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국내 빈혈 환자는 49만 명에 달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다. 전체 빈혈 환자가 5년 전에 비해 30% 이상 급증했으며, 특히 여성 환자는 37만 8000명으로 남성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

 

       

       

 

 

 

철분이 주는 혜택과 피해

 

빈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철분이다. 빈혈 환자에게 녹황색 채소, 기름기 없는 순 살코기, 철분이 함유된 빵ㆍ시리얼, 생선, 말린 과일 등을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철분은 미네랄의 일종이다. 흔히 빈혈 예방을 돕는 고마운 성분으로 알고 있지만 과하면 칼륨ㆍ칼슘 처럼 일부 사람들에겐 독이 될 수 있다. 철분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과 피해를 알아보자.

 

철분은 몸 전체로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의 구성 성분이다. 철분이 결핍되면 혈액으로의 산소 공급이 부족해진다. 그 결과 숨이 차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철분 결핍성 빈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흔하다. 매달 생리 혈에 의한 과도한 철분 손실이 이유일 것이다. 철분은 혈액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뿐 아니라 근육에서 근색소(마이오글로빈)를 합성하는 데도 사용된다. 청소년에게 철분 섭취를 권하는 것은 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근육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분의 섭취가 부족해지면 성장 발달과 생리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젊은 여성과 임산부, 어린이ㆍ청소년에게 쇠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ㆍ동물의 간과 콩팥ㆍ생선 등 철분이 풍부한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을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이다. 

 

철분은 산소와 잘 결합하는 것이 특기이다. 철(鐵)이 공기 중에 노출돼 산소와 접촉하면 서서히 부식하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쇳조각(철)에 녹이 스는 것이다. 화학반응의 일종인 산화(酸化)가 일어난 결과이다.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을 짓는 공사현장에서만 이런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속에서도 산화가 일어나며 이를 흔히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라 한다. 철분과 산소가 반응해 유해(활성)산소가 생기는 것이다. 유해산소는 유전자(DNA)를 손상시키는 물질로 ‘노화의 주범’으로 통한다. 유전자의 손상이 일시적이거나 가볍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유전자의 손상이 장기간 쌓이면 암ㆍ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쉬워지고 노화가 빨라져 결국에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폐경 이전의 여성은 남성보다 천천히 늙는다. 협심증ㆍ심근경색 등 심장병에 걸리는 경우도 남성보다 훨씬 드물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일부 학자들은 폐경 이전의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이유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덕분일 것으로 여긴다. 폐경 전 여성이 매달 겪는 생리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장수와 건강을 도울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철 이온은 노화의 주범인 자유기(free radical, 유해 산소)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따라서 몸 안에 철분이 적으면 노화의 속도가 느려지고 심혈 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 생리를 통해 여성은 피 속에 포함된 철분을 매달 정기적으로 몸 밖으로 방출한다. 철분의 체내 축적량이 또래 남성보다 훨씬 적다. 어쩌면 생리가 여성의 장수를 돕는 셈이다. 강인한 체력을 지닌 사람을 철인(鐵人), 이들이 하는 운동을 철인 3종 경기, 카리스마와 추진력이 강했던 독일의 비스마르크를 ‘철혈(鐵血) 재상’, 영국의 대처 전 수상을 ‘철(鐵)의 여인’이라고 불렀듯이 철은 강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노화학자들은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아이언 맨(Iron man)”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영화 속 주인공인‘아이언 맨’은 강자지만 숙명적으로 몸에 철분을 쌓아두고 살 수밖에 없는 남성들은 건강상 약자라는 뜻이다. 모두가 ‘아이언 맨’인 남성의 평균수명은 여성보다 7년가량 짧다. 매달 생리를 하는 여성들과는 달리 남성들은 헌혈 외에는 철분을 정기적으로 내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 핀란드의 쿠오피오 대학과 미국 미네소타 의대가 공동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자주 헌혈한 남성 지원자들은 동맥경화ㆍ심장병 발생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철분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없다. 1993년 철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인 타닌(차에서 추출)을 초파리에 제공한 뒤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관찰했다. 이 연구에서 차 추출물을 섭취한 초파리는 수명이 1.2 배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같은 수명 연장 효과가 초파리의 몸에서 철분의 축적이 줄어든 덕분인지, 차에 포함된 카테킨 등 항산화 성분 덕분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생쥐(마우스)에게 철분이 거의 첨가되지 않은 사료를 먹인 뒤 철분과 수명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도 실시됐다. 여기서도 철분이 거의 안 든 사료를 섭취한 마우스의 수명이 연장됐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철분의 체내 축적은 수명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일부 의사들은 C형 간염 환자에게 철분이 적은 식사를 권하거나 사혈(瀉血, 피를 뽑는 것) 치료를 하고 있다. 체내에서 철분이 많이 쌓이면 C형 간염 환자의 상태가 악화된다고 봐서이다. C형 간염은 간경변증→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남성들과 폐경 이후의 여성들이 과잉의 철분이 몸 안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시도해 볼만한 노화억제법이다. 

 

철분의 체내 과부하가 우려된다면 피틴산이 풍부한 현미ㆍ보리ㆍ통밀ㆍ호밀ㆍ귀리 등 도정하지 않은 전곡(全穀)과 거친 곡류, 견과류ㆍ씨앗류를 즐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피틴산은 철분과 결합한 뒤 함께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땀이 밸 정도로 운동하면 체내 철분의 일부가 땀으로 배설된다. 헌혈도 훌륭한 철분 방출 수단이다. 보완대체의학에서는 EDTA 등을 이용한 킬레이션(Chelation) 요법으로 과도한 철분을 제거한다. 

 

요컨대 철분은 빈혈 예방 등 유용한 측면이 있지만 다다익선(多多益善)의 미네랄은 아니다. 나이 들어서는 철분 자체가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일부 노인용 종합 영양제에 철분을 일부러 뺀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또 철분 보충제를 섭취하면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불편해질 수 있다. 철분이 칼슘 등 다른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직 정설은 아니지만 철분의 과부하(과잉)가 심장병ㆍ암ㆍ당뇨병 등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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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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