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반 접시 분량, 간간이 떠먹은 김치찌개 국물, 여기에 짭짤한 맛에 밥이 술술 넘어가는 젓갈까지, 한 끼 식사에 섭취한 나트륨 양을 계산해 본다면 깜짝 놀랄 만한 수치가 나올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국인의 세 끼 밥상의 나트륨 양은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두 배를 훌쩍 넘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우리의 밥상에 매 끼니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김치, 그리고 국 또는 찌개. 여기에 밥이 잘 넘어가는 짭짤한 반찬 서너 가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하루에 한두 끼, 혹은 세 끼 모두 이 밥상을 당연시하고 수 년, 혹은 수십 년 함께해 왔다. 자연스럽게 이에 맞춰 식습관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당연하게 여겨왔던 식습관이 언젠가부터 건강에 해가 된다고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이유는 국물요리, 면요리, 김치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식품 속에 많은 양의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주요 음식별 나트륨 섭취율이 국·찌개·면류가 30.7%로 1위, 부식류가 25.9%로 2위, 김치류가 23.0%로 3위를 차지했고 간식류, 밥류, 기타가 그 뒤를 이었다.
1위를 차지한 국물요리의 경우, 2012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결과에서 ‘거의 다 먹는다’고 대답한 경우가 37.2%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절반 이상 먹는다’가 37.1%, ‘절반 미만으로 먹는다’가 20.6%, ‘거의 먹지 않는다’가 5.1%를 차지했다. 나트륨의 WHO 1일 섭취 최대 권고량은 2,000mg(소금 5g)이지만,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나트륨 섭취량은 WHO 1일 섭취 최대 권고량 2,000mg의 2.4배 정도인 4,878mg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의 시작, 나트륨 |
나트륨은 체내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무기질로 삼투압을 조절하여 수분의 이동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전기화학적 자극을 전달함으로써 정상적인 근육의 자극반응을 조절하고 산과 염기의 평형 유지, 신경자극의 전달에 관여하는, 우리 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영양소이다. 하지만 나트륨을 지속적으로 과잉섭취한다면 수분 평형을 조절하기 위해 혈액의 부피를 증가시키게 되며, 그 결과 심근의 수축이 증가하고 말초혈관의 저항이 상승함으로써 고혈압을 일으키고 그 밖에 심혈관계 질환, 신장질환, 뇌경색, 위암 등의 질병을 초래한다. 따라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실생활에서부터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나트륨 섭취 어떻게 줄일까? |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의 식사를 한다. 한국인은 국, 찌개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더기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국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것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소용량 국그릇 선택제를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하였고 올 3월부터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국 없는 날’로 지정하여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식의 간을 조리 후에 맞추도록 한다. 조리 중에 간을 맞추면 음식의 온도가 높아서 상대적으로 짠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간을 짜게 맞추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간은 조리 후 먹기 직전에 맞추는 것이 좋다.
버섯·멸치·다시마·북어가루 등의 조미료를 이용한다.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여 조미료를 만들어 쓰는 것은 나트륨 섭취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더욱 좋다.
김치는 줄이고 샐러드, 생채, 겉절이를 만들어 먹는다. 김치에는 많은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소금이 적게 들어가는 생채, 겉절이 또는 샐러드를 섭취하는 것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나트륨 배설을 돕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오이, 사과, 가지 등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들은 체내의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므로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글 / 손정인 원광대학교 식품영약학과 교수
출처 / 사보 '건강보험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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