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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제도 바로알기

두 마음을 잇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 관심과 배려

 

  

 

           이용지원 상담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자인 공혜주 대리(진주운영센터)를 만나러 가는 길은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져 태양의 더운 열기를 식혀주고 있었다. ‘강낭콩꽃보다 더 푸른’ 남강의 물결 위로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논개의 충절이 서려 있는 진주로 향했다.

 

 

 

 

부부 모두 60세를 훌쩍 넘긴 중증장애 어르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진주운영센터 공혜주 대리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지원 상담으로 인연을 맺게 된 서○○ 할머니부부의 이야기다. 대문 밖 골목까지 나와 공혜주 대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할아버지. 맞잡은 두 손에는 마음 깊숙이 자리잡은 신뢰의 정이 가득했다. 대문 너머의 인기척에 반가운 마음이 왈칵 앞선 할머니의 목소리가 무척 활기찼다.

 

 

 

지체장애에 시각장애 세상과 단절된 어르신 부부

 

 

 

“아이고, 참으로 고마운 선상님이 오셨구먼. 와줘서 고맙대이, 와줘서 너무 고맙대이.”  할머니는 낯선 취재진의 방문에도 환한 미소를 가득 보여주신다.

 

“만날 할아버지하고 둘만 있다가 이리 젊은 사람들을 보니 내사 마음이 너무 좋은기라. 내가 또 언제 웃겠노. 이리 사람이 와주니 웃어보는 기제. 참으로 좋다.”

 

다리수술과 허리수술 부작용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서 할머니(65세)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걷지도 서지도 못하는 지체장애 1급의 중증장애인이다. 남편인 할아버지의 도움 없이는 침대를 한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할머니는 일주일에 세번씩 정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으신데 고혈압에 당뇨까지 겹치셨다. 휠체어가 있긴 하지만 집안에서 사용하기가 불편해 외출할 때만 잠깐 사용할 뿐 할아버지께서 항상 안거나 업어서 할머니를 보살피고 있었다. 게다가 일체의 거동을 할 수 없는 할머니를 대신해 식사 준비, 청소 등 집안일은 모두 할아버지의 몫. 할머니의 유일한 의지처이자 세상과의 소통창구인 할아버지지만 어르신 역시 시각장애 6급의 장애인이다.

 

 

 

부담스런 본인부담금, 지역사회와 연계

 

 

 

“이용지원 상담차 어르신 댁을 처음 방문했을 때 대문이 굳게 닫힌 채 불마저 꺼져 적막한 분위기였어요. 두 분 모두 장애인이시다보니 주변과 많이 단절되어 있으셨던 거죠. 특히 할아버지의 경우 눈이 불편하시니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많으셨어요.”

 

처음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두 몸이 불편하고 어려운 형편인데 어떻게 하지’라는 작은 관심에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마침집이 어르신들 댁 근처라 오며가며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자주 들르게 되었고 잦은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갔고 마음까지 나누게 되었다.

 

“이용지원 상담 중에 할아버지가 장기요양급여 중 본인부담금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셨어요.”

 

평소 할아버지는 고물이나 폐지, 헌옷 등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었는데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하루종일 할머니를 수발해야했기에 수거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져 소득이 없어진 것. 할아버지의 딱한 사정에 공감한 공혜주 대리는 어르신 부부의 어려움을 경감시켜드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진주시청의 본인부담금 일부 지원정책을 통해 부담금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해드렸다. 다음으로 생활비 마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헌옷이나 폐지 등을 개인적으로 수거해 가져다 드렸는데 나중에는 공단 직원들은 물론 동네 주민들까지 동참해주었다. 또 할머니가 혈액투석을 받으러 병원에 가실 때 이동 불편이 없도록 장애인 휠체어 택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드렸다.

 

 

 

작은 관심에서 기적이 시작되다

 

 


“주말에도 수시로 찾아와 말동무도 되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니 내 마음이 너무 고마운기라. 젊은 사람 마음이 우찌 이리 이쁜지 모르겠다. 참 이쁘고 고맙대이.”

 

장애는 현실적으로 삶을 힘들게 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주변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있다면 장애의 불편함은 줄어든다. 공혜주 대리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대문 밖 세상을 경계했던 어르신 부부를 이제 대문 안으로 들어오는 낯선 사람에 대해서까지 마음을 열게 한 것처럼 말이다. 작은 관심과 배려, 그것은 두 마음을 잇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이자 나와 내 주변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하는 열쇠다.

                                                                                                         

 

 

 

                                                                                                                         글 / 김남희 기자,   사진 / 장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