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고, 나이 들수록 젊어
 진다. 나이 예순이 됐을 때 쯤, 그는 20대 청년의 모습과 노인의 지혜를 모두 갖춘다. 벤자민 버튼은 육체와 정신 모두 가장
 완전한 상태가 되고픈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물론 인간은 벤자민 버튼처럼 될 수 없다.

  하지만, 이승환은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어도 다르게 갈 수는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연의 신’ 몸 건강으로부터

 

 1989년 데뷔했을 당시, 그는 채 100여 명도 들어가지 못할 소극장에서 공연했다.

 그 후로 20여 년, 소극장 공연은 국내에서 가장 큰 공연장으로 바뀌었고, 발표한 총 10장의 정규 앨범에는 ‘천일동안’, ‘가족’, ‘사랑하나요’, ‘울다’ 등 수많은 히트곡들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승환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공연장에서 몇 시간 동안 뛰어다닌다. 공연시작부터 끝까지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에게 왜 ‘공연의 신’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납득이 된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동안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의 지치지 않는 힘의 근원은 철저한 자기 관리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아는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지금 네가 슬픈 건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죠.”

 

 운동을 시작하니 심신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몸이 슬림해진 것은 물론 팔에 근육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인생에 대한 자세가 바뀌었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건강해지니까 비관적인 생각이 들지 않게 되더라구요. 안 좋은 상황이 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구요. 몸이 나아지면서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죠.”

 

 

 

 

 

  20대보다 더 젊은 라이프 스타일

 

 하지만 단지 운동의 효과만은 아니다.

 이승환의 건강한 삶은 언제나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그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계가 크다.  그가 20대보다 더 젊은 감각을 가진 것은 유명한 이야기.

 

 그는 여전히 피규어나 게임에 관심을 두기도 하고, 영화와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하이파이와 홈시어터에도 아낌없이 투자를 한다. 최근에는 특히 패션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현재 출연 중인 MBC <위대한 탄생>에서 그가 입고 나오는 옷들은 빼어난 패션 센스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피규어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포기했어요. 지구와 달이 피규어를 물어 뜯어서 피규어를 살 수가 없겠더라구요.”

 

 지구와 달은 이승환이 1년 전부터 키우고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

 2년 전 연말 공연이 마음만큼 되지 않아 상심에 빠진 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지구와 달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처음에는 제때 밥을 줘야 해서 아예 약속조차 못 잡을 만큼 생활이 달라졌지만, 함께 생활을 하다 보니 생활이 보다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의 장 '위대한 탄생'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요즘 애들이 다르긴 다르구나 싶기는 해요.”

 

 이승환은 <위대한 탄생>을 통해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자신의 멘티들을 지도했다. 늘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이승환이지만, 그는 <위대한 탄생>을 하면서 자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받아들이는 어린 멘티들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어떤 장르든 편견이나 경계를 갖고 대하지 않아요. 어떤 경우에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다양한 문화를 접하다 보니까 그것들을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접하고, 표현하는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우리가 경계를 나눠 생각하는 것들을 하나로 합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졌다고. 그래서 더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진 것이 부럽다고한다.  그래서인지 이승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젊은 세대와 만나고 호흡하길 좋아한다.

 

 그의 앨범에는 늘 새로운 뮤지션들이 참여한다. 또한 그는 많은 인디밴드들이 참여하는 공연에 가길 좋아한다. 때론 그저 그들의 음악을 후원하는 마음으로 신진 인디밴드들이 출연하는 EBS <헬로루키>의 MC를 출연료 없이 하기도 했다.

 

 “공연을 하다 보면 국내에서 좋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은 어디서든 결국 만나게 되거든요. 특히 요즘처럼 인디밴드들이 많을 때는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기도 해요.”

 

과거 자신이 소극장에서 한창 공연할 때와 요즘 인디밴드들을 비교해본다면 어떨까. 이승환은 요즘의 밴드들이 무엇보다 ‘기’가 세다며 칭찬한다.

 

 “예전에는 헤비메틀처럼 과격한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처음 무대에 올라갈 때는 쭈뼛쭈뼛했어요. 무대에서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죠. 그런데 요즘에는 다들 자신감이 있고 표현하는 방법도 알고 있는 거 같아요. 기와 끼를 모두 가진 거죠.”

 

 이승환은 특히 요즘 젊은 밴드들의 과감함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과거라면 좀처럼 시도하기 어렵거나 주저하게 되는 것들도 요즘 밴드들은 태연해 보일 만큼 용기 있게 한다는 것.

 

 “아마 환경의 변화도 있겠죠. 예전에는 아마추어 밴드가 연습실을 구하기도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좋은 연습실을 싼 가격에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들이 모여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거 같아요. 이제 더 자연스럽게 음악을 즐기는 세대가 음악을 하게 된 거죠.”

 

 과거 이승환은 부모님을 어렵게 설득해 음악을 할 수 있었다.

 음악을 배우겠다고 반지하 방에서 몇 개월씩 음악 하는 선배와 숙식을 하며 고생을 했을 정도. 그런 경험이 있는 이승환에게 요즘 젊은 뮤지션들은 늘 대견하고, 격려하고 싶은 듯하다.

 

 

 

  젊은 세대를 응원하는 뮤지션, 참 멘토가 되다

 

 그래서 이승환은 최근 젊은 밴드들에게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무엇보다 어른으로서 무엇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젊은 친구들은 밝고, 창의적인데 어른들은 아직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공연이나 행사에 밴드를 게스트로 불렀을 때의 대우나 그들을 대접하는 방식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거든요.”

 

 아직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밴드를 공연에 불러놓고 “우리끼리 왜 그래” 같은 말을 하며 적당히 넘어가려는 사람들을 본 적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라도 그런 일이 없도록 그들을 제대로 대우하면서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다는 게 이승환의 바람이다.

 

 “젊은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껏 살아갈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늘 미안하죠.” 

 

 실제로 이승환의 공연은 참여 뮤지션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조성해주고, 비용면에서도 늘 최고의 대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승환이 늘 ‘젊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건, 단지 젊은 사람들과 비슷해지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라 어른의 시선에서 그들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는 보다 폭넓게 지금의 젊은 세대를 바라보면서, 어른으로 해야 할 일들의 중요성을 함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승환은 정말 벤자민 버튼 같았다. 40대 중반을 훌쩍 넘은 나이, 그는 여전히 젊은 몸과 깊은 생각을 함께 가졌으니 말이다.

 

 

 

 

 마흔 일곱 이승환의 건강비결
  1. 힘들수록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 웨이트 트레이닝과 자전거 타기로 체력을 단련한다.
  3. 젊은 음악인과 함께 앨범을 만든다.                    4. 젊은 음악인이 음악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5.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6. 패션, 음악, 영화, 취미가 젊은 세대와 다르지 않다.

 

 

 

 

 

 

글 / 강명석 텐아시아 기자 

사진 / 드림팩토리,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아시아경제DB M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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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2학년인 k군이 상담실을 찾았다. 부모와의 갈등이 주 문제였다. 몇 차례의 상담이 오간 후에 나
  는 k군에게 부모님께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는 서슴없이 '기다림'이라고 대답하였
  다.  그가 말하는 기다림의 의미가 궁금했다. 그는  "  저에게 있어 기다림이란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을 의미해요.  물론 아직은 부족해 보이고 잘못될까 염려도 되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선택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어보고 싶어요. 설사 잘못 되더라도 믿고 기다려준다면 제 힘으로 일어나서 나아갈
  자신이 있어요.  "  라고 대답했다. 그의 내면에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
  다.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하지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 쌩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에서 -

 

 

기다림은 힘이다


기다림은 약한 것이 아니다. 씨앗이 흙을 뚫고 나올 때까지, 새가 알을 깨고 나오기까지,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생명은 늘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그 기다림 속에서 생명은 힘을 만들어낸다. 나비가 되기 위해 스스로 실을 감는 애벌레를 보라. 번데기가 되어 매달린 그 시간은 멈춰진 시간이 아니다. 비상을 위해 날개를 준비하는 내적 성장의 시간인 것이다. 그렇기에 기다림은 힘이다.

일본 전국시대 3대 위인으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들 수 있다. 이 사람들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만일 세 사람에게 울지 않은 새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어본다면 다혈질인 오다노부나가는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 라고 할 것이고, 교활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어르고 달래서 어떻게든 울게 만든다’ 라고 할 것이며,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즉, 전국시대를 통일한 이에야스의 기다림이야말로 가장 강한 힘임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기다림의 바탕에 믿음과 준비의 받침돌이 놓여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다림의 빈곤

기다림은 고통이 아니다. 능동적인 기다림은 환희이고 가슴떨림이다. 가치 있는 모든 것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기다림이 들어있지 않은 것은 가치 또한 지니지 못한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첫 키스, 사랑하는 아이의 탄생 등 인생 최고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순간에는 늘 손꼽아 기다리는 가슴떨림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점점 기다림을 잃어가고 있다.

 
수박을 먹기 위해 여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듯이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기다리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퇴화되어 기다릴 줄 모르게 되었다. 조금만 기다려도 짜증이 새 나온다. 왠지 모르게 기다림이란 무능력과 손해를 의미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어디 그 뿐이랴. 우리는 동식물들이 제 속도로 자라나는 것 또한 기다리지 않는다. 성장호르몬, 유전자 조작, 항생제 등으로 급성장시켜 우리의 식탁 위에 서둘러 오르게한다.


기다림이 부족한 사회에서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씨앗의 속도 이상을 강요당한 성장은 거짓이다. 성장은 능동형이고 자동사이기 때문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협력을 배우기 전에 경쟁을 배우고 인성의 발달보다 지식의 습득을 강요당하는 교육에서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설사 그 아이들이 빨리 어른의 말을 사용하고, 빨리 어른의 몸이 되고, 빨리 어른의 행동을 흉내 낸다 하더라도 그것은 성장이 아니다.

그것
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의 시련 앞에 맥없이 무너져 버린다. 원하는 것을 위해 기꺼이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은 성인이라 할 수 없다. 성인이란 내일의 기쁨을 위해 기꺼이 오늘의 불편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한 기다림


그러나, 모든 기다림이 값진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을 위한 기다림 즉, 능동적인 기다림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첫째로 자신의 전(全) 존재에 대한 믿음을 지녀야 한다.
믿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체념할 뿐, 기다릴 수 없다. 아무리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서 있어도 새벽이 멀지 않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는 잠들지 않을 수 있다. 기다림이 기다림으로 끝나지 않고 더 나은 존재로 날아갈 것이라는 애벌레의 꿈을 간직하고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출혈뿐인 경쟁의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 당신 안에는 미처 발휘되지 못한 숨은 능력이 있음을 잊지 말라.
 

 

둘째, 성장을 위한 기다림이 되기 위해서는 목적과 안목이 있어야 한다. 마치 감나무 아래에 입을 벌리고 누운 사람처럼 무작정 기다린다면 그것은 성장에 해가 될 뿐이다. 여기에서 장기투자의 달인인 ‘워렌 버핏’ 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자신의 투자기법을 야구의 타격 기술에 비유한다.

“  일류 야구 선수는 아무 볼이나 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구질의 공이 들어 올 때까지 꾸준히 기다립니다. 그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타자는 좋은 공과 나쁜 공을 구별할 줄 알면서도 쳐야 된다는 유혹을 버리지 못합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

삶 역시 마찬가지이다. 타자가 포볼을 무작정 기다려서는 안 되듯이, 우리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구질과 코스로 공이 들어오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 코스의 공이 들어오면 힘껏 휘둘러야 한다.


셋째, 타인의 성장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우면 자신의 성장은 더욱 배가가 된다. 여기에서 돕는다는 말의 뜻이 중요하다. 그것은 그 사람 역시 나와 같은 성장본능이 있음을 믿는 것과 그 사람만의 성장방식과 속도가 있음을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아가 세 살짜리 어린 아이의 숟가락질처럼 어설프다 하더라도 스스로 뻗어나가도록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을 말 한다.

문요한/ 정신경영아카데미 대표 ·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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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깜찍하고 똘똘한 이수종 어린이. 새해에 아홉 살이 되는 수종이는 꿈이 많
  다. 마법사도 되고 싶고
대통령도 되고 싶다. 마법사와 대통령이 되어 수종이가 이루고 싶은 꿈은 뭘
  까? 수종이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

 

 

3,500명 중에 한 명, 수.종.이

수종이의 병이 발견된 건 만 세 살 때다. 아빠, 엄마, 수종이 세 식구가 모처럼 외출을 했는데 아장아장 걸어 다니던 수종이가 갑자기 절룩절룩했다. 순간 수종엄마 박미순씨는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동네 병원에 가니 의사 선생님이 꼬마 애 종아리가 근력 운동 하는 사람처럼 툭 튀어나온 모양이 심상치않다고 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피검사, 심전도검사 등 여러 검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근전도검사를 했다. 적막한 복도를 지나 검사실로 가는 동안 지친 아이는 예쁜 잠에 빠져 있었다.

 


“  근이영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그중에서도 하필 진행 속도가 제일 빠른 듀센형이라고 하더라고요. 한창 뛰어놀 10대에 내 아이는 주저앉아야 한데요. 치료법도 없데요.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사흘 밤 낮을 울었어요. 오죽하면 같은 입원실에 있는 소아암환자 부모들이 부럽더라고요. 암은 치료를 잘 하면 완쾌된다는 희망이 있잖아요. 저희 근이영양증 환우 부모들의 소원은 하나예요. 제발 이 상태에서 병이 멈춰주길….”

 

또래들보다 키가 작고 귀여운 외모로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수종이는 동생들이 자신에게 반말하는 게 너무 싫다. ‘ 형’이라고 불러주는 게 좋다. 형답게 씩씩한 수종이.

 

 

한번은 감기 끝에 중이염으로 3개월 넘게 고생하다가 귀에 튜브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게 되었다. 의사선생님이 수종이가 근육병이니 참을 수만 있으면 마취 없이 수술을 하는 게 좋다고 해서 결국 마취 없이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걱정하는 엄마 손을 잡으며 수종이가 이렇게 말했다.

 

“  엄마, 전 형이잖아요. 전 잘 참을 수 있어요.  ”

그러나 마취 없는 수술이 어린 수종이를 얼마나 아프게 했을까. 잘 견디던 수종이가 수술 도중에  ‘ 엄마, 제 손을 잡아주세요. ’ 라고 말했을 때, 튜브 삽입이 무사히 끝나 의자에서 내려와 너무나도 아팠다고 울며 말했을 때, 엄마도 의사선생님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  그런데 제가 울면 우리 수종이가 그래요. 엄마! 울지 말고 하나님한테 기도해. 하나님이 기도하면 들어주셔.  ”

 

근이영양증은 골격근이 점점 퇴화하고 변형되어 가는 진행성, 불치성, 유전성 질환이다. 현재 근본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걸을 수 있는 기간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근육 재활 치료가 고작이다. 발병률도 대단히 높은데 남자 아이 3,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

 

크게 듀센, 베커형으로 나뉘고 수종이와 같은 듀센형은 4~5세 경 자주 넘어지거나 까치발로 걷거나 계단을 올라가기 힘든 등의 증상을 보이며 병이 발견된다. 근섬유가 괴사한 자리에 지방이 차올라 종아리가 비대해지고 평균 10세 경 휠체어에 의존하게 된다. 잦은 골절, 욕창, 폐렴, 심부전증 등 합병증이 겹치다 호흡곤란이나 심장마비로 빠르면 15세 경, 대개 스무 살 무렵이면 부모의 손을 놓고 만다.

 


큰 힘이 되어 주는 따.뜻.한 사.람.들


높은 발병률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근이영양증은 유전성으로 부모가 근이영양증이면 자식도 같은 병에 걸린다. 그런데 수종이는 가족력이 일절 없는 특이한 케이스로 의사 선생님도  ‘ 인도로 가다가 차에 치인 경우 ’ 라고 무척 안타까워 하셨다. 강북삼성병원소아과 김덕수 교수는 수종이를 여러모로 챙겨주시고 수종엄마에게 힘을 많이 주신 고마운 분이다.


“  김 교수님을 뵈면서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걸 느꼈어요. 세심하게 마음 써주시고 더 큰 병원으로 옮긴다 했을 때에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수종이가 인복이 있나 봅니다. 학교 담임 선생님도 너무 잘해주시거든요. 정기현 선생님이신데 허리를 굽혀 아이 실내화를 손수 신겨주시고 ‘ 휠체어에 앉게 되면 언제 손을 또 잡아보겠느냐 ’ 시며 항상 수종이 손을 꼬옥 잡고 같이 걸으세요. 수종이도 천사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엄마는 악마래요. 위험할까 봐 뭘 못 하게 하고 그러니까요. 

 

 

수종엄마는 자신이 보는 앞에서 수종이가 넘어지면 속이 더 상한다. 붙잡을 게 없으면 혼자 힘으로 일어서질 못해 넘어져도 멀뚱멀뚱 앉아 있는 모습에 억장이 무너진다. ‘ 나중에 엄마 없이 혼자 다니다가 횡단보도에서 넘어지면 어쩌나’, ‘ 일으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넘어지면 어쩌나’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가슴이 찢어진다. 그래서 때로는 괜히 아이에게 짜증도 내고 부부싸움도 많이 했다.


“  주변을 보면 아이 때문에 이혼하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위장이혼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민간보험혜택도 못 받는 데다 한 가정의 생활비가 모두 아이 치료비로 들어가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려워요. 아이가 떠난 후엔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걸려서 몇 년씩 약을 먹어야 하는 부모들도 많아요. 그래도 같은 처지의 ‘근보회(근이영양증 환우 보호자회)’ 가족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힘이 된답니다. ”

 

 

수종이의 꿈, 수.종.엄.마.의 소.원


수종이는 꿈이 많다. 옛날에는 마법사가 되고 싶었는데 요즘엔 대통령이 되고 싶다. 대통령이 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통일을 시키고 국민들 앞에서 재활용의 중요성과 환경보호에 대해 연설을 할 것이다. 천사가 만약 소원을 들어준다면 친구들과 마구 뛰어놀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계단도 올라갈 수 있게 해주고. 책도 하루 종일 볼 수 있게 해주고 좋아하는 떡볶이랑 김밥, 김치도 더 많이 먹고 싶다. 수종엄마도 간절한 소원이 있다. 이 병원 가는 데 한 시간, 저 병원 가는 데 한 시간, 이렇게 일주일에도 몇 번씩 치료센터를 다니는데 다른 아이들은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내 아이는 병원 다니다가 하루해가 다 간다.


날로 늘어만 가는 근이영양증 환우들, 병이 있지만 머리 좋고 창의적인 아이들, 서울대도 다니고 연고대도 다니는 이 인재들이 원스톱으로 모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 어린이 재활기관 등이 곳곳에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한 가지.

 

“  아이들이 근이영양증으로 진단을 받고 점점 병이 진행되면서 장애등급을 올리기 위해 처음에 받은 근전도 검사를 또 해요. 이 검사가 고통스럽기 때문에 수면제 같은 걸 먹이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검사로 근육에 손상이 와도 단백질이 아니라 지방으로 메워지거든요. 그렇게 되면 병 진행이 더 빨라져요. 검사 후에 깨어날 때 발작을 일으켜서 정신 질환으로 넘어가는 애들도 있어요.  ”

중간 중간 눈물을 보이던 수조종엄마가 애원하듯 말을 잇는다.

 


“  한 가지만 더 말해도 될까요? 얼마 못 살고 가는 우리 아이들인 만큼 생활의 질이라도 높일 수 있도록 나라에서 보살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집에서 병원까지 갈 때 휠체어만 타고 목적지까지 갈 수도 없고 어디를 가더라도 리프트 차가 필수거든요. 이동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 있잖아요. 수천만 원씩 하는 리프트 차가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에요.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리프트 차량 설치비도 보조금이 지원되면 너무 좋겠어요.  ”

 

성인 남자 다섯 명이 들어도 힘들다는 전동 휠체어다. 수종엄마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수종이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자신을 업고 산을 오르던 엄마가 지쳐 보이자  “  엄마, 저에게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고마워요.  ” 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수종이의 얼굴에 항상 웃음꽃이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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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가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네 삶이 아
  름다운 것은 격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막처럼 삭막한 삶에서 맑고 시원한 우물물이 되
  어주는 격려의 힘. 커다란 용기와 의욕이 솟아나도록 북돋워주는 격려는 실상 거창한 것이 아니다. 때로
  따뜻한 마음 한 조각, 위안의 말 한 마디, 아름다운 음악 한 소절이 지친 마음에 꽃을 피우고 쓰러진 영혼
  에 별을 밝히기도 한다.


긍정의 마음, 예찬하는 능력을 갖자


“  예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어떤 아름다운 음악가, 한 마리 우아한 말, 어떤 장엄한 풍경, 심지어 지옥처럼 웅장한 공포앞에서 완전히 손들어 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그와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 미셀투르니에저<예찬> 중에서

   

흔히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말할 때 등장하는 것이 반잔의 물이다. 물이 ‘반이나’ 남은 것을 기뻐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반밖에’ 남지 않았다며 낙담하는 사람이 있다. 똑같은 대상에게서 누구는 희망을, 누구는 절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격려를 하거나 격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긍정적인 마음을 간직한 사람이다.

 

 

나아가 대상을 예찬할 줄 아는 능력을 간직한 사람이다. 그들의 능력은 우리의 상상을 능가하는 것이다. 그들은 ‘때문에’ 의 수동적 논리보다 ‘불구하고’ 의 능동적 논리로 힘을 준다. 검은 먹구름 뒤에 반짝이는 은빛 햇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만이 격려의 씨앗을 틔우는 토양을 일굴수 있다.

 

 


절망에 빠져도 자기연민의 늪에 빠지지 말자

 

월남전에서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고 단지 두 손만으로 마라톤에 도전했던 보브 위랜드. 남들은 두세 시간 걸리는 42.195km의 마라톤 코스를 무려 일주일 동안이나 기어서 완주한 그는 인생이라는 마라톤의 진정한 승자였다. 그는 1982년 4,454km의 북미대륙을 단지 두 팔에 의존에 3년 8개월 6일만에 완주하기도 했다.


필자가 연초에 만난 목공예기능인 김민재 씨는 보브 위랜드의 후예였다.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과 함께 견실한 청년으로 성장한 그는 스무 살 무렵 꿈에 부풀어 첫직장으로 출근하던 날, 출근버스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 환자가 되었다. 그를 격려한 것은 자기연민의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산재환자들이었다.

 

“ 산재치료를 받기 위해 산재환자를 위한 전문병원에 갔던 날은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장애를 간직한 사람들답지 않게 휠체어를 끌면서 환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 특히 머리카락을 화려하게 염색하고 개성을 표현하면서 멋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그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났어요. ”

 

고통스런 산재의 후유증이 엄습해도 민재 씨는 절망하지 않았다. 절망할 시간에 그는 희망을 찾았다. 새롭게 목공예기술을 익힌 민재 씨는 국제기능인대회에 참가하는 등 숨겨진 재능을 개발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저 함께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이슬람 신비주의인 수피즘 철학에 따르면 벗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앉자 있는 것은 행복을 얻는 방법 중에서 으뜸가는 것에 속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 그저 함께 앉아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서로를 바라보아도 되고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힘들 때 그저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친구에게서 위안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내가 느끼는 고통과 슬픔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묵묵히 마음으로 안아주고 이해해주는 친구의 존재는 그 자체가 위안이요 격려이다.

 

 


격려가 필요한 그를 위해 마음을 담은 편지, 시집 한 권, 또는 우동 한 그릇을 준비하자


전화는 편리하지만 편지는 여운의 아름다움, 행간의 미학이 있다. 전화는 허공으로 산산히 흩어지지만 편지는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며 힘을 얻을 수 있다. 주위에 격려가 필요한 그 누군가가 있다면 그에게 격려의 편지를 보내자. 이때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이 미처 모르고 있던 그 사람의 장점과 잠재력을 알려주는 것이며 따뜻한 충고도 곁들이면 좋겠다.

 

영혼을 치유하는 시집 한 권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시집 첫장에 푸슈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를 적어 격려의 마음을 전해보자.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


당신의 시집을 선물 받은 그는 천천히 시를 읽어가는 동안 당신의 따뜻한 마음을 알고 힘을 낼 것이다. 가난한 모자를 위해 수년동안 넉넉한 우동을 준비했던 우동가게 주인이 되어보자. 뜨끈한 국물에 따뜻한 국수를 말아 함께 나누면서 훈훈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얼어붙었던 마음자락도 펴지고 시렸던 가슴도 따끈한 아랫목처럼 데워질 터이다.

 


대자연으로 떠나라


소란스런 관광이 아닌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자. 여행지는 자연의 순리를 배울 수 있는 대자연이 좋겠다. 높은 산을 오르다보면 나를 낮추는 겸손한 마음, 하심(下心)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맑은 강과 푸른 바다는 고여 있지 않고 쉼 없이 움직이는 삶의 지혜를 알려줄 것이다.

 

만물을 품는 자연을 만남으로써 절망을 안겨주는 지금의 고통은 삶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하나의 빗방울에 불과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박현숙/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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