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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나의 노후 플랜에 새로운 배움을 끼워 넣자

 

 

 

 

 

 

     무언가를 배우는 일만큼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것도 없다. 바빠서, 혹은 여건이 되지 않아서 미루었거나 엄두를

     못 내던 공부가 있다면 노후 계획에 끼워넣어 보자. 좀 더 풍요로운 노후를 계획한다면 말이다.

 

       

           

         

 

 

얼마 전에 개강한 노년준비교실에서 ‘이 다음에 나이 들어 아이들 다 키워놓고 일에서도 해방되어 여유가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여행이 역시 1위였고 그 다음으로는 무언가 배우고 싶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습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돈 걱정 아이들 걱정만 없다면야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어디론가 떠나서 누리는 자유로움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것이겠지요. 배우는 일 역시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미루고 묻어두었던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일이니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정이 있어 학교 공부를 제때에 하지 못해 다시 시작하는 것부터 죽기 전에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던 공부, 취미·여가에 관련된 공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철저히 파고드는 깊은 공부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공부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어려서는 공부, 젊어서는 일, 늙어서는 여가로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과 일과 여가가 분리된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만 하면서 살 수 없는 것처럼 젊은 사람이 일만 하면서 살 수도 없고, 또 나이 들었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 쉬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인생주기에 있든 연령에 대한 편견 없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일 것입니다. 그러니 나이 들어도 배움의 욕구가 있고, 실제로 적극적으로 배움에 나서는 일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상식적인 일입니다.

 

 

 

뭘 배우지?

 

내가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우선인데 무엇보다 나의 관심사와 경제적인 사정, 건강상태, 생활목표에 맞아야 합니다. 관심도 별로 없는데 배우자나 친구를 따라 무작정 시작하면 흥미를 잃기 쉽고, 경제적인 부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공부와 과제에 대한 적당한 스트레스는 성취동기로 작용하지만 지나치면 몸에 무리가 오고 생활 리듬을 깨뜨려 중도하차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배워서 뭐 할까?

 

배움의 목적이 분명해지면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나 가족관계, 여가 활용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울 수도 있지만, 점수나 수료증과 무관하게 공부 그 자체가 좋아 참여할 수도 있겠지요. 또, 무언가를 배워서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고 시민운동처럼 사회 변화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은퇴가 빨라지고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되면서 배움의 목록이 점차 길고 다양해지고 있지만 그 공부가 본인을 성장시키고 성숙한 어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이기적인 공부, 이름뿐인 공부로 끝나게 됩니다.

 

 

 

어디서 배우면 좋을까?

 

요즘은 말 그대로 평생교육의 시대!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만 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 배울 곳이 참으로 많습니다. 가깝게는 주민센터부터 복지관, 도서관(평생학습관), 건강가정지원센터, 그 밖에 박물관과 미술관,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증가하면서 민간기관에서도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해 놓고 있으니 열심히 찾아보는 것은 필수입니다. 구하는 사람만이 찾을 수 있고, 주위 친구들과의 정보 나눔 역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공부도 유행 따라?

 

베이비부머를 위한 창업과 재취업 교육이 요즘 대세입니다. 물론 필요한 교육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나친 상업화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실버산업 분야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겨냥해 교육의 대부분을 창업과 재취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실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경제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믿을만한 교육기관을 찾아내는 밝은 눈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공부보다는 성숙한 인간이 먼저!

 

많이 배운 사람이 까다롭고 대하기 힘들다고들 합니다. 반대로 말 안 통하는 무식한 사람이 무섭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20년 넘는 노인복지 현장 경험으로 보면 배움의 분량과는 상관없이 늘 온화한 품성으로 푸근하게 품어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사납고 무례해서 곁에 다가서지 못하게 만드는 분들도 있습니다. 존경받는 어른, 본받고 싶은 선배가 되는 길이 반드시 눈에 보이는 공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니 나이 들어서의 공부가 반드시 과목을 정해서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 앉아서 하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예의나 배려와는 담을 쌓고 살면서 ‘배우면 뭐하나, 배운 사람이 더해!’ 이런 말만은 듣지 말아야겠지요.

 

                                                                                                       글 / 유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사회복지사

                                                                                                                                 출처 / 사보 '건강보험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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