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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기름진 식사 후, 깔끔한 보이차와 마테차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말끔히

 

 

 

 

 

       고기를 먹으면서 죄의식을 느낀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자신의 건강마저 잘 챙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이런 육식파(肉食派)들에게 권유할 만한 차가 두 가지 있다. 보이차와 마테차이다.

                          

                      

                   

 

 

 

 

보이차의 효능 및 이용방법

 

유목과 수렵으로 벌판을 누볐던 만주족은 대단한 육식가였다. 이들이 세운 청나라가 중국 대륙을 지배하면서 명차(名茶)의 반열에 오른 음료가 보이차(푸얼차)이다. 

 

만주족은 베이징으로 거주지를 옮긴 뒤에도 육식ㆍ중국요리의 기름기를 제거해주고 소화를 돕는 보이차를 즐겨 마셨다. 보이차의 구수한 맛과 약간의 지푸라기 냄새와 곰팡내는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중국요리 중에서도 기름을 많이 쓰는 베이징(北京)요리와 ‘찰떡궁합’인 차로 알려져 있다. 

 

보이차의 효능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가장 기대되는 효능이다. 대만대학 연구팀은 보이차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 경화를 예방하며 지방간을 개선시킨다며 보이차를 예찬했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 음식의 소화도 돕는다. 위(胃)를 따뜻하게 하여 면역력을 강화하고 숙취ㆍ갈증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중국 쿤밍의학원 연구진은 보이차가 암세포를 죽이고 돌연변이를 억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포 차원의 연구여서 보이차를 항암 음료로 인정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 

 

보이차는 찻잎을 우려낸 색이 홍차보다 짙은 적갈색이어서 흑차(黑茶)라고도 불린다. 곰팡이 냄새가 나서 별명이 곰팡이차이다. 또 곰팡이 등 미생물을 이용해 오래 발효시킨 후발효차(後醱酵茶)이다. 

 

발효 도중 위(胃)에 부담이 되는 성분과 떫은맛이 제거된다. 따라서 매일 차를 5잔 이상 마시는 차 마니아나 위가 약한 사람도 보이차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한방에서는 차를 성질이 찬(冷) 식품으로 치는데 보이차는 발효ㆍ저장 과정을 통해 따뜻한(溫) 성질을 지닌다. 그래서 녹차를 마신 뒤 몸에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거나 평소 몸이 찬 사람에게는 녹차 대신 보이차가 권장된다.  

 

보이차는 특히 육식 위주로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유익하다. 비만하거나 내장 지방이 많거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채식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다. 마르거나 빈혈이 있거나 기초 대사율이 높은 사람이 하루 5잔 이상 보이차를 마시면 속 쓰림ㆍ위장 장애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는 그해에 나온 찻잎을 우려낸 햇차를 귀히 여기지만 보이차는 오래 묵힐수록 좋다. 20년 이상 묵힌 것이 고가로 팔린다. 오래 발효되는 도중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다량 생성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보이차는 오래 될수록 가격ㆍ약효가 높은 위스키ㆍ육진약에 흔히 비유된다. 

 

보이차는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는다. 기후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열대 기후 지역인 중국의 윈난 성(雲南省)ㆍ서쌍판납(西雙版納)ㆍ사모(思茅)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최근에는 광둥 성에서도 소량 나온다. 보이차라는 이름은 이 차의 집산지 지명(푸얼현)을 딴 것이다. 

 

보이차는 잎차인 산차(散茶)와 쩌서 덩어리로 만든 떡차로 분류되는데 주로 유통되는 것은 떡차이다.  

 

마시는 방법은 간단하다. 떡차는 잘게 부수고, 산차는 그대로  2∼3g의 찻잎을 다관에 넣는다. 끓인 물을 부어 2∼3분간 우려낸 뒤 처음 우려낸 찻물은 버린다. 맛이 다할 때까지 여러 번 우려내 마실 수 있다. 

 

 

 

마테차의 효능 및 이용방법

  

축구의 대륙 남미에는 우리의 녹차만큼이나 대중적인 웰빙 차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명차(名茶)로 통하는 마테(Mate)차이다.

 

아르헨티나인은 소고기를 연간 60∼100㎏(한국인은 6∼7㎏)이나 먹어 치우는 대단한 육식가이다. 과일ㆍ채소 섭취는 적다. 그럼에도 성인병 발생률은 서구인보다 낮은데, 학자들은 그 비결중 하나로 마테차를 꼽는다.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중국인이 녹차ㆍ보이차로 ‘체중ㆍ지방ㆍ콜레스테롤’을 빼는 것과 닮았다. 

 

액의 구성 성분인 철분의 주 임무는 체내에서 각 장기에 산소를 운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철분이 부족하면 몸이 산소 결핍 상태가 돼 빈혈이 생기기 쉬워진다. 매달 생리로 철분을 잃는 여성은 더욱 그렇다. 

 

철분은 몸 안에서 흡수가 잘 안되기로 유명한 미네랄이다. 체내 흡수율이 8% 전후이다. 함께 먹는 식품이 무엇이냐에 따라 철분의 흡수율이 달라진다. 비타민 C가 부족하거나 타닌이 많이 든 식품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더 안 된다. “빈혈이 걱정된다면 녹차(타닌 풍부) 대신 오렌지 주스(비타민 C)를 즐겨 먹으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녹차와는 달리 마테차에는 떫은맛 성분인 타닌이 거의 없다. 비타민 C 함량도 100g당 21㎎으로 꽤 높은 편이다. 마테차를 한 달쯤 꾸준히 마시면 빈혈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과를 보려면 하루 5잔 이상 마셔야 한다. 

 

마테차에는 노화를 늦추고 암ㆍ당뇨병ㆍ고혈압 등 성인병을 막아주는 항산화물질도 많이 들어 있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대학 연구진은 마테차 추출물의 폴리페놀(항산화 성분) 함량은 녹차의 세 배,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 제거능력은 녹차의 두 배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마테차를 우울증 환자에게 추천한다. 우울증 발생과 연관된 효소인 모노아민 산화효소(MAO)의 활성을 40% 이상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에서는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여성에게 마테차를 추천한다. 몸이 찬 사람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녹차와는 달리 마테차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 마테차에 함유된 테오필린ㆍ테오브로민 성분이 혈관을 확장해 혈행(血行)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마테 잔을 거리에 들고 다니면서 마테차 가루를 온수에 부어 마신다. ‘붐빌라’라고 하는 철로 된 빨대로 빨아 마시는 것도 이 나라의 오래 된 전통이다. 마테차를 달이는 방법은 녹차와 비슷하다. 녹차는 재탕ㆍ삼탕하면 맛과 향이 줄어들지만 마테차는 5∼6탕을 해도 마실 만하다. 맛과 향 성분이 녹차보다 서서히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재탕부터는 찬 물에 넣어도 금세 우러난다. 이처럼 차게 마시는 마테차가 ‘테레레’이다. 끓는 물에 직접 넣거나 장시간 달이면 강한 쓴맛을 맛보게 된다. 

 

마테차에도 커피ㆍ녹차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다. 그러나 마테차를 즐겨 마셔도 수면을 취하는데 는 별 지장이 없다. 카페인 함량은 원두커피의 3분의 1 이하이다.  남미에서는 마테차를 보리차처럼 마시지만 임산부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카페인 때문이다. 또 노인에게는 철분의 과다 섭취가 심장질환을 일으키고, 유해산소를 증가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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