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시대’가 뚜벅뚜벅 걸어온다. 이런저런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만 450만 명이다. 대한민국 4가구 중 1가구는 혼자산다는 뜻이다. 아빠, 엄마, 아들, 딸이 오손도손 살아가던 ‘4인 가족 모델’은 갈수록 구식으로 밀려난다.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던 풍경은 말그대로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기러기 아빠, 이혼, 홀로된 노년, 수명 연장 등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고 이를 보는 시선 역시 제각각이다. 누구는 ‘가족의 진화’로 담담히 받아들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외로워지는 시대’의 반영이라고 씁쓸해 한다. 가족의 진화이든, 외로워지는 시대의 반영이든 급증하는 1인 가구는 주변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좀 더 따스해져야 함을 함의한다.       

 

 

 

4가구중 1가구는 '나홀로'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한국사회 동향 2012’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의 23.9%로, 4인 가구(22.5%)를 앞질렀다. 1인 가구 비율은 1990년 9%에서 2000년 15.5%,  2010년 23.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 20년간 1인 가구 비중은 2배 이상 급증하며 베이비붐 이후 가족구성에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는 1인 가구 비율이 25.2%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아빠, 엄마, 아들, 딸이라는 전형적인 4인 가족의 틀은 빠르게 깨지고 있다. 1990년 29.5%에서 2000년 31.1%로까지 높아진 4인 가구 비율은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통계청은 2035년에는 4인 가족 비중이 9.8%로, 10%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자녀의 유학으로 홀로 남겨진 ‘기러기 아빠’, 고향을 떠나 자취하는 대학생, 결혼을 미루고 부모님을 떠나 독립해 사는 30~40대, 이혼으로 혼자 된 중년, 덩그러니 홀로 된 노년…. 혼자 사는 집이 늘어나는 요인은 다양하다. 1인 가구의 급증은 핵가족이 더 분열되는 현상이고, 장수시대가 낳은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이다. 염유식 교수(연세대 사회학과)의 말처럼 “1인 가구는 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상관없이 뚜벅뚜벅 다가오는 우리사회의 ‘확정된 미래’다.

 

 

 

선택의 자유 vs 불가피한 고립

 

1인 가구의 급증은 기본적으로 핵가족이 한 단계 더 ‘핵분열’을 하고 있는 결과다. 독립하고 싶은 ‘자유의 의지’가 그 어느 시대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하고, 부모 역시 자식에게서 ‘홀로서기’를 선택한다. 가족 구성원 자체가 적어지니 1인 가구가 늘어날 소지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늦어지는 결혼적령기, 늘어나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 증가하는 황혼이혼도 ‘나홀로 가구’를 양산하는 사회적 변화상이다. 급증하는 ‘홀몸 노인’은 특히 장수시대가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다.  1인 가구가 된 이유는 미혼(44.5%), 사별(29.2%), 이혼(13.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시대도 활짝 열리고 있다.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식품, 주택, 소형 가전 등의 관련 산업이 이들을 겨냥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솔로 이코노미의 급성장은 실제 수치로 입증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레토르트·냉동식품 등 즉석요리식품 생산은 최근 3년간 2배나 급증했다. 올해 편의점 판매에서도 밑반찬 삼각김밥 도시락 등 간편식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홈쇼핑도 1인 가구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들로 독신자들의 소비심리를 부추긴다. 일본 캐나다 유럽 등에선 이미 일반화된 주거 유형인 ‘셰어하우스’(share house)도 확산되는 추세다. 셰어하우스는 한지붕 아래에서 방이나 욕실 등 개인공간은 따로 쓰면서 거실이나 주방을 같이 씀으로써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거주 형태다. 싱글들로선 주거비를 줄이고 외로움도 달래니 ‘일석이조’다.

 

 

 

더 절실해진 '더불어 사는 지혜'

 

1인 가구가 가족의 표준은 분명 아니지만 염 교수의 표현처럼 ‘뚜벅뚜벅 다가오는 확정된 미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년 후에는 3가구 중 1가구가 혼자 산다는 분석도 나왔다. 홀로사는 시대엔 그림자도 짙다. 독신이 이따끔 TV에서 그려내는 낭만만은 아니다. 생계, 질병, 외로움은 1인 가구에 따라다니는 어두운 수식어들이다. 얼마전 늦가을의 쌀쌀한 날씨에 ‘4년간 가족을 못봐 몸건강, 정신건강’을 모두 잃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50대 기러기 아빠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홀로 남은 자의 아픔을 보여주는 이 시대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공자가 강조한 인(仁)을 풀어보면 두사람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사람과의 올바른 관계가 곧 어짊이라는 뜻이다. 결국 인은 이웃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다. ‘1인 가구로의 진화’를 막을순 없다해도 더불어사는 지혜를 터득해야 덜 고독한 1인 가구 시대가 열린다. 경제대국이라는 슬로건이 아무리 나부껴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가 빠지면 부자들이 사는 소인배의 나라일 뿐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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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 둘째 딸애가 회사 근처로 나오라는 것이다. 생일선물로 휴대전화를 바꿔주겠다고 했다. 기쁜
  마음에 얼른 옷을 입고 딸애의 회사 근처로 갔더니 마침 기다리고 있다가 휴대전화를 새로이 바꿔주
  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나와서 그런지
목이 말라서 딸애가 사주는 무
  슨 차인지 음료수를 마시고 집에 와서 일이 터졌다.


 

저녁을 먹으려는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더니 구토가 나며 어찌나 아픈지 몸져눕고 말았다. 며칠 전에도 체한 것인지 아파서 병원에 갔다 오고 했었는데 다 낫지를 낳은 것인지 물만 마셔도 토하고 배가 너무 아파서 미칠 지경이었다.

 


갑자기 찬 것을 마셔서 장이 놀랐나보다며 아내가 바늘로 손을 따주고 소화제를 먹어도 마찬가지였는데 정말이지 물도 마실 수가 없었다. 병원 문은 닫혔고 설사 열렸다 해도 조금만 움직여도 속이 메스꺼워 병원에 갈 입장이 아니었다. 토요일 아침에 병원에 가려니 움직일 수가 없었고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아 차도 탈 수가 없어 그저 누워서 진정을 하기로 했다.

 

특별히 먹은 것이라고는 찬물뿐이었는데 이렇게 심하게 앓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  내일이 아빠 생신인데 이게 무슨 일이래요?  ” 하면서 네 딸들은 한마디씩 중얼거렸고 좋은 가을 날씨에 놀러가자고 했던 말들은 물거품이 되었다. 두 손자들까지 데리고 와 있던 큰 딸도 하필이면 생신 때 이렇게 아프시냐고 응급실에 가자며 성화를 부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 등 뒤로 와서는 “  참, 등 뒤를 이렇게 꾹꾹 누르면 낫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 하면서 내 등 뼈 옆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해지고 살 것 같았다. 그러다가 손을 떼면 또 속이 아팠다.


“야 너희들 다 나와서 돌아가면서 한 번씩 아빠 등 눌러드려!”

 

큰 딸애의 말대로 네 딸들이 번갈아가면서 손으로 등뼈를 양옆으로 꾹꾹 누르고 훑어 내려줬는데 그 때문인지 조금씩 배 속이 편해지고 시원해 살 것 같았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내가 “  네 딸들을 낳을 때는 힘들더니만 이렇게 키워놓으니까 호사를 받네. 나한테 고마워해야 돼.  ” 하며 웃는다.


“  할아버지. 이제 괜찮아?  ” 하고 네 살 된 손자 녀석이 다가와 이모들처럼 등을 꾹꾹 누르는 시늉을 하며 묻는데,  “  할아버지가 아파서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 하자 “  응, 그래 맞아.  ” 하고 맞장구를 친다.

 

생신잔치 한번 거하게 했다면서 내년에도 이렇게 아프실 거면 미리 병원 예약해 두겠다고 해서 또 웃었는데 네 딸들의 극진한 약손 때문에 나았다 생각하니 이 만큼 호사스런 생일을 보내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들아, 고맙다. 하지만 혹시 생일 선물을 잊은 건 아니겠지? 은근 슬쩍 넘어가면 안 된다.


박윤식 서울시 마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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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차산 주변으로 이사 온지 5년. 산행을 좋아하지만 정작 아차산에 오를 생각은 못했었다. 아니 산이
  너무 낮아‘저것도 산이냐’하는 오만함 때문이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러다 석 달 전 처음 산을 찾
  았다.  그런데 용마산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등산로가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올레길이 따로 없
  었다.

 


오른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면서 찬찬히 걷는 그 시간이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었다. 더구나 능선을 따라 삼국시대에 설치된 보루에 올라 한강을 내려다보면 1400여 년 전 옛 병사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 좋은 길을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까워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데리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누나와 다투거나 컴퓨터 오락을 많이 할 것 같아 이왕이면 자연을 접하게 하고 싶어서다. 처음에는 힘들다고 투덜거려 과자와 음료수를 사주며 살살 달래기도 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 꿀 맛 같은 점심을 먹고, 아빠가 세심하게 관심을 가져주니 이제는 싫지 않은 눈치다.

 

 

아들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지 벌써 열 번 째. 아무 말 없이 매주 산행을 당연히 여기는 것을 보니 아이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먼저 아빠와의 관계가 친숙해졌다. 천천히 산행을 하면, 서 너 시간은 걸리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 오르면서 자기가 궁금해 하는 것을 물어보게 되어 자연스레 부자간 대화가 이어진다.


인사성도 밝아졌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아이에겐 벅차기 마련이다. 아무 말 없이 아빠를 따라 씩씩하게 오르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기특하게 생각하고 칭찬해 준다. 그럴 때마다 자기도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한다. 멋쩍은 나머지 엉뚱한 곳을 보고 인사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또 인내심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느끼는 것 같다. 힘이 들어도 아빠가 옆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를 외치니 참고 오를 수밖에 없고, 다른 사람들도 한발 한발 묵묵히 오르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힘을 낸다. 무엇보다 용마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아이 표정이 압권이다. 중간에 포기했으면 이런 시원한 경치도 못 보았겠구나하는 표정에서 인내 뒤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목표의 의미를 터득하는 것 같다. 아빠와 10번을 오르면 원하는 것 하나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 뜻을 이뤘으니 얼마나 기쁠까 싶다.

 

 

  도스도예프스키는 그의 저서「까마라조프의 형제들」에서 “  좋은 추억, 특히 어린 시절 가족 간의 아
  름다운 추억만큼 귀하고 강력하며 아이의 앞날에 유익한 것은 없다.  ” 라고 했다. 사람들이 교육에 대
  해 많은 것을 말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아름답고 좋은 추억만한 교육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  마음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 사람은 악에 빠지지 않을 수 있고, 그런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안전할 것  ” 이라고 했다.  가족이란 ‘ 함께 살아가는 동안 추억이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가는 관계 ’ 가 아닐까 싶다.


장주현/ 서울시 광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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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 전, 항상 그랬듯이 퇴근하기 위해 집에 전화를 걸면 작은 딸 수민이가 전화를 받으면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아빠 !! 술 먹었어 ??”
“수화기에서 술 냄새와 담배 냄새 나 !!”

 


이런 얘기를 들으면 어느 누구나 금연을 결심 할 것 같다. 금연 결심하고 보건소에서 권한 '금연수첩'을 마련했다. 거기에 적혀 있는 글들에 이제 웃을 수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의 난 사랑스런 딸들이 좋아하는 아빠이니까. 금연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이런 과정을 격을때 조금의 위안이 되지않을까해 공개해 본다. 
 

   “아빠 !!”
   “왜 ??”
   “아빠가 담배와 술을 끊어서 정말 좋아 !!”
   “그렇게 좋아 ??”
   “응, 넘 좋아 !!”

 

금연하기로 결심 한 첫째 날

혼자서는 성공하기 힘든 일이라 지역 보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금연클리닉”을 찾아 약 1시간의 담배의 유해성 동영상과 교육과 CO2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금연 수첩”을 받고, 수첩에 흡연 욕구에 대한 내용을 양심적으로 기록을 하라고 한다.

 

금연 둘째 날

금단현상은 입 안과 몸에서 오기 시작하였다. 먼가를 갈구하는 사람처럼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안절 부절한 상태가 지속된다. 보건소에서 교육 받은 대로 이럴 땐 냉수를 마시고 다른 일에 열중을 하여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금연 보조제의 힘을 빌리기로 하고 약국을 찾아 “금연껌”을 구입하여 씹기 시작하였다. 껌을 씹고 있노라면 입안이 역겹고 구역질이 동반되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조금은 없어지는 것 같았다. 금연껌 덕분에 하루는 어렵게 버틸 수 있었다

 

금연 셋째날

다시 찾아 온 금단 현상 손이 떨리고 안절부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다시 금연껌을 씹고 그것도 모자라 팔에는 금연 패치를 붙였다.소용없는 것 같기도 하다.

냉수를 마시고 심호흡을 연신 한다. 참아내는 일이 여간 고통스런 일이 아니다. 그래도 내 자신과의 약속임에 참아낸다. 이렇게까지 해서 금연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옆에서 지켜 보고 있는 애들 엄마도 내 모습이 안타까운 모양이다.

 

일주일 째
이제 몸으로부터 니코틴 성분들이 빠져 나가는지 개운한 감이 든다. 아직 금단 현상은 있지만 그러나 일주일 전부터 해오던 방법으로 금연껌과 냉수요법을 계속 유지를 하고 있다.

담배를 끊었을 때의 좋은 점과 보건소에서 본 끔찍한 동영상을 머릿속에 겹쳐가며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가 금연하는 모습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보고 있을 딸들을 생각한다. 보건소에서 약속한 “금연수첩”에 오늘도 “금연”이라고 기재 후 흐뭇함을 느낀다.


금연한지 한달과 두달이 지나면서

이제 서서히 금단 현상이 없어지고 아침, 입 냄새가 없어지고 상쾌한 기분….

이게 금연의 효과인가 보다는 생각이 들자, 금연의 욕구가 더 생긴다.이제 금연과 금주를 한지 약 3여년이 지났다. 지금 행복스런 얼굴로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딸들을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 자녀들의 웃음과 가족의 화목함은 금연을 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라 할 수 있다.

 


금연은 자신과의 약속으로 너무 무리한 계획은 실패를 할 수 있다.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서서히 실행에 옮겨야 하고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금연을 약속한 주위사람들의 눈치를 보기 위해 강박감이 생기게 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아빠 편지 !!”
“무슨 편지 ??”
“아빠께 고마움 편지 !!”


 

딸들의 편지속에서 오늘도 딸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찾아 준 내 자신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천사 기자단/ 정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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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쉬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오, 연수구나. 잘 놀았어요? 저녁 먹었어요?"

"안 먹었어요."

"왜 안 먹었어요?"

"안 먹었어요."

 

  밥 먹었느냐고 물으면 언제나 안 먹었다고 한다. 올해 네 살이 된 외손자다.
  서울에 있어 자주 보지 못하고 전화로 만난다. 아직 말이 서툴러 엄마가 옆에서 도와준다.
  말을 배워 새로운 말을 하는 것이 대견하다.


"연수야, 무슨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요?"

잠시 생각하더니 "자동차."

"또 무얼 가지고 놀아요?"

"핸드폰." 그러더니 시무룩해져서 "맞았어요."

"맞았어요? 누구한데?"

"아빠."

"저런!"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메다쳐서 고장이 나 아빠한테 야단맞았다고 제 엄마가 설명해 주었다.



"아빠 핸드폰은 떨어뜨리면 안 돼요. 응? 어디 아파요? 힘이 없네요."

"다쳤어요."

"어디를 다쳤어요?"

"다리"

"저런!"


방에서 뛰어다니다가 발목을 삐었다고 한다.


"연수야, 엄마 말 잘 들으면 다리 빨리 나아요. 할아버지가 연수 빨리 나으라고 장난감 하나 보내주려고 하는데 무얼 보내줄까?"

잠시 망설인다.

"빨간 스포츠카!" (엄마가 '빨간 스포츠카, 빨간 스포츠카' 하고 속삭여 주었을 것이다.)

"뭐라고?"

"빨간 스포츠카"

"아, 빨간 스포츠카. 알았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몇 번 되물어서 알아들은 것이 빨간 스포츠카였다.


'빨간 스포츠카'를 몇 번이나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걸 몹시 가지고 싶은 모양이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집에 자동차가 많다고 했다.

먼저 번 우리 집에 왔을 때도 자동차를 가지고 앞으로 뒤로 굴리며 잘 놀았다. 다른 것은 싫증을 내는데 자동차는 계속 가지고 놀았다.


"연수야, 할아버지가 빨간 스포츠카를 사서 보내줄게. 기다려."

"예" 씩씩하게 대답한다.

"그럼 잘 놀아."

"안녕, 할아버지 안녕."

제 엄마가 인사를 시키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린다.

"그래, 연수도 안녕."


엄마에게 병원에 갈 때 조심하라고 이르고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손자와 이야기하면 손자가 겪는 세상을 알 수 있다. 아기가 자라는 모습, 아기가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이 힘 드는지 대강 알 수 있다.

이제 새상을 배워가는 아이에게는 한마디 말도 새로운 물건도 모두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바라며 내일은 빨간색 스포츠카를 사러 가게로 가야겠다. 전에 사 둔 하모니카와 망원경, 그리고 내가 만든 만화경도 함께 보내야겠다. 손자의 환한 함박웃음이 보고 싶다.

 

유영춘 / 강원도 춘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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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 삐약…."

6학년인 딸아이가 가져온 하얀 봉투 속에 학교 앞에서 샀다는 병아리 두 마리가 들려 있었습니다.

"엄마, 나 병아리 키워도 돼?"  하도 애처롭게 애원을 해서 "그래라, 근데 아빠가 허락해 주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온 걸 어떻게 하겠니."

 

나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쓰레기 재활용통으로 가더니 큼직한 종이상자를 가지고 와서는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병아리를 살짝 내려놓더니 계란을 달라고 합니다.


"왜?" 딸아이 하는 말이 외할아버지가 병아리 키울  때 그렇게 하셨다고 하는 거에요. 매년 방학이면 체험교육 삼아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내다 오는데 병아리 키우는 모습을 유심히 보았나 봅니다.

 

  '세상에!' 조금 있다가는 내 아끼던 토끼털 외투로 종이상자를 덥어주고 보일러를 더 올리라고 난리인
  것 있지요? 병아리는 따뜻해야 한다며 행여나 어찌될까 자기가 보고 익힌 방법을 최대한 응용하고 있
  는 것 같았어요.


그것도 모자라서 말린 시래기를 잘게 쪼개서 계란에 비벼주질 않나, 딸기 먹여도 되냐며 물어도 보고 냉장고를 이곳저곳 뒤지고….

조금 있으니 삐약하는 소리가 약해지고 간혹마다 소리를 내어서 깜짝 놀라 어떻게 되었냐며 걱정스러운 맘으로 딸아이에게 물었더니
 

  "엄만 외할아버지 집에서 살았으면서 그것도 몰라요?" 하는 겁니다.   

  병아리가 안정을 찾고 따뜻해지니까 울음소리가 줄어든 것이라며, 열심히 맘마를 먹는다고 말하는 딸아
  이가 그렇게 기특해 보일 수가 없었어요.


아빠의 퇴근시간이 되자 딸아이는 못내 걱정스러워하더군요. 분명 아파트에서는 병아리를 키우지 못하게 하실 게 뻔하기 때문이지요. 허락을 받아달라며 엄마에게 아양을 부리고, 집안청소도 깨끗이 해놓고, 아빠의 신발을 있는 것 없는 것 다 꺼내 닦고….

결국은, 하루이틀만 키우고 주말에 외할아버지 댁으로 보내자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튿날, 외출해서 돌아와 보니 친구들에게서 얻었다며 아홉마리나 되는 병아리를 종이상자에 넣어놓고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보고 있더군요. 집에서 허락을 받지 못해 외할아버지 집으로 보낸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준 모양입니다.


주말이 되어 아쉬워하는 딸아이와 함께 병아리를 갖다주러 외할아버지 댁으로 향했습니다. 외할어버지 농장의 햇볕 좋은 키위밭 안에는 이제 갓 부화한 예쁜 병아리가 백 마리도 넘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기러기, 오리, 거위까지 잘 자라고 있어서 딸아이의 울먹하는 맘도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엄마, 친구들이 생기니까 더 잘 논다."

"그래, 사람도 마찬가지야, 이렇게 여럿이 어울려야 화목하고 더 정답게 잘 살아지는 거란다."

이렇게 해서 딸아이의 짧디 짧은 봄맞이는 막을 내렸지만 그래도 딸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내 마음을 기쁘게 했습니다.

주말에는 딸아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외할아버지의 농장으로 향해야겠습니다.

 

오영석/ 전남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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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따스한 미소와 자상함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런데 사업을 하시던 중 동업자분
 이 큰 빚을 졌고, 졸지에 사기 공범으로 몰려 빚쟁이들에게 끌려가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일로 경찰서까지 갔으나 아빠는 무죄방면되셨다.



그후 아빠는 심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렸다. 폭행의 악몽 때문에 잠꼬대까지 하시던 아빠는 점점 변하셨다. 말수가 확 줄며 성격도 무뚝뚝해지고 벙어리가 되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내가 다니던 기획회사는 전시와 이벤트 대행 전문 회사였는데 그날 마침 야외 작업 중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정신없는 와중에 무슨 일인가 싶어 열어봤더니 ‘긴급대출 OOOO번’이라는 내용 아닌가.‘ 젠장’하면서 닫아버렸다.

그런데 잠시 후 5분 만에 진동. 이번에는“8282 대리운전, 언제든지 달려갈게~”였다.‘ 에고…’ 하면서 침을 꿀꺽 삼켰지만 10분 후 또다시‘드르르륵’하면서 이번엔 메세지가 아닌 광고전화였다. 드디어 네 번째 전화가 온 건 그로부터 30분 후 쯤.


이번엔 누구든지 걸리면 욕바가지 한 번 날린다는 생각으로 전화기를 열었더니 아니 이게 웬일? 아빠였다. 한 달 내내 전화 한통 안 하시던 아빠가 내게 전화를 거신 거다. 놀래 자빠질 일이었다.

“아빠, 웬일이세요?”

“아빠가 전화했는데 웬일이 뭐냐? 너 지금 별일 없냐?”


“네, 별일 없어요. 지금 일하고 있거든요! 왜요?”


“일? 정말이야? 너 나한테‘살려주세요, 제 휴대폰 위치 추적해 주세요.’라고 문자 메시지 보냈잖아”


이게 웬 뜬금없는 말씀인가 싶어 호호호 웃으며“아니에요. 딸 잘 있어요.”라고 하자 아빠는“에이, 그럼 문자가 실수로 보내진 거야? 나는 경찰서에 납치 신고하러 마산에 가는 중이란 말이야. 에이…”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아빠는 그때 거창의 시골에서 일을 하고 계셨는데 가까이에 경찰서가 없자 마산까지 차를 몰고 가시는 중이었던 모양이다. 경찰서까지 안 가셔서 다행이긴 했는데 혹시나 싶어 전화기를 열어봤다.



어? 그런데 진짜였다. 내가 비상시에 대비해 아빠와 친구들에게 보내는 응급구조 요청 문자 메시지 단축키가 실수로 눌려져 아빠에게 전달된 게 사실 아닌가?

이크크크! 아빠가 오바하신 게 아니네. 순간 아빠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얼른‘아빠 쏘리. 실수로 보낸 게 맞아용’이라며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에이, 똥이나 싸 인마”라고 답신이 왔다.


헉! 다 커서 곧 시집 갈 딸한테‘똥을 싸?’ㅋㅋㅋ 울 아빠 정말 화가 나셨나보다. 그러나 입 닫고 사시던 아빠의 메시지와 전화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내 재차 날아온 내용은“너 주말에 1시간 주물럭 안마다.”


우리 아빠는 내가 중학교 다닐 무렵부터 틈틈이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걸 가장 좋아하셨다. 최근에 사건 이후로 서로 간에 말도 잊고 사시던 아빠가 그 주물럭 안마‘벌’을 내게 내리셨다. 그런 벌은 1년 내내 받아도 행복한 것을…. 

                                                                   천강희/ 부산시 기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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