니 열심히 찾아보는 것은 필수입니다. 구하는 사람만이 찾을 수 있고, 주위 친구들과의 정보 나눔 역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공부도 유행 따라?

 

베이비부머를 위한 창업과 재취업 교육이 요즘 대세입니다. 물론 필요한 교육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나친 상업화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실버산업 분야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겨냥해 교육의 대부분을 창업과 재취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실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경제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믿을만한 교육기관을 찾아내는 밝은 눈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공부보다는 성숙한 인간이 먼저!

 

많이 배운 사람이 까다롭고 대하기 힘들다고들 합니다. 반대로 말 안 통하는 무식한 사람이 무섭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20년 넘는 노인복지 현장 경험으로 보면 배움의 분량과는 상관없이 늘 온화한 품성으로 푸근하게 품어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사납고 무례해서 곁에 다가서지 못하게 만드는 분들도 있습니다. 존경받는 어른, 본받고 싶은 선배가 되는 길이 반드시 눈에 보이는 공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니 나이 들어서의 공부가 반드시 과목을 정해서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 앉아서 하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예의나 배려와는 담을 쌓고 살면서 ‘배우면 뭐하나, 배운 사람이 더해!’ 이런 말만은 듣지 말아야겠지요.

 

                                                                                                       글 / 유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사회복지사

                                                                                                                                 출처 / 사보 '건강보험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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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피선샤인 2013.02.26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 같아요..ㅎㅎ

  2. 도도한 피터팬 2013.02.26 1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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