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 꽉 들어찬

봄 주꾸미


봄철 수산물 가운데 으뜸은 단연 주꾸미다. 오죽하면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을까. 그만큼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주꾸미는 수심 5~50m의 모래와 자갈 바닥에서 자라는 문어류다. 낙지보다 다리가 짧고 몸길이도 약 20cm로 작으며, 다리 사이의 물갈퀴가 넓은 것이 특징. 여름을 제외하면 모든 계절에 맛볼 수 있다. 



어획량이 가장 많은 계절은 가을이지만 최고로 칠 때는 역시 봄인데, 산란기를 앞두고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데다 투명한 알까지 꽉 들어차기 때문이다. 또한, 낙지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오징어보다 감칠맛이 뛰어나 봄철 시들해진 입맛을 되찾기에 제격이다.


피로 풀어주는

타우린이 풍부


주꾸미는 ‘타우린의 보고’라 불릴 정도로 타우린 함량이 다른 연체동물보다 월등하다. 100g당 무려 1,597mg. 이는 낙지의 약 2배, 문어의 약 4배, 오징어의 약 5배에 이르는 양이다.


타우린은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근육에 쌓이는 피로 물질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치매의 원인물질도 제어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농도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망막세포를 보호해 소아의 시력 발달 및 태아에도 도움이 된다.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00g 당 약 48kcal밖에 되지 않으면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은 풍부해 영양 보충에 탁월하다. 또한, 철분과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청소년, 빈혈 위험이 있는 임신부 등에게 이로우며,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DHA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높다.


탄력 있고

윤기가 도는

것이 싱싱


싱싱한 주꾸미는 회로 먹거나 끓는 물에 살짝 익혀서 통째로 먹으면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이때 부드러운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조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너무 오래 익히면 딱딱하게 오그라들기 때문에 몸통이 붉게 변할 때쯤 불을 꺼야한다. 또한 , 머리가 익는데 더 오래 걸리므로, 머리부터 물에 담그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것도 추천할 만한데, 돼지고기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높지만 주꾸미는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타우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주꾸미를 고를 때는 표면이 탄력 있고 선명하며 윤기가 나는 것, 속살이 맑은 우윳빛을 띠는 것이 싱싱하다. 또한, 양쪽 눈 사이의 동그라미가 선명한지, 다리의 빨판이 뚜렷한지도 살피는 것이 좋다. 만약 미리 많은 양을 사서 보관할 예정이라면 먹통과 내장을 제거하고 밀가루로 문질러 씻은 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냉동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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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제철 해산물,

‘굴’, ‘대하’, ‘전어’


올해 여름은 사상 최악의 폭염과 열대야로 전 국민이 더위 몸살을 앓았다. 여름내 무더위에 시달리며 기력이 떨어진 우리 몸에 원기를 불어넣어줄 보양 음식이 절실한 때다. 지난 세 차례 복날마다 챙겨먹은 보양식도 물론 좋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에만 즐길 수 있는 제철 음식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더 건강하고 맛있게 지친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효자 음식이다. 


특히 제철 해산물은 여름내 보양식으로 먹었던 스태미나 음식들로 몸속에 쌓인 기름기를 빼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9월 제철 해산물을 더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영양만점 바다의 우유 <굴>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다. 아연과 인, 철분, 칼슘, 아미노산, 비타민, 단백질 등 우리 몸이 좋아하는 유익한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연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철분과 구리 성분은 빈혈 예방에 좋다.


굴은 대표적인 다이어트 음식이기도 한데, 굴은 100g당 약 96칼로리로 지방 함유량이 적어서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다이어트 식이조절로 자칫 부족해질 수 있는 칼슘도 보충해준다.


굴에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타우린은 체내에 생성된 독성 물질과 알코올 등을 해독하는 역할을 한다. 회식이나 모임으로 술을 많이 마신 뒤 굴이 들어간 음식으로 해장을 하면 간 기능 회복과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다. 또한 타우린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춰서 동맥경화 예방과 혈액순환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요즘 피부 고민이 많다면 굴이 제격이다. 동의보감은 “굴을 먹으면 향기롭고 유익하며, 피부의 살갗을 가늘게 하고 얼굴색을 아름답게 하니 바다 속에서 가장 귀한 물건이다”라고 적고 있다.



실제로 굴은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해 건조한 피부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 굴에 많이 들어 있는 셀레늄 성분이 멜라닌 색소를 제거해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셀레늄 성분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


굴은 패주가 뚜렷하게 서 있고 알이 동그스름하며 통통하게 부풀어 있는 것이 신선하다.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모래와 불순물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굵은 소금을 넣은 소금물에 굴을 넣고 살살 흔들어 씻으면 굴에 붙어 있는 작은 조개껍질 조각과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다. 또는 무즙을 생굴에 섞어 3분 이상 두면 굴의 불순물이 무즙에 흡착돼 이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깨끗하게 씻은 굴은 생으로 먹으면 향긋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이때 생굴에 레몬즙을 뿌려 먹으면 좋은데, 레몬의 비타민C가 굴에 함유된 철분의 흡수를 돕고 타우린 손실을 예방해준다.


고소한 맛과

탱글한 식감 <대하>


새우는 고소한 맛과 탱글탱글한 식감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요즘에는 냉동이나 양식 새우의 발전으로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제철에 즐겨야 뛰어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의 대하(大蝦)는 9월 제철에 먹으면 통통한 살과 쫀득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제철 대하에는 키토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키토산은 당분의 흡수를 조절해 인슐린 세포의 정상적인 활동을 돕고, 저혈당과 고혈당을 방지해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우리 몸에 축적된 동물성 지방과 포화지방산을 배출시켜 고지혈증과 지방간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대하를 먹을 때는 껍질 채로 먹는 것이 좋다. 대하 껍질에는 키토산이 많이 들어 있고, 대하 살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키토산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하는 필수아미노산과 단백질 함량도 높다. 대표적인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다. 또한 칼슘과 무기질 성분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과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에 좋고, 칼륨이 풍부해 몸 속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대하에 함유된 철분은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고, 섬유질도 많아서 변비 증상을 개선해준다. 제철 대하는 타우린 성분도 풍부한데, 타우린은 간의 해독기능을 도와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대하는 머리와 다리가 잘 붙어 있고, 껍질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또한 중하와 달리 몸이 투명하고 껍질이 단단할수록 신선하다. 만약 대하의 머리에서 검은 물이 나오거나 꼬리가 검은색을 띠고 있다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대하 손질은 이쑤시개를 이용해 대하 등의 두 번째 마디에서 긴 내장을 빼낸 뒤 소금물에 흔들어 씻으면 된다. 깨끗하게 손질한 대하를 냉동 보관하면 한 달까지 먹을 수 있다.


신선한 대하의 쫀득한 식감을 즐기고 싶다면 회로 먹는 것이 정답이다. 대하 소금구이는 대하의 감칠맛을 끌어올린다. 바삭하게 튀겨먹거나 꽃게 등 해산물과 함께 탕을 끓여 먹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대하는 양배추와 함께 먹으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는 맛 <전어>


가을 전어는 시집살이가 힘들어서 집을 나갔던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청어과에 속하는 전어는 가을철 지방질이 다른 때보다 최고 3배까지 높아서 고소한 맛을 즐기려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 제철이다.


전어의 고소한 맛을 내는 기름 성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몸 안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배출해주고, 혈전의 생성을 막아 성인병이나 고혈압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전어는 뼈째 회로 먹거나, 소금을 뿌려 구이로 많이 먹는다. 전어의 뼈에는 우유보다 두 배 이상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고, 잔가시여서 억세지 않기 때문에 뼈째 먹기에 좋다. 특히 전어 잔가시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은 체내에 흡수가 잘 되는 인산칼슘이기 때문에 전어를 뼈째로 먹으면 성장기 청소년의 골격 발달과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전어는 등 푸른 생선으로 DHA와 EPA가 풍부해 두뇌 발달에 좋고, 성장호르몬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시스틴(Cystin)과 아르기닌(arginine)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다. 이외에도 전어에는 몸속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이 8가지나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도 풍부해서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싱싱한 전어를 구입하려면 전어의 상태가 온전하고, 비늘이 많이 붙어 있으며, 배 부분이 은백색을 띠는 것이 좋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함유된 채소와 함께 섭취하면 맛도 좋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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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수산부는 ‘10월의 제철 웰빙 수산물’로 타우린 함량이 풍부한 ‘꽃게’와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문어’를 선정했다.

 

 

 

 

타우린 함량이 풍부한 '꽃게' 

 

게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꽃게는 대게ㆍ참게와 함께 우리 국민이 대부분 알고 있는 게다. 대게의 대는 ‘큰 대(大)’가 아니라 몸통에서 뻗어나간 8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는 의미다. 꽃게도 ‘꽃처럼 이름다운 게’가 아니라 ‘가시처럼 뾰족하게 생긴 등딱지’에서 유래했다. 등딱지의 양옆이 가시처럼 삐죽 튀어나온 꽃게는 ‘곶’과 ‘게’의 합성어다. 장산곶ㆍ장기곶 등 지명에서 보듯이 곶은 튀어나온 것을 가리킨다. 

 

순전히 맛으로 치면 꽃게는 6월에 잡은 것이 최고다. 7∼8월의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오르고 속에 노란 알과 내장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게장도 6월에 잡은 암 꽃게로 담근 것을 최고로 친다. 꽃게는 들었을 때 크기보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이 맛있고 속이 알차다.

 

꽃게의 별명은 ‘밥도둑’이다. 대개 탕ㆍ찜ㆍ게장의 재료로 쓰인다. 일본에선 꽃게ㆍ해물ㆍ채소를 넣어 끓인 꽃게 냄비요리가 인기다. 맛이 달짝지근해 아이들도 좋아하는 꽃게 그라탱도 있다. 꽃게탕은 애주가를 위한 음식이다. 메티오닌ㆍ시스테인ㆍ타우린 등 황(黃)이 포함된 아미노산들이 술독을 풀어주고 간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고혈압ㆍ간 질환 환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타우린이 풍부해서다.

 

꽃게를 뒤집으면 하얗고 단단한 꼭지가 복부를 덮고 있다. ‘게 배꼽’이란 부위다. ‘게 배꼽’이 젖꼭지처럼 생겼고 둥글면 암컷, 아기 고추처럼 뾰족하면 수컷이다. 꽃게 암컷의 게 배꼽을 들면 노란 부위(알)가 드러나는 데 암 꽃게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다. 수 꽃게의 맛을 제대로 느끼자면 집게발의 속살이다.

 

꽃게는 대개 껍질을 떼지 않고 요리하므로 키틴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게 껍질에 풍부한 키틴은 동물성 식이섬유다. 노폐물과 유해물질에 달라붙어 이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체내에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어 건강기능식품ㆍ다이어트 식품의 원료로도 유용하다. 면역력을 강화하며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체내에서 소화가 안 되는 키틴을 일부 소화되도록 화학구조를 바꾼 것이 키토산이다. 게 껍질이 아닌 게살이나 게장을 먹으면서 키틴ㆍ키토산의 건강 효과까지 기대하긴 힘들다.

 

꽃게 생것 100g당 열량은 74㎉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고단백(생것 100g당 14.4g)ㆍ저지방 식품이다. 비타민 B12가 많이 든 것도 돋보인다. 비타민 B12는 악성 빈혈 예방, 신경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부족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차며 손발이 저리고 급(急)우울해진다. 게살은 빈혈이 있는 젊은 여성, 임산부에게도 추천된다. 엽산(빈혈 예방ㆍ성장 촉진ㆍ기형 예방)과 철분(빈혈 예방)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생것 100g당 철분 함량은 3㎎이다.

 

게살은 소화가 잘 된다. “꽃게 먹고 체한 사람 못 봤다”는 말도 있다. 노인ㆍ회복기 환자에게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게의 껍질을 떼어내면 속에 서양인이 ‘겨자’라고 부르는‘게 버터’가 들어 있다. ‘게 버터’는 사람의 간처럼 각종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부위다. 각종 유해물질이 잔류할 수 있다. 특히 오염된 바다에서 잡은 게라면 ‘게 버터’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게살은 생선살보다도 더 빨리 상한다. 살아있는 게를 사서 바로 요리해 먹는 것이 안전한 섭취법이다.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2일을 넘겨선 안 된다.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문어'

 

문어는 낙지ㆍ주꾸미와 ‘사촌’간이다. 오징어ㆍ꼴뚜기와는 ‘사돈의 팔촌’ 쯤 된다. 영양학적으론 고단백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생 것 100g당 16g)이 흰 살 생선에 버금간다. 말린 것과 삶은 것의 단백질 함량은 각각 72gㆍ22g에 달하는 단백질 덩어리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간식용으로 권할 만하다.

 

문어의 웰빙 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타우린이다. 말린 문어ㆍ오징어ㆍ전복의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고 시력 회복ㆍ간 기능 개선에도 유용하다. 문어의 타우린 함량은 연체동물 중에서 가장 높다. 100g당 지방 함량은 0.8g(생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지방의 대부분이 혈관ㆍ두뇌 건강에 유익한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꽤 높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소 높은 사람이라도 문어를 가끔 맛 봐도 괜찮다고 보는 것은 그래서다.

 

열량은 그리 높지 않다. 생 문어 100g당 열량이 74㎉(삶은 것 99㎉)로, 같은 양의 바나나 수준이다. 문어의 영문명인 ‘octopus’는 ‘8개의 발’을 뜻한다. 해부학상 문어는 다리가 아니라 발이다. 오징어는 다리(10개)가 맞다. 과거에 서양에서 문어는 매우 부정적인 생물이었다. ‘악마의 고기’(devil fish)라고 불렸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제국주의 국가의 상징으로도 묘사됐다. 문어 머리를 한 영국의 처칠 수상이 문어발로 아프리카ㆍ인도 등 식민지를 휘감고 있는 포스터는 유명하다.

 

문어발은 과도한 탐욕에 흔히 비유된다. 대기업의 사업영역 확대를 ‘문어발식 기업 확장’이라고 하는 것은 이래서다. 우리 선조들은 관혼상제의 상차림에 반드시 올리는 귀한 해산물로 치면서도 문어의 습성에 대해선 호의적이지 않았다. 자신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문어 사랑’이라 했다. 집단수용소나 포로수용소의 독방을 ‘문어방’이라 불렀다.

 

문어는 검은 반점과 빨판에 탄력이 있는 것이 상품이다. 문어는 단맛이 강하다. 글리신과 베타인, 타우린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해서다. 문어는 대개 날로 먹지 않고 익히거나 삶거나 말려 먹는다. 초밥ㆍ백숙ㆍ숙회ㆍ장아찌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얇게 썰어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삶은 문어를 보관할 때는 다리를 하나씩 자른 뒤 랩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둔다. 사람들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은 문어의 머리 위치다. 많은 사람들이 둥근 부분을 ‘문어 대가리’라고 오인하다. 둥근 부위엔 내장이 들어 있어 몸통이다. 발이 붙어있는 부위에 문어의 눈과 머리가 있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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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열량ㆍ고단백ㆍ고칼륨,  버터피시 ‘병어’

 

해양수산부는 5월의 웰빙 수산물로 병어와 바지락을 선정했다. 수협 바다마트와 한국수산회 인터넷 수산시장 피쉬세일에선 5월 한 달 동안 병어와 바지락을 최고 25%까지 싸게 판매한다.

 

병어는 비늘이 없고 표면이 매끄러운 생선이다. 몸은 납작하고 마름모꼴이다. 등 쪽은 푸르스름한 회색, 배 쪽은 흰색이다. 몸에서 전체적으로 금속광택이 난다. 성인 손바닥 둘을 합친 크기이면 최상품이다. 이 정도는 돼야 제사상에 오른다. 흔히 덕대를 병어의 다른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생선이다. 덕대가 병어보다 크고 가격도 비싸다.

 

방어는 요즘 쉽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이 아니다. 양식이 힘든 데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연근해에서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봄 도다리, 여름 병어, 가을 전어, 겨울 방어’란 말이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잃어버린 입맛과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는데 유용하기에 ‘여름 병어’다.

 

병어는 대구ㆍ복어 같은 흰살 생선이다. 하지만 지방이 붉은살 생선 못지않게 풍부하다. 100g당 지방 함량은 5g으로 대표적인 흰살 생선인 넙치(광어, 1.7g)ㆍ조피볼락(우럭, 2.2g)보다 훨씬 높다. 기름이 많은 생선인 삼치(6.1g)나 방어(5.8g)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붉은살 생선처럼 비리지 않고 흰살 생선 고유의 담백한 맛을 지녔다. 서양에선 ‘버터 피시’(butter fish)라고 부른다. 버터처럼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병어 지방의 60% 이상은 DHAㆍEPA 등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불포화지방의 일종)이다.

 

저열량(100g당 122㎉)ㆍ고단백(17.8g)ㆍ고칼륨(360㎎, 혈압 조절) 식품이면서 칼슘(뼈ㆍ치아 건강에 도움)이 상당량(33㎎) 들어 있다. 시력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A도 풍부하다. 곡류를 주로 섭취했을 때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과 트레오닌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하다는 것도 병어의 매력이다. 여느 흰살 생선과 마찬가지로 콜라겐(피부 건강에 유익) 함량이 높아 육질은 단단한 편이다. 그래서 막 잡은 것은 횟감으로 인기가 높다. 대개 뼈째 썰어 막장에 찍어 먹는다.

 

병어를 회로 먹으면 씹히는 맛이 그만이지만 익히면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찰떡궁합’인 햇감자와 함께 조리면(병어조림) 무를 넣어 조렸을 때보다 더 담백하고 감칠맛이 난다. 무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소화효소가 풍부한 무와 함께 먹으면 소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달고 시원한 감칠맛이 일품 '바지락'

 

병어와 함께 이달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된 바지락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먹는 수산물 중 하나다. 조개류 가운데 굴ㆍ홍합 다음으로 흔하며 바지락 칼국수에 무수하게 들어가는 ‘서민의 조개’다. 이름부터 재미있다. 껍데기들끼리 부딪칠 때마다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다고 해서 바지락이다. 반지락이라고도 불린다.

 

대개 모래ㆍ진흙이 섞인 바닷가에서 채취된다. 껍데기가 보통 길이로 4㎝, 높이로 3㎝까지 자란다. 길이가 6㎝에 이르는 대형도 있다. 제철은 3∼5월이다. 여름(7∼8월) 산란기를 대비해 몸집이 크게 자라는 시기다. 이때 채취한 것이 속살이 가장 탱탱하며 맛도 가장 뛰어나다. 6월이 지나 장마철에 채취한 바지락은 젓갈용으로나 쓰인다.

 

여름철에 수확한 바지락은 그야말로 ‘속 빈 강정’이다. 이를 빗대 “오뉴월 땡볕의 바지락 풍년”이란 속담이 생겼다. 음력 오뉴월에 수온이 오르면 껍데기가 아주 커져 잘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차 있지 않아 실제론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만 번지르르하고 그에 맞는 알찬 내용이나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또 여름철 산란기엔 중독의 위험도 있으므로 이때는 바지락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여름 바지락은 갯벌에 흘러드는 각종 오염원에 대한 천연정화조 역할을 하므로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저열량(100g당 68㎉)ㆍ저지방(0.8g)ㆍ고단백 식품(11.5g)이란 것이 영양상의 장점이다. 바지락에 풍부한 아미노산인 메티오닌ㆍ타우린은 웰빙 성분이다. 다 술꾼에게 유익한 아미노산들이다. 음주할 때나 다음날 숙취로 고생할 때 바지락 국물을 마시라고 권하는 것은 이 두 아미노산의 존재 때문이다. 메티오닌은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의 합성도 돕는다.

 

바지락 100g엔 타우린이 1500㎎이나 들어 있다. 조개류 중에선 전복ㆍ소라 다음으로 많다.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고 간의 해독을 돕는 성분으로 알려졌다. 시력 개선ㆍ피로회복에도 이롭다. 피로회복제로 시판 중인 드링크 제품에 타우린이 함유된 것은 그래서다.

 

철분ㆍ아연ㆍ칼슘ㆍ구리ㆍ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한 것도 돋보인다. 철분(100g당13.3㎎)은 빈혈 예방, 아연은 성장기 어린이 발육, 칼슘(80㎎)은 뼈와 치아 건강, 구리(130㎎)는 체내 항산화 효소인 슈퍼옥사이드 디스무타아제(SOD)의 생성을 돕는다. 바지락 껍데기의 주성분은 칼슘이다. 민간에선 말린 껍데기를 가루낸 뒤 이를 헝겊 주머니에 넣고 팔팔 끓여 먹기도 했다. 그러나 가루 속의 칼슘은 몸에 흡수되지 않아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다.

 

바지락을 요리에 사용하려면 먼저 해감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닷물과 비슷한 염도의 소금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놓으면 바지락이 ‘알아서’ 모래를 토해낸다. 바지락은 달고 시원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된장국ㆍ칼국수에 바지락 몇 개만 넣어도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우러나온다. 베타인ㆍ글루탐산 등 아미노산과 유기산들이 ‘힘’을 합해 내는 맛이다. 바지락을 이용한 대표 음식은 바지락 칼국수다. 바지락을 삶아 우려낸 국물에다 쫄깃쫄깃한 칼국수를 넣으면 끝.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을 곁들여 먹어야 제 맛이 난다. 바지락은 된장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함께 먹으면 바지락에 부족한 식물성 단백질이 보충돼 영양상 균형을 이룬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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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게와 미더덕. 약간 괴상하게 생긴 둘은 ‘사촌’간이다. 멍게와 성게보다 훨씬 가까운 사이다. 미덕을 작은 멍게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영문명도 멍게는 ‘sea squirt’, 미더덕은 ‘warty sea squirt’로 단어 하나 차이다. ‘squirt’는

      ‘물총’, ‘warty’는 ‘사마귀 모양’이다.

 

 

 

 

 

 

 

울퉁불퉁 향긋한 바다의 파인애플 '멍게'

 

멍게와 미더덕은 몸이 두꺼운 껍질로 덮여 있어 조개의 일종일 것이라고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론 척색동물(脊索動物)의 미색류(尾索類)다. 척색동물은 발생 초기에 연골과 비슷한 척색(脊索)이 생기는 동물이다. 성숙하면 척색은 사라진다.

 

여름이 제철인 멍게의 원래 이름은 우렁쉥이다. 멍게는 사투리인데 멍게란 해물이 워낙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서 지금은 멍게와 우렁쉥이를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멍게는 김치ㆍ산적ㆍ전ㆍ젓ㆍ찜ㆍ튀김ㆍ회ㆍ비빔밥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쓰인다. 비릿한 냄새가 별로 없는 데다 먹은 뒤에도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도는 특유의 향미를 지녀서다. 입맛 잃기 쉬운 초여름에 잘게 썬 멍게에 김가루ㆍ참기름ㆍ통깨를 듬뿍 넣고 비벼먹는 멍게비빔밥은 ‘식욕 촉진제’다. 미나리를 넣고 초고추장에 무친 멍게미나리무침도 여름철 별미다.

 

서민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멍게의 장점이다. 횟집ㆍ초밥집ㆍ포장마차에서 대개 서비스 안주로 내놓는다. 멍게 가격이 비싸지 않은 것은 양식이 쉽고 대량 생산되기 때문이다. 

 

멍게는 외양이 파인애플과 닮아서 별명이 ‘바다의 파인애플’(sea pineapple)이다. 표면엔 젖꼭지 모양의 혹(돌기)이 많이 나 있다.

껍질에 물이 들어오는 입수공(入水孔)과 물을 내보내는 출수공(出水孔) 등 구멍이 나 있다. 영문명이 ‘바다 물총’이란 의미인 ‘sea squirt)인 것은 출수공을 통해 물을 내뿜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램프의 유리통을 닮았다고 해서 ‘호야’라고 부른다. 

 

한반도의 모든 연안에 서식하나 특히 동해와 남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해안 지방에선 오래 전부터 멍게를 먹었지만 전국적인 식품으로 부상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영양적으론 저열량ㆍ저지방 식품이다. 양식 멍게 100g당 열량은 77㎉, 지방 함량은 2.1g, 단백질 함량은 8.7g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유익한 칼륨(570㎎)과 고혈압 환자가 섭취를 줄여야 하는 나트륨(1300㎎)이 함께 들어 있다. 고혈압 환자는 멍게의 소금기(나트륨)를 충분히 제거한 뒤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은 양식 멍게 100g당 6.9㎎이나 함유된 것도 돋보인다. 살 속엔 글리코겐이 많이 들어 있다. 여름엔 글리코겐 함량이 더 높아진다. 다당류의 일종인 글리코겐은 운동할 때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멍게엔 광물이 아닌 해산물론 드물게 바나듐이 함유돼 있다.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돕고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당뇨병ㆍ심장병 환자의 간식용으로 멍게를 권할 만하다.

 

간을 보호하고 시력을 개선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아미노산인 타우린과 단맛ㆍ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ㆍ글리신도 들어 있다.

 

멍게는 껍질이 마르지 않고 껍질 색깔이 붉으면서 단단한 것이 양질이다. 껍질 안의 속살 부위는 도톰하고 주황색을 띤 것이 맛있다. 비린내가 덜 나면서 멍게 특유의 향을 지닌 것이 신선하다. 돌기가 크고 검붉은 색을 띠면 양식 멍게가 아니라 자연산일 확률이 높다. 국내 멍게류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붉은멍게는 동해안의 특산물이다. 강원도에선 비단멍게라고 한다. 일반 멍게와는 달리 돌기가 없고 표면이 꺼칠꺼칠하다. 껍질 색깔은 붉은 기를 띤 오렌지색이다. 붉은멍게의 영문명이 ‘sea peach’(바다 복숭아란 뜻)인 것은 얼핏 보면 복숭아를 약간 닮았기 때문이다. 

 

멍게류 중 맛과 가격이 으뜸인 것은 돌멍게다. 돌같이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끈멍게라고도 한다.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배어나와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속살을 꺼내 먹어 빈 껍질에 소주를 부어 마시기도 한다. 

 

 

 

오도독 식감과 바다향 그윽한 미더덕

 

미더덕은 산에서 나는 뿌리채소인 더덕을 닮은 해산물이다. ‘미’는 ‘물’을 뜻하므로 ‘물에서 나는 더덕’이란 뜻이다.  미더덕을 깨물면 ‘오도독’ 씹히는 소리와 함께 입안에 그윽한 맛이 퍼진다. 미더덕 요리를 할 때 미더덕 껍질을 일부 남겨 놓는 것은 ‘오도독’ 소리와 함께 미더덕 향을 더 강력하게 느껴 보라는 주방장의 배려다.

 

제철은 봄이다. 이때 아미노산의 함량이 최고여서 맛은 물론 영양도 절정이다. 영양적으론 저열량ㆍ저지방 식품이다. 100g당 열량은 53㎉, 지방은 1.6g, 단백질은 6.7g이다. 뼈 건강을 돕는 칼슘(100g당 99㎎)과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6.7㎎)도 풍부하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이 고등어ㆍ꽁치ㆍ정어리 등 등 푸른 생선 못지않게 풍부하다는 것이 돋보인다.

 

미더덕이 고혈압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제시됐다. 미더덕에 함유된 단백질의 가수분해물이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효소(앤지오텐신 전환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것이 동물실험은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요리할 때는 미더덕 속에 든 물을 빼야 제 맛이 난다. 미더덕을 음식으로 즐기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된장찌개ㆍ된장국ㆍ찜ㆍ젓갈의 재료로 예부터 써왔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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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은 바다에 붙어살기 때문에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영양학자들은 세상의 온갖 식품들 가운데 굴ㆍ우유ㆍ콩ㆍ

         달걀만을 완전식품으로 인정한다. 굴을 ‘바다의 우유’라고도 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이것만 먹고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구인들도 생으로 즐긴다는 '굴'

 

 

 

굴은 몸 안에서 95% 이상 소화ㆍ흡수되므로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해산물을 절대 날로 먹지 않는 서구인들도 굴만은 생으로 즐긴다.

 

굴은 요즘이 제철이다. 생굴은 단어에 ‘r’자가 들어 있는 달에만 먹으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산란기인 단어에 ‘r’자가 없는 5∼8월엔 굴의 섭취를 삼가라는 경고다. 늦봄ㆍ여름의 굴은 살이 적고 맛이 떨어지며 독소가 잔류할 수 있다. 우리 조상도 “보리가 피면 굴을 먹지 말라”고 말렸다. “벚꽃이 지면 굴을 먹지 말라”는 일본 속담도 비슷한 의미다. 굴 식용(食用)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차이가 없다. 선사시대의 패총에서도 굴 껍데기가 출토됐다.

 

한반도에선 조선 시대 단종 2년(1454년)부터 굴 양식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나 실제 식용한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일 것으로 추정된다.“비린내가 난다”며 굴을 멀리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한국인은 굴을 좋아한다.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알 굴은 거의 100%가 국산이다. 굴도 나라마다 질의 우열이 있으며 중국산보다는 국산ㆍ일본산이 고급이다. 국산ㆍ일본산 굴은 껍데기 가장자리의 선이 검고 알이 통통하게 차 있다. 중국산 굴은 껍데기 가장자리의 선이 대체로 황색을 띄며 알이 차 있지 않은 것이 많다. 구입할 때는 살이 통통하고 우윳빛이 나는 것을 고른다. 살이 오돌오돌하면서 미끈미끈하고 탄력이 있어 누르면 바로 오므라드는 것이 신선하다.

 

산 뒤엔 관리ㆍ보관ㆍ요리를 잘해야 최상의 굴을 맛 볼 수 있다. 굴은 찬 소금물로 헹군 뒤 소쿠리ㆍ조리로 건져 물기를 뺀 뒤 요리에 이용한다. 맹물(수돗물)로 씻으면 맛ㆍ영양성분이 씻겨 나가고 살이 물을 먹어 불어나기 때문이다. 씻지 않은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최선의 보관법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굴 요리는 프랑스의 레몬을 곁들인 굴이다. 산성 식품인 굴과 알칼리성 식품인 레몬은 궁합이 잘 맞는다. 굴을 레몬이나 무채와 같이 먹으면 굴 특유의 비린내가 사라진다. 미국인들은 굴튀김 요리를 선호한다. 굴 샐러드ㆍ굴그라탕ㆍ굴 스튜 등도 즐겨 먹는다. 우리 전통 요리에서도 굴은 다양하게 이용된다. 굴회ㆍ굴튀김ㆍ굴전ㆍ생굴국수회ㆍ굴밥ㆍ굴국ㆍ굴전골ㆍ굴구이ㆍ굴야채죽ㆍ두부굴볶음ㆍ굴은행볶음ㆍ굴연두부탕 등 굴 요리의 가짓수가 수십 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천연 굴이 양식 굴보다 더 맛있다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과학적으론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양식 굴과 천연 굴은 맛 성분ㆍ영양에서 별 차이가 없다.

 

 

 

굴의 웰빙 성분 중 가장 주목 받는 것은 타우린

 

 

 

굴은 비타민과 미네랄(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비타민 A는 쇠고기의 17배나 들어있다. 칼슘도 쇠고기의 8배나 들어있어 우유와 더불어 칼슘 보충에 유용한 식품으로 꼽힌다. 중년 이후 굴을 즐겨 먹으면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남성의 정자 생성에 관여하는 아연이 모든 어패류 중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도 굴의 매력이다. 성기능이 떨어진 남성에게 성 관계 직전에 굴을 많이 먹였더니 절반 이상에서 효과를 봤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굴 8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을 보충할 수 있다. 굴을 빈혈 환자에게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생굴 100g당 열량이 64㎉ 정도이므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의 여러 웰빙 성분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뇌졸중ㆍ심장병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인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우린을 하루 3g씩 복용한 사람의 혈중(血中) 콜레스테롤 수치가 2∼4주 뒤 10%나 떨어졌다.

 

동물실험에선 타우린이 혈압을 낮춰주고 혈당을 조절하며 알코올을 분해하고 간 손상과 위궤양을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눈의 망막도 보호한다. 고양이ㆍ호랑이 등 육식동물의 몸에선 타우린이 합성되지 않는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것도 본능적으로 자기 몸에 없는 타우린을 보충하기 위해서란 주장도 나왔다. 사람도 타우린 합성 능력이 거의 없어 식품을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타우린은 소라에 가장 많이 들어있고(100g당 1.5g) 굴ㆍ낙지ㆍ오징어ㆍ문어ㆍ가리비ㆍ바지락ㆍ참치ㆍ고등어 등 수산물에 풍부하다. 우유ㆍ육류 등에도 소량 들어 있으나 곡류ㆍ과일ㆍ채소 등 식물성 식품에는 없다.

 

굴의 경우 타우린이 살에 대부분 들어있는데 깐 굴을 물에 담가두면 타우린이 물속으로 많이 녹아 나온다. 날로 먹든 조리해 먹든 상관없이 굴을 먹으면 타우린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타우린은 열을 가해도 거의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열해 먹을 때는 국물에 타우린이 배어나오므로 국물까지 마시는 것이 좋다.

 

한방에선 굴을 ‘해물 중 최고 귀물(貴物)’로 간주한다. 성질이 따뜻하며 맛이 단 음식으로 분류한다. ‘동의보감’엔 “굴은 먹으면 기운이 나고 피부색이 좋아진다”고 쓰여 있다. 정작 한방에서 약으로 주로 쓰는 것은 살이 아니라 껍데기다. 굴 껍데기를 소금물에 넣고 팔팔 끓인 뒤 불로 태워 만든 가루를 환자에게 준다. 이 약은 식은땀을 그치게 하고 설사와 여성의 냉 대하, 남성의 누정(조루와 유사)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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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비종 마을의 만종 같은 / 저녁 종소리가 / 천도복숭아 빛깔로 / 포구를 물들일 때 / 하루치의 이삭을 주신 / 모르는

   분을 위해 / 무릎꿇어 개펄에 입 맞추는 / 간절함이여 / 거룩하여라 / 호미 든 아낙네의 옆모습”
  시인 이가림의 짧은 시 ‘바지락 줍는 사람들’ 에선 바지락이 숨어 있다.  '바지락'을  ‘이삭’으로 표현한 것이다.

  시인은 바지락을 캐는 것이 아니라 줍는 것이라 묘사했다.

 

 

 

 

 

 서민의 조개 '바지락'

 

 굴 · 홍합 다음으로 흔해서 ‘서민의 조개’로 통하는 바지락은 명칭부터 재미있다.

 껍데기들끼리 부딪칠 때마다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다고 해서 바지락이다.
 

 반지락이라고도 불리는 바지락은 백합과 조개에 속한다.

 대개 모래·진흙이 섞인 바닷가에서 채취되는데 한국·일본 등 온대성 바다는 물론 미국 북서부 등 찬 바다에서도 발견된다.  껍데기는 보통 길이로 4㎝, 높이로 3㎝까지 자라는데 길이가 6㎝에 이르는 것도 있다. 껍데기 색깔은 삶거나 오래 두면 잘 변한다.

 

 속살은 흰색이 대부분이나 보라색인 것도있다. 주로 개펄에서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면 호미나 갈퀴로 바닥을 뒤집거나 긁어서 잡는다. 손으로 잡을 수 없을 만큼 수심이 깊거나 조석 간만의 차가 적을 때는 바지락 채취기를 사용해 거둬 올린다.

 

 

 

 

  4월이면 속살이 탱탱해지는 바지락

 

 제철은 3~5월이다. 7~8월 산란기를 앞 두고 속살이 탱탱하게 찬다.

 산란을 대비해 해수(海水)의 유기물을 흡수하고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6월이 지나 장마철이 오면 젓갈용으로나 쓰인다.

 

 여름 바지락이 ‘속 빈 강정’인 것은 “오뉴월 땡볕의 바지락 풍년”이란 속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음력 오뉴월에 수온이 오르면 껍데기가 아주 커져 잘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차 있지 않아 실제로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빛 좋은 개살구’처럼 외관은 그럴싸하지만, 실속은 거의 없음을 꼬집는표현이다. 

 또 산란기에는 중독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바지락은 갯벌에 흘러드는 각종 오염원에 대하여 천연정화조 역할도 하여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어서다.

 

 

 

 

  숙취해소에 좋은 메티오닌, 타우린이 풍부해

 

 저열량(100g당 68㎉)·저지방(0.8g) · 고단백 식품(11.5g)이란 것이 영양상의 장점이다. 바지락에 풍부한 아미노산인 메티오닌 · 타우린은 웰빙 성분으로 통한다.

 

 둘 다 술꾼에게 유익한 성분이다. 

 술 마실 때나 다음날 숙취로 고생할 때 바지락 국물을 마시라고 권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메티오닌은 또 근육을 형성하는 단백질의 합성을 돕는다.

 

 타우린은 바지락 100g당 1,500㎎이나 들어 있다. 조개류 중에선 전복·소라 다음으로 많다.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고 간의 해독을 도우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성분으로 알려졌다. 시력 개선·피로회복에도 유효하다. 피로회복제로 시판 중인 음료수에 타우린이 1,000㎎ 함유된 것은 이래서다.

 

 철분 · 아연 · 칼슘 · 구리 ·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한 것도 돋보인다.

 철분(100g당13.3㎎)은 빈혈 예방, 아연은 성장기 어린이 발육, 칼슘(80㎎)은 뼈와 치아 건강, 구리(130㎎)는 체내 항산화 효소인 슈퍼옥사이드 디스무타아제(SOD)의 생산을 돕는다.

 

 바지락껍데기는 칼슘 덩어리이다.

 민간에선 껍데기를 말려 가루로 빻아 헝겊 주머니에 넣고 팔팔 끓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가루 속의 칼슘은 체내에서 흡수되지 않아 건강에 이로울 게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요리할 때 소금물에 하룻밤 담가둬야

 

 요리에 사용하기 전에 모래를 토하게 해야 한다. 바닷물과 비슷한 염도의 소금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놓으면 된다.

 

 바지락은 달고 시원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된장국·칼국수 등에 바지락 몇 개만 넣으면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우러나온다.  베타인·글루탐산 등 아미노산과 유기산들이 섞여 내는 맛이다.

 

 

 

 

 

 바지락으로 만든 음식
 
바지락 칼국수 : 바지락을 이용한 대표 음식은 바지락 칼국수다. 바지락을 삶아 우려낸 국물에다 쫄깃쫄깃한 칼국수를

    넣은 음식이다.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을 곁들여 먹어야 제 맛이 난다.

  바지락 국 : 소금으로 간을 하고 물이 팔팔 끓을 때 바지락을 넣는다. 금세 허연 쌀뜨물 같은 것이 우러나온다. 여기에 파 ·

    청양 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부추·콩나물 등을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된다. 바지락이 끓을 때 위에 떠오르는 거품은 

    가락으로 걷어낸다.

  바지락 무침 : 갓 캐낸 바지락에 돌 미나리·배·오이·양파·참나물 등을 넣고 양념장으로 무쳐내면 바지락 무침이 완성된다.

    막걸리식초와 매실 엑기스도 빠지면 안 된다.

  바지락죽 :  바지락에 찹쌀·애호박·다진 마늘·참기름·소금·통깨 등을 넣어 끓인 음식이다.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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