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다. 그것은 인종을 떠나고 국가를 초월하는 이야기 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살기를 원하고 더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를 희망하지만 그 답을 찾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힌트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곳들을 일컬어 바로 '블루존'이라고 말한다.



'블루존'의 비밀


인간이 살 수 있는 시간은 대략 얼마나 될까?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가 변화면서 그 차이도 생기지만 대략 80세 전후가 아닐까?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상식을 뛰어넘는 지역들이 있다. 바로 장수하는 세계 곳곳의 마을을 바로 블루존이라고 말한다.


‘블루존’이라는 이름은 댄 뷰트너라느 작가가 지칭한 용어다. 그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집단 내셔널지오그래피와 함께 평균수명이 월등히 높은 세계 각 지역을 탐사했다.



그곳들은 바로 그리스 이카리아섬, 코스타리카 니코야반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이탈리아 사르디나, 일본 오키나와 등 총 5곳이다.


물론 세계적으로도 장수하는 마을이 더 있지만 이곳을 추려 블루존의 공통점들을 발견해낸 것이다. 이들 지역은 말 그대로 언어도, 종교도, 식생활도, 인종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이곳들은 장수하는 사람들이 밀집돼 있었다.


한 예로 그리스 이카리아섬의 경우엔 80세가 넘는 사람들이 마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90세가 넘는 노인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간다.



'장수마을'의 공통점


블루존이라 칭하는 장수마을에게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건 바로 건강한 식생활과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공통적으로 이들 마을은 주변의 자연에서 식재료를 얻는다. 섬 등의 지리적 여건상 육류 반입이 어려운 시절부터 이들은 채소를 주로 섭취하며 건강을 유지해왔다.


또 일부 지역은 80세가 넘는 나이에도 목장을 운영하거나 상당한 거리를 매일 걸어 다니면서 운동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왔다.


덧붙여 이들은 여유로운 삶이 몸에 베어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느리게 살고 주변을 돌보며 특히 가족과의 유대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이가 들더라도 안정감을 주는 것은 물론 끈끈한 정을 나누는 기회로 결국 행복감을 높여준다.



음식으로 살펴보면 각 지역의 식재료가 우선인데 예를 들면 오키나와가 해초, 두부, 마늘, 현미, 녹차, 여주를 주로 섭취하고 사르데나가 염소나 양의 우유, 발효 치즈를 먹는 식이다.


섬에 사는 이카리아 사람들은 감자나 채소, 콩, 과일, 검은 완두콩을 로마린다 사람들은 금연, 금주는 물론 견과류와 호밀, 아보카도 등을 섭취하며 건강을 유지한다.


재밌는 사실은 식재료는 부수적이며 채소 위주의 식습관과 마음속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그들의 생활습관이 더 중요한 장수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은 필자가 살고 있는 제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마을 곳곳에서 밭일을 하는 삼촌(제주어로 동네 할머니들을 부르는 말)들은 대부분 70-80대다.



많게는 90세가 넘어서도 밭일을 하는데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주변의 제철 식재료로 식단을 짜고 매일 적절한 노동을 통해 몸을 움직인다는 점이다.


종합해보면 건강에는 특별한 묘수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꾸준한 운동과 노동을 하면서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채식 위주의 식습관이 장수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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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116세 엠마 모라노 할머니는 현재 세계 최고령자다. 1899년11월29일생인 그의 생애는 3세기에 걸쳐 있다. 이 할머니가 자신의 장수 비결을 밝혔다. 2015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라노 할머니는 자신의 장수 비결은 “매일 생계란 두 개를 먹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5월 13일자)에 실린 관련 기사 제목도 ‘세계 최고령자의 장수 비결은 하루에 생계란 두 개 먹기였다.


모라노 할머니는 소량의 저민 생고기와 파스타를 즐겼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모라노 할머니는 “하루에 섭취하는 세 개의 계란 중 둘은 날로, 하나는 요리해서 먹는다”며 “10대 때 빈혈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생계란을 먹으라고 권장한 것이 계란과 1세기 넘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고 전했다. 모라노 할머니는 계란 외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이혼하고) 홀로 산 것도 자신의 장수를 도왔다고 했다.





모라노 할머니가 말했듯이 계란은 정말 노인의 친구일까? 나이가 들면 식욕이 떨어지고 치아가 부실해지며 음식을 사고 운반하기 위해 마트에 가는 일이 힘들어진다. 수입이 줄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으며 홀로 생활하는 노인도 많다. 햇볕도 덜 쬔다. 65세 이상 노인의 음식 섭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노인의 고충을 한 방에 풀어주는 해결사가 바로 계란이다.


계란은 오메가-3 지방ㆍ콜린ㆍ비타민 Aㆍ비타민 Dㆍ셀레늄ㆍ아연ㆍ루테인ㆍ제아잔틴 등 각종 웰빙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이중 비타민 B군의 일종인 콜린(choline)은 기억력 개선을 돕는다. 주치의가 특별하게 계란 섭취 제한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노인은 뇌 건강을 위해서라 계란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노인에게 DHA 등 오메가-3 지방은 효과적인 치매 예방약이다.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건강에도 이롭다.





심장병ㆍ뇌졸중이 걱정되는 노인에게 계란을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아직 증거가 제한적이지만 루테인ㆍ제아잔틴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춘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루테인ㆍ제아잔틴은 눈 건강에도 유익한 항산화 성분이다. 노화로 인한 시력감퇴ㆍ실명(失明) 위험을 크게 낮추는 식품으로 계란이 거론되는 것은 비타민 Aㆍ루테인ㆍ제아잔틴 등 ‘눈 건강 3총사’ 덕분이다.


셀레늄은 암 예방, 아연은 생식기능에 유효한 미네랄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D는 노인에게 부족하게 쉽지만 필수적인 영양소다.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 노인의 뼈 건강을 지켜준다. 노인에게 흔한 골다공증과 수명을 크게 단축시키는 골절 예방을 돕는 고마운 존재다. 최근엔 비타민 D가 암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증거가 이어지고 있다. 비타민 D는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합성되는 ‘선 샤인 비타민’이어서 바깥나들이가 적은 노인에게 특히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이다.





비타민 D는 나이들수록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최근 70세 이상 노인은 비타민 D를 하루 800 IU(국제단위)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성인의 하루 비타민 D 권장량(600 IU 이상)보다 오히려 많은 양의 섭취가 노인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란 노른자 1개엔 비타민 D가 약 40 IU, 참치 캔 한 컵엔 238 IU, 대구 간유 1 찻숟갈엔 1350 IU의 비타민 D가 들어 있다.


계란은 뇌를 건강하게 하고 노화를 막는 식품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레시틴(인지질의 일종)과 비타민 E가 풍부해서다. 비타민 E는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노화방지 비타민’ㆍ‘회춘(回春) 비타민’으로 통한다.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인 과산화 지질이 덜 생성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과산화 지질이 너무 많이 생기면 비타민 E의 힘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들다. 이때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 E의 노화 억제 효과가 배가된다. 달걀 먹을 때 달래ㆍ냉이ㆍ딸기ㆍ레몬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채소와 함께 먹으면 달걀엔 없는 식이섬유까지 보충하게 돼 더욱 완벽한 영양 식단이 된다.





체중이나 콜레스테롤 문제가 있는 노인은 계란 섭취를 꺼린다. 노인은 계란을 피할 이유가 없다.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 높다’, ‘살 찔까봐 걱정된다’며 노인이 계란을 기피하는 것은 손해 막급한 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ㆍ미국심장협회는 달걀 섭취량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상관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혈액 등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의 75%는 간(肝) 등에서 자체 생산된다. 나머지 25%만 달걀ㆍ고기ㆍ우유 등 각종 동물성 식품을 통해 얻는다.


우리 몸은 식품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많이 들어오면 자체 콜레스테롤 생산량을 줄인다. 콜레스테롤이 적게 들어오면 생산량을 늘린다. 이를 통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조절한다. ‘병(病) 주고 약(藥) 준다’는 속담처럼 달걀엔 콜레스테롤이란 ‘병’과 불포화 지방ㆍ레시틴이란 ‘약’이 함께 들어 있다. 불포화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지방이다. 달걀의 지방도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불포화 지방의 비율이 60% 이상이다.





끼니를 부실하게 때우는 노인에게도 계란은 훌륭한 먹거리다. 무엇보다 계란은 우유와 함께 ‘완전식품’이다. 병아리가 부화하는 데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C와 식이섬유 외의 거의 모든 영양소가 들어 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들어 있으며 단백질의 질이 높은 것이 매력이다. 각 식품에 함유된 단백질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생물가다. 달걀의 생물가는 100인데 가장 이상적인 단백질이란 뜻이다. 우유는 85, 생선 76, 쇠고기 74, 콩 49 정도다.


계란이 노인에게 보약인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몸에 소화ㆍ흡수가 잘된다. 반숙의 흡수율은 96%에 달한다.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계란은 끼니를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기 쉬운 노인에게 강추 식품이다. 가격이 싸고 쉽게 조리할 수 있으며 식감이 부드럽다는 것도 노인에겐 고마운 일이다. 노인이 계란과 함께 통곡ㆍ과일ㆍ채소ㆍ저지방 유제품ㆍ생선ㆍ닭고기ㆍ불포화 지방을 즐겨 먹는다면 100점 만점의 식생활이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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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자신의 엉덩이를 한 번 만져 보자. 탄탄한 근육이 느껴진다면, 당신은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라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엉덩이 근육은 상체와 하체를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근육이 자리 잡혀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균형감각이 떨어지지 않고, 걷거나 뛸 때 받는 충격 또한 완화해준다고 한다.

 

만약 엉덩이를 만졌는데, 탄력 하나 없이 축 처져 있다면? 나이가 들었을 때 균형 감각이 없어 잘 넘어지는 것은 둘째 치고, 허리 통증이나 요실금 같은 병을 달고 살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지팡이 없이는 외출하는 것도 힘들어질 내일이 그려진다. 하지만 벌써부터 낙심할 필요는 없다. 엉덩이 근육은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금세 생겨난다. ‘장수(長壽)스위치’, 엉덩이 근육에 대해 알아본다.

 

 

 

 

 

일본의 다케우치 마사노리 의학 박사는 2011년, 엉덩이 근육을 키워야만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을 처음 펴냈다. 이 책은 2012년 우리나라에서 ‘중년 건강, 엉덩이 근육이 좌우한다’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후, 여러 방송을 통해 책과 관련된 내용이 소개되면서 화제를 일으켰다.

 

다케우치 박사뿐 아니라,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 역시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하듯, 엉덩이 근육을 조금씩 키우라”고 말한다. 엉덩이 근육이 노인 건강에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의 중심에 있으면서, 몸 전체 근육 중 가장 큰 근육이기 때문이다. 앉았다 일어설 때, 걷거나 뛸 때, 넘어지려 할 때 등 중요한 순간에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 바로 이 엉덩이 근육이다. 런데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은 점점 줄어든다. 근력, 콜라겐, 골밀도 등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성장호르몬이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근육 유지에 중요한 단백질 섭취를 잘 하지 않고, 평소 운동량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엉덩이 근육이 줄면 낙상, 골절, 요실금, 허리 통증 등 앞서 말했던 문제들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엉덩이 근육이 탄탄하게 몸에 남아 있다면 ‘액티브 시니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표적으로 골절, 근육통, 우울증 같은 질병 걱정이 사라질 수 있다. 엉덩이 근육이 있으면 허리, 골반, 허벅지 등의 뼈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넘어질 위험이 없고, 넘어지더라도 엉덩이 근육이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잘 겪는 골절 위험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더욱이 활동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일이 줄어든다. 밖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큰 근육이 있으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에너지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엉덩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활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바닥에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는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즉 양쪽 무릎을 모두 꿇고 손으로 앞쪽 바닥을 짚은 다음, 엉덩이를 서서히 들어 올리면 된다. 계단을 오를 때는 뒤에 있는 다리를 굽히지 말고 체중을 앞쪽에 실어야 한다. 온 정신을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에 쏟아야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라면,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엉덩이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다. 손잡이를 잡고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채 엉덩이에 힘을 주고 선다. 버스나 지하철이 오른쪽으로 쏠리면 왼쪽 무릎을 가볍게 굽혀 몸의 중심을 왼쪽으로 옮기고, 반대쪽도 마찬가지로 하면 된다. 이때 엉덩이의 힘을 빼지 않아야 근육이 확실히 단련된다.

 

 

 

글 / 한희준 기자(헬스조선)

출처 / 사보 '건강보험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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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서점에 가면 건강에 관한 책이 무수히 많다. 모두 오래 살기 위해 책도 찾는다. 종류도 다양하다. 암과 당뇨 등 처치법도 제시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별반 소용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이 맞다.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고 시술을 받는 것이 정상이다. 

 

런데도 민간요법을 과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말기 암환자가 현혹되기 일쑤다. 건강에 관한 한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행여 민간요법의 효과를 봤다고 한다면 오진일 경우가 많다. 더러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알면 병이 된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뭐니뭐니해도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 나중은 금물이다.

 

하지만 건강할 땐 지나치기 십상이다. 항상 건강할 줄 안다. 물론 병은 징조가 있다. 중병이 그냥 찾아오는 법은 없다. 위암을 예로 들어보자. 위 내시경만 하면 금세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도 약물치료를 하곤 한다. 동네 병원에서도 그러려니 하고 처방전을 내준다. 과잉검사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로 50이 되도록 위 내시경이나 장 내시경을 한 번도 안 받아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신경을 쓰지 않고 지냈다고 말한다. 위암이나 대장암을 한참 진행된 뒤 발견하면 화를 키울 수 있다. 마흔이 넘어 속이 계속 쓰리거나 변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필자는 직업상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편이다. 술 먹고 그 다음 날 속이 편한 사람은 없다. 속도 쓰리고, 메스껍기도 하다. 지금껏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구토를 해본 적은 없다. 위와 장이 괜찮다는 얘기일 터. 그래도 매년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염증 말고는 없다고 한다. 5년 전 대장 내시경을 처음 받은 적이 있다. 조그만 용종이 있어 제거했다는 말을 의사에게서 들었다. 대장 내시경은 곧 받을 참이다.

 

사람들이 아프면 인터넷부터 뒤진다. 병명만 치면 쭉 나온다. 증세부터 치료법까지. 너무 포괄적으로 나와 있어 모든 사람들이 병에 걸린 것처럼 여긴다. 지레 짐작하고 의사에게 얘기를 하고 약을 타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바보같은 짓이다. 자기가 의사일 수는 없다. 정밀진단이 중요하다. 검사하는 데 돈을 아까워 해서도 안 된다. 다른 곳에는 돈을 펑펑 쓰면서도 병원비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과잉진료도 좋을 것은 없다. 이 병원, 저 병원 순례하는 것도 좋지 않다. 한 병원을 지정해 놓고 상담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법이다. 1년에 한 번씩 종합검진만 받아도 웬만한 병은 다 잡아낸다. 의술이 발달해서 그렇다.

 

주례를 자주 서는 편이다. 꼭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대목이 있다. 건강이다. 부부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양가 부모님의 건강도 챙겨드리라고 주문한다. 필자의 어머니도 2008년 12월 신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이미 발견했을 때는 말기였다. 암을 선고받은 지 1년 6개월만에 돌아가셨다. 좀더 일찍 검사를 받았더라면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병이었다. 지금도 죄인이 된 심정이다.

 

특히 부모님들은 병원에 잘 가지 않으려고 하신다. 용돈을 드리고, 맛있는 것을 사드리는 것도 좋지만 건강검진권을 효도선물로 드리라고 권유한다. 그러면 아까워서라도 병원에 가신다. 요즘은 장비와 기술이 좋아 노인들도 조기에 병을 발견하면 거의 완치단계에 이를 수 있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장수는 인류의 희망. 병원을 가까이 해서 나쁠 것은 없다.     

 

글 / 오풍연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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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바라보는 느낌은 동양과 서양이 약간 다르다. 동양은 속세와 묘지의 분리 개념이 강하고 서양은 속세와 묘가 좀더 친화적이다. 동양은 묘가 산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서양은 묘가 삶에 가까이 붙어있다. 공동묘지는 아이들이 뛰노는 동네 공원이다. 하기야 요즘엔 장례문화가 바뀌면서 우리나라도 공동묘지가 생활 속으로 많아 들어와 있다. 이름도 공동묘지가 아닌 (추모)공원이다.

 

 

 

죽음을 보는 엇갈리는 느낌들

 

 

 

공동묘지에 서면 여러 생각이 묘하게 중첩된다. 죽음, 허무, 세월, 이별이란 아련함이 가슴에 스미지만  한편에선 평화, 고요, 해탈처럼 왠지 모를 포근한 느낌이 아린 가슴을 달랜다. 공동묘지는 삶과 죽음이 마주하는 곳이다. 세상으로 등을 돌리면 분주한 삶이 보이고, 무덤으로 등을 돌리는 순간 적막한 죽음이 들어온다.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파노라마처럼 스쳐보기엔 공동묘지만한 장소도 없다. 어쩌면 그 곳은 삶의 철학이 촘촘히 응집된 ‘인생의 가르침 터’ 인지도 모른다.

 

칠십 평생 세상의 이치를 설파한 공자는 죽음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자의 훈계로 입문해 헌신적으로 공자를 섬긴 ‘공자학당’의 맏형 자로(子路)가 죽음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어느날 그가 공자에게 ‘죽음이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의 대답이 걸작이다. “삶도 모르거늘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미지생 언지사·未知生 焉知死)!” 평소 배움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한 자로에게 죽음보다는 먼저 삶의 이치를 깨달으라는 따끔한 질책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공자 스스로 죽음을 모른 것은 아닐까. 수많은 철학자들이 그럴듯한 포장으로 죽음을 설파했지만 과연 그 안에 정답은 있을까.

 

 

 

그래도 여전히 슬픈 이별

 

 

 

종교는 이후의 세계가 미지인 죽음에 위로를 준다. 기독교는 천국으로 죽음의 공포를 덜어주고, 지옥으로 현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훈계한다. 불교는 과거-현재-미래가 하나의 커다란 둥근고리라고 말한다. 윤회라는 고리로 죽음이 종지부가 아님을, 오늘이 과거의 환생임을, 내세가 현생의 탈바꿈임을 강조한다. 그래도 죽음은, 이별은 여전히 슬프다. 천국으로, 삶의 윤회로 위로를 한다고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생각이 얼마나 바뀔까.

 

공포, 두려움, 고통, 이별, 망각은 죽음이 연상시키는 단어들이다. 누군가에게 죽음은 이별의 아픔이고, 누군가에겐 고통의 두려움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는 서글픔이다. 이 모든 것이 죽음이 두려운 이유다. 하지만 ‘죽음이란 무엇일까’라는 태고적부터의 질문에 어느 누구도 정답을 내놓지는 못한다. 죽음이 철학의 씨앗이 되고, 사유의 토대가 되는 이유다. 죽음은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시각이 엇갈리는 교차점이기도 하다.

 

 

 

명약은 '현세의 바른 삶'

 

 

 

하지만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 그 수명을 다한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삶이 시작되었 듯,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 삶이 마무리된다. 그건 우주의 필연이다. 필연은 순응해야 한다. 그 게 바로 성숙이다. 노년의 인생이 죽음에 지나친 공포를 느낀다면 정신적 성숙이 나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그처럼 두려워 하는 것은 바로 생전의 생활이 사악했다는 증거’라고 설파했다. 올바른 삶이 죽음의 공포를 덜어준다는 얘기를 역으로 표현한 셈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삶은 죽음에서 생긴다. 보리가 싹트기 위해선 씨앗이 반드시 죽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맞는 말이다. 씨앗이 썩어야 새싹이 움을 트는 법이다. 이 이치는 사람이나 식물이나, 살아있는 모든 것에 적용되는 순리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오래 살고 싶으면 잘 살으라’고 강조했다. 어리석음과 사악함이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바른 삶, 순리에 맞는 삶을 살다보면 더 오래 살고 죽음의 두려움도 덜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장수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받는 느낌은 안정감과 평온함이다. 그만큼 인생을 바르게 살아온 결과다.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느냐’는 공자의 말씀 역시 죽음을 궁금해하기보다 삶에 더 충실하라는 따끔한 충고다. 지금 사는 삶에도 더 배워야 할 것, 더 깨우쳐야 할 것, 더 실천해야 할 것, 더 꿈꿔야 할 것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아침에 도(道)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이승에서 더 깨우칠수록 죽음이 그만큼 덜 두려워진다는 삶의 이치를 함의한다. 현세를 바르게 사는 것, 그 게 바로 죽음의 공포를 덜어주는 명약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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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1식'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등 공복 식사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방송에서 '1일1식' '간헐적

     단식'에 대해 방영한 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로 오르고, 이 식사법을 따라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정통 의학․영양학계에서는 공복 식사법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칫 영양실조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우려한다.

 

 

                            

                              

 

 

 

 

1일1식, 간헐적 단식…공복 식사법이란?

 

‘1일 1식’은 하루 한 끼 저녁에 밥과 국 한 그릇, 반찬 한 그릇을 먹는 것이다. 일본의 유방전문의사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가 처음 만든 식사법으로, 책으로도 나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몇 달간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현재 나구모 박사는 59세지만 10년 넘게 1일 1식을 하면서 30대의 외모를 갖고 있고, 15kg를 감량에 173㎝에 62㎏의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혈관 나이는 26세에 불과하다.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란 미국·캐나다 등에서 유행하는 식사법이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16~24시간 단식을 통해(한두 끼 굶는 것)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다가, 식사를 할 때는 자유롭게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방법이다.

 

'격일 단식' 600㎉ 미만의 초저열량식과 정상적인 세끼 식사를 격일로 반복하는 것이다. '5:2 식사'는 1주일에 이틀(주로 월, 화요일)은 초저열량식(남 600㎉ 미만, 여 500㎉ 미만)으로 먹고 나머지 날엔 정상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공복 식사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공복 식사법을 통해 음식을 적게 먹으면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배가 고프면 활성화되는 장수 유전자(시르투인 유전자) 덕분에 노화를 늦추며, 암, 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공복 식사법 주장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

 

 

의문점1.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성인은 일반적으로 2000kcal 전후로 섭취한다. 그러나 공복 식사법을 하면 정상의 3~4분의 1(500~600kcal) 밖에 섭취를 못한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체중감소에 도움은 된다. 그러나 기초대사량이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정상적인 신체활동이 어렵고, 먹은 것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방 형태로 몸에 저장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또한 충동적으로 폭식을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배가 고프면 그렐린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식욕을 느끼고,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르면 렙틴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음식 섭취를 멈추는데, 공복 식사법을 하면 이런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나중에는 호르몬에 관여를 받지 않고 먹게 되고, 공복감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충동적으로 더 먹게 될 수 있다.

 

다이어트의 정석은 매일 250~500㎉(밥 반 공기, 반찬 절반)을 줄여 한 달에 2~2.5kg을 빼는 것이다. 공복 식사법은 배고픔을 오랫동안 견뎌야 하므로 독하게 마음먹지 않는 한 장기간 실천을 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공복 식사법 역시 애킨스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와 같이 한 동안 유행하다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의문점2. 정말 사람은 ‘배고픔’에 익숙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까?

 

1일1식 창시자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는 “인류는 17만 년 동안 굶주리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유전자가 배고픔에 익숙해져 있다”며 “최근 수 십년 동안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배부르게 먹으면서 신체가 노화되고 비만·당뇨병·심장병·암·자가면역질환 등 과거에는 없던 병들이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만여 년 전 곡류 재배가 시작되면서 하루 세끼가 정착됐기 때문에, 그 이전 채집·수렵 시대의 배고픔에 유전자가 익숙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루 12시간 가까이 노동을 하는 현대인의 활동량과 생활 패턴은 원시인과 완전히 다르므로, 1일 1식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는 것이다. 

 

 

의문점3. 정말 노화를 막고, 장수를 할 수 있을까?

 

공복 식사법으로 장수 유전자(시르투인 유전자)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건 단식이 아니라 칼로리를 제한했을 때 얻는 효과”라고 반박한다. 노화방지· 장수 등 공복 식사법의 건강 효능은 대부분 ‘규칙적인 소식’을 했을 때 밝혀진 효능을 포장한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공복 식사법의 가장 큰 우려는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르몬 주기, 생리주기, 수면주기 같은 생체 리듬은 규칙적인 식사를 했을 때 안정적으로 유지되므로 음식을 먹었다 끊었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문점4. 정말 암,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까?

 

간헐적 단식, 격일 단식, 5:2 식사에서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단식을 통해 성장호르몬인 ‘IGF-1’가 줄어 노화를 막고 암·치매·당뇨병 등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이 호르몬은 세포를 성장시켜 성장기에는 꼭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성장기 이후에는 노화와 암·치매·당뇨병 등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단식을 통해 이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 성장호르몬이 줄면 세포가 성장을 멈추고 손상된 세포와 유전자가 치유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성장호르몬이 너무 적으면 근육량·골밀도·활력·에너지 대사율이 떨어지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성장호르몬이 저절로 줄어 성장호르몬 요법을 권하는 의사도 있다. 공복 식사법으로 성장호르몬을 줄이는 것을 긍정적인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의문점5. 어린이, 임신부 등은 공복 식사법을 해도 되나?

 

공복 식사법을 주장하는 사람 역시 성장기 어린이, 임신부 등은 충분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므로 이런 식사법은 피하라고 말한다. 이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갖춰 활동량을 고려해 적당한 칼로리를 세끼에 나눠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 / 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안지현 교수,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간호사 7년차, 환자분들 앞에서는 늘 허리 숙여 모시는 걸 생명처럼 여기지만‘난이도’ 가 참으로 높은
  어르신들의 성함 앞에서는 우리 간호사들도 곤혹스럽기만 하다.



하루는, 과거 결핵을 앓으셨던 할아버님이 한분 찾아오셨다. 그리곤 나지막이 말씀하신다.

 


" 나 저기서 기다릴테니까, 이따가 내 차례가 되면 알려줘요. 내 이름 부르지 말구.”

" 예. 알았습니다." 하고 혹시나 싶어 접수증을 봤더니 존함이 글쎄 '황천길' 님 이셨다.

이미 많이 겪어보신 듯 할아버지께서 미리 챙기신 것이다.

 

 

천길(天吉) 이라는 너무나 좋은 이름을 가지고 계셨지만 그게 성(姓)과 어울리지 않은 탓에 오랜 세월 불편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다행히 흉부 X레이 사진과 가래 검사 결과 결핵이 재발하지 않으셨고 상당히 건강하셨다. 돌아가시는 할아버지께 “ 건강하세요. ” 라며 만수무강 을 기원 드렸고 할아버지도 웃으시면서“ 수고들 해요, 또 봅시다.”  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섰다.

 

 

그 후 보름쯤 지났을까. 황 할아버지보다 더 ‘심각한’ 할머니 한분이 찾아오셨다. 할머니 존함은 ‘나죽자’님이셨다.우리는 이미 눈빛으로 '조심'을 약속했다. 할머니 차례가 돼서 슬쩍 봤더니 어디로 가셨는지 안 보인다. 그렇다고 소리 내어“나죽자니임~!” 하고 외쳐 부를 수도 없는 노릇.

 

저만치 앉아 계신 환자분들 사이사이를 한참 훑어 보던 막내 송간호사가 고개를 숙인 채 오수를 즐기시는 할머니를 포착했다. 송간호사의 손짓을 본 김간호사가 곤히 주무시는 할머니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 저기 할머니…” 하며 흔들어 깨우는 순간 수간호사 선생님이 막 뛰어오며 다급하게 외쳤다.
“ 김 선생, 203호 ‘나죽자’ 환자분 퇴원수속 안됐다며 막 화를 내고 찾으시는데 어떻게 된 거야? ”

수간호사 선생님의 질문에 김간호사가 엉겁결에  “ 네? ” 라고 놀라며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화들짝 잠에서 깨신 할머니가 몸을 일으켜 세우신다.

 

응. 나여. 내가 나죽자여. 나죽자 맞아 ” 소리가 의외로 무척 컸다.

그 성함 ‘나OO’ 때문에 주변 상황은 수습하기 어렵게 돼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소리죽여 푸크크크, 하하하! 히히덕….

“ 앗차차차… 이를 어쩐다…. 에궁…. ”

“ 할머니 이쪽에요. ” 눈치 빠른 송간호사가 얼른 할머니를 모시고 진료실로 들어갔지만 이미 뜨악한 지경에 맞닥뜨린 우린 모두 웃지도 웃을 않을 수도 없이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다.

 

잠시 후 진료실에서 나오신 할머니 “ 이제 늙었응께 빨리 죽어야 하는디 무신 명줄이 이렇게 길어? ”  하신다.

“ 무슨 말씀이세요?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죠. ” 우리 모두는 지은 죄(?)가 있어서 약속이나 한 듯 합창처럼 말했다.

죄송한 마음에 막내 송간호사가 직접 모시고 가서 처방전 찾아 드리고, 약국 따라가서 약 받아 드리고 택시까지 잡아드렸다.


두 분 이름 석 자, 그 반대로 황장수(長壽)님, 나장수(長壽) 님의 마음으로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 드린다.

 

신영하(경기도 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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